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컴퓨터 및 통신네트워크 장비개발 판매 및 정비보수업 등을 영위할 목적으로 1995. 12. 12. 설립된 법인인데, 피고가 2014. 7. 15. 인천지방조달청을 통해 의뢰한 "홈페이지 통합시스템 구축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고 한다)"에 나눔아이씨티 주식회사(이하 '나눔아이씨티'라고 한다)와 함께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여 참가하였고, 2014. 9. 16.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었다.
원고는 2014. 9. 16.경부터 2014. 9. 29.경까지 기술협상을 진행한 이후 2014. 10. 8. 피고와의 사이에 이 사건 사업에 관한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을 계약금액 1,712,341,000원에 체결하였는데, 위 계약에 편입된 지방자치단체 용역계약일반조건, 청렴계약서, 기술협상서, 제안요청서의 내용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한편, 원고는 2014. 10. 8. 주식회사 주피터코퍼레이션(이하 '주피터'라고 한다)과 "경기도 통합 홈페이지 구축_통합, 다국어부분 용역"에 관한 계약(이하 '이 사건 쟁점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이 부분 용역을 수행하여 왔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는 2015. 10. 14.경 주피터를 통해 이 사건 쟁점계약의 존재를 알게 된 이후 원고가 발주관서의 승인없이 사업의 일부를 하도급하였다고 판단하여 사전통지와 청문 절차를 거친 이후인 2016. 1. 20. 원고에 대하여 1개월의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2016. 1. 25.부터 2016. 2. 24.까지, 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8, 9, 10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A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쟁점계약은 근로자 파견계약 내지 일반적인 용역계약으로 하도급의 성질을 가진다고 할 수 없으므로 승대상이 아니고, 하도급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쟁점계약의 존재를 사전에 인지하고 묵시적으로 승인하였다.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입찰참가 자격을 1개월 동안 제한하는 것은 비례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어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이 사건의 쟁점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지방계약법'이라고 한다) 제31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92조 제1항에 의하면 건설산업기본법, 전기공사업법, 정보통신공사업법, 그밖에 다른 법령에 따른 하도급의 제한규정을 위반하여 하도급한 자에 해당하는 계약상대자 내지 입찰자에 대해서는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여야 하는데,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이하 '소프트웨어산업법'이라고 한다) 제20조의3 제1항, 제3 항은 국가기관 등의 장과 소프트웨어사업 계약을 체결한 소프트웨어사업자가 하도급하는 경우에는 미리 국가기관의 장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 조항들은 이 사건 쟁점계약이 하도급계약에 해당할 때 적용되는 것이므로 이하에서는 이 사건 쟁점계약이 하도급계약의 성질을 가지는지, 만약 그렇다면 원고가 피고로부터 승인을 받았는지를 먼저 살펴본 다음, 이 사건 처분이 재량을 일탈·남용하여 내려진 것인지 등을 순차적으로 검토한다.
이 사건 쟁점계약이 근로자파견계약의 성질을 가지는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고 한다)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하는데,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해당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해당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해당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2다17806 판결 등 참조).
한편, 일반적으로 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계약에 관여한 당사자의 의사해석의 문제에 해당한다. 의사표시의 해석은 당사자가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 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는 서면에 사용된 문구에 구애받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내심적 의사의 여하에 관계없이 서면의 기재 내용에 의하여 당사자가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며, 이 경우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4. 9. 선고 2013도484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쟁점계약은 하도급계약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들이 들고 있는 증거들과 사정만으로는 이를 뒤집기에 부족하다.
도급이란 당사자 일방이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을 의미하는데(민법 제664조), 이 사건 쟁점계약은 원고가 피고에게 제공하여야 하는 용역 중 일부를 주피터에게 위탁하여 수행·완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제1조), 대금지급도 개발용역의 단계에 따라 선금, 기성금, 최종 검수 완료 후 잔금지급을 하는 순으로 규정되어 있으며(제6.1조), 개발용역의 성과물에 관한 소유권도 용역비 전액의 지급을 완료하는 때에 원고에게 이전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13조).
이 사건 쟁점계약에 의하면, 작업자에 대한 근무·안전관리 등에 필요한 일체의 지휘권한과 용역의 이행 중 발생한 안전사고 등에 대한 책임은 모두 원고가 아닌 주피터에게 있고(제9.4조), 개발인력이 해당 업무 수행에 매우 부적합하거나 원고의 정당한 지시에 따르지 않는 경우에도 원고는 주피터에게 해당인력의 교체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며(제9.3조), 달리 원고가 용역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
이 사건 쟁점계약 중 부록계약 부분은 주피터가 이행하여야 하는 과업의 범위에 관하여 "통합홈페이지 구축 부분은 통합 부문 전체 투입인력의 50% 범위 내에서 업무를 책임지고 이행하여야 하고, 다국어구축 부분은 전체를 책임지고 100% 이행하여야 한다."고 설시하고 있다. 따라서 주피터는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을 다루고 있고, 주피터에 소속된 개발인력들은 특히 '다국어구축'과 관련하여서는 원고 소속 근로자들이 맡은 업무와 전혀 별개의 독립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쟁점계약이 근로자파견계약의 실질을 가지고 있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가 피고의 승인을 얻었는지 여부
이 사건 쟁점계약이 도급계약의 실질을 가지고 있는 이상 원고가 피고로부터 하도급에 관한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피고는 원고의 인력이 충분하지 않음을 알면서도 원고에게 지속적으로 인력보강을 요구하였으므로 원고가 외부인력으로 용역계약을 수행하는 것을 묵시적으로 승인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 점, ② 그러나 피고의 직원으로서 당시 이 사건 사업을 담당하였던 A은 일관되게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가 인력을 투입하기로 하였으므로 그 이행을 요구한 것일 뿐 하도급을 승인한 것은 아니라고 진술하고 있고, 특히, 이와 관련하여 "인력을 추가할시 하도급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대부분 알 수가 없다. 사전에 하도급을 요청하지 않는 이상 이면으로 계약되는 부분을 발주처에서는 알 수가 없다"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③ 그밖에 달리 피고가 이 사건 쟁점계약을 승인하였다고 볼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고, 원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원고가 피고로부터 인력투입 요청을 받은 것은 주피터와의 사이에 이미 이 사건 쟁점계약을 체결한 2014. 12. 8. 이후로 보이는 점, ④ 프로젝트관리조직(Project Management Office, 이하 'PMO'라고 한다)은 피고의 사업관리와 의사결정 지원을 강화하기 위하여 설정된 별도의 기구로서 피고의 내부기관이 아니므로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PMO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던 B이 이 사건 쟁점계약을 묵시적으로 승인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가 승인한 것으로 볼 수는 없고, 나아가 A은 "원고, 피고, PMO 사이에 회의 등을 통해 원고의 무단하도급에 대한 사후조치에 대해 논의한 바가 없다. PMO에게 의사결정 권한은 없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들고 있는 증거들과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묵시적으로 하도급계약의 실질을 가지고 있는 이 사건 쟁점계약의 체결을 승인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처분이 재량을 일탈·남용한 것인지 여부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지방계약법 시행규칙 제76조 제1항 [별표 2]의 제4호 라목에 의하면 발주관서의 승인없이 하도급을 한 자에 대한 입찰 참가자격 제한은 5개월 이상 7개월 미만으로 규정되어 있는 점, 그러나 피고는 이 사건 사업에 대한 전문인력 투입의 필요성과 원고의 인력상황 등을 고려하여 같은 조 제4항에 따라 원고에 대한 입찰 참가자격의 제한기간을 1개월로 감경한 점, 무엇보다도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92조 제1항, 제5항은 부정당업자에 대하여 1개월 이상 2년 이하의 범위에서 입찰참가 자격을 제한하도록 하면서 제한기간을 경감하는 경우에도 그 제한기간이 1개월 이상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피고가 내릴 수 있는 최하한의 처분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들고 있는 증거들과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그 재량을 일탈하거나 남용하여 이 사건 처분을 내렸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성철(재판장) 김영석 민경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