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및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피해자는 주식회사 F(이하 'F'이라 한다)에 수차례 방문하여 회사의 상태에 대하여 파악을 한 후 피고인에게 돈을 빌려주었던 점, 김포시의 세탁공장도 실제로 피고인이 동업으로 세탁공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린 것이고, 이후 실제로 동업으로 세탁공장을 운영한 사실이 있는 점, 산후조리원 비용이 모자라서 피해자에게 이를 차용한 뒤 변제하지 못한 것이지 차용 당시 변제의사가 없었던 것은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피고인의 기망행위가 인정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의 계좌 잔고는 이 사건 범행 무렵 거의 남아 있지 않았던 점, ② 피고인은 2013. 5. 1.부터 2013. 6. 15.까지 고용하였던 직원 G의 임금 300만 원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여 2015. 1. 7.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던 점, ③ 피고인은 H과 함께 2013. 8.경 I로부터 1억 3,000만 원을 차용하였으나 이를 변제하지 못한 점, ④ 피고인은 2014. 12. 18.경 처의 산후조리원 비용조차 마련하지 못하여 피해자로부터 금전을 차용하였던 점, ⑤ 피고인은 자신이 세탁공장 운영을 위하여 2억 5,000만 원가량을 투자하였고, 이 사건 범행 당시에도 세탁공장을 운영하거나 운영할 수 있었던 것처럼 주장하는데, 피고인은 J 등과 함께 김포시 K에서 세탁공장을 운영하기로 한 다음, 2013. 2.경 J 명의로 위 공장을 임차하고, 2013. 4.경부터 L으로부터 2억 2,500만 원가량을 빌려 그중 일부를 세탁공장과 관련하여 지출한 것으로 보이나, 실제로 위 세탁공장을 운영하지 못하였고, L에 대한 위 차용금도 거의 변제하지 못하였는바,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위 공장을 임차한 2013. 2.경으로부터 1년 9개월가량이 지난 시점에 저질러진 점에 비추어, 이 사건 범행 당시에는 피고인이 위 세탁공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⑤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세탁공장 운영에 필요한 기계 구입자금 명목으로 금전을 차용하였으나, 2014. 11. 6. 피해자로부터 2,700만 원을 송금받아 같은 날 처 M 계좌로 1,800만 원을 송금하고, 2014. 11. 7. 피해자로부터 3,000만 원을 송금받아 같은 날 딸 N 계좌로 2,400만 원을 송금한 사실이 확인될 뿐이고, 위 차용금을 세탁공장 운영에 필요한 기계를 구입하는데 사용하였다거나, 세탁공장의 운영비로 사용하였음을 확인할 아무런 자료도 제출하지 못한 점, ⑥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후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2년여 동안 피해자에게 전혀 차용금을 변제하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기망행위 및 편취범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위와 같은 원심 설시의 사정들에다가 이들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운영하려는 F에 대한 가스공급을 중요한 조건으로 세탁공장 기계구입자금 명목으로 5,700만 원을 대여해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피고인도 수사단계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F에 가스공급계약을 하면 2억 원을 지급하겠다는 피해자의 제안에 위 5,700만 원을 차용하였다고 진술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F에 가스공급을 해주는 것을 중요한 요소로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위 5,700만 원을 대여해주었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 피해자 및 F의 운영자인 O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4. 10.경 피해자와, 기존보다 저렴한 LPG를 공급하고, F의 미납된 가스비 요금도 내주는 등의 조건으로 피해자가 F에 대하여 가스를 공급하는 약정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고인은 F 측에서 연료비용 부담이 큰 상황에서 위와 같이 연료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피고인이 F을 운영해 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고 진술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실제로 F을 운영한 적이 없었고, 위와 같이 회사를 운영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던 것도 피해자의 조건대로 F에 가스공급이 이루어진다는 전제하에 약정된 것에 불과하였던 점, O는 'F의 사업 정상화와 경영난 극복을 위해 피고인에게 F의 경영진으로 활동할 것을 요청하였다'는 진술서를 제출(피고인 제출 증 제1호증 참조)하였고, 피고인도 검찰 조사 당시 "이 사건 차용 당시 F에 50억 원 정도 손실이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각 진술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차용 당시 위 회사를 실제로 운영할 수 있었다거나 위 회사가 피해자로부터 지속적으로 가스를 공급받아 영업을 이어나갈 상황이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보인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F을 운영할 예정이므로 피해자가 위 회사에 LPG를 공급하도록 해주겠다"고만 말하였을 뿐 위 회사의 재정상태나 위 회사를 운영하게 되는 경위 등에 대하여 대략적으로라도 고지한 사실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 점, 실제로 LPG 공급을 이행하는 데 있어서 일정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피고인과 피해자가 위와 같이 약정을 체결하고,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위 5,700만 원을 지급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2014. 11. 26. F에 대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었고, 피해자는 이로 인하여 F에 대한 가스공급을 할 수 없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가 피고인이 제시한 F에 대한 가스공급계약을 실제로 이행할 수 없거나 어렵게 된다는 사정을 알았더라면 피고인에게 이자나 변제기를 정함이 없이 위 금원을 대여해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이 부분 행위는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미필적으로나마 피해자에 대한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은 2014. 12. 18.경 피해자에게 "F의 계열사와 피고인이 운영하는 T 사이에서 체결된 고무벨트 납품계약을 체결하였다는 내용의 계약서 사진을 보여주면서 위 계약에 따라 받은 돈으로 지급하겠다"고 말하여 피해자로부터 산후조리원 비용 명목으로 620만 원을 차용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은 검찰에서 "차용 당시 F이 2014. 11. 26.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었던 사실을 알고서도 이를 고지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는바, 피고인은 변제능력이나 변제의사에 대하여 허위사실을 말하여 피해자로부터 620만 원을 차용한 것으로서, 피고인의 이 부분 기망행위 및 편취범의 역시 인정된다.
피고인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원심에서 피해회복을 위하여 4,000만 원을 공탁한 점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반면에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지 않고 부인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동종 범행으로 수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편취금액이 적지 아니함에도 위 공탁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원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피해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 및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및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오영(재판장) 김민정 윤성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