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근로자 D에게 연장·휴일근로 수당을 미지급하였고 그에 대한 고의도 있었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는데도, 원심이 사실을 오인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이 무죄라고 잘못 판단하였다.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이천시 B 소재 C(이하 '학교'라고만 한다)의 교장으로, 상시 60여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교육서비스업을 하는 사용자였다.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고,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임시로 지급하는 임금, 수당,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것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피고인은 사업장인 위 학교에서 2013. 6. 21.부터 2018. 2. 28.까지 근로한 근로자 D의 2014. 4. 임금(연장·휴일근로수당) 433,810원을 비롯하여 별지 체불금품 내역과 같이 2014. 4.부터 2016. 12.까지 임금 합계 19,535,505원을 매월 임금정기지급일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려면 사용자인 피고인에게 고의, 즉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에 지급해야 하는 임금의 존재에 대한 인식과 그러한 인식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려는 의사가 있었어야 하는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에게 미지급된 연장·휴일근로수당의 존재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할 것이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연장·휴일근로수당 미지급에 대한 고의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연장·휴일근로수당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실제 근무실적에 따라 지급되어야 할 시간외, 야간 및 휴일수당 등을 근로시간 및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고 계산의 편의와 직원의 근무의욕을 고취하는 뜻에서 매월 일정액을 제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5. 6. 9. 선고 2005도1089 판결 등 참조).
D과 학교 사이에 근로계약서 외에 D의 연장·휴일근로수당에 관하여 지급할 수당의 액수를 정액으로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이행확인서가 작성되었는데, 위 법리에 위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위 이행확인서에 따른 계약이 무효라고 단정할 수 없다.
D의 주된 업무는 피고인의 출·퇴근 시 피고인을 자동차로 이동시키는 것이었는데, D의 원심 법정진술에 의하더라도 그 시간은 출근의 경우 40%, 퇴근의 경우 80% 정도가 일정하지 않았고, 바로 전날에서야 그 시간을 알 수 있는 경우가 많았으므로, D의 근무시간을 일률적으로 정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D은 위 업무 외에는 주로 학교 관리실에서 대기하다가 피고인이 시키는 심부름이 있으면 처리하고 피고인이 외출할 경우 자동차로 피고인을 이동시키는 업무를 처리하였으므로, D의 실질적인 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것도 어려워 보인다.
피고인이 출장 등으로 출근하지 않을 경우 D 역시 출근할 필요가 없었고, 퇴근하는 피고인을 자택으로 이동시킬 필요가 없을 경우 D은 일찍 퇴근하기도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앞서 든 사정들을 모두 감안하여 연장·휴일 근로시간을 산정하는 데 불합리하게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위 대기시간 동안 D을 따로 관리·감독하는 사람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D이 위 시간에도 실질적으로 피고인의 지휘·감독 하에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는데다, D의 위와 같은 업무 형태 및 내용, 시간, D이 이전 직장에서 운전기사로 근무할 당시에도 시간외 및 휴일근로수당을 정액으로 지급받았던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위 이행확인서에 따른 계약이 D에게 불리한 내용이라고 단언할 수도 없다.
D은 휴일에 근무한 경우 한 달에 한 번씩 학교 행정실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휴일근로내역과 영수증을 제출하여 그 비용을 수령하였고, 학교는 위 이행확인서 내용에 따라 D에게 해당 금액을 지급하여 왔다.
D은 2017. 5. 24.경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에 연장·휴일근로수당에 관한 진정서를 제출하고, 2017. 5. 25.경 피고인에게 미지급 연장·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냈는데, 그 이전에는 학교나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나 연장·휴일근로수당 부족 여부에 관하여 불만을 표시하거나 이의를 제기한 바가 없다.
달리 피고인이 위 이행확인서에 따른 계약이 무효이고, 따라서 D에게 추가로 연장·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사정과 자료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이 사건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수일(재판장) 김태균 김경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