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9. 8. 31.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019. 9.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5,497,408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2019. 9.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5,497,408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각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의 14일 이후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한의사로서, 2017. 10. 13.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피고가 운영 중인 C병원에서 한방과장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매월 5,497,408원의 급여를 받았다.
피고는 2019. 7. 31.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징계해고할 것을 의결하였다. 의결된 해고사유는 다음과 같다.
피고는 2019. 7. 31. 징계위원회 후 원고에게 2019. 8. 31.자로 원고를 해고한다는 통보(이하 ‘이 사건 해고 통보’라고 한다)를 하였다. 이 사건 해고 통보에 기재된 해고사유는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2 내지 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징계절차 관련하여,
원고는 2019. 7. 31. 개최된 징계위원회 이전에 징계사유에 대한 근거자료를 전혀 제공받지 못했고, 징계위원회 도중에 제공받아서 제대로 소명할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징계위원회가 끝나자마자 징계위원회 결과에 대한 통보 없이 이 사건 해고 통보를 받았다.
원고는 변명과 소명자료를 제출할 만한 상당한 기간을 두고 징계위원회의 개최 일시와 장소를 통보받지 못했다. 재심신청할 수 있다는 점도 통보받지 못했다.
이 사건 해고 통보 당시 시행 중이던 취업규칙을 적용하지 않고, 이전 취업규칙을 적용하였다.
징계사유 관련하여,
어떠한 업무지시에 불응했다는 것인지 증거가 없다. 권고사직을 거부한 것을 정당한 업무지시에 불응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요양병원의 특성상 외래진료가 없어서 입원환자만을 대상으로 회진한다. 원래 회진시간은 오전이고, 오후에는 회진이 없다.
출근인식기는 자주 고장 났고, 다른 의사들은 출근인식기를 잘 사용하지 않았다.
병원장 D은 경영상의 어려움 때문에 상근 의사가 5명까지 필요 없어서 해고한다고 말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 통보는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가 계속 근로를 했을 경우 지급받았을 급여 상당액을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매월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위 각 증거, 을 제1, 14 내지 1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당시 시행되던 피고의 취업규칙 중 징계절차 관련 부분은 다음과 같다.
피고는 2019. 7. 1.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으나, 원고가 참석하자마자 나가버려 징계위원회가 진행되지 않았다.
피고는 2019. 7. 31.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다시 개최하였는데 징계위원회 개최를 통보하는 문서는 2019. 7. 24. 시행되었다. 그 문서에는 개최일시, 참석 인원이 기재되어 있었고, 안건으로 ‘제15조(복무규율), 제29조(해고사유)의 발생’이 적혀 있었으며, 징계심의 대상자가 원고로 기재되어 있었다. 그런데 위 취업규칙 제15조(복무규율), 제29조(해고사유)는 개정 전 구 취업규칙의 조항이었고, 당시 시행되던 취업규칙 중 제15조, 제29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수첩을 들고 2019. 7. 31. 15:00경 열린 징계위원회에 참석하였다. 원고는 징계위원회 도중 징계사유에 대한 근거자료를 제공받았다. 징계위원회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를 의결하였고, 15:35경 징계위원회가 끝났다. 원고는 15:58경 이 사건 해고 통보를 받았다.
C병원의 병원장 D은 2019. 7. 1. 및 2019. 7. 31. 열린 징계위원회 전후로 원고에게, 병원 경영사정이 어려워 한방과를 없애려고 한다고 말하였다.
C병원의 원무과장은 2019. 8. 5. 원고에게 ‘징계위원회에서 말씀드린 재심의 기간은 1주일 드렸습니다. 날짜가 도래함에 따라 신청하지 않으시면 없는 것으로 처리가 되오니 이 점 알고 계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으나, 원고가 위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았다.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변명과 소명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이러한 징계절차를 위반하여 징계해고하였다면 이러한 징계권의 행사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는지와 관계없이 절차의 정의에 반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다100919 판결). 징계처분에 대한 재심절차는 징계처분에 대한 구제 내지 확정절차로서 원래의 징계절차와 함께 전부가 하나의 징계처분절차를 이루는 것으로서 그 절차의 정당성도 징계과정 전부에 관하여 판단되어야 하므로, 원래의 징계처분이 그 요건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재심절차를 전혀 이행하지 않거나 재심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재심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은 현저히 절차적 정의에 반하는 것으로 무효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다31172 판결).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피고 취업규칙 제120조에서는 ‘근로자를 징계하는 경우 인사위원회를 소집하여 징계를 심의, 의결하여야 한다.’, ‘징계절차를 개시한 경우 해당 근로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징계절차는 징계의 사유와 징계의 종류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징계처분을 받은 해당 근로자는 징계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서면으로 재심신청을 할 수 있다.’라고 정하였다.
먼저 원고가 2019. 7. 31. 징계위원회의 개최 및 징계사유, 징계의 종류를 통지받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핀다. 을 제2호증의 2는 2019. 7. 24. 시행된 징계위원회 개최를 통보하는 문서인데, 을 제16호의 기재는 위 문서가 징계위원회 위원들에게 전달되었다는 내용일 뿐이고, 위 문서가 원고에게 전해졌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위 문서에 적힌 안건은 ‘제15조(복무규율), 제29조(해고사유)의 발생’이라고 기재되어 있을 뿐이고, 그마저도 개정 전 구 취업규칙을 근거로 한 것이어서 이 사건 해고 통보에서 제시된 해고사유와 관련이 없었으므로 원고가 이를 받아보았다고 하더라도 징계사유를 알 수 없었다. 따라서 원고는 2019. 7. 31. 징계위원회가 열리기 전 취업규칙 제120조에서 정한 바와 같이 징계사유를 통지받지 못하였다고 볼 수 있다.
원고가 2019. 7. 31.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충분한 변명을 하거나 소명자료를 제출함으로써 위와 같은 절차상 하자가 치유되었는지 살핀다. 원고는 2019. 7. 31.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징계의 근거자료를 제공받음으로써 비로소 징계사유를 통지받았다. 그러나 원고는 그 자리에서 13쪽 분량의 위 자료를 제대로 읽지도 못하였다고 주장하는바, 원고가 충분한 변명을 하거나 소명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받았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징계위원회는 약 35분간 진행되었고 이 사건 해고 통보는 위 징계위원회가 끝난 후 약 23분 후에 이루어졌던바, 시간적으로도 원고에게 충분한 소명의 기회가 주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원고는 징계위원회 전 병원장 D로부터 병원 경영사정이 어려워 한방과를 없애려고 한다는 말을 들은 상태여서, 경영상의 이유가 아닌 구체적 징계사유를 예상하여 파악하기 더욱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2019. 7. 31. 징계위원회에서 원고에게 일주일 정도의 시간을 줄 테니 소명 요청하면 재심의를 해 줄 수 있다고 말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C병원의 원무과장이 이 사건 해고 통보로부터 5일 후인 2019. 8. 5. 원고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으나 원고가 이를 확인하지 않았을 뿐더러, 위 메시지의 내용을 보아도 징계위원회에서 원고에게 재심신청 기간과 방법까지 통보가 되었는지 의문이다. 피고는 모든 직원이 열람할 수 있도록 취업규칙을 걸어놓았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이 사건 소 제기 당시 개정 전 구 취업규칙을 제출하였다가 제2회 변론기일 후에야 이 사건 해고 통보 당시 적용되던 취업규칙을 제출한 점을 보면, 을 제19호증의 영상에 나타난 취업규칙이 이 사건 해고 통보 당시 적용되던 취업규칙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개정 전 구 취업규칙에는 재심신청에 관한 규정이 없었던 점까지 더하여 보면, 원고에게 취업규칙에 규정된 재심절차가 보장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 통보는 피고의 취업규칙에서 정한 대로 원고에게 징계사유를 통지하여 그에 대해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거나 정당한 재심절차를 제공하지 않은 채 이루어졌으므로,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절차의 정의에 반하여 무효이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해고를 당하지 않고 계속 근로를 했을 경우 매월 5,497,408원의 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었을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일 다음날인 2019. 9. 1.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매월 5,497,408원의 급여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매월 5,497,408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에 대하여 각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의 14일 이후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청구하는데, 이는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에 기하여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여야 하는 지연이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과 같이 해고가 무효여서 근로관계가 유지됨을 전제로 임금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지연이자 청구 부분은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박평균(재판장) 이주연 민수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