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수원시 팔달구 C 5층에 있는 '(주)D'의 운영자로서 상시근로자 2명을 고용하여 제조업을 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1. 10. 25.경부터 2015. 4. 30.경까지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E에 대한 임금 합계 16,735,525원 및 퇴직금 12,888,582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이 사건의 쟁점은 E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인지 여부이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과 E 사이에 연봉제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어 있고, E이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 내의 TFT의 개발팀장이라는 직함으로 근무하면서 피고인으로부터 매월 일정액을 상당기간 지급받았으며,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등 근로자성을 긍정할 수 있는 요소가 일부 존재하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기록 및 변론과정에서 나타난 다음과 같은 점, 즉 위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날인 2011. 10. 25.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인 D주식회사(이하 'D'이라 함)와 E이 운영하는 F 사이에 프로젝트 합작 계약이 체결되었고, 그 내용은 D은 재정적 투자자로서 열량계 개발과 관련된 자금 일체를 제공하고, E이 운영하는 열량계 생산 및 개발 업무를 수행하는 F는 열량계 개발, 생산, 관리, 영업 등 제반 업무를 총괄하는 것인 점, 또한 위 합작 계약에 의하면 E은 열량계 관련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독립된 인사권과 예산권, 팀원 관리 · 감독권을 가지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위 계약에 기한 산출물에 대하여서도 D과 공동으로 소유권과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기로 약정하였으며, 양측이 모두 일정한 경우 계약해지권을 가지도록 한 점, E은 자유롭게 출 · 퇴근하였고, 사업자를 F로 하여 직원을 고용하고 4대 보험에 가입해 주기도 한 점, 위 합작 계약에서 E이 인사권과 예산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D의 위임 또는 승인을 얻도록 되어 있고, 실제로도 E이 D 내의 TFT에 소속되어 피고인에게 인사와 재정에 관한 승인을 받거나 업무보고를 하기도 한 것으로 보이나 이는 재정적 투자자인 D의 입장에서 볼 때 위 합작 계약의 투명한 수행을 위한 최소한의 통제 장치로 볼 여지가 있는 점, 기록을 살펴보더라도 피고인은 열량계에 관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E에게 열량계 개발 등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시를 한 일은 찾아 볼 수 없는 점, 위 합작 계약에서는 이익이 창출될 경우 그 분배에 관한 약정은 있으나 손실에 대하여는 아무런 언급이 없기는 하지만, 최초 1년의 투자금액만을 2억 원으로 정하고 그후의 투자규모에 대하여는 추후 협의토록 한 취지와 계약해지의 사유 등을 종합적으로 보면손실이 발생할 경우 이를 모두 피고인측에서 감당하기로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향후 협의 가능성이 열려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상당기간 피고인이 비용부담을 해 온 사정만을 가지고 E이 D의 근로자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E은 개발한 열량계의 형식승인을 받으면서 D을 사업자로 하여서는 이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피고인의 동의 하에 F를 사업자로 하여 형식승인을 받았는데, 이러한 사실은 E이 피고인에게 종속된 지위였다는 것을 드러내기보다는 오히려 E이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지위에 있었으며, 피고인은 투자자 지위에서 이를 승인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임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이는 점, E이 이 사건 합작 계약을 체결하기 전인 2011. 10. 6. 피고인에게 보낸 메일에 의하더라도 이는 피고인에게 초도 100개의 열량계를 목표로 한 투자비가 자신의 급여를 포함하더라도 2억 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투자할 것을 설득하는 내용인바, 피고인이 E에게 매월 지급한 돈이 투자금의 일부로서 매월 생활비보조를 위한 명목으로 지급되었을 여지가 있어 보이는 점, 피고인은 2014. 말경까지 E이 열량계 관련 업무에 대한 비용을 지출하면 이를 정산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계속 하다가 비용부담만 계속되자 2015. 초경부터 비용정산을 하여 주지 않았는데, E은 2015. 5. 11. 이 사건 합작 계약의 해지의 의사표시를 한 점 등이 인정되는바,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E이 근로자라는 점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김청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