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제1심 판결 이유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 판결 중 제6쪽 19행 내지 제9쪽 7행의 '2. 판단' 부분을 아래와 같이 고쳐 쓰는 이외에는 제1심 판결의 해당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들은 2014. 12. 1. 원고와 사이에, 한국비즈텍이 원고의 대표이사, 이사 및 피고들을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위반 혐의로, 피고들을 업무상배임 혐의로 각 고소하여 소송에 이르게 된 각 형사사건(이하 통틀어 '이 사건 관련 형사사건'이라고 한다)과 관련하여 원고와 피고들에게 발생한 전체 변호사 비용(이하 '이 사건 변호사 비용'이라고 한다) 중 피고들이 분담할 변호사 비용을 78,500,000원으로 약정하고(이하 '이 사건 약정금'이라고 한다), 이를 피고들이 균분하여 원고에게 변제하되, 그 변제기는 원고가 피고들에게 이 사건 약정금의 변제를 요청한 시점과 피고들이 퇴직하는 시점 중 먼저 도래하는 시점으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하였고, 이후 원고가 피고들의 퇴사 이전에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여 피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약정금의 변제를 구하는 원고의 의사표시가 포함된 이 사건 소장 부본이 2015. 4. 16. 피고 B에게, 2014. 4. 14. 피고 C에게, 2015. 4. 18. 피고 D에게 각 송달된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므로, 이로써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약정금 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들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각 26,166,666원(≒ 위 78,500,000원 ÷ 3)과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들에게 각 송달됨으로써 도래한 변제기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부본이 피고들에게 송달된 다음날인 2015. 9. 1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① 원고는, 이 사건 관련 형사사건이 시작되자, 2010. 7.경 원고의 대표이사 J의 고등학교 후배인 법무법인 E의 K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하고, 원고의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들을 공소제기 대상에서 제외시키기 위하여 피고들에게 수사과정에서 원고의 임원들은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진술할 것을 지시하면서, 이 사건 변호사 비용을 모두 원고가 부담하겠다고 약속하였는바, 그로부터 4년 이상이 지난 이후에 작성된 이 사건 약정서는 원고의 회계처리를 위하여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약정은 피고들이 원고에 대하여 실제로 이 사건 약정금 채무를 부담한다는 진의가 없이 행한 비진의 의사표시에 의한 법률행위이고, 원고도 피고들의 진의 아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할 것이어서 무효이고, ② 특히 이 사건 약정 중 상계 부분은 근로기준법 제21조를 위반한 것으로 무효이며, ③ 설령 이 사건 약정이 무효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원고의 상무인 L가 서울남부지방법원 2012고단3736호 사건의 제1심에서 업무상배임의 범죄사실이 유죄로 인정되어 구치소에 수용되어 있던 피고 B을 면회하러 와서 피고 B에게 '이 사건 약정서에 서명을 하지 않으면, 피고들에 대한 업무상배임 사건의 항소심 법원에 최종 변론요지서를 제출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협박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 B은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약정서에 서명하였으며, 당시 원고의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던 피고 C, D도 원고 측으로부터 위와 같은 취지의 협박과 강요를 받고 이 사건 약정서에 각 서명하게 된 것이므로, 이 사건 약정은 원고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로서 이를 취소할 수 있고, 피고들은 이 사건 2015. 6. 10.자 준비서면의 송달로써 이 사건 약정을 취소하였으므로, 피고들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약정에 기한 약정금 채무를 부담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한다.
먼저, 피고들의 위 ①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처분문서는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의 내용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객관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는바, 갑 제11 내지 13, 15 내지 21호증, 을 제1, 6,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 원고가 2010. 7.경부터 이 사건 변호사 비용을 전액 부담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금전소비대차약정서나 차용증 등이 작성된 적이 전혀 없는 점, ㉯ 원고가 당초에는 이 사건 변호사 비용을 '판관비', '지급수수료', '기타지급수수료'로 회계 처리하였다가, 이 사건 약정이 체결된 이후인 2014. 12. 18.(이 사건 변호사 비용이 처음 지출된 2010. 7.경을 기준으로 4년 이상이 지난 때이다) 비로소 '대여금'으로 회계 처리한 사실, ㉰ 원고의 대표이사 J이 이 사건 약정이 체결된 이후인 2014. 12. 18. 피고 B에게 "내가 보고 받기로는 회계상으로 회사가 아니라 개인 거는 회사에서 회계 상 못나가게 돼 있다고 그러더라. 그게 얘기가, 회계감사를 받으면서 감사를 받으면서 그 개인 거를 회사로 못 턴다고 그래서 부랴부랴 이렇게 만들어서 그렇게 보고되었는데, 내가 알아볼게"라는 취지로 말한 점이 각 인정되기는 하나, 위 ㉮ 내지 ㉰ 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약정서의 기재에도 불구하고, 피고들이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한 것이 피고들의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하고, 원고도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함에 있어 피고들의 비진의 의사표시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원고가 당초 이 사건 변호사 비용을 전액 부담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이다).
다음으로, 피고들의 위 ②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들이 원고에게 이 사건 약정금을 지급하되, 그 지급방법에 있어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채권과 상계하기로 합의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나, ㉠ 원고와 피고들이 이 사건 약정금 채권과 상계될 수동채권, 즉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채권을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으로 정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이 사건 약정서에는 '갑(원고를 지칭한다)에 대한 을(피고들을 지칭한다)의 채권'이라고만 기재되어 있다], ㉡ 설령 피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약정금 채권과 상계될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채권이 피고들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소송은, 원고가 이 사건 약정에 터 잡아 이 사건 약정금 채권과 피고들이 원고에 대하여 가지는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을 이미 상계하여, 피고들이 원고에게 그와 같이 상계된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이 아니라, 원고가 피고들에게 이 사건 약정에 기한 약정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이어서,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위 상계 금지 조항이 적용될 여지가 없는 것으로 보이며, ㉢ 이 사건 약정금의 지급방법으로 상계를 하기로 한 약정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어 무효가 된다고 하여, 이 사건 약정금을 지급하기로 한 약정까지 무효가 된다고 볼 수도 없는데다가, ㉣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채권과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서로 상계하는 것에 관하여 동의를 얻었고, 그와 같은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 잡아 이루어진 경우까지 근로기준법 제21조가 적용된다고 볼 수 없는 것인데(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등 참조), 갑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들이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할 당시 자유로운 의사에 터 잡아 위 상계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끝으로, 피고들의 위 ③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의 상무인 L가 구치소에 수용되어 있던 피고 B을 면회하러 와서 피고 B에게 '이 사건 약정서에 서명을 하지 않으면, 피고들에 대한 업무상배임 사건의 항소심 법원에 최종 변론요지서를 제출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협박을 하였고, 원고 측에서 피고 C, D에게도 그와 같은 취지의 협박을 하였으며, 그로 인하여 피고들이 위와 같은 협박에 못 이겨 이 사건 약정서에 각 서명하게 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각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피고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승철(재판장) 강선아 차선영
각주1) 근로기준법 제21조(전차금 상계의 금지) 사용자는 전차금(前借金)이나 그 밖에 근로할 것을 조건으로 하는 전대(前貸)채권과 임금을 상계하지 못한다.
각주2) 피고들에 대한 업무상배임 사건의 항소심(서울남부지방법원 2014노1071)에서 피고들의 변호인이었던 법무법인(유한) I이 이 사건 약정이 체결되기 이전인 2014. 11. 27. 이미 위 법원에 최종 변론요지서를 제출한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