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청구의 기초사실
원고(남자)는 2002.경부터 안산에서 'D'이라는 상호로 KB손해보험 주식회사의 보험대리점을 운영하다가, 2014. 10. 24.경 위 보험대리점을 폐업하고, 2014. 11. 20.경부터는 보험대리점업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글로벌금융판매의 안산지점인 E지사(이하 'E지사'라고 한다)의 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소외 F(여자)은 원고와 교제하는 사이였다.
F은 소외 G과 채권의 추심·매입·매각사업을 동업하기로 하고, 2014. 2. 17. 피고를 설립한 다음 사내이사로 취임하여 피고의 대표자가 되었다.
원고와 F은 2014. 4. 11. '원고는 F이 경영하는 피고의 대부업을 도와주고[수익배분은 4(원고) : 6(F)], F은 원고가 하는 보험대리점업을 도와주기'로 하는 등의 약정을 체결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에게 자신 소유의 베라크루즈 승용차를 업무용으로 제공하고, F은 D 또는 E지사의 총무로 근무하는 한편 원고에게 E지사 운영자금조로 일부 금전을 대여하기도 하였다.
F은 또 2014. 4. 14. 원고에게 1억 4,000만 원을 대여하였고, 원고는 위 돈을 채무변제에 사용하였다.
그 뒤 F은 갈등을 빚고 있던 동업자 G을 위 동업에서 배제하였다. 그 과정에서 G은 원고와 F이 문서를 절취하였다고 고소하였으나, 원고와 F은 각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받았다.
원고와 피고는 2014. 5. 1., 근로기간을 2014. 5. 1.부터 2016. 4. 30.까지, 업무내용을 '채권 추심에 관한 법무 관련 총괄업무(법무팀장)', 임금을 월 450만 원으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였다(F은 피고의 대표자 자격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F은 2014. 5. 8. 원고에게 2,000만 원을 추가로 대여하고, 안산시 단원구 H 아파트를 매수하여 2014. 6. 16.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또 F은 G과의 갈등이 민사소송으로 비화할 것에 대비하여, 2014. 6. 16. 자신 소유의 안산시 상록구 I아파트에 관하여 원고 앞으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는데, 그 피담보채무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후 G은 2014. 8. 29. 자신이 동업에서 배제되면서 상당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원고와 F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동시에, 위 I아파트에 관한 근저당권설정계약이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며 원고를 상대로 위 근저당권설정계약의 취소와 그 등기의 말소를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가, 2014. 11. 12. 위 소를 취하하였다(원고는 그 전에 이미 I 아파트에 설정된 위 근저당권을 말소하고, 위 H 아파트 소유권도 F에게 다시 이전해주었다).
원고는 2014. 6. 말경 F이 돈으로 자신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등 속칭 '갑질'을 한다는 등의 이유로 관계 청산을 요구하였으나, F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 원고와 F은 2014. 7. 9. '원고는 피고의 법무팀장으로서 채권 추심을 책임지며 그에 따른 임금과 연말 성과급을 지급받고, F은 피고의 대표자로서 채권 추심 등 업무를 전반적으로 원고에게 맡기며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따른 임금과 성과급을 원고에게 지급하되, 서로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고, G 등이 제기한 민·형사소송을 포함하여 G과 F의 분쟁을 원고가 해결하면 원고가 F에게 변제할 채무 중 1억 원을 차감하기로'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약정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약정서'라고 한다. 이 사건 약정서는 피고가 아닌 F 개인 명의로 작성되었다).
위와 같이 서로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기로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F은, 원고가 다른 여자를 만나고 다닌다는 이유로 2014. 7. 30. 원고 소유의 승용차를 손괴하였고, 이로 인해 벌금 20만 원의 형을 선고받았다.
원고는 2014. 8. 28. F으로부터 피고 사무실의 임대차보증금반환 채권과 집기 등을 양수한 다음 2014. 8. 31. 피고에서 퇴사하는 절차를 취하였다.
원고와 F은 2014. 11. 9. ① 원고는 체불임금을 1,800만 원으로 하여 피고의 대표자인 F에 대해서 고용노동부에 제기한 진정을 취하하고, ② 이 사건 약정서는 무효로 하며, ③ 원고는 2014. 12. 30.까지 위 H 아파트에서 퇴거하고, F은 원고에게 이사비 500만 원을 지급하며, ④ 원고는 F에게 E지사 내의 집기 대부분과 사무실 임대차보증금반환 채권을 양도하기로 하는 등의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고 한다)를 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합의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F을 상대로 한 고용노동부 진정을 취하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위 진정에 기해 검찰에 피고의 대표자인 F을 고발하였으나, F은 '원고가 피고의 피용자가 아니라 동업자였던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받았다.
위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59호증, 을 제1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방해가 되는 증거가 없다.
원고의 청구에 대한 판단
임금 청구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자신은 피고에게 고용되어 2014. 5. 1.부터 2014. 8. 31.까지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사용자인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 1,800만 원(월 450만 원 × 4개월)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보건대, 근로기준법(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타인을 위해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하고,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실질에 있어 그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며(대법원 1999. 2. 24. 선고 98두2201 판결 참조), 이를 판단할 때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해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 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해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3. 23. 선고 99다5843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기초하여 보건대, 원고가 피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은 인정되나, 원고가 피고의 대표자인 F이나 그를 대신한 타인의 지휘·감독에 따라 노동력을 제공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제공하였다는 근로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한 원고의 주장·입증조차 없다.
오히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① 원고와 F은 연인관계에 있었던 사실, ② 원고는 2014. 4. 11. 피고의 대부업을 도와주고 수익을 배분받기로 하는 약정을 F과 체결하고, 피고에게 업무용 차량을 제공하였을 뿐만 아니라, F도 원고가 운영하는 보험대리점에서 일을 하고, 원고에게 개인적으로 1억 6,000여만 원을 대여한 사실, ③ 원고는 피고의 사업과 관련하여 F과 G의 분쟁을 해결하는 조건으로 원고가 F으로부터 1억 원 상당의 대가(채무 면제)를 지급받기로 한 사실(이 사건 약정 내용 참조), ④ 무엇보다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주장하는 2014. 5. 1.부터 2014. 8. 31.까지 원고는 D을 직접 운영하였던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사실은 원고의 주장과 배치된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임금 청구는 이유 없다.
약정금 청구
원고는, 피고는 이 사건 약정서에 따라 원고에게 위 금액 상당의 약정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이 사건 약정서는 위와 같이 피고가 아닌 F과 원고 사이에 작성된 것일 뿐이고, ② 피고가 이 사건 약정서상의 F의 채무를 인수하였다거나, 이 사건 약정서의 기재와 달리 F이 피고의 대표자 자격에서 이 사건 약정서를 작성하였다는 점에 관한 원고의 주장·입증이 없으며, ③ 설령 원고 주장대로 이 사건 약정서의 효력이 피고에게 미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약정서는 2014. 11. 9. 체결된 이 사건 합의(제2항"이 사건 약정서는 원천무효로 한다")에 의해 실효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주장과 항변은 이유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F이 4명의 성인 남성을 거느리고 원고를 찾아와 수사기관에 원고의 음주운전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하여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한 데다가, F이 이 사건 합의서에서 정한 의무도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합의는 무효이거나 실효되었다고 다툰다. 그러나 원고가 억압된 상태에서 이 사건 합의를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F이 일부 합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은 사실만으로 이 사건 합의가 무효가 되거나 실효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원고와 F 사이에 이 사건 합의를 무효화 또는 실효시키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는 점에 관한 원고의 주장·입증도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약정의 효력이 피고에게 미치거나 아직 유효하게 존속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청구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경승(재판장) 강선아 심현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