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7. 9. 22. 선고 2016노8544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벌금 4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 A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A에게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B, C, D의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 B, C, D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검사

1)

사실오인

피고인 A은 피해자 F 주식회사(이하 '피해자 회사'라고 한다)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하기 전에 위협이나 세력과시를 위하여 피해자 회사의 세미나룸에 무단으로 출입한 것이므로 피고인 A의 행위는 위법성이 조각되는 정당한 쟁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피고인 A :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피고인 B, C : 각 벌금 100만 원의 선고유예, 피고인 D : 벌금 50만 원의 선고유예)은 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들

1)

업무방해죄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피고인들의 행위는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 '위력'에 이르지 아니하였음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피고인 A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가)

피해자 I는 고 H(이하 '망인'이라 한다)과 피고인이 있는 자리에서 업무방해죄로 고소하거나 손해배상청구 등을 하겠다는 압박을 가하였으므로, 피고인은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것이 아니고, 피고인에게는 허위 사실을 적시한다는 고의도 없었다.

나)

가사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이 허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당시 피해자 I와 망인 사이에 이루어진 카카오톡 대화를 보지 못한 피고인으로서는 업무방해죄로 고소하거나 손해배상청구 등을 하겠다는 피해자의 협박 때문에 망인이 자살하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고, 망인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기자들에게 기사를 게재하게 한 것이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서 형법 제31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된다.

3)

피고인 A의 양형부당 주장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이 자세히 설시한 사정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 A과 조합원들의 세미나룸 출입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되어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은 없다. 따라서 검사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해자 회사는 2015. 1. 7. G노동조합 경기지부 F지회(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에 공장폐쇄 및 정리해고예고 통보를 하였고, 이 사건 노조는 피해자 회사에 대하여 임금인상과 경영정상화를 요구하면서 2015. 1. 13.부터 같은 해 2. 25.까지 10차례에 걸쳐 교섭을 시도하였으나, 여의치 않자 2015. 3. 6.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였으며, 양측의 입장 차이가 현저하여 조정안이 제시되지 않은 채 조정이 종료된 후 2015. 3. 19. 및 같은 달 20.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쟁의행위를 의결하였으므로, 이 사건 노조가 피해자 회사 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하기 전에 위협이나 세력과시를 위한 행위로 세미나룸을 점거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②

피해자 회사와 이 사건 노조 사이의 단체협약 제10조는 '회사는 지회의 사무실을 회사시설 내에 설치할 수 있도록 하며, 지회는 기타 필요한 시설 및 비품을 협의하여 이용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위 단체협약 제97조는 '회사는 지회의 적법한 쟁의행위 중 조합원의 쟁의행위를 위한 일상적인 각종 시설이용과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식당, 통근버스, 복지후생의 전반적인 사항을 평상시처럼 보장한다'고 정하고 있다. 한편 피고인은 2015. 3. 31. 정리해고되었으나,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을 받은 2015. 11. 27. 이전인 이 사건 당시에는 근로자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고(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4호 라목 참조), 이 사건 세미나룸은 피해자 회사 측에서 2015. 1. 7. 공장폐쇄 이후 근로자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한 것이므로, 이 사건 노조가 피해자 회사와의 협의에 따라 이용하던 시설로 볼 수 있는데, 피해자 회사가 세미나룸 사용의 제한을 통보하면서 이 사건 노조와 협의를 거치거나 유예기간을 둔 자료는 찾을 수 없다. 이러한 제반 사정을 모두 종합하면 피해자 회사가 세미나룸을 시정하는 등 적극적인 관리 행위까지 나아가지 않은 시점에서 피고인이 세미나룸을 일상적인 방식으로 출입한 것은 쟁의행위의 일환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나.

피고인들의 업무방해죄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2015. 11. 16. 당시 현장 상황을 촬영한 동영상에는 피고인들이 채용설명회장이 마련된 공장 안으로 들어가려는 P의 앞을 가로막으면서 '사람이 한 명 죽었으면 되었지, 얼마나 더 죽기를 바랍니까', '구조조정하고 아웃소싱 안하면 안 죽었잖습니까! 불미스러운 일도 있을 수 있습니다'라는 등의 말을 하고, 당시 공장 밖과 건물 안에는 다수의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확인되는 점, ② 2015. 11. 19. 당시 현장상황을 촬영한 동영상에는 피고인들이 주차장에서 P의 앞을 가로막으면서 '하나 죽어가지고 안 된다잖아', '이렇게까지 하고 싶으세요! 지금 이렇게까지 하고 있는데 그렇게까지 하고 싶습니까?'라는 등의 말을 하고, 당시 건물 안에서 다수의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확인되는 점, ③ 이와 같은 피고인들의 행위와 주변 상황은 피해자 회사 측과 P에게 채용설명회를 강행할 경우 더 강한 물리적 저지나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일으키기에 충분하고, 결국 피해자 회사와 P도 2015. 11. 16. 및 같은 달 19. 채용설명회를 개최하지 못하고 돌아간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의 행위는 폭행 또는 협박에까지 이르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위력으로써 업무를 방해한 것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피고인 A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였고, 그에 대한 고의도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고, 나아가 피고인에게 적시한 사실이 진실한 것으로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행위가 형법 제310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고인과 피해자 I 및 망인은 2015. 5. 4. 22:00경부터 2015. 5. 5. 02:50경까지 약 5시간에 걸쳐 회동을 하였고, 망인은 같은 달 6.부터 연락이 두절되었으며, 자살을 암시하는 유서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되었다.

②

피고인은 2015. 5. 11.경부터 2015. 5. 15.경까지 기자회견, 언론과의 통화 등을 통하여 망인의 자살 이유에 관하여 '망인이 2015. 5. 4. 피해자 I로부터 남은 근로자들에게서 희망퇴직을 받지 않으면 업무방해죄로 고소하고,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등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회유와 협박에 시달렸다'는 취지로 제보하였다.

③

그러나 사실 망인은 이 사건 노조와 회사 간의 갈등을 중재하기 위하여 2015. 5. 4. 회동의 자리를 마련하였고, 이 사건 노조의 입장을 대변하는 피고인과 달리, 망인은 회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희망퇴직에 찬성하는 입장이었으므로, 피고인의 주장대로 피해자 I가 그 당시 고소나 손해배상청구를 언급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대상이 망인이라고 보기 어려워 그로 인하여 망인이 심적 압박을 느껴 자살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망인의 자살 이유에 대하여 주관적 추측에 기하여 단정적으로 제보하였다.

라.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1)

검사의 피고인 B, C, D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당심에서 새로운 양형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조건에 변화가 없고, 검사가 양형부당 사유로 주장하고 있는 사정들은 이미 원심의 양형사유에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원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검사와 피고인 A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주관적 추측에 기해 허위의 사실을 제보하여 피해자 I가 상당한 정신적 피해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은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이 자신을 포함한 다수의 근로자들이 정리해고를 당한 것에 대항하여 이 사건 노조의 대표자로서 쟁의행위를 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망인의 자살 원인이 피해자 I의 회유와 협박 때문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노조와 회사의 갈등이 그 원인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고, 피고인이 주관적 추측에 기하여 제보하기는 하였으나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의 범의가 비교적 강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사실관계에 대하여는 대체로 인정하는 점, 피고인이 초범인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범행 전후의 정황 등 모든 양형조건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고,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B, C, D의 항소와 검사의 위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고, 피고인 A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