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8. 8.경부터 피고에게 고용된 근로자로 일하던 사람이다.
원고는 2019. 8. 22. 피고의 사업장에서 지게차를 작동하여 금형 설치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원고가 지게차의 후진레버를 조작하다 원고의 왼쪽 발이 지게차 축에 끼이게 되어 좌측 제1, 2 족지가 절단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게 되었다.
이 사건 사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었고,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휴업급여 명목으로 12,337,440원을, 장해일시금 명목으로 28,097,870원을 각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호증, 을 제4, 5,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로 금형을 설치하고 옮기는 작업을 맡아 하였고, 이 사건 사고 당시 금형과 서브판이 고정되어 있지 않은 샘플 작업 단계여서 원고는 금형과 서브판을 고정시키기 위해 지게차의 레버를 조작하며 수시로 금형과 지게차 조종석을 오가며 작업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 당시 피고는 금형 1벌을 작업하는 원고에게 갑작스럽게 금형 3벌의 작업을 추가로 맡겨 원고가 혼자서 과중한 업무를 처리하게 되었고, 원고가 혼자서 업무를 감당하기 어려워 피고에게 보조 인력을 요청하였으나 피고는 보조 인력을 배치해주지 않았다. 위와 같이 원고는 혼자서 과중한 업무를 부담하는 과로한 상태에서 시간에 쫓겨 일을 하다 이 사건 사고를 당하게 되었는바, 피고는 원고의 사용자로서 원고에게 보조인력을 배치해주거나 원고의 업무를 분담해주었어야 하는 등의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하였고, 위와 같은 피고의 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숙련된 금형기술자로 스스로 부주의하게 왼발을 걸치고 지게차의 후진레버를 조작하다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게 된 것이고,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가 하던 업무는 원고가 통상 혼자서 하던 업무로서, 원고는 피고에게 보조인력을 요청한 사실도 없는바, 피고가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판단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는 사용자가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보상하여야 할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로 인한 손해를 근로복지공단이 보험자의 입장에서 근로자에게 직접 전보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서, 근로자의 생활보장적 성격 외에 근로기준법에 따른 사용자의 재해보상에 대한 책임보험적 성질도 가지고 있다(대법원 2009. 5. 21. 선고 2008다1310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재해보상책임은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 질병, 장해, 사망’이 있으면 발생하는 무과실책임인 반면 위 보험급여는 실제 손해를 기준으로 보상하여 주는 것이 아니므로 실제 손해가 보험급여를 초과하는 경우 가해자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으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피고의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책임이 인정되어야 하고, 피고의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피고에게 주의의무 위반의 과실이 인정되어야 한다. 또한, 이러한 과실의 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로자인 원고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011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사고가 피고의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피고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가 원고로 하여금 보통의 근로자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위험하고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게 하였다거나 이 사건 사고 발생 전 원고의 작업량이 갑자기 증가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②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가 지급한 안전화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피고가 산업안전보건법령상 사용인으로서 근로자에게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사업장에 갖추어야 할 안전조치 등을 소홀히 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③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발생 전 피고에게 증가된 업무량을 호소하며 보조인력을 배치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고, 피고가 원고가 보조인력 없이 혼자서 지게차를 이용한 금형 설치작업을 행할 경우 원고에게 신체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보조인력을 배치하지 않는 등의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라 추단할 자료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주장 및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사용자로써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우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