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0. 10. 8. 선고 2019구합7372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다툼 없는 사실)

피고<1>는 원고에 대하여 아래 징계사유를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하였고, 그 결과에 따라 2019. 5. 8.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2>.

2.

제1징계사유

을2 내지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제1징계사유 기재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갑7호증, 갑8호증, 갑22 내지 25호증, 갑30호증의 각 기재는 원고와 위 각 서증 내용을 진술한 자들 사이의 관계에 비추어 볼 때 믿을 수 없으며, 갑27호증의 1 내지 28호증의 2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해자들이 위 발언에 관한 사소한 부분을 잘못 기억하여 진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 위 인정사실을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위 발언은 사회상규에 반하는<3> 언어폭력에 해당한다.

(1)

이 사건 처분 이전인 2019. 1. 3. 원고는 정작과장에서 보직해임되었는데, 그 처분서에는 2018. 4.부터 같은 해 12.까지 사이에 소속 부대원들에게 수차례 폭언 및 욕설 등의 언어폭력과 베레모를 얼굴에 집어던지는 등 폭행을 행사하고, 중대장 및 소대장들에게 상습적으로 욕설을 하고 인격적 모독을 가한 것이 기재되어 있다.

(2)

제3징계사유의 피해자는 원고에 대한 징계혐의 조사 과정에서 '원고의 언어 표현방법이 남들이 오해를 살 수 있을 만한 방식이었고, 소대장이나 중대장들이 힘들 수 있겠다고 생각하였으며, 원고의 언어 표현 방식에 문제가 있다.'라고 진술하였다.

(3)

피해자들은 원고의 제1징계사유 기재 발언으로 모욕감을 느꼈고, 원고와 피해자들의 관계, 원고가 위 발언을 한 장소나 경위, 위 발언 당시 원고의 행동 등을 종합해 보면, 피해자들은 위 발언으로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정상적 병영생활을 할 수 없었다.

(4)

원고는 제2행위에 관하여 혼잣말로 중얼거린 것을 피해자가 오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원고가 직접적으로 피해자를 겨냥하여 발언하지 않았더라도 피해자가 이를 듣고 정신적 충격을 받은 이상 언어폭력에 해당한다.

(5)

원고 주장과 같이 제1행위에 관하여는 "중대장이 뭐하는 거냐?", 제2행위에 관하여는 "놀러온 거냐? 생각들은 있는 거냐?", 제3행위에 관하여는 "안 그래도 어깨가 좁은데 춥다고 움츠리니 더 없어 보인다.", 제4행위에 관하여는 "죽는다.", 제5행위에 관하여는 "너 이 새끼, 생각이 있는 거야."의 발언만 하였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도 피해자의 업무상 잘못을 질책하는 것을 넘어서 피해자의 외모나 성품, 능력이나 실력의 정도 등을 비하한 언어폭력에 해당한다.

(6)

원고 주장과 같이 피해자들이 미리 업무내용을 숙지하지 못하였다거나 업무처리에 미숙하여 원고가 이를 질책하는 과정에서 언성을 높이게 된 것이라 하더라도 상급자가 하급자를 상대로 언어폭력을 가한 것이 분명한 이상 상명하복 문화가 정착되어 있는 군대에서 그로 인하여 하급자가 입게 될 심리적 고통은 매우 클 수밖에 없고, 군기 형성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는 점, 엄격한 기강과 규율이 요구되는 군대의 특수성 등을 고려할 때 그 비위의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 없다.

3.

제2징계사유

을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해자는 원고에 대한 징계혐의 조사 과정에서 '부모님한테도 해 드리지 않은 안마를 내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진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에 피해자가 직속 상관인 원고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지위에 있었던 점을 보태어 보면, 피해자가 원고와의 친분에 기하여 자발적으로 안마를 한 것이 아니라 원고의 지시에 의하여 직무와 무관한 의무 없는 일을 한 것이다<4>.

4.

제3징계사유

가.

관계 법령 및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5>.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나.

판단

갑2호증, 갑4호증, 을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제3징계사유 기재 발언은 성희롱에 해당한다. (1) 위 발언은 피해자의 신체에 관한 것으로서 피해자를 성적 대상으로 비하하는 의미를 내포하여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 내지 굴욕감을 줄 수 있다.

(2)

위 발언은 피해자가 소대장에게 복귀신고를 하던 업무수행 중 이루어진 것인데, 피해자가 소대장에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당황스러웠다.'고 하자, 소대장도 '나도 당황했다.'고 이야기하였고, 원고의 아내 L 역시 피해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내가 들어도 좀 놀랄 일'이라고 언급하였다.

(3)

피해자는 원고에 대한 징계혐의 조사 과정에서 '조금은 성적수치심을 느꼈다.'고 진술하였고, 이후 원고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나 L와의 전화통화에서도 제3징계사유 기재 발언으로 불편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해자가 위 발언에 즉시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은, 상급자인 원고에 대하여 불쾌감을 표현하여 직장생활에 문제를 일으키거나 부서 내 분위기를 해치고 싶지 않아서이다.

(4)

원고는 위 발언 당시 소령으로서 중사인 피해자보다 상관 지위에 있었고, 피해자와 민감한 신체부위에 관한 농담까지 주고받을 만한 사이가 아니다.

(5)

설령 원고에게 피해자의 피곤함을 덜어주려는 목적이 일부 있었다 하더라도,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5.

결론

제1 내지 3징계사유를 모두 인정할 수 있어 피고의 이 사건 처분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으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송승우(재판장) 김상연 전기철

각주1) 군인사법 제58조 제1항 제2호에 의하면, 장성급 장교 외의 장교, 준사관, 부사관 및 병에 대한 징계권자는 사단장(여단장을 포함한다), 전단사령관, 비행단장 및 그와 같은 급 이상의 부대 또는 기관의 장이다.

각주2) 군인사법 제56조 제2, 3호는 "제58조에 따른 징계권자는 군인이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 내지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는 제58조의2에 따른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하고, 그 징계의결의 결과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각주3)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36조 제3항은 "상관은 부하의 인격을 존중하고 배려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각주4)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26조는 "군인은 어떠한 경우에도 구타, 폭언, 가혹행위 및 집단 따돌림 등 사적 제재를 하거나 직권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제36조 제4항은 "상관은 직무와 관계가 없거나 법규 및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반하는 사항 또는 자신의 권한 밖의 사항 등을 명령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제2징계사유는 형법 제123조의 직권남용죄와 성립요건을 일부 달리한다.

각주5) 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