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0. 4. 2. 선고 2019노0022 판결

2019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된 후에 제출된 2019. 10. 16.자 항소이유서의 기재는 항소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 살펴본다)

가.

사실오인(업무상횡령의 점)

피해자 E는 투자 비자를 발급받기 위하여 I으로부터 10만 달러를 빌려 피고인 측에 투자금을 지급하였다. 피해자는 투자 비자를 발급받은 다음 10만 달러의 반환을 요청하였고, 피고인은 피해자가 I으로부터 차용한 돈을 갚아주라는 취지에서 아버지인 G에게 피해자의 투자금 상당액 1억 1,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따라서 G이 그 돈을 I에 대한 자신의 채무를 변제하는 데에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의 의사와 무관하고 피고인이 투자금 반환을 거부할 당시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에게 반환할 투자금이 남아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에게 횡령의 고의 및 불법영득의 사가 없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업무상횡령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피해자는 2013. 1.경부터 수원시 팔달구 D, L에 있는 지하상가에서 같은 네팔인과 함께 식당을 운영하였고, 2013. 6.경부터는 혼자 위 식당(이하 'M'이라 한다)을 운영하다가 2014. 5. 16. 체류 비자 만료로 네팔로 귀국한 사실, ② 피해자는 2013. 9. 25. 네팔로 귀국하기 전 위 M과 관련하여 피고인과 사이에 체류 비자 발급 사정으로 영업자 지위 및 임차인 지위를 피고인에게 위임하는 내용의 양해 및 위임 합의서를 작성한 사실, ③ 그 후 피해자는 2015. 1. 13. 치료 비자를 발급받아 한국에 다시 입국하였고, 피고인은 2015. 1. 28. 피해자와 사이에 위 2013. 9. 25.자 양해 및 위임 합의서의 약정이 유효하고, 피해자가 요청하면 언제라도 M을 현 상태대로 피해자에게 명도한다는 내용의 이행각서를 작성한 사실, ④ 피해자는 한국에서 체류하기 위한 비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피고인 어머니의 권유로 외국인투자기업을 운영하던 피고인과 투자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식당 영업을 동업하기로 한 사실, ⑤ 이에 피해자는 2015. 2. 12. 피고인과 N이 운영하는 C 주식회사에 투자금 명목으로 미화 10만 달러(110,494,189원)를 투자한 사실, ⑥ 피해자는 2015. 3. 11. C 주식회사의 공동대표이사에 취임하고 같은 달 12. 등기를 마쳤고, 한국에서 체류할 수 있는 투자 비자를 발급받은 사실, ⑦ 피해자는 위와 같이 투자금을 입금한 후 M을 운영하던 중 2016. 7. 8. 피고인에 의하여 C 주식회사의 공동대표이사에서 해임되었고, 이에 피고인에게 투자금 1억 1,000만 원의 반환을 요구하였으나, 피고인은 이미 I에게 1억 1,000만 원을 지급하였다고 하면서 위 투자금의 반환을 거부한 사실, ⑧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가 투자금을 입금한 후 C 주식회사 예금계좌에서 2015. 3. 10.부터 같은 달 16.까지 합계 9,800만 원을 계좌이체 하거나 현금으로 인출하여 아버지인 G에게 전달하였고, G은 위 9,800만 원에 1,200만 원을 보태어 1억 1,000만 원을 I에게 지급한 사실, ⑨ I은 피고인의 아버지인 G에 대하여 약 2억 2,000만 원의 채권을 가지고 있었고, 위 1억 1,000만 원은 G에게 빌려준 돈의 일부로 지급받은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⑩ 2013. 9. 25.자 양해 및 위임 합의서 및 2015. 1. 28.자 이행각서에 의하면, 피해자가 비자 발급 문제로 네팔로 출국하기 전 피고인에게 임시로 M의 운영을 맡긴 것으로 보임에도, 피고인은 그 내용을 모르고 합의서 및 각서에 서명하였다거나 2013. 9.경에 위 M을 인수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그에 관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피고인은 수사기관에 인수 관련 서류를 제출한다고 하면서도 이를 제출하지 않았고, 이 법원에도 제출하지 않았다), ⑪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투자금을 지급한 후 18개월여 동안 C 주식회사의 공동대표이사의 직을 가지고 식당 운영을 담당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가 투자한 미화 10만 달러(110,494,189원 상당)의 반환을 거부하여 동액 상당을 업무상 횡령하였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심의 사실 인정은 정당하고, 이러한 사실과 이들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 판시와 같이 피고인은 불법영득의사를 가지고 피해자에게 투자금 10만 달러를 이미 반환한 것처럼 허위 주장을 하며 그 반환을 거부함으로써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인정되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피고인은 원심에서부터 피해자가 I으로부터 10만 달러를 빌려 투자금을 마련하였고, 피해자의 요청으로 I에게 투자금 상당액인 1억 1,000만 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반환을 마쳤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I은 원심 법정에서 '본인은 피해자에게 10만 달러를 빌려준 적이 없고 오히려 G에게 2억 2,000만 원을 빌려주었다가 2015년경 모두 받았다'라고 피고인의 주장에 배치되는 진술을 하였다. I과 피해자, 피고인, G 등의 관계에 비추어 볼 때 I이 위증의 벌을 무릅쓰고 허위 사실을 진술하면서까지 피해자에게 유리하게 증언할 만한 사정이 발견되지 아니한다. 또한 I이 피해자 측에 위 투자금 상당액인 10만 달러를 지급하였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도 발견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해자가 I에게 10만 달러를 차용하여 피고인에게 투자금을 지급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2)

피고인은 제1회 경찰 조사에서 '5,000만 원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투자금을 반환하기 위해 출금한 것이고 4,800만 원은 피해자가 직접 출금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가(증거기록 60쪽), 제2회 경찰 조사에서는 '2015. 2. 경 법인 통장에서 피고인 개인통장으로 5,000만 원을 이체하였고 그 후 아버지가 인출해서 피해자에게 전달했다. H 3번 출구 앞에서 피해자, I, G 3인이 만나서 1억 원을 돌려주었다고 들었다'고 진술하였으며(증거기록 117~118, 121쪽), 검찰 조사에서는 '피고인이 5,000만 원을 법인 계좌에서 피고인 개인 계좌로 송금하였고, G이 H역 3번 출구 근처 F에서 위 5,000만 원을 인출하였으며, G의 개인 계좌에서 1,200만 원을 인출하여 합계 6,200만 원을 피해자에게 직접 교부하였고, 나머지 4,800만 원은 피해자가 직접 수원시에 있는 F 지점에서 현금으로 출금하였다'라고 진술하였는바(증거기록 169쪽), 그 투자금 반환 경위와 금액 등에 관한 피고인의 진술은 일관성이 없다. 피고인의 아버지 G 또한 원심 법정에서 '2015. 3. 16. 5,000만 원과 4,800만 원을 은행 계좌에서 이체하고 저에게 있는 1,200만 원을 합쳐서 F에 황급히 가서 I에게 현금 전달하였다. I에게 돈을 반납할 때 다른 사람은 없었다'라고 피고인의 위 각 진술과 다르게 진술하였다(공판기록 153~154쪽). 피고인이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그의 I에 대한 차용금 상당액인 1억 1,000만 원을 I에게 변제하는 방법으로 투자금을 반환하였다면 위와 같이 그 경위를 일관되게 진술하지도 못하고 그 반환에 관여하였다는 아버지 G과도 다르게 진술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3)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의 위와 같은 진술과 다르게 자신은 피해자에게 투자금을 반환하는 줄만 알았을 뿐 G이 진행한 구체적인 투자금 반환과정을 알지 못하였고 관여하지도 않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피고인 주장과 같이 아버지 G에게 피해자의 I에 대한 차용금을 변제하는 일을 맡겼을 뿐이라고 한다면, 피고인이 요청한 명목과 다르게 G이 피고인과 상의 없이 자신의 I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는 데에 돈을 사용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일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위 반환시점으로부터 약 1년 4개월이 지난 이 사건 당시까지 그 사실을 몰랐다는 것도 상식에 반하는 점, 피해자의 투자금이 입금된 법인 계좌에서 2015. 3. 10. 3,000만 원, 2015. 3. 12. 2,000만 원이 피고인의 개인 계좌로 입금되었다가 다시 출금되기도 한 점, C 주식회사는 피고인 및 피고인의 친인척들이 설립하여 운영하는 법인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2013년부터 C 주식회사의 공동대표이사로 취임하여 B 수원지점을 운영하였던 점, 피고인은 2016. 7. 8. 피해자와 갈등이 생기자 피해자를 일방적으로 공동대표이사에서 해임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법인 운영에 상당한 주도권을 가지고 이 사건 투자금 반환 문제를 포함한 법인의 업무를 처리해 온 것으로 보이므로, 위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4)

피해자는 2015. 2. 12. 투자금을 지급하고 2015. 3. 3. C 주식회사의 사내이사로 취임하였으며, 2015. 3. 11. 위 법인의 공동대표이사로 취임하고 투자 비자를 발급받아 약 17개월 이상 위 법인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일하였다. 피고인의 주장대로라면 피고인은 2015. 3. 경 이미 투자금이 피해자에게 반환된 것임에도 피해자를 공동대표이사로 등재한 상태에서 국내에 체류할 수 있는 투자 비자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면서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같이 일을 하였다는 것인데, 피고인이 이미 투자금을 반환한 뒤에도 피해자에게 그러한 이익을 제공할 뚜렷한 이유가 없어 보인다.

5)

형사재판에 있어서 관련된 민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력한 인정자료가 된다(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도7487 판결 등 참조). 피해자는 피고인 및 동업자 N, C 주식회사를 상대로 'B' 식당 건물의 인도 및 투자금의 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1심(수원지방법원 2016가단532866)은 건물인도청구만 인용하였으나 항소심(수원지방법원 2018나55784)은 피해자의 투자금 반환청구까지 인용하며 피해자의 요청으로 이미 투자금을 I에게 반환하였다는 피고인 측의 주장을 배척하고 오히려 피고인이 자신의 아버지 G의 채무 변제를 위하여 피해자의 투자금을 I에게 지급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위 민사판결은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기각으로 확정되었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은 자백하며 반성하는 점, 피고인이 당심에서 위 각 죄의 피해자 K와 합의하여 K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지 않은 점, 피고인에게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의 가족 및 지인들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인의 업무상횡령죄는 피고인이 국내에 장기간 체류할 수 있는 비자가 절실하였던 피해자로부터 고액의 투자금을 수령한 다음, 그로부터 2년이 지나기도 전에 피해자를 공동대표이사에서 해임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투자 비자를 이용해 국내에 체류할 수 없게 만들더니,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들며 투자금의 반환까지 거부한 것으로서 그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고 피해액 등에 비추어 죄책도 무겁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당심까지도 피해자의 채권자에게 피해자의 요청을 받고 차용금을 대신 지급하는 방법으로 투자금을 반환하였다는 등의 변명을 하며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

여기에 피고인이 위 업무상횡령죄의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한 점,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는 점 등의 사정들과 동종·유사사건과의 양형의 형평성,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당심에서 일부 범죄의 피해자와 합의한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형식(재판장) 박지은 이은경

각주1) 피해자는 한국의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산재를 당하여 치료 목적으로 치료 비자를 받고 한국에 체류하고 있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