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자동차정비업 등을 영위하는 사업자이다.
원고는 2009. 4. 6.부터 2016. 2. 29.까지 피고의 검사부 소속 검사원으로 근무하면서 자동차검사업무 등을 담당하고 퇴사하였다.
피고는 원고에 대한 퇴직금 12,135,361원을 체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16고정691호로 유죄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하다 퇴직하였으므로, 피고는 퇴직금 12,135,361원과 이에 대한 근로기준법이 정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가 2009. 4. 6.부터 2012. 12. 31.까지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근로자로 근무한 것이 사실이나 2013. 1. 1.부터는 피고의 시설 일부에서 독립적으로 자동차검사업무를 수행하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무이행 협의각서에 따라 계산된 수익금을 분배받았을 뿐이므로,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었다.
설령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였다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는 퇴직금을 실적배당(급여)에 포함하여 정산하기로 합의하였는데, 이러한 퇴직금 분할 약정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지급한 실적금은 부당이득에 해당하여 이로써 원고의 퇴직금 채권과 상계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게 된다.
판단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 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7. 9. 30. 선고 97다24276 판결 등 참조).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2009. 4. 6.부터 2016. 2. 29.까지 원고를 고용하였던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을 제1 내지 3호증)만으로 위 인정사실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한 퇴직금 12,135,361원과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16. 3. 15.부터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2009. 4. 6.부터 2016. 2. 29.까지 피고의 검사부 소속 검사원으로 근무하며 매월 일정한 기본급을 지급받았다.
원고는 2009. 4. 6.부터 2016. 3. 31.까지 피고 소속 직원으로서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다.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피고 소속이라는 경력증명서를 발급하기도 하였다.
피고 대표이사 C는 2016. 9. 30. 원고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과 관련하여 중부지방고용노동청 평택지청에서 조사받을 당시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가 2016. 6. 9. 원고에게 퇴직금 중 일부를 지급하기도 하였다.
피고 주장대로 원고가 독립적으로 일하는 자영업자라면,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사전 정산 약정을 할 아무런 이유가 없음에도, 피고는 '피고의 경리직원이 검사장에 근무한 원고 등 직원의 급여와 퇴직금을 계산하여 지급하였고, 퇴직금은 실적급여에 포함하여 지급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하였다.
퇴직금 분할 약정 존부에 관한 판단
퇴직금 분할 약정에 관한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2호증의 5,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와 원고 사이에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그러한 약정에 기하여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용도로 돈을 지급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결국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래니(재판장) 박성민 차주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