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7. 5. 11. 선고 2016고단6580 판결

2016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2016고단6109』

피고인은 E 주식회사 대표이사로서, 2015. 5. 12.경 F 주식회사로부터 나주시 G에 신축 예정인 H 지방이전청사신축공사 철근콘크리트부분을 하도급 받아 공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피고인은 2015. 5. 20.경 위 현장 사무실에서, 사전에 견적서 제출을 요구받고 방문한 피해자 I이 거래를 요청하자 피해자에게 "단가가 맞으니 이용하겠다. 자재대금은 매달 10~20일경 사이에 원청 회사에서 기성금이 나오므로 그때 바로바로 지급하겠다."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현장 운영에 필요한 기초 자금이 부족하고, 다른 현장에서 발생한 채무 등으로 인해 피해자로부터 물품을 납품받더라도 그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5. 6. 1. 5K 용접기 1개, 시가 240,000원 상당을 납품 받는 등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그때부터 2015. 8. 19.까지 52회에 걸쳐 합계 83,351,290원 상당의 건축자재를 납품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2016고단6580』

피고인은 E 주식회사 대표이사로서 2015. 5. 12. F 주식회사로부터 나주시 G에 신축예정인 H 지방이전청사 신축공사의 철근콘크리트공사 부분을 하도급 받아 2015. 5. 21.부터 시공하였다.

피고인은 2015. 5. 하순경 나주시 J에 있는 피해자 K가 운영하는 'L' 식당에서 회사 직원 M 등을 통하여 피해자로부터 위 공사현장 근로자들의 식사를 제공받고 다음 달 기성금을 받으면 그 대금을 지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사실 보유하고 있는 회사 자금이 거의 없으며, 이 사건 공사현장에만 사용하여야 할 선급금도 다른 현장에서 발생한 채무 변제로 일부 사용하는 등 많은 채무가 있어 피해자로부터 식사를 제공받더라도 그 대금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5. 6. 1.부터 2015. 8. 20.까지 합계 16,735,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받고도 그 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같은 액수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2.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과 변호인은, 「2015. 5.경 변제할 의사 및 능력이 있었고 그에 따라 정상적인 거래관계를 맺은 것이고, 그 이후 진행하던 사업의 기성금 지급에 문제가 발생하여 자재대금 및 식대를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이므로, 기망 및 편취의 범의가 없어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형사재판에서 기소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1991. 3. 22. 선고 91도235 판결 등 참조).

나.

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들과 계약을 체결한 2015. 5.경 피해자들에게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기망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1)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있던 E 주식회사는 2015. 5.경 F 주식회사로부터 나주시 G에서 이루어질 H 지방이전청사신축공사를 하도급(이하 '이 사건 하도급'이라 한다)받았다. E 주식회사는 위 공사를 수행하기 위하여 현장 근처에서 철물 자재를 판매하던 피해자 I과 식당을 운영하던 피해자 K와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계약 체결 경위를 보더라도 피고인이나 회사 직원이 F 주식회사로부터 위 업체들을 소개받아 이루어졌고, 그 계약 체결에 별다른 기망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으며, 기성금 지급일과 결제일을 맞추는 등 통상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게 계약조건이 결정되었다.

2)

E 주식회사는 설립된 지 10년이 넘게 철근 콘크리트 공사, 비계공사 등을 영위하던 회사로, 관청이나 대기업으로부터 하도급을 받을 정도로 재정상태나 영업에 큰 결함이 없었던 회사로 보인다. E 주식회사가 2015. 5. 12.경 이 사건 하도급 계약을 체결할 때에도 그 계약금액은 2,147,849,000원에 달하여, 위 계약이 성공적으로 이행된다면, 피해자들의 피해금액을 충분히 갚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3)

E 주식회사가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할 당시 F 주식회사에 계약금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액면금으로 하여 전문건설공제조합에서 발행한 계약이행보증증권도 발행하여 주었고, F 주식회사에서 받은 선금급도 전문건설공제조합에 신탁하여 관리하였으며, 그에 대한 전문건설공제조합 명의의 선급금 보증서도 발행하여 주는 등 정상적으로 이 사건 하도급 공사를 수행하고자 하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인다.

4)

2015. 5.경 E 주식회사가 임금지급을 지체하여 근로기준법위반으로 벌금형을 받거나 서보산업 주식회사나 주식회사 동아이이엔씨에 3억 7,000만 원 정도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으며, 앞서 언급한 선급금을 기존 채무 변제에 유용한 사정들은 보인다. 그러나 앞서 보았듯이 이 사건 하도급 공사의 가액이 20억 원을 초과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 및 E 주식회사의 다른 직원들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다른 현장의 사업도 진행 중이었으므로, 이러한 미래의 채권을 고려하면,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피해자들에 대한 채무 변제를 하지 못하거나, 이 사건 하도급 공사를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재정이 악화된 상황이었다고 단언하기 어렵고, 피고인이 이와 같이 인식할 만한 다른 사정도 엿볼 수 없다.

5)

E 주식회사는 이 사건 사업을 2015. 6.경까지 정상적으로 수행하였으나, 2015. 6. 30.자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5카단1969호 및 2015. 7. 15.자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5타채7526호로 E 주식회사가 F 주식회사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에 대하여 가압류 결정이 이루어지자, F 주식회사와 공사 및 선급급 사용과 관련한 분쟁이 발생하여 2015. 8. 20.경 이 사건 하도급 계약이 해지된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가압류 결정으로 E 주식회사는 2015. 7. 10.에 F 주식회사로부터 1회 기성금을 받기는 하였으나, 그 이외에는 기성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김도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