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0. 4. 7. 선고 2019나64419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성남시 분당구 C, 3층에 있는 D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의 대표자이다.

나.

원고는 2012. 6.경 피고와 1년 계약기간의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2012. 7. 10.부터 이 사건 병원에서 간병인으로 업무를 수행하다 2016. 3. 30. 위 업무를 종료하였다.

다.

한편 피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임금 10,750,706원 및 퇴직금 6,993,488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으나 2018. 7. 18. 무죄판결을 선고받았고(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7고정1809), 그 후 검사가 항소하였으나 2018. 12. 12. 항소가 기각되어(수원지방법원 2018노4573) 2018. 12. 20. 위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호증, 을 제1,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자신이 피고의 근로자라는 전제 아래, 시간 당 최저임금에 미달하여 급여를 지급받아 발생한 미지급 임금 44,392,680원 및 그에 대한 근로기준법 소정의 지연손해금 12,858,107원, 연차를 사용하지 못하여 발생한 연차 유급휴가 보상금 1,294,800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 352,740원, 퇴직금 16,164,207원 합계 75,062,534원(=44,392,680원 + 12,858,107원 + 1,294,800원 + 352,740원 + 16,164,207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본다. 앞서 본 인정사실, 갑 제3, 4호증, 을 제1, 2, 7, 10호증의 각 기재, 갑 제2, 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 제5, 6, 8, 9호증의 각 일부 기재, 제1심 증인 E, F의 각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포함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지급받은 보수는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의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어 근로의 대가로 보기 어렵고 근로자성의 표지 중 하나인 피고의 지휘·감독권의 행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1)

원고는 개별사업자로서 피고와 근로계약이 아닌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병원에서 간병인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용역계약서(을 제1호증) 제5조는 "보수는 사업소득으로 원천징수 세금 공제 후 지급된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제 보험은 사업소득에 의거 본인 부담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원고가 개별사업자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

2)

이 사건 병원에서 원고의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한바 없고, 4대 보험 등을 직장가입자로 처리해 준 적도 없으며, 원고는 개인사업자로서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다.

3)

위 용역계약서 제4조는 '보수는 일급으로 정한다', '일급: 칠만 오천 원 정(₩75,000)'으로 규정하고 있어 원고는 하루 일당 75,000원에 실제 근무 일수를 곱하여 계산한 금액을 지급받아, 근로제공 여부와 관계없이 지급되는 기본급 또는 고정급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

4)

원고를 비롯한 간병인들은 피고의 허락 없이 대리 근무자를 쉽게 활용하였고, 간병인들이 대리 근무자를 통해 업무를 수행한 경우에도 병원은 간병인들에게 보수를 지급하고 간병인이 보수 중 얼마를 대리 근무자에게 지급하는지 관여하지 아니하였다.

5)

원고와 피고 사이의 용역계약서에 업무 범위에 관한 규정이 없고 피고가 간병인들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직접적으로 지휘·감독한 적은 없고, 간병인들에 대해 구체적인 업무교육을 실시한 적도 없다. 원고는 기본적으로 다른 병원에서 해왔던 기존 간병업무 경험과 관행에 따라 간병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6)

병원 내 간호사들에게 적용된 취업규칙, 인사 · 복무규정은 원고에게 적용되지 아니하였다. 병원 내 간호사들은 지문 인식시스템을 통하여 출 · 퇴근 시간을 기록 하였으나, 원고를 비롯한 간병인들에게는 이러한 제도가 없었고, 간병인들의 출·퇴근을병원에서 별도로 확인하지도 않았다. 간병인들은 '간병여사님 근무표'에 근무한 날을 표시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근무일수에 따른 보수를 용역계약서에서 따라 지급하기 위해 작성되는 것으로 보이고, 위 근무표에 의하더라도 근무한 날짜 및 총 근무 일수만이 기재되어 있을 뿐 출·퇴근 시간 등의 표시는 없어 피고가 원고의 출·퇴근 여부나 근무 여부를 검증하거나 상시적으로 관리하며 근태관리를 한 것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7) F은 원고와 함께 이 사건 병원에서 간호사들의 지시를 받았고 간병에 필요한 물품은 이 사건 병원에서 제공받은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으나(갑 제5호증의 1), 간병업무는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의 진료 및 치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어서 병원으로서는 입원 환자들의 진료 및 치료와 관련된 범위 내에서는 간병업무가 원활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관여하거나 상대방의 요청에 응하여야 할 경우가 있을 수 있어 위 진술 내용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를 구체적으로 지휘 · 감독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따라서 열악한 지위에 있는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에 대하여 구체적인 업무 환경에 따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설령 피고가 간병인 G, H와 합의를 하였다 하더라도 간병인들이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법리적 판단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태훈(재판장) 안희경 김봉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