주문
피고는, 원고 A에게 12,561,464원, B에게 45,206,493원, C에게 26,225,247원, D에게 15,072,590원, E에게 58,366,641원, F에게 45,128,864원, G에게 12,945,734원, H에게 38,495,090원, I에게 35,018,898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6. 11. 1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쌍방의 주장 요지와 사건의 쟁점
원고들은 자신들이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퇴사하였음을 전제로, 피고에게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퇴직금의 지급을 구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라 독립된 사업자였고, 설령 근로자로 본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은 주식회사 K(이하 '(주)K'라 한다)와 제품판매위·수탁계약을 체결하고 판매수수료 역시 위 회사로부터 지급받았으므로 사용자는 피고가 아니라 (주)K라고 주장한다.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해당한다면 원고들의 사용자가 피고인지 여부이다.
원고들이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자 해당 여부의 판단 기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원고들의 경우
다툼 없는 사실과 을 9 내지 13호증, 을 37호증의 1 내지 22, 을 38호증의 1 내지 24, 을 42호증의 1 내지 4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들을 근로자가 아닌 독립된 사업자로 볼 소지가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은 인정된다.
뒤에서 보듯이 원고들의 사용자로 인정되는 피고와 그 전의 L 또는 M(이하 통틀어 '피고 측'이라 한다)이 텔레마케터 개인에게 구체적으로 지시하지는 않았고 원고들을 포함한 텔레마케터들의 출퇴근 등 근태가 엄격하게 관리되지는 않았으며(원고들을 포함하여 피고 측을 위하여 영업활동을 한 텔레마케터를 이하 '텔레마케터'라고만 한다), 업무에 개인 휴대폰을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텔레마케터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같은 내부 규정은 없었다.
텔레마케터들은 냉장고와 식탁, 휴지 등 편의를 위한 비품을 자신들이 돈을 모아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텔레마케터들은 제품의 판매실적에 따라 매출에 대한 일정 비율로 계산한 판매수수료를 지급받았고 이는 대부분 텔레마케터들이 지급받은 급여의 주된 부분을 차지하였다(원고 E와 같이 판매실적이 높은 텔레마케터의 경우 월 1,000만 원 이상의 판매수수료를 지급받은 달도 있다). 한편 텔레마케터들이 유치한 고객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 텔레마케터들이 지급받을 수수료에서 '반품공제 항목의 금액을 공제하였고, 이를 대비한 보증금으로 계약 체결 후 10개월간 월 10만 원을 수수료에서 공제하였다.
텔레마케터들은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잠시 가입된 기간을 제외하면 국민연금 등 이른바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고 근로소득세도 납부하지 않았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 등에도 불구하고, 다툼 없는 사실, 갑 1호증의 1, 2, 갑 9호증, 갑 14호증의 1 내지 17호증, 갑 17호증의 1, 3 내지 13, 갑 18호증의 3 내지 8, 갑 19호증의 1, 2, 을 6호증, 을 14호증의 1, 2, 을 40호증의 1 내지 36, 증인 N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텔레마케터들은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업체는 텔레마케터들을 상대로 제품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고 사기 진작과 복리 후생을 위한 교육도 실시하였으며, 텔레마케터들의 팀장에게 인사와 교육, 업무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지시하고 영업목표를 설정하면서 포상과 제재로 이를 달성하도록 압박하였다. 피고가 텔레마케터들 외의 다른 직원들에게 적용되었다고 주장하는 취업규칙 등의 내부 규정은 피고가 설립되고도 3년 가까이 지난 2015. 7. 1.에서야 만들어진 것이다.
텔레마케터들의 주된 근무장소는 사무실로서 외부에서 전화로 영업활동을 한 것은 필요에 따라 근무시간 외에 이루어진 것이거나 예외적인 것이었다고 보인다. 출근시간은 09:30, 퇴근시간은 18:00로 정해져 있었고 지문 인식으로 텔레마케터들의 출퇴근이 확인되었으며, 지각할 경우 벌금을 내기도 하고 엄격하게 적용된 것은 아니지만 원고들의 급여에서 결근공제 명목의 금액이 공제되었다. 텔레마케터들의 팀장인 0 등이 M이 주재하는 회의의 지시사항을 기록한 수첩들을 보면, 텔레마케터들의 외출과 휴가를 관리하는 내용들이 있고, 팀장 P이 업무상 사용한 달력에는 텔레마케터들의 휴가가 상세하게 표시되어 있다.
텔레마케터들은 업체로부터 제공받는 DB(고객관리명단)에 기재된 고객에게 전화를 하는 방법으로 영업활동을 하였고, 자신의 재량으로 그 외의 고객에게 영업활동을 한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텔레마케터들은 주로 사무실에 비치된 전화를 이용하여 영업활동을 하였고, 전화 등 필수적인 비품은 사무실에 비치된 것을 이용하였다. 피고는 비품 등에 관한 임대차계약서들을 제출하였으나 이는 모두 원고들이 피고를 상대로 퇴직금 체불을 이유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관악지청에 진정을 제기한 후인 2016. 3. 1.자로 작성된 것이다.
텔레마케터들이 다른 사람을 대신 근무하게 할 수는 없었고, 근무시간에 다른 소득 활동이나 다른 업체를 위한 영업활동은 허용되지 않았다. 원고 F, E 등 일부 텔레마케터들이 다른 업체의 제품에 관한 영업활동을 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몰래 행해진 것이다.
텔레마케터들은 매월 일정한 금액의 기본급을 지급받았고, 기본급의 액수와 판매수수료의 비율은 업체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였다. 판매수수료의 경우도, 각자의 능력 등에 따라 액수의 차이가 크긴 하지만 피고 측이 제공한 DB에 기재된 고객을 상대로 영업활동을 하는 것으로 DB의 양과 그 고객의 성향에 좌우되는 바가 적지 않고(텔레마케터들은 판매가 잘 되는 DB를 받는 것이 관심사이기도 했다), DB에 따라 영업활동을 한 텔레마케터들 대부분 어느 정도의 판매수수료는 지급받았다는 점에서 근로의 대가로 볼 수 있는 면이 있다. 또한 앞서 보았듯 텔레마케터가 판매한 제품이 반품될 경우 그에 관하여 받았던 수당은 공제하지만, 반품된 상품 자체는 회사가 처리하므로 손실의 위험까지 부담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텔레마케터들은 잠시 4대 보험에 가입되기도 하였지만 이를 전후하여 근무의 내용이나 성격이 바뀐 적은 없다. 이는 형식상 4대 보험에 가입되었는지와 관계없이 텔레마케터들의 근무의 실질이 근로자였음을 추단하게 하는 사정이다.
텔레마케터들의 영업활동은 피고 측에서 핵심적이고 필수적인 업무였고, 직원연락망이나 피고의 인터넷 홈페이지의 조직도 등을 볼 때 텔레마케터들은 피고 측의 조직 일부로 편입되어 있었다.
피고는 원고 F과 E가 피고 측을 그만두고 자신들의 사업을 하다가 다시 근무를 원하여 그들의 재고품을 받아주고 다시 일하게 한 점을 문제삼지만 이는 위 원고들이 피고 측에서 근무하지 않았을 때의 일이므로 피고 측에서 근무의 실질이 어떠했는지를 판단할 만한 사정이 아니다. 텔레마케터들이 서로 판매실적을 넘기고 내부적으로 정산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것도 그에 대한 별도의 책임을 물을 사정일 뿐 그들이 근로자였는지를 판단할 고려 요소는 되지 못한다.
원고들의 사용자가 피고인지 여부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을 비롯한 텔레마케터들과 업무위탁계약을 맺은 것은 (주)K로서, 피고는 제품의 제조와 광고를 목적으로 한 법인이고 (주)K는 피고의 대표 M이 피고뿐 아니라 다른 경쟁사의 제품까지 판매하기 위하여 별도로 설립한 판매 전문회사이므로 원고들이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그 사용자는 피고가 아니라고 반박한다.
을 1, 2호증에 의하면, 피고는 2012. 10. 29. 설립되어 본점을 서울 금천구 Q, R호로 하고 광고대행, 기능성 식품 및 헬스케어 제조 판매, 의료기기 및 기능성 기구 제조판매, 화장품 제조 판매 등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고, (주)K는 2015. 5. 20. 설립되어 본점을 서울 금천구 S, 3층으로 하며 건강기능식품 등의 통신판매와 유통판매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별개의 법인인 사실 등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다툼 없는 사실, 갑 6 내지 11, 15호증, 갑 12호증의 1 내지 3, 갑 14호증의 1 내지 17, 갑 18호증의 3, 7, 8, 을 23 내지 32, 43, 46호증, 증인 N, T의 각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면, 형식적으로 업체의 명의와 형태는 바뀌었으나 사업의 실질은 바뀌지 않은채 원고들을 포함한 텔레마케터들이 동일한 내용으로 근무하여 왔고, 처음에는 L이 텔레마케터들을 고용하였으나 그러한 고용관계와 그로 인한 법률관계는 모두 M이 설립한 피고로 승계되었으며, ㈜K는 M이 편의상 설립한 법인일 뿐 위와 같은 고용의 실질을 승계하지는 않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피고의 대표 M의 전 남편 L은 2003년경부터 개인기업인 U을 설립하는 등 텔레마케터들을 고용하여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다가 2010년 5월경 M의 명의로 개인기업 K를 설립하여 같은 사업을 하였고 M은 K의 전무로 활동하는 등 운영에 참여하여 왔는데, 피고가 설립된 2012년 11월경부터는 L이 운영에서 물러나고 M이 단독으로 사업을 운영하였다. 이와 같이 사업체가 바뀌고 법인이 설립되는 과정에서 텔레마케터들의 근무 내용과 형태는 바뀌지 않았다.
피고의 인터넷 홈페이지는 피고가 2003년 9월 18일 설립되어 2012년 11. 1. 법인으로 전환되었다고 소개하고 있고, 피고는 2013. 9. 17. 창립 10주년 기념식을 하면서 장기 근속자들에게 포상하고 상장을 수여하기도 하였는데, 그 대상에는 원고 I, D, B도 포함되어 있었다.
2010년경 K가 현재의 사무실로 이전한 후 피고가 설립된 후에도 K와 피고는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였다. K의 직원 연락망(갑 18호증의 3)을 보면, 피고가 주장하듯텔레마케터 등 영업 관련 직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광고기획팀, 물류팀, 재무회계팀 등이 있고, 그 중 물류팀 V, 재무회계팀 W, X은 피고가 ㈜K의 텔레마케터들과 구별되는 피고의 직원이라면서 근태계(을 8호증)를 제출했던 4명 중 3명이다. 피고 홈페이지의 조직도는 영업 A1~ 4팀, 영업 B1~ 4팀 등이 포함되어 있는 등 K의 직원연락망에 드러난 조직 형태과 거의 같고, ㈜K가 설립된 후에도 위 회사에 별도의 재무팀 등은 없었다. 피고가 제품을 개발하면서 그 제작을 주문한 Y 주식회사와 2013년 12월~ 2014년 2월 사이에 주고받은 이메일을 보면, Y은 피고를 K로 호칭하거나 "K(J)"이라고 표시하는 등 K와 피고를 구분하지 않고 있기도 하다.
텔레마케터들의 팀장 Z가 M이 회의에서 지시한 사항을 기재한 수첩에는 "J사이트는 우리 회사이다"라는 내용, 텔레마케터들이 피고의 일원으로서 가져야 할 자세에 관한 내용도 기재되어 있다.
원고들은 급여를 U이나 K 또는 ㈜K의 계좌에서 일관되게 지급받은 것이 아니라, U, K, AA, AB, AC, 피고, ㈜K 등 다양한 계좌에서 지급받았고, 원고 A의 경우 통장의 비고란에 "J(주)급여"라고 기재되기도 하였다.
L이나 M은 사업상 편의를 위하여 M 뿐 아니라 원고 A이나 피고의 직원 등을 대표자로 하는 여러 사업자명의를 등록하기도 하였다.
원고 A, P, O은 피고의 직원으로 4대 보험에 가입한 기간도 있다.
㈜K는 원고들이 퇴직한 후 또는 퇴직하기 얼마 전인 2015. 5. 20.에서야 설립된 법인으로, 그 주소지는 텔레마케터들의 실제 근무장소와 관련이 없고, ㈜K가 설립되면서 텔레마케터들의 근무 내용과 형태, 장소 등이 바뀌지도 않았다. ㈜K는 2016. 10. 25. 해산이 등기되었다가 2016. 12. 22. 회사계속이 등기되었다.
원고들이 지급받을 퇴직금의 계산
원고들이 근로자로서 L, M 또는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고 피고가 원고들과 L 또는 M 사이의 근로관계와 그로 인한 채무를 승계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리고 갑 2호증의 1 내지 9, 갑 14호증의 1 내지 17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할 퇴직금은 원고 A 12,561,464원, B 45,206,493원, C 26,225,247원, D 15,072,590원, E 58,366,641원, F 45,128,864원, G 12,945,734원, H 38,495,090원, I 35,018,898원으로(원 미만은 반올림하고, 한편 원고 I은 피고가 지적하는 것과는 달리 2014. 11. 3.까지가 아니라 2014. 8. 1.까지 근무한 것을 전제로 계산한 퇴직금을 청구하고 있다), 원고들이 근무한 기간, 퇴직금 계산을 위한 1일 평균임금, 그에 따라 계산한 퇴직금의 구체적인 내역은 별지 각 퇴직금 계산 결과와 같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각 퇴직금 및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6. 11. 1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원고들이 구하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원고들을 근로자로 영입하고 4대 보험을 가입시키려고 하려고 하였으나 원고들이 세금 부담이 증가됨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면서 사업소득자 지위가 유지되지 않으면 다른 회사와 거래하겠다고 위협하기까지 하여 그만둔 적이 있는데, 원고들이 이제와서 자신들이 근로자임을 이유로 퇴직금을 청구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이 그러한 행위로 피고에게 어떤 손해를 끼쳤다고 보기도 어렵고 근로의 실질에 따른 추가적인 세금의 부담 등은 이 사건 퇴직금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그러한 사정을 들어 원고들이 근로의 제공에 따라 법령으로 보장받는 퇴직금을 청구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하기는 어렵다.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인다.
판사 김동빈(재판장) 강성진 박민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