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05. 3. 1. B중학교 교사로 임용된 후 2016. 3. 1.부터는 C중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C중학교장은 2017. 6. 23. 피고에게 원고가 수업시간 중 학생들의 자세를 교정하는 과정에서 학생들과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사실을 보고하고, 일산서부경찰서에 위와 같은 사실을 신고하였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2017. 7. 21. 피고에게 아래와 같은 피의사실에 대한 공무원범죄 수사개시 통보를 하였다.
이에 경기도고양교육지원청교육장은 2017. 7. 25. 원고에게 '수사기관에서 수사 중인 자'라는 이유로 국가공무원법 제73조의3 제1항 제6호에 따른 직위해제처분(이하 '1차 직위해제처분'이라 한다)을 하였고, 원고는 2017. 8. 9.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1차 직위해제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하였다.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은 2017. 10. 10. 위 피의사실에 대하여 혐의 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피고는 2017. 10. 13. 경기도교육공무원일반징계위원회(이하 '징계위원회'라 한다)에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는데, 그 징계의결요구사유는 아래와 같다.
징계위원회는 2017. 10. 25. '경찰과 검찰의 조사와 처분 결과를 더욱 면밀히 살펴보고 사실에 입각한 조사가 더욱 필요하다'는 이유로 의결을 보류하기로 하였다가, 2017. 11. 29. 원고가 '피해 학생의 등 쪽 후크부위를 손으로 토닥거림, 탁구를 지도한다며 백허그자세를 함, 피해자의 손을 잡음, 등을 위아래로 만지며 밀기, 배드민턴 자세 교정을 해준다며 엉덩이를 스치고 백허그하며 허리를 잡음, 종아리 만지기, 질문 중에 엉덩이를 툭툭 치고 등을 만지고 어깨동무를 하면서 당기기, 탁구채 잡는 법을 가르친다며 속옷 끈이 있는 어깨에 한 손을 올리고 탁구채를 잡고 있는 손 위에 손을 올리고 설명함 등 다수의 학생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이하 '이 사건 비위'라 한다)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원고에 대한 해임을 의결하였다.
피고는 2017. 12. 6. 위 의결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해임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7. 12. 22.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하였다.
한편, 경기도고양교육지원청교육장은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 중이던 2017. 10. 19. 원고에 대한 혐의 없음의 불기소처분으로 1차 직위해제처분의 근거가 되는 국가공무원법 제73조의3 제1항 제6호의 사유가 소멸하자, 원고가 '파면·해임·강등 또는 정직에 해당하는 징계 의결이 요구 중인 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같은 항 제3호의 사유에 따른 직위해제처분(이하 '2차 직위해제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7. 12. 1.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2차 직위해제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하였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원고의 위 라, 아, 자항 기재 각 소청심사 청구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결정하였다.
2017. 11. 16.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고, 원고가 학생의 등 부위를 만지는 신체적 접촉을 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그 행위를 성추행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1차 직위해제처분을 취소하였다.
2018. 2. 7. '이 사건 비위가 인정되고, 2차 직위해제처분이 이루어질 당시 원고에 대한 중징계 처분이 이루어질 개연성과 원고의 계속된 직무집행으로 인하여 공정한 공무집행에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충분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의 이 사건 처분 취소청구 및 2차 직위해제처분 취소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절차적 하자
피고가 원고에게 제시한 이 사건 처분사유는 원고가 해당 행위를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하였다는 것인지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밝히고 있지 않아 원고에 대하여 불복의 기회를 보장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
실체적 하자
징계사유 부존재
이 사건 비위는 원고가 추행의 고의를 가지고 자세교정을 명목으로 피해 학생들과 신체접촉을 하였다는 것이나, 원고는 운동을 처음 배우는 학생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학습방법으로 자세 교정 지도를 하였을 뿐이고, 결코 추행의 고의가 없었다. 따라서 피고가 주장하는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인 이 사건 비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재량권 일탈·남용
설령 이 사건 비위가 인정된다고 보더라도, 원고가 2005년부터 체육교사로 재직하는 동안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를 위하여 노력한 점, 그 결과 교육감 표창 등 여러 차례 포상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처분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하였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절차적 하자에 관한 판단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은 행정청이 처분을 하는 때에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는 행정청의 자의적 결정을 배제하고 당사자로 하여금 행정구제절차에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따라서 처분서에 기재된 내용과 관계 법령 및 당해 처분에 이르기까지의 전체적인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처분 당시 당사자가 어떠한 근거와 이유로 처분이 이루어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어서 그에 불복하여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에 별다른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처분서에 처분의 근거와 이유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로 말미암아 그 처분이 위법한 것으로 된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1두1857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처분 당시 원고에게 교부된 징계처분사유설명서는 징계의결서를 인용하는 것으로 처분의 이유 제시를 갈음하고 있다. 그런데 위 징계의결서에는 앞서 본 것과 같은 징계위원회의 판단 내용, 즉 원고가 학생들에게 한 '피해 학생의 등 쪽 후크부위를 손으로 토닥거림, 탁구를 지도한다며 백허그자세를 함, 피해자의 손을 잡음, 등을 위아래로 만지며 밀기, 배드민턴 자세 교정을 해준다며 엉덩이를 스치고 백허그하며 허리를 잡음, 종아리 만지기, 질문 중에 엉덩이를 툭툭 치고 등을 만지고 어깨동무를 하면서 당기기, 탁구채 잡는 법을 가르친다며 속옷 끈이 있는 어깨에 한 손을 올리고 탁구채를 잡고 있는 손 위에 손을 올리고 설명함' 등의 행위가 다수의 학생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로서 국가공무원법 제63조가 정한 품위 유지의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점이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처분 당시 어떠한 근거와 이유로 처분이 이루어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판단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실체적 하자에 관한 판단
징계사유 존부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 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은 그 지도이념과 증명책임, 증명의 정도 등에서 서로 다른 원리가 적용되므로, 징계사유인 성희롱 관련 형사재판에서 성희롱 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의 존재를 부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9,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비위는 피해 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야기하는 성희롱 행위로서 징계사유인 품위 유지 의무 위반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비위는 체육교사인 원고가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정도를 넘어선 신체적 접촉을 한 것으로서, 그 행위의 구체적 내용에 비추어 볼 때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인 중학교 재학 중의 여학생들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성격의 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이 사건 비위의 내용을 묘사한 비위 상대방 또는 목격 학생들의 진술들은 그 내용이 구체적일 뿐만 아니라 위 학생들이 허위의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있다고 볼 근거가 없어 신빙성이 인정된다. 특히 비위 상대방 학생들은 당시의 감정에 대하여 '불쾌했다', '기분이 나빴다', '수치심이 들었다' 등으로 진술하고 있어, 이 사건 비위로 인하여 실제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 피해 학생에 대한 추행 혐의의 형사사건에서 혐의 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이 이루어진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그러나 이는 추행 혐의를 인정하기 위하여서는 고의가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인 것이므로, 위 형사사건에서 불기소처분이 있었다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비위가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의 대상이 되는 성희롱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의의 유무는 징계의 양정에서 고려하여야 할 요소이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한 것이라고 할 것이며,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그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두6620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것과 같은 이 사건 비위의 내용과 관계 법령,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부당한 것으로서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않는다.
교원에게는 일반 직업인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고 교원의 비위행위는 본인은 물론 교원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대법원 2000. 6. 5. 선고 98두16613 판결 참조), 그 행위의 부정적인 영향력 내지 파급력이 지도 하에 있는 학생들에게 미칠 우려가 크므로, 교원의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양정에서는 이러한 특수성을 엄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원고는 신체적 활동을 내용으로 하는 체육과목을 담당하면서 감수성이 예민한 중학생을 지도하는 교사로서 자신의 행위로 인하여 학생들이 성적 수치심 또는 불쾌감을 가지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여야 함에도, 오히려 앞서 본 것과 같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여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 행위를 하였으므로, 그 비난가능성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2조 제1항은, "교육공무원징계위원회는 징계혐의자의 비위 유형, 비위 정도 및 과실의 경중과 평소 행실, 근무성적, 공적, 뉘우치는 정도 또는 그 밖의 정상 등을 참작하여 [별표]의 징계기준에 따라 징계를 의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규칙 제4조 제2항 제4호 (라)목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에 따른 성희롱 행위로 징계의 대상이 된 경우에는 징계를 감경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비위는 피해 학생의 수나 행위 기간, 피해 학생들을 보호하여야 할 원고의 지위 등에 비추어 비위의 정도가 약하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 주장과 같이 원고에게 고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 과실의 정도가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데 징계양정 기준을 정하고 있는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2조 제1항 [별표] 징계기준에 의하면, 품위 유지 의무 위반 중 성희롱에 대하여 '비위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인 경우 징계양정 범위는 '파면-해임'이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인 '해임'은 위 징계양정 기준 범위 내에 있고, 위 징계양정의 기준이 비례원칙에 어긋나거나 합리성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권덕진(재판장) 정세진 강정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