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은 피해자와 공소사실 기재 웨딩홀(이하 '이 사건 웨딩홀'이라고 한다)의 입점권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기 전에 위 웨딩홀을 인수하여 운영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고, 실제 피해자와 계약을 체결한 후 웨딩홀 인수대금의 지급을 완료하였다. 또한 피해자는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의 직원 이 제시한 여러 담보물 중 공소사실 기재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피고인 역시 위 토지에 담보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여 이에 응하였다. 그런데 이후 피해자는 약정한 입점보증금 중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피고인 역시 웨딩홀 운영 과정에서 경영난을 겪게 되면서 피해자로부터 받은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보증금을 편취한 것이 아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대전 서구 B에 있는 'C'을 인수하기 위하여 준비하던 중 자금이 부족하자, 피해자 D에게 웨딩홀 내 미용·드레스업체 입점권을 주겠다고 하면서 보증금을 받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위 웨딩홀에서 피해자에게 "내가 위 웨딩홀을 완전히 인수하였다. 보증금 3억 원을 주면 미용·드레스업체 입점권을 주겠다. 불안하면 내 소유의 양주시 E 토지 713 평의 시세가 13억 원 상당인데, 여기에 담보를 설정하여 주겠다."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당시 위 웨딩홀 양도인인 F에게 중도금 일부와 잔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위 웨딩홀을 완전히 인수한 상태가 아니었고, 건물주인 주식회사 G(이하 '임대인'이라고 한다)에게도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하지 않은 상황이었으며, 당시 운영하고 있던 인천 소재 'H' 또한 이미 채무초과로 인해 강제집행을 당하는 등 위 웨딩홀을 인수할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었으므로, 앞으로 위 웨딩홀을 정상적으로 인수하여 운영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였음은 물론, 피해자로부터 아래 중도금을 교부받기 전에 담보로 제공한 양주시 E 토지는 시가 5억 원 상당으로 이미 약 5억 원 상당의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어 담보가치가 전혀 없는 토지였으므로, 약속대로 피해자에게 미용·드레스 입점권을 주거나 계약기간이 만료되더라도 보증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5. 9. 19.경 미용·드레스업체 입점권에 대한 보증금 3억 원 중 계약금 명목으로 1,000만 원을 피고인 명의의 I은행 계좌로 송금받고, 2015. 9. 25.경 중도금 명목으로 1억 8,000만 원을 피고인 명의의 J은행 계좌로 송금받아 합계 1억 9,000만 원을 편취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 증거를 종합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인정사실
피고인은 2015. 8. 13. 이 사건 웨딩홀의 실질적 운영자인 F으로부터 위 웨딩홀을 13억 4,000만 원에 양수하기로 하는 내용의 영업양도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대금 중 267,969,678원은 피고인이 F으로부터 동액 상당의 채무를 인수하는 것으로 지급에 갈음하고, 계약금 1억 원은 계약 당일, 중도금 5억 원은 2015. 8. 21., 잔금 4억 원은 2015. 8. 31. 각 지급하기로 하였다.
영업양도계약서에는 '2015. 8. 1. 이후 발생하는 영업으로 인한 매출·매입 및 영업에 따른 모든 권리와 책임은 양수인에게 귀속된다.'는 취지의 조항이 기재되어 있고, 별도의 특약사항으로 '2015. 8. 1.부터 직원 및 건물 월세, 관리비를 양수인이 승계한다. 양도인의 채무 중 양수인이 인수하는 채무를 제외한 7,200만 원 상당을 (양수인이 양도인에게) 2015. 10. 31. 지급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은 F에게 위 영업양도계약 체결 당일 계약금 1억 원을 지급하고, 2015. 9. 2.부터 2015. 9. 12.까지 사이에 합계 3억 원을 지급하였다. F은 2015. 9. 2. 'F과 C 주식회사는 2015. 9. 2.자로 중도금 2억 원을 받고 금일부터 웨딩홀 직원 및 업무 일체를 양도한다.'는 내용의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여 피고인에게 교부하였다.
피고인은 위 영업양도계약 체결 후 F의 도움으로 이 사건 웨딩홀의 임대인과 임차인 변경, 임대료 인상 등에 관한 협의를 하였다.
피고인은 2015. 9. 19. 피해자와의 사이에, 보증금을 3억 원으로 정하여 이 사건 웨딩홀 내 미용·드레스업체에 관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고 당일 계약금으로 1,000만 원을 받고, 2015. 9. 25. 중도금으로 1억 8,000만 원을 받았다. 피고인은 2015. 9. 24. 피해자의 요청으로 위 보증금반환채권에 관한 담보로 이 사건 토지에 채권최고액 3억 6,0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는데, 위 토지에는 2015. 7. 2.자로 근저당권자 P조합(이하 'P'이라고 한다), 채권최고액 5억 9,800만 원의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다.
피고인은 2015. 10. 8. 임대인과 이 사건 웨딩홀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날 F과 합의 하에 피고인이 F에게 지급하여야 할 대금 중 일부의 지급에 갈음하여 임대인이 F에게 반환하여야 할 임대차보증금과 월세 선납금 합계 553,651,612원을 임대인에게 어음으로 지급한 뒤 2015. 10. 12. 같은 금액의 현금 결제를 완료하였다. 임대인은 그 무렵 F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였다.
피고인은 2015. 11. 13.부터 2017. 3. 27.까지 사이에 F에게 7,360만 원을 추가로 지급하였다.
피고인은 2016. 2. 무렵 N와 이 사건 웨딩홀 내 미용·드레스업체에 관한 입점계약을 체결하고 2016. 6.까지 웨딩홀을 운영하였으나, 2016. 1. 무렵부터 임대료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해 임대인의 신청으로 2016. 6. 건물명도 집행이 이루어졌다. N는 2016. 6.까지 위 웨딩홀에서 미용·드레스업체를 운영하였다.
판단
위 인정사실에다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보증금을 편취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먼저, 아래에서 보는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향후 이 사건 웨딩홀을 정상적으로 인수하여 운영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확실한 상태였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이미 F과 영업양도계약을 체결하고 대금 중 4억 원의 지급을 완료하였고, 그 무렵부터 영업양도계약서와 이 사건 합의서에 따라 직원들의 급여를 지급하고 입점업체를 모집하거나 업무를 처리하는 등 웨딩홀을 실질적으로 운영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임대인과 웨딩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553,651,612원을 지급함으로써 인수대금 중 9억 원 이상의 지급을 완료하였고, 이후 F에게 추가로 7,360만 원을 지급하였다.
F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받지 못한 대금이 대략 3억 원 내지 3억 7,000만 원 정도 된다고 진술한 바 있으나, 앞서 본 영업양도계약서 및 금융거래내역 등 객관적인 자료들과 부합하지 않는다. 더욱이 F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받은 돈의 액수가 얼마인지 계산을 해 보지 않아 모르겠다. 피고인에게 잔금 미지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한 바 있다. 따라서 F의 진술만으로 피고인이 웨딩홀 인수대금의 상당 부분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인정할 수 없다. 설령 피고인이 F에게 대금의 일부를 지급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F과 영업양도계약을 체결한 이래 상당기간 웨딩홀을 독자적으로 운영하였고 F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계약을 해제하지 않은 이상, 피고인이 웨딩홀 인수 여부에 관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이 임대인에게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으나, 피고인은 이미 그 전부터 F의 도움 하에 임대인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고 실제 얼마 지나지 않아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임대차보증금의 지급을 완료하였다.
피고인이 이용하던 여러 계좌의 금융거래내역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계약 체결 무렵 채무초과 상태에 있었다거나 자력이 부족한 상황이었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이 무산된 후 다른 사람과 동일 업종에 관한 입점계약을 체결하고 2016. 6.까지 웨딩홀 영업을 계속하였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증금 반환을 지체하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지급한 어음이 부도가 난 사정이나, 이 사건 토지를 비롯한 피고인 소유의 몇몇 부동산에 관하여 임의경매개시결정 등이 이루어진 사정,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약식명령을 받거나 사기죄 등으로 기소된 사정 모두 이 사건 계약 체결일부터 상당기간이 경과한 이후의 정황에 불과하다.
다음으로, 아래에서 보는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한 근저당권을 설정해 줄 당시 담보가치를 속였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였을 당시 주변에서 시세가 10억 내지 13억 원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를 담보로 4억 6,000만 원을 대출받았기에, 자신이 아는 대로 시세와 대출액을 피해자에게 알려준 것이며, 대출 당시 은행에서 실시한 감정평가액은 알지 못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피고인이 이 사건 토지의 담보 대출을 받을 당시 금융기관이 실시한 감정결과 감정평가액이 5억 8,000만 원 상당이었던 것은 사실이나,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토지의 감정평가액이 아닌 시세와 대출액만을 고지하였을 뿐이고, 피고인이 감정평가액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통상 금융기관의 감정평가액은 시세보다 낮은 경우가 많고, 이 사건 계약 체결 무렵 이 사건 토지의 시세가 수개월 전 평가된 금액 상당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토지의 객관적인 시세를 알 수 있는 증거나 피고인이 이 사건 토지의 실제 담보가치를 알고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피해자 역시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토지의 시가가 11억 원내지 13억 원 정도 간다는 말을 하였고, 자신이 시세를 직접 알아본 바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시세를 확정적으로 고지하였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은 사진을 보내달라는 피해자의 요청을 받고 피고인의 휴대전화에 있던 이 사건 토지의 진입로 전경 등이 담긴 사진을 전송해 주었고, 선순위 근저당권의 존재 및 피담보채무액을 사실대로 고지하였으며, 피해자 역시 부동산등기부 등을 확인하고 근저당권을 설정받았다.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보내준 토지 사진에 카페 건물들이 있어서 이 사건 토지상에 카페가 있는 줄 믿었는데, 나중에 가보니 실제 토지의 위치는 카페 건물 뒤편 야산 인근이어서 사기라고 생각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피고인이 보내 준 사진상 카페 건물이 있는 부분은 이 사건 토지의 진입로 부근으로서 이 사건 토지와 무관한 사진이라고 볼 수 없는 점, 부동산등기부상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이 전으로 되어 있어 건축이 불가능하므로, 실제 피해자가 지목을 확인하거나 현장을 방문하였다면 위와 같은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던 점,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자신이 원하는 곳은 담보 제공이 안 되고 '황량한 대지'만 담보로 제공된다고 하여 담보물에 믿음이 가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카페 건물에 관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2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2의 다.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송승우(재판장) 임효량 이희승
각주1) F은 2015. 10. 4.에도 '양도인은 영업권 및 웨딩홀의 모든 권한을 오늘부로 양수인에게 인계한다. 만일 차후로 양도인이 업장일에 관여 및 개입시 어떠한 처벌도 받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된 확인서를 작성하여 피고인에게 교부하였다.
각주2)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 '이 사건 계약 체결 전 피고인이 운영하던 H이 건물주로부터 명도소송을 당한 상태로서 자금상황이 좋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이에 대해 피고인은 당시 위 웨딩홀의 인테리어 공사를 임대인이 방해하여 계약을 해지하고 웨딩홀을 매각하여 권리금을 받으려 하였으나 건물주가 이 또한 방해하여 임대료를 안 냈고 이로 인해 건물 명도소송을 당한 것에 불과하다고 변소하고 있고, 실제 위 웨딩홀에 관한 건물명도 등의 강제집행이 이루어진 시점은 2016. 2.이다.
각주3)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2016. 7. 27. 개시된 임의경매절차 진행 당시 법원에서 실시한 감정결과에 의하면, 2016. 8. 8. 기준 6억 6,000만 원으로 금융기관의 종전 감정평가액 보다 높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