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0. 8. 21. 선고 2019노7241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돈을 송금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음에도, 원심은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2.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7. 3. 6.경 성남시 이하 불상지에서 피해자 B에게 전화하여, "내가 C 건설현장의 함바집을 운영하는 데 급전이 필요하니 200만 원을 빌려주면 1주일 뒤에 갚겠다"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은 함바집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능력이 되지 않았고,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차용하여 이를 생활비 등으로 사용할 생각이었으며, 별다른 재산이 없었으므로 피해자로부터 위와 같이 금원을 차용하더라도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고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같은 날 차용금 명목으로 피고인 명의 D은행 계좌(E)로 200만 원을 송금받아 편취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2017. 7. 18.경까지 총 7회에 걸쳐 합계 2,900만 원을 송금받아 편취하였다.

3.

판단

가.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등 참조). 또한 형사항소심은 속심이면서도 사후심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점과 아울러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 등에 비추어 볼 때, 제1심이 증인신문 등의 증거조사 절차를 거친 후에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경우에, 항소심의 심리 결과 일부 반대되는 사실에 관한 개연성 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하더라도 제1심이 일으킨 합리적인 의심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정도에까지 이르지 아니한다면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제1심의 판단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단정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도11428 판결 참조).

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변제의사나 변제능력, 차용금의 용도, 차용조건 등에 관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거나 피해자가 이에 속아 처분행위를 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다.

위 법리와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까지 보태어 이 사건 증거를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①

이 사건 공소사실의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1 내지 4항의 함바집 관련 금전차용에 관하여 본다. 피해자는 위 함바집에 투자할 것을 상당한 시간 동안 검토하여 왔고, 그 과정에서 위 함바집의 개업 준비상황 및 그 운영과 관련된 제반사항을 충분히 파악하여 왔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2017. 5. 15.경 위 함바집에 투자하기 위하여 피고인과 투자계약서(증거기록 28쪽~30쪽)를 작성하기도 하였다. 이상과 같은 점에 비추어 피해자는 피고인의 전체 재산으로부터 변제받을 것을 기대하고 피고인에게 돈을 빌려준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위 함바집을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수익으로부터 차용금 또는 투자수익을 돌려받을 것으로 기대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에 반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 함바집의 개업준비 상황이나 그 운영에서 발생하는 예상수익금 등에 관하여 과장하거나 허위로 기망하였다는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피고인도 위 함바집의 운영에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피해자에게 위 차용금을 변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②

이 사건 공소사실의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5 내지 7항의 장어식당 관련 금전 차용에 관하여 본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운영하던 장어식당을 여러 차례 방문하여 그 영업상황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가 먼저 피고인에게 위 장어식당을 자신이 운영해 보고 싶다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하였으며,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2017. 7. 17. 작성된 금전차용증서에도 "피고인의 임차료 및 관리비의 입금이 3회 이상 연체될 경우 H는 피해자가 운영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이상과 같은 점에 비추어 이 부분 차용금 역시 피해자는 피고인의 전체 재산이 아니라 위 장어식당의 운영에서 나오는 수익금으로부터 변제받을 것을 기대하였고, 설사 피고인으로부터 변제를 받지 못하더라도 피고인으로부터 위 장어식당을 인수하여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에 반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 장어식당의 운영에서 나오는 수익금 등에 관하여 과장하거나 허위로 기망하였다는 사정은 찾아볼 수 없고, 피고인도 위 장어식당에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피해자에게 위 차용금을 변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③

검사는 당심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의 일시에 즈음한 때인 2017년부터 2018년경 당시 피고인이 운영하던 음식점 종업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처벌받은 내역을 근거로, 당시 피고인이 종업원들에게 임금을 주지 못할 정도로 무자력 상태에 있었으므로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변제할 능력이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위와 같이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무자력 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당시 자신의 전체적인 경제력 등 변제능력에 관하여 허위로 이야기하는 등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기망하였다거나 또는 그에 관한 중요한 사실을 묵비하였다고 볼 사정도 없다.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당시 피해자의 주된 관심사는 위 함바집 또는 장어식당의 운영에 투자를 하거나 직접 참여할지 여부여서, 그 결정을 위하여 피해자는 그 운영상황 또는 수익성에 관하여 충분히 파악하고 있었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였다는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또한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돈을 빌려주더라도 위 함바집 또는 장어식당의 운영에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변제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다고 볼 것이어서 설사 당시 피고인이 어느 정도 경제적 궁핍상태에 있었고 피고인이 이를 피해자에게 묵비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볼 수도 없고, 피해자가 그와 같은 사정을 알았더라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돈을 빌려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④

결국 어느 모로 보나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거나 피해자가 피고인의 기망으로 인하여 착오에 빠져 피고인에게 돈을 빌려주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결론

따라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수일(재판장) 김태균 김경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