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 사실
피고는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C을 실질적으로 운영하였다.
원고 등 근로자들은 C으로부터 임금 및 퇴직금 등을 지급받지 못하자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이하 '노동청'이라 한다)에 피고를 근로기준법위반 등 혐의로 진정하였고 노동청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위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송치하였다.
D, E은 위와 같은 수사 과정에서 원고 등 근로자들을 대리하여 피고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를 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합의에 따른 16,906,363원을 지급하지 못하였고 그 후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공소제기되어 2020. 5. 8. 징역 10월을 선고받아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2017. 2. 1.부터 2018. 3. 15.까지 C에서 근무하다가 임금, 퇴직금 및 퇴직위로금 합계 16,906,363원(이하 '이 사건 금액'이라 한다)을 지급받지 못하였고, 이 사건 합의를 통해 피고로부터 2018. 9. 20.까지 이 사건 금액을 지급받기로 약정하였으므로 피고는 위와 같은 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이 사건 합의 제4항은 '합의사항이 이행되지 않는 경우 진정취하 및 처벌불원의사표시의 효력이 없다'는 취지이고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금액을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의 효력이 소멸되는 것은 아니므로, 피고가 2018. 9. 20.까지 원고에게 이 사건 금액을 지급하지 않더라도 피고의 약정금 지급의무는 그대로 유지된다.
판단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임금 등 명목이 아니라 이 사건 합의에 따른 약정금 명목으로 이 사건 금액의 지급을 구하면서 이 사건 합의 제4항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무조건적인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합의 제4항에 따라 피고의 약정금 지급의무가 소멸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가 무조건적인 약정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지, 즉 이 사건 합의 제4항에 따라 피고의 약정금 지급의무가 소멸하였는지 여부라 할 것이다.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계약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6. 22. 선고 2014다22580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합의 제1항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C의 미지급 임금 등 합계 16,906,363원을 합의금 명목으로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그러나 이 사건 합의는 피고가 원고에게 '합의금' 명목으로 약정된 이 사건 금액을 지급할 것을 정지조건으로 하여 원고가 피고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의사를 표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고(제3항), 이 사건 금액을 지급하지 않으면 '본 합의' 및 진정취하서는 효력이 없으며 합의서를 폐기한다고 정하고 있다(제4항). 따라서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약정된 지급기일까지 합의금이 지급되지 않으면 피고의 합의금 지급의무는 소멸하고 그에 따라 조건부 처벌불원의 의사 역시 위 지급기일까지 합의금이 지급되지 않음으로써 철회되었다고 보는 것이 문언과 당사자가 의도한 목적에 충실한 해석이다. 이와 달리 위 지급기일까지 합의금이 지급되지 않았더라도 처벌불원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합의금 지급의무는 그대로 존속한다고 보는 것은 피고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를 원고에 대하여 현실적으로 합의금이 지급될 것이라는 조건과 결부시키고자 한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고 정해진 지급기일까지 합의금이 지급되지 않을 경우 합의 전체의 효력이 상실된다고 정한 이 사건 합의 제4항의 문언에 반한다.
결국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하현국(재판장) 양시호 안현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