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1. 6. 2. 선고 2020가단520624 판결

퇴직금 등 청구의 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본적인 사실관계

가.

원고는 2006.8.경부터 피고 회사와의 프리랜서 방송출연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에 따라 피고 회사에서 방송프로그램 진행자로 활동하였고, 그 와중인 2008.9.19. 아래와 같은 내용의 프리랜서 방송 출연 계약서를 작성하였다. 한편 원·피고 사이의 이 사건 계약은 2009.12.경 한차례 종료 되었는데, 피고는 그 과정에서 위 계약서상의 사전고지의무(제7항)를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같은 계약서 8항에 근거하여 원고에게 1개월 상당의 출연료를 보상금으로 지급하였다. <아래 생략>

나.

그 후 원고는 2010.2.1.경 피고 회사와 재차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2018.12.2.경까지 피고 회사의 심야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인 ‘C’의 진행자로 활동하였는데, 2010.7.20. 아래와 같은 내용의 프리랜서 방송출연 계약서(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였다. <아래 생략>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06.8.1.부터 2018.12.2.까지 피고 회사의 공채 아나운서로 재직한 근로자이다. 그런데 피고 회사는 위 근로기간 급여를 산정하면서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았고,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는바, 퇴직금 등 합계 64,232,983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나.

원고의 근로자성 판단

(1)

원고는 피고 회사의 근로자였음을 전제로 퇴직금 등의 지급을 구한다. 따라서 아래에서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2)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12.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3)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살펴본 사실관계에다가 기록에 의하면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이 사건 계약서에는 구체적인 근로조건에 관한 아무런 기재가 없다. 나아가 이 사건 계약서에 따르면, 원고는 방송프로그램 제작에 지장이 발생하지 않는 한 출·퇴근시간 등에 구속을 받지 않고 겸직이 가능하다. 반면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및 인사관리규정(을 제6, 7호증)에 의하면, 위 계약서상의 내용과는 달리 피고 회사는 직원으로 하여금 회사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회사의 업무 이외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거나 겸직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징계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②

원고가 작성한 2013.2.22.자 이력서(을 제5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방송프로그램 진행자로 활동하는 중인 2009.9.경부터 2011. 5경까지 E에서 강사로 근무하였고, 2010.7.경부터 2011.7경까지 F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사내방송을 진행하였음을 알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피고 회사의 허가 내지 승인을 받았다고 볼 만한 사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방송프로그램 진행자로 활동하면서도 자유로이 영리활동 내지 겸직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③

원고는, “생방송을 진행하기에 앞서 약 2시간 전인 밤 10시에 출근하여 2시간 가량 방송준비를 하였고, 직접 사전심의 보고를 사내 게시판에 등록하였으며, 방송이 끝난 후에도 약 1시간 가량 그날 업무를 정리하거나 다음 날 방송준비를 하였다. 또한 피고 회사는 원고가 방송진행 이외 다른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특정 사무공간을 제공하기도 하였다.”는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사용자인 피고 회사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았음이 인정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런데 피고 회사가 원고 주장과 같이 출근 및 퇴근 시간을 지정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더군다나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사무공간을 제공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이에 구속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오히려 원고가 방송 시작 전·후에 한 행위는 방송출연과 관련한 업무의 수행 내지 업무협조의 일환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원고는 휴가 일정을 사전에 조율하고 휴가를 가기도 하였으나(갑 제28호증), 원고의 업무 특성이나 이 사건 계약의 내용 등에 비추어 사전에 휴가 일정을 조율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고는 담당 팀장과 휴가 일정을 조율하였을 뿐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휴가를 사용한 바도 없다(취업규칙 제26조제2항, 을 제6호증).

⑤

그밖에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피고의 지시 하에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업무 외에 다른 업무를 수행하였다고는 보이지 않고(원고가 수행한 업무는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업무 범위에 포섭되는 것으로 보인다), 원고 주장과 같이 피고 회사의 행사에 참석하였거나 피고 회사의 비품 등을 사용하고, 기숙사를 제공받기도 하였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그 실질에 있어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이종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