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7. 6. 9. 선고 2016노7420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E은 G 신축공사현장에서 시공도면 작성업무를 담당하면서 원청업체인 I건설로부터 구체적인 설계사항에 관한 지시를 직접 받아 I건설의 공사진행 스케줄에 따라 작업을 한후 작성한 시공도면을 직접 I건설에 제출하여 감리자의 도면 승인을 받는 등 원청업체인 I건설의 직접적입 지휘·감독을 받아 작업을 하였을 뿐, 그 업무에 관하여 피고인의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받거나 피고인에 의하여 근무시간이 지정된 바 없다. 이와 같은 E의 업무형태를 비롯한 제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E은 그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이 아니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1도9077 판결 참조).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E, H의 각 원심법정 진술을 비롯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E은 G 신축공사현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E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①

피고인이 운영하던 ㈜D(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는 I건설과 사이에 G 신축공사 중 건축설비 및 소방설비 시공도 작성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위 현장에 투입할 인원수를 산정하여 그에 따라 소요되는 인건비를 반영한 용역대금을 약정하였는바, 피고인과 사이에 I건설이 요구하는 위 공사현장의 시공도면 작성 업무를 담당하기로 약정한 E의 업무내용, 근무시간과 장소는 피고인 회사와 I건설 사이의 용역계약 내용에 따라 정해지게 된 것일 뿐, E이 I건설과 사이에 별도의 용역계약을 체결하여 그 업무내용 등이 정해지게 된 것이 아니다.

②

피고인 회사와 E은 피고인 회사와 I건설 사이의 위 계약과 같이 E이 완성하여야 할 구체적인 업무내용을 특정하고 그에 따른 대가를 산출하여 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위 공사현장에서 I건설이 요구하는 도면 작성 업무를 담당하기로 하고 그 대가도 I건설이 기성금을 지급하는 시기나 금액과는 무관하게 매월 고정급(2014년 4월까지는 월 500만 원, 2014년 5월부터는 월 550만원)을 지급받기로 약정하였으며, E이 담당하여야 할 구체적인 업무내용(가령 어느 층의 도면을 작성할지) 역시 E이 단독으로 I건설과 협의하여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 피고인 회사 소속의 H 등 다른 도면작업자들과의 업무분장으로 인하여 피고인에게 사전에 보고하여 조정하여야 할 사항이었다.

③

E은 I건설이 협력업체인 피고인 회사를 위하여 마련해 준 사무실로 매일 출근하였고, 피고인 역시 위 사무실로 출근하기도 하였으며, E이 휴가를 낼 경우에는 사전에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다. 또한, 피고인과 E 등 피고인 회사 소속 도면작업자들의 작업 내용을 매일 기재한 피고인 회사 명의의 출면일보가 작성되어 피고인에게 보고되었다.

④

E의 출퇴근 내역과 담당하였던 업무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E이 피고인 회사에 소속되어 위 도면 작성 업무를 담당하는 과정에서 독자적으로 제3자를 고용하여 위 도면 작성 업무를 대행하게 하거나 피고인 회사 이외의 다른 회사로부터 다른 업무를 도급받아 처리하는 등 피고인 회사와는 독립적으로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⑤

E은 피고인 회사로부터 플로터, 복사기, 문구류 등의 사무용품을 제공받았고 피고인 회사의 설계사업부 차장 직함을 부여받기도 하였으며, 피고인 회사는 E이 처음 일할 때부터 2014년 9월경까지는 E을 일용근로자로 하여 세무신고를 하기도 하였다.

3.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장구(재판장) 이성율 정윤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