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9. 12. 20. 선고 2019나55866 판결

2019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2015. 8. 20.경 『ODA Junior 법률전문가 모집』이라는 공고를 내고 피고의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사업의 사업발굴·운영·관리에 대한 위험관리 및 제도개선 지원을 위하여 피고의 각 해외사무소에 파견할 ODA전문가(변호사)를 모집하였다.

나.

원고들은 위 공고를 보고 지원하여 최종합격한 사람들로, 피고와 사이에 그 주된 내용이 아래와 같은 각 국별ODA전문가 파견계약(이하 통칭하여 '이 사건 각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1)

원고 A

-

파견 국가 및 기간 : 피고 인도네시아 사무소

-

파견(계약) 기간 : 2015. 12. 21.부터 2016. 12. 20.까지

-

파견 경비 : 직접인건비 39,600,000원(1년 기준)

체재비(최초 계약시점 기준)

○

30일 이내 기간 : 동 기준 별지 11호에 따른 1인당 체재비

○

30일 초과 90일 이내 기간 : 동 기준 별지 11호에 따른 1인당 체재비 70/100

○

90일 초과 180일 이내 기간 : 동 기준 별지 11호에 따른 1인당 체재비 60/100

○

180일 초과 기간 : 동 기준 별지 11호에 따른 1인당 체재비 50/100

생활환경개선비 300달러(월 기준)

2)

원고 B

-

파견 국가 및 기간 : 피고 키르기즈스탄 사무소

-

파견(계약) 기간 : 2015. 12. 3.부터 2016. 12. 2.까지

-

파견 경비 : 직접인건비 39,600,000원(1년 기준)

체재비(원고 A의 경우와 같다)

생활환경개선비 400달러(월 기준)

3)

원고 C

-

파견 국가 및 기간 : 피고 탄자니아 사무소

-

파견(계약) 기간 : 2015. 12. 7.부터 2016. 12. 6.까지

-

파견 경비 : 직접인건비 39,600,000원(1년 기준)

체재비(원고 A의 경우와 같다)

생활환경개선비 500달러(월 기준)

4)

원고 D

-

파견 국가 및 기간 : 피고 필리핀 사무소

-

파견(계약) 기간 : 2015. 12. 7.부터 2016. 12. 6.까지

-

파견 경비 : 직접인건비 39,600,000원(1년 기준)

체재비(원고 A의 경우와 같다)

생활환경개선비 300달러(월 기준)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들의 청구 요지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들로 이 사건 각 계약의 종료일에 각 퇴직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각 계약에서 정한 직접인건비, 체재비, 생활환경개선비의 합계액으로 산정한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한 각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의 주장 요지

1)

원고들은 법무전문가로 피고와의 위임계약에 따라 위임받은 업무를 수행하고 약정한 보수를 지급받은 것일 뿐 피고의 근로자들이 아니다.

2)

이 사건 각 계약은 해외에서의 노무 제공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이므로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이 아닌 각 파견지의 법률이 적용되어야 한다.

3)

체재비와 생활환경비는 실비변상적 급여로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에 산입되지 않는다.

3.

판단

가.

원고들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두46899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3, 5 내지 13, 20 내지 23, 27, 28, 30 내지 3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피고는 원고들을 파견하는 각 해외사무소에서 원고들이 수행해야 할 과업의 내용을 이 사건 각 계약에 미리 정하였고, 파견 전 원고들에게 사전교육[사전교육은 전체 교육 일정의 80% 이상을 이수하여야 수료할 수 있다]을 실시하였으며, 파견 후 원고들로 하여금 피고의 해외사무소장의 지시에 따라 주간·분기·연간보고서를 작성해 해외사무소장의 승인을 얻은 후 피고에게 제출하도록 하였고, 해외사무소의 법률적 수요가 있을 때마다 해외사무소장의 요청에 따라 법률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②

원고들은 피고가 지정해 준 해외사무소에서 근무하였고, 각 사무소에 비치된 출퇴근 기록부 또는 타임카드 장치에 출퇴근 시간을 기입하는 등으로 근태관리를 받았으며, 이 사건 각 계약에 따르더라도 피고의 허가 또는 정당한 이유 없이 해외사무소를 이탈할 수 없고, 국내외 휴가는 파견 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해외사무소장과 협 의하여 실시할 수 있는데다,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품위를 유지하고,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종교 활동을 하지 못하는 등의 제재를 받았다.

③

이 사건 각 계약의 일부인 국별ODA전문가파견에 관한 기준에도 국별ODA전문가의 구체적인 활동 및 업무수행은 해외사무소장이 관리하며(제10조 제1항), 출장을 갈 때는 해외사무소장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하고(제13조), 일정한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피고의 승인을 얻어 일시 귀국할 수 있는데다(제14조), 해외사무소장의 승인에 연간 15일 이내에서 파견국내의 휴가를 실시할 수 있다(제15조)고 규정되어 있다.

④

원고들은 피고가 제공하는 사무실에서 피고가 제공한 비품을 사용하여 업무를 수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가 부여한 이메일 계정을 사용하였으며, 업무의 대가로 고정된 급여를 지급받았다.

⑤

피고는 원고들을 피보험자로 하여 해외근로자종합보험에 가입하였고, 질병 및 재해가 발생할 경우 피고가 가입한 인터내셔널 SOS에 의한 조치를 받도록 하였다.

나.

근로기준법 적용여부

1)

이 사건 각 계약은 피고가 원고들을 해외로 파견하여 각 파견지에서 근로를 제공하도록 하는 계약으로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해당한다. 근로기준법은 일반사법규정과는 달리 일반적·보편적 성격보다는 개별 국가에서 노사관계의 현실이나 정책을 반영하여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하고 이를 향상시키는 등의 목적을 위해 노사 계약관계에 간섭·개입하여 계약의 자유를 제한하는 개별적·특수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에 국제사법은 '계약은 당사자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선택한 법에 의한다'(제25조 제1항 본문)고 규정하여 계약의 준거법에 관하여 당사자 자치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근로계약의 경우 당사자가 준거법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근로자가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국가의 법에 의하고(제28조 제2항 전단), 당사자가 준거법을 선택하더라도 위와 같이 지정되는 준거법 소속 국가의 강행규정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부여되는 보호를 박탈할 수 없다(제28조 제1항)고 규정하고 있다.

2)

이 사건 각 계약 당시 작성한 계약서 제17조에는 '본 계약서에서 정해지지 아니한 사항은 피고의 법령, 규정, 기준 등에 따른다'고 명시되어 있는바, 원고들과 피고는 명시적으로(또는 적어도 묵시적으로나마) 이 사건 각 계약에 관한 준거법을 피고의 법령인 대한민국 법으로 선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퇴직금의 산정

1)

구체적인 퇴직금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들은 직접인건비에 체재비와 생활환경비를 더한 금액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체재비와 생활환경개선비는 생활의 기반이 국내에 있는 직원들이 해외에서 근무하게 되어 발생하는 생활상의 불이익을 보전해주기 위하여 지급되는 실비변상적 성격의 금원이라고 판단되는바, 이를 제외한 직접인건비만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고 퇴직금 액수를 결정하기로 한다.

①

원고들은 국별ODA전문가파견에 관한 기준 제11조의5 및 별지 제11호에 따라 체재비를, 동 기준 제11조의8 및 별표8에 따라 생활환경개선비를 각 지급받았는데, 위 각 별표 규정은 파견지의 근무 및 생활여건, 물가수준 등을 감안해 파견지를 국가 및 도시별 4등급으로 나눈 뒤 그 액수를 달리 정하고 있다[미국, 일본 등 생활환경의 수준이 우리나라와 유사하거나 보다 우수하다고 여겨지는 국가들의 경우 생활환경개선비가 따로 지급되지 아니한다].

②

체재비는 일비, 숙박비, 실비로 구성되는데, 지급받은 숙박비의 범위 내에서해당지역에 숙박 가능한 숙박시설이 없거나 있더라도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어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 원고들은 영수증을 첨부하여 일정범위 안에서 추가 체재비를 청구하여 받을 수 있다.

③

이 사건 각 계약 당시 작성한 계약서 기재에 의하면, 체재비와 생활환경개선비는 직접경비로 분류되어 직접인건비와 명확히 구분되어 있고, 달리 원고들이 체재비와 별도로 식사, 숙소 등을 제공받아 해외 체류를 위한 실비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퇴직금으로 원고 A에게 3,241,500원[= 1일 평균임금 108,050원(9,832,580원 ÷ 91일, 원 미만 버림) × 30일], 원고 B에게 3,262,560원[= 1일 평균임금 108,752원(9,896,451원 ÷ 91일, 원 미만 버림) × 30일], 원고 C에게 3,257,880원[= 1일 평균임금 108,596원(9,882,258원 ÷ 91일, 원 미만 버림) × 30일], 원고 D에게 3,257,880원[= 1일 평균임금 108,596원(9,882,258원 ÷ 91일, 원 미만 버림) × 30일] 및 각 이에 대하여 퇴직금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부터 피고가 그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제1심 판결 선고일인 2019. 1. 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한편, 원고는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피고가 이 사건 각 계약의성격에 관하여 다투어 온 점, 원고들과 같은 근로자가 노동청에 퇴직금 체불 관련 진정을 하였으나 중부지방고용노동청성남지청이 피고에 대하여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으로 내사종결한 점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참작하면, 피고로서는 퇴직금의 존부 및 그 범위에 관하여 법원의 판단을 받을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는 근로기준법 및 그 시행령에서 정한 지연이자 적용제외 사유에 해당된다고 판단되는바, 위 인정 지연손해금을 초과하는 원고들의 청구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 당하므로, 원고들 및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희찬(재판장) 이용희 김경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