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9. 10. 24. 선고 2019노3477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별지 표 순번 16번 기재 근로자 X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표 순번 16번 기재 근로자 X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은 무죄.

검사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 회사는 근로자들과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한 사실이 없으므로, 근로자들의 공차운행 및 운행관리 업무에 대해서도 그에 상응하는 수당, 즉 연장·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이 명백하고,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연장·야간근로수당은 피고인 측에서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산정된 것으로 그 확정된 액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연장·야간근로수당의 지급의무와 그 범위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어 피고인의 범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연장·야간근로수당에 관련된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7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 무죄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화성시 G 소재 주식회사 H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110명을 사용하여 시내버스 운수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1)

근로기준법위반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3. 7. 4.부터 2015. 1. 13.까지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J에 대하여 연장·야간근로수당 합계 932,269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을 비롯하여 별지 표 기재 '연장·야간근로수당'란 기재와 같이 위 사업장에서 근로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16명에 대하여 연장·야간근로수당 합계 33,452,827원을 각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별지 표 기재 근로자들 중 B, C, D(2015. 5. 20.자 퇴직으로 인한 퇴직금 부분), E, F 총 5명에 대하여 해당 퇴직금을 각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판단

1)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인은 화성시내 17개의 시내버스 노선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H(이하 'H'라고 한다)의 대표이사이고, 별지 표 기재 각 근로자들은 같은 표 기재 해당 입사일부터 퇴직일까지의 기간 동안 H에서 운전기사로 근무한 근로자들(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고 한다)이다.

나)

H와 H 근로자들이 소속된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2014년도부터 2016년도까지)은 시업(출근)시간을 '배차기준 첫 출발시간'으로, 종업(퇴근) 시간을 '배차기준 막차 도착시간'으로 정하고 있고, 같은 당사자 사이에 체결된 임금협정은 정규직은 1개월 당 14일 및 1일 당 17시간을 근무하는 것을 만근으로 보고, 1일 17시간 중 8시간은 기본근로시간, 7시간은 연장근로시간, 2시간은 연장근로시간 및 야간근로시간으로 보아 할증률(연장근로시간은 1.5, 연장 및 야간근로는 2.0)을 인정하며, 여기에 시급을 곱하여 정액인 월급여액을 산정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2017년도 임금협정에서는 연장근로시간을 6시간으로 정하였고, 계약직 및 계약직 지선의 경우 정규직과 연장근로시간 또는 야간근로시간에 차이가 있다).

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퇴직일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2017. 9. 15. '운전기사들이 버스 운행을 위하여 차고지에서 버스출발지로 이동하였다가 운행이 종료된 후 버스도착지에서 차고지로 다시 이동하는 일과 버스 점검, 청소 등 버스의 운행을 준비하고 마감하는 일도 업무에 포함되는데, 피고인이 그 업무시간(위 버스이동시간을 이하 '공차운행시간'이라고 하고, 위 운행준비와 마감에 소요되는 시간을 이하 '운행관리시간'이라고 한다)에 상응하는 연장·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등의 사유로 수원지방검찰청에 피고인 등을 고소하였다(위 사건에 대한 수사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이 담당하였다).

라)

피고인은 2017. 11. 30. 노동청에서 수사를 받으면서 '피고인은 공차운행시간을 감안하여 근로시간 내에 휴게시간을 충분히 주고 있었기 때문에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할 이유가 없고, 야간근로수당의 경우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통해 실제 야간근로시간에 관계없이 일정액을 지급하기로 정하였으므로 별도로 이를 지급할 이유 없다.'라는 취지로 주장하였고, 원심 공판 과정에서도 '버스기사 개개인의 연장근로시간과 야간근로시간을 정확히 산정하기 어려우므로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통해 일정시간의 연장근로시간과 야간근로시간을 간주하는 간주근로시간제를 시행한 것이므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추가로 연장·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라고 주장하였다.

마)

이 사건 근로자들은 최초 피고인을 고소할 당시 공차운행시간 1시간, 운행관리시간 0.5시간을 포함한 이 사건 근로자들의 평균근로시간이 19.5시간이고 그 중 11. 5시간은 야간근로, 4. 5시간은 야간근로 및 연장근로에 해당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이에 상응하는 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이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들이 산정한 미지급 연장·야간근로수당은 합계 약 1억 4,000만 원이었다.

그런데 노동청에서 조사가 진행되면서 H의 관리부장인 R이 노동청의 요구에 따라 각 노선별 공차거리 및 소요시간, 운행관리시간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였고, 노동청에서 이를 기준으로 공차운행시간 및 운행관리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지급되어야 할 연장·야간근로수당을 산출한 다음 거기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이미 지급된 연장·야간근로수당을 공제한 차액은 별지 표 '연장·야간근로수당'란의 기재와 같은바, 그 합계액은 33,452,857원이다.

2)

구체적 판단

가)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 여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다57852 판결 참조). 이때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그 정액의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1060 판결 등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나)

위 인정사실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면밀히 살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근로기준법위반 내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따라서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은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통하여 실제 야간근로시간에 관계없이 일정액을 지급하기로 정하였으므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공차운행시간 및 운행관리시간에 따른 연장·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②

버스운전 업무는 운행코스, 교통상황, 운전기사들의 운전습관 등에 따라 그 운행시간이 일정하지 아니하고, 동일한 버스기사라 하더라도 교통상황에 따라 운행시간에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으므로,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고, 버스의 일반적인 운행시간 등에 비추어 볼 때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당연히 예상되므로, 포괄임금약정의 합의가 허용되는 사업영역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③

이 사건 근로자들은 근무기간 동안 특별한 이의 없이 임금협정에서 정해진 대로 임금을 수령해 왔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근로자들이나 그 밖에 다른 근로자들이 근무를 하면서 피고인에게 공차운행시간이나 운행관리시간을 고려한 수당의 추가 지급을 요구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④

H가 소속된 T 조합에 가입된 다른 운송회사들도 개별 버스운전사별로 정확한 근로시간을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관행적으로 평균적인 근로시간을 산정하고 이를 근거로 기본급,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⑤

위와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인으로서는 H와 그 소속 근로자들 사이에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생각하고 근로자들에게 연장·야간근로수당 및 이를 토대로 산정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⑥

더욱이 이 사건 근로자들이 고소 당시 주장한 미지급 연장·야간근로수당 액수와 노동청에서 R이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산정한 미지급 연장·야간근로수당 액수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고, 위와 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산정한 미지급 연장·야간근로 수당도 그 정확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므로, 피고인에게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퇴직일 무렵 연장·야간근로수당 및 이를 토대로 산정된 퇴직금의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범행은 H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퇴사한 근로자 14명의 수당 합계 6,727,400원 및 근로자 8명에 대한 퇴직금 합계 5,910,340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으로,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근로자들의 수와 미지급된 임금의 액수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다고 볼 수 없는 점, 피고인은 동종 범죄로 벌금형 3회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의 사정들은 인정되나, 이는 원심의 양형에서 이미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비롯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의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는 점, 피고인이 미지급 임금에 관하여 다툼이 있어 근로자들에게 일부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이고, 이후 회사에서 인정하는 미지급 임금만큼을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등 피해회복을 위하여 노력한 점 등의 사정들과 동종·유사사건과의 양형의 형평성,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4.

직권 판단

김사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표 순번 16번 기재 근로자 X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공소를 제기하였음이 명백한데도(공판기록 19~21쪽), 원심은 판결 이유와 주문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을 누락하였다.

5.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판단 누락의 잘못이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별지 표 순번 16번 기재 근로자 X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 검사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이유]

무죄부분

1.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표 순번 16번 기재 근로자 X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화성시 G 소재 주식회사 H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110명을 사용하여 시내버스 운수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별지 표 기재 근로자들 중 X에 대하여 해당 퇴직금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위 사실오인 주장 및 판단 부분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고의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형식(재판장) 김태진 김회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