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6,742,864원과 이에 대하여 2019. 2. 7.부터 2022. 10. 6.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 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8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 사실
원고는 몽골 국적의 외국인근로자이다. 원고는 2018. 10. 23.부터 자동차부품 등을 제조하는 피고 B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 또는 '피고'라 한다)에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9. 2. 7. 프레스기계를 이용하여 자동차 부품 성형 작업을 하였다. 당초 원고는 가동 중이던 1 내지 3번 프레스기 중 3번 프레스기에서 작업 방식을 자신의 숙련도에 맞추어 단발작업(스위치롤 눌러야 금형이 내려오도록 설정된 상태)으로 설정해 놓고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옆자리인 2번 프레스기(이하 '이 사건 프레스기'라 한다)에서 작업을 하던 C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C이 자신의 숙련도에 맞게 작업 방식을 연발작업(스위치를 누르지 않아도 금형이 일정한 속도로 자동으로 내려오도록 설정된 상태)으로 설정해 놓은 2번 프레스기에서 원고가 임의로 작업을 하다가 원고의 왼손이프레스기계 사이에 끼이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원고는 위 사고로 '좌측 2, 3수지 절단, 좌측 1, 4수지 압궤 손상, 좌측 2, 3, 4수지 개방성 다발 골절, 좌측 1수지 폐쇄성 골절'의 상해를 입었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직후 2019. 2. 7.부터 2019. 4. 26.까지 79일간 입원치료를 받았고, 이후 2020. 1. 22.까지 189일간 통원치료를 받았다.
원고는 위 상해로 인하여 '한 손의 3수지를 잃은 사람 및 2, 4, 5수지를 제대로 못 쓰게 된 사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8급의 장해등급 판정을 받았고, 2020. 1. 29. 근로복지공단에서 휴업급여 17,705,840원, 요양급여 18,639,050원, 장해급여 33,066,000원 합계 69,410,890원을 지급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내지 8호증, 을1, 2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증인 C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사업주는 프레스를 사용하여 작업하는 근로자의 신체 일부가 위험한계에 들어가지 않도록 해당 부위에 덮개를 설치하는 등 필요한 방호조치를 하여야 하고, 작업의 성질상 위와 같은 조치가 곤란한 경우에 프레스 등의 종류, 압력능력, 분당 행정의 수, 행정의 길이 및 작업방법에 상응하는 성능(양수조작식 안전장치 및 감응식 안전장치의 경우에는 프레스 등의 정지성능에 상응하는 성능)을 갖는 방호장치를 설치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03조 제1, 2항).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노동자가 노동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노동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이러한 사용자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행위가 불법행위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등 참조).
인정 사실, 앞서 든 각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프레스기에 작업자의 손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방호덮개, 작업자의 손이 들어가면 이를 감지하여 자동으로 작동이 정지되는 전자감응장치, 작업자의 손이 금형들 사이에 끼이는 경우 즉시 금형들을 분리할 수 있는 비상정지장치 등의 안전장치를 설치하고 그 작동 여부를 수시로 점검하며, 비숙련공인 원고에게 작업 시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작업수칙의 준수와 비상시의 조치 등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는 등의 안전조치의무가 있었는데도 이를 게을리 한 잘못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 대한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말미암아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① 이 사건 프레스기의 용도나 그 구조 및 작동 방식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프레스기에는 항시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존재한다.
C의 증언에 따르면 피고 회사의 감사 D가 매주 월요일 조회 시간에 안전교육을 실시하였다고는 하나, 근로자들에게 단순히 추상적으로 조심하라고 하는 말 이외에 안전한 작업을 위하여 어떠한 사항들을 준수하여야 하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사항이나 교육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사고는 피고 회사에서 근무한 지 3개월 정도밖에 안된 비숙련공인 원고가 그의 옆자리에서 작업하던 숙련공인 C의 작업 숙련도에 맞게 작동 방식 및 속도를 설정해 놓은 이 사건 프레스기에서 작업을 하던 중에 발생한 것인데, 피고 회사에서 원고에게 다른 작업자들이 사용하는 프레스기는 원고가 사용하는 프레스기와 작동 방식이 다를 수도 있다는 점, 다른 작업자의 프레스기에서 임의로 작업을 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구체적으로 주지시킨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프레스기에는 작업자의 손이 들어가면 이를 감지하여 자동으로 작동이 정지되는 전자감응장치가 설치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C은 작업 속도를 저해한다는 이유로 통상 위 장치를 꺼놓은 상태로 작업을 해 왔다. 그런데도 피고 회사에서는 수시로 위 전자감응장치의 작동 상태를 점검하여, 만약 장치가 꺼져 있으면 이를 작동시키도록 한다든지, 장치를 꺼놓고 작업을 하는 작업자에게 그러한 행동을 하지 말도록 시정을 요구한다든지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책임의 제한
원고도 근로자로서 프레스기의 동작 방식 및 안전장치의 작동 상태 등을 확인하고 프레스기 작업을 하여야 하며, 다른 작업자가 그의 작업 숙련도에 맞추어 놓은 프레스기를 임의로 조작하지 아니할 일반적인 주의의무를 부담하고, 그 상태를 확인한 후 안전하게 작업을 하였다면 이 사건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를 게을리 한 원고의 과실도 손해의 발생 및 확대의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피고의 책임을 40%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전제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2 내지 12호증, 을3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 이 법원의 수원출입국외국인청 및 주한 몽골대사관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일실수입 손해
인적 사항: F생 남자. 사고 당시 만 33세.
소득
2019. 2. 7.부터 2022. 7. 27.까지: 대한민국 보통인부 도시일용노임(월 22일 근무)
2022. 7. 28.부터 2045. 10. 31.까지: 몽골 남성 평균소득(월 1,500,000 몽골 투그릭)
원고는 만 65세가 되는 날(2050. 1. 1.까지) 대한민국에서 근로가 가능한 것을 전제로 대한민국의 보통인부 도시일용노임이 일실소득 산정의 근거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법원의 수원출입국외국인청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에 따르면, 원고는2017. 8. 8. 비전문취업(E-9) 비자를 받고 대한민국에 입국한 몽골인으로서 대한민국에서의 체류기간은 최장 4년 10개월(2022. 7. 27.)이었던 사실, 원고는 당초 출국명령처분을 받았다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상해의 치료를 위하여 출국기한유예를 받은 상태인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가 없었더라면 원고는 2022. 7. 27.까지만 대한민국에 거주하면서 근로를 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므로, 그 이후의 일실소득의 산정 및 가동연한은 몽골에 거주하는 몽골 남성을 기준으로 한다.
가동연한 및 가동기간의 종기: 만 50세, 2045. 10. 31.
후유장애 및 노동능력상실률:
좌측 제2수지 중위지골의 부정 유합 및 각형성 상태, 근위지 및 원위지 관절의 부분 강직: 12%
좌측 제3수지 근위지관절 부위에서 절단 상태: 9%
좌측 제4수지 근위지 및 원위지 관절의 부분 강직 상태: 12%
합산 노동능력상실률: 24.91%
기간별 노동능력상실률
2019. 2. 7.부터 2019. 4. 26.까지 입원치료기간: 100%
2019. 4. 27.부터 2045. 10. 31.까지: 24.91%
계산: 아래 계산표의 일실수입란 기재와 같이 55,407,457원이다.
[기초사항]
전체 후유장해 100%기준 기왕증 기여도: 0%
[일실수입]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지급받은 보험급여 공제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피해자로 하여금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휴업급여나 장해급여 등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에 그 급여액을 일실수입의 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피해자가 수령한 휴업급여금이나 장애급여금이 법원에서 인정된 소극적 손해액을 초과하더라도 그 초과부분을 기간과 성질을 달리하는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며, 휴업급여는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에 대응하는 것이므로 그것이 지급된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액에서만 공제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1. 7. 23. 선고 90다11776 판결, 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0다77293 판결 등 참조).
휴업급여 기간의 일실수입 5,484,295원에서 위 기간 동안 원고가 수령한 휴업급여 17,705,840원을 공제하면 남는 금액이 없게 된다.
휴업급여 기간 이후의 일실수입 49,923,162원에서 원고가 일시금으로 수령할 장해급여 33,066,000원(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을 공제하면 남는 금액은 16,857,162원이 된다.
기왕 치료비
원고는 기왕치료비로 2,634,180원을 주장하나, 위 증거들에 따르면 원고에 대한 기왕치료비 2,634,180원은 모두 피고 측에서 부담한 것으로 보이고, 달리 원고가 치료비를 지출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개호비
원고는 입원기간 동안 성인남녀 1인의 1일 4시간의 개호비로 합계 4,954,327원을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입원기간 동안 실제로 간병인의 개호를 받은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책임의 제한
피고의 책임비율: 40%
원고의 재산상 손해: 6,742,864원(= 16,857,162원 × 40%. 원 미만 버림)
위자료
참작사유: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상해 및 입원기간, 치료의 경과, 원고의 나이, 후유장애의 부위 및 정도, 원고와 피고의 과실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등 참작
인정금액: 10,000,000원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금으로 16,742,864원(= 6,742,864원 + 10,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인 2019. 2. 7.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10. 6.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백대현
각주1) 을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변론종결일에 가까운 2022. 8. 21. 현재 1 몽골 투그릭은 0.41원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1,500,000 몽골 투그릭은 615,000원이다.
각주2) 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을 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