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위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이 근로자 F에게 별도로 지급하기로 한 금원(이하 '이 사건 금원'이라 한다)은 위 F이 피고인 운영의 병원에서 5년 이상 장기 근속할 것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된 금원이지 근로의 대가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금원이 임금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성남시 분당구 D에 있는 E 내과의원 대표자로서 상시 근로자 5명을 고용하여 의료서비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하고,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2. 1. 13.경부터 2017. 1. 31.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한 F의 2016.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차액분 469,784원과 2017. 1. 임금 일부850,000원 등 합계 1,319,784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2. 1. 13.경부터 2017. 1. 31.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한 F의 퇴직금 일부 4,700,208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거시한 증거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금원이 근로기준법에 따른 임금에 해당함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는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31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어떤 금품이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인지를 판단할 때에는 금품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하고, 이러한 관련 없이 지급의무의 발생이 개별 근로자의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좌우되는 경우에는 금품의 지급이 단체협약·취업규칙·근로계약 등이나 사용자의 방침 등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 하더라도 그러한 금품은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23149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F에게 2015. 5.경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내과의원에 근무하는 다른 직원들과 달리 월 급여명세서상의 지급액 외에 별도로 추가금을 지급하였는데, 위 추가금 지급약정 체결경위, F과 유사한 경력의 임상병리사의 급여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위 추가금은 다른 직원들과 달리 '퇴직하지 않고 계속 근무하는 조건' 하에 F에게만 특별히 지급된 것으로서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은 아니라고 볼 여지가 충분히 있는바, 이처럼 추가금이 근로기준법상의 '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이상, 피고인으로서는 그와 달리 추가금이 '임금'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투어 볼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이므로, 그러한 피고인에게 이 사건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 위반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F은 2012. 1. 13.경부터 피고인 운영의 내과의원에서 임상병리사로 근무하다가 2017. 1. 31.경 퇴직하였는데, 그 이전인 2015. 4.경 피고인과 사이에 향후에 최소 5년간(2020. 3.경까지) 더 근무하기로 하고, 2015년도에는 월 급여 215만 원에다가 추가금 85만 원을, 2016년도에는 월 급여 230만 원에다가 추가금 70만 원을, 2017년도에는 월 급여 245만 원에다가 추가금 55만 원을, 2018년도에는 월 급여 246만 원에다가 추가금 54만 원을, 2019년도에는 월 급여 248만 원에다가 추가금 52만 원을 더 지급받기로 하되(결국 2015. 5.경부터 2020. 3.경까지 매월 300만 원씩 정액으로 지급받는 셈이 된다), 중간에 그만둘 경우에는 이미 지급받은 추가금을 피고인에게 반환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증거기록 30쪽)
F은 2015. 5.경부터 퇴직하기 직전인 2016. 12.경까지 피고인으로부터 매월 급여명세서상의 지급액에다가 위 ①항 기재 추가금을 합한 300만 원씩 지급받아 왔다.
이처럼 '피고인이 F에게 월 급여 외에 추가금을 포함하여 매월 300만 원의 정액을 지급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약정이 체결된 경위에 관하여, F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둘째 출산휴가를 들어가기 전에 퇴사 의사를 밝혔더니 '피고인이 얼마를 주면 (퇴사하지 않고 더) 근무할 수 있겠나'고 물었고, 당시 자신은 어차피 나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큰 금액인 300만 원을 주면 (계속) 근무한다고 했는데 '피고인이 흔쾌히 알겠다'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이처럼 피고인은 퇴사 의사를 밝힌 F으로 하여금 계속 근무하도록 유도하기 위하여 통상의 급여 보다 높은 수준의 금원을 지급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고, F도 그러한 사정을 충분히 인지하면서 통상의 급여 수준을 상당히 초과하는 월 300만 원을 지급받는 조건으로 계속 근무하기로 하고 종전의 퇴직의사를 번복하였다.
F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 운영의 내과 의원에서 퇴직한 후 다른 병원으로 이직하였는데 그 병원 면접 당시 피고인으로부터 받은 기존의 급여 수준을 월 300만 원이 아닌 월 270만 원으로 말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피고인 운영의 내과의원의 행정실장인 G는 원심 법정에서 'F의 퇴사 이후 새로 채용한 F과 유사한 경력 수준의 임상병리사의 월 급여는 220만 원 내지 225만 원 정도의 수준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 ①항 기재와 같은 근로계약이 체결된 2015. 4.경 전후로 F이 피고인 운영의 내과의원에서 제공한 근로의 내용에는 아무런 변동이 없었다.
피고인 운영의 내과의원에 근무하는 직원들 중에는 F을 제외하고 월급명세서상의 지급액 외에 추가금을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약정이 체결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임금에 관한 법리를 위배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제2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위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성관(재판장) 전흔자 박보미
각주1) 증거기록 30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