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8. 9. 13. 선고 2018노1924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1, 2, 4, 5, 6, 8, 9, 10 기재 각 근 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무죄를,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3, 7 기재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공소기각을 각 선고하였고, 이에 대하여 검사만이 위 무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위 무죄 부분에 한정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무죄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2016. 10. 6. 구속된 이후에도 C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고 한다)의 운영에 관여해 오던 피고인의 처 U, 딸 W 등과 자주 접견하였는바, 피고인은 이들을 통해 근로자들과 임금 변제 계획 및 지급기일 등에 대하여 협의할 수 있었음에도 그러한 노력을 충분히 이행하지 않았는바, 책임조각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3.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각 근로자들의 퇴직 후 14일 이내에 위 근로자들에게 임금이나 퇴지금을 지급하거나 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를 하는 등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할 것이어서 근로기준법상 임금의 지급기일 내 지급의무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으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체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이나 퇴직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거나 불가피한 사정이었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근로기준법이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2753 판결).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은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러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든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9. 1. 선고 92도1405 판결, 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도21231 판결 등 참조).

2)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여러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이 사건 학교 사업을 위해 차용한 돈을 대부분 이 사건 학교 설립, 운영을 위해 사용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학교 개교 이후 학생들이 납부한 등록금도 학교 운영비로 사용하였으며, 2014. 10.부터 2016. 2.까지 개인자금 2~3억 원 가량을 학교 운용비로 지출하기도 한 점, ② 피고인은 2014. 3. 이 사건 학교의 개교를 목표로 교직원을 채용하였으나, 교육부의 반려조치로 개교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당한 금액의 인건비를 지출하게 되었고, 실질적인 개교 후 2015. 1.에는 학생수가 86명에 이르는 등 정상적인 운영이 기대되기도 하였으나, 2015. 3. 10.경 채권자인 F가 피고인을 고소함에 따라 이 사건 학교의 학생수가 급격히 줄어들게 된 점, ③ 이 사건 학교는 학교의 고유자산 없이 F부터 차입한 돈으로 설립·운영되면서 그 수익금으로 차용금을 변제하고 운영경비도 충당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왔는데, 위와 같이 F의 고소에 따른 학생수의 급감 등으로 수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게 되었고, 피고인이 구속된 이후인 2015. 11.경 갑자기 폐쇄된 점, ④ 피고인은 재정 상황이 여의치 않고 위 사건 재판 중 임에도 법정구속 이전까지는 대체로 근로자들의 임금을 잘 지급해 왔던 점, ⑤ 피고인은 예기치 못한 구속으로 퇴직 근로자들과 임금 등 변제 계획 및 지급기일 등에 대하여 협의를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며, 당시 피고인의 가족들이 피고인을 자주 접견했다고 하더라도 갑작스런 구속 및 학교의 폐쇄 등 예기치 못한 여러 상황이 다수 발생하는 시점에서 피고인이 가족들을 통해 근로자들과 위와 같은 협의를 진행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점, ⑥ 피고인은 2017. 4. 20. 서울고등법원에서 위 사기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아 석방된 후 이 사건 학교의 정상화와 체불임금의 해결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나름대로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필요한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었으나 F의 고소와 자신의 갑작스런 구속으로 임금 등을 지급하지 못하거나 지급기일 연장 등에 대한 협의를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그 업무수행 과정에서 근로자들의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고 보이는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은 없다.

따라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익환(재판장) 정혜원 김성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