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9. 11. 22. 선고 2019노268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E는 피고인으로부터 전기공사를 도급받았을 뿐, 피고인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근로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E가 피고인의 근로자라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성남시 분당구 B에 있는 'C'의 실제 경영자로서 상시근로자 1명을 사용하여 건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없는 한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및 그밖의 일체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12. 19.부터 2017. 12. 27.까지 성남시 분당구 D에 있는 사무실 전기공사(이하 '이 사건 전기공사'라고 한다) 현장에서 근무한 E의 2017년 12월 임금 1,370,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다.

당심의 판단

그러나 원심이 한 위와 같은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1)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근로자가 실제로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가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의 경제적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했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마음대로 정할 여지가 크므로, 그런 사정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근로자가 아니라고 인정하면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2)

그런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E는 이 사건 전기공사를 시공하기 전에도 '전기공사 일거리가 있다는 연락이 오면, 일정을 조정한 후, 전기공사를 시공하고, 그 공사대금을 지급받는 방식'으로 피고인으로부터 3차례 정도 전기공사를 받아 시공한 경험이 있는 점, ② 피고인은 이 사건 전기공사 현장인 사무실의 인테리어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그 중 이 사건 전기공사를 자격증을 소지한 E로 하여금 진행하게 했으며, E는 자신이 데려온 인부 1명과 함께 이 사건 전기공사현장에서 일했는데, 피고인이 위 인부 1명의 채용에 대하여 관여했거나 관여할 수 있었다는 사정이 기록상 전혀 드러나 있지 않은 점, ③ 이 사건 전기공사는 사무실에 조명기구를 설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데, E와 위 인부 1명은 조명기구를 설치하는 데 필요한 배선이나 파이프같은 자재, 드릴이나 펜치 같은 공구 등을 자신들이 직접 준비해서 이 사건 전기공사를 시공한 점, ④ E가 작업의 시작과 종료, 공정의 구체적인 내용 등을 피고인에게 보고했다거나, 피고인이 E에게 이 사건 전기공사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시를 했다는 사정이 기록상 드러나 있지 않은 점, ⑤ 피고인과 E는 이 사건 전기공사를 시작할 무렵 아무런 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았고, 다만 피고인은 이 사건 전기공사 공정표에 적혀있는 공사대금 3,839,395원을 E에게 알려주었는데, E는 이 사건 전기공사를 마친 뒤 이 사건 전기공사에 들어간 비용이 합계 487만 원(= 인건비 3,825,000원 + 자재비 945,000원 + 경비 10만 원)이라며 피고인에게 위 금액의 지급을 요청했지만, 피고인은 E에게 이 사건 전기공사 공정표에 적혀있는 공사대금에 가까운 3,825,000원만을 지급한 점, ⑥ 이에 E가 피고인으로부터 인건비를 모두 지급받지 못했다며 피고인을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장에게 진정하기에 이른 점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E가 피고인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2.가.항과 같은데, 이는 위 2.다.항에서 본 것처럼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귀옥(재판장) 김정운 박병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