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448,308,494원 및 그 중 70,000,000원에 대해서는 2020. 11. 10.부터, 358,224,809원에 대해서는 2024. 4. 23.부터, 14,444,485원에 대해서는 2024. 7. 5.부터, 5,639,200원에 대해서는 2024. 12. 11.부터 각 2025. 1. 15.까지는 연 5%, 각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5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 관계 원고는 E생으로서 만 5세이던 2014. 3. 19. 자전거를 타던 중 넘어져 좌측 상완골 원위 골절상을 입고, 같은 날 21:39경 용인에 있는 정형외과에 입원하였다. 피고는 위 정형외과를 운영하는 정형외과 전문의이다.
피고의 폐쇄정복술 및 내고정술
피고는 2014. 3. 20. 14:30경부터 15:00경까지 사이에, 원고의 골절 부위를 피부 밖으로 노출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부러진 뼈를 맞춘 후 K-wire라는 의료용 금속강선을 피부 속으로 넣어 맞춰진 부위를 묶어 고정시키는 수술(폐쇄정복술 및 내고정술, CRIF, Closed Reduction and Internal Fixation, 이하 ‘이 사건 수술’이라 한다)을 시행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수술 후 원고의 팔꿈치 위쪽부터 손목에 이르는 부위까지 석고 붕대(Long Arm Splint)를 이용하여 골절 부위를 고정시켰다. 이 사건 수술 당시 원고의 골절 부위에서는 심한 부종이 발견된 상태였고, 이에 대해 피고는 원고의 신경손상이 있으나 절단의 단계까지는 이르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그 부분에 관하여는 수술 후 3개월 간 경과를 관찰하기로 하였다.
수술 후 퇴원까지의 경과
원고는 수술 당일인 2014. 3. 20. 19:30경 간호사 F에게 “수술 부위를 만지면 아프다”라고 호소하였다. 간호사 G은 같은 날 22:30경 원고에게 진통제를 투여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다음날인 2014. 3. 21. 8:00경 간호사 H에게 “왼손 손가락에 감각은 있으나 움직일 수 없고, 왼팔에 힘이 안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며 계속하여 통증을 호소하면서 울기도 하였다. 피고는 같은 날 09:00경 회진을 하면서 원고와 보호자에게 ”골절 시 생긴 신경손상으로 회복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간호사들에게 신장분사 치료를 지시하였다.
간호사 H은 2014. 3. 21. 12:00경 원고에게 신장분사 치료(저온의 기화성 액화물질을 분사함으로써 통증을 완화시키는 치료)를 진행하였다.
원고는 2014. 3. 22. 8:30경 간호사 H에게 ”왼손 손가락에 감각은 있지만 힘이 안 들어간다“고 말하며 울었고, H은 같은 날 11:30경과 17:00경 두 번에 걸쳐 재차 신장분사 치료를 시행하였다.
원고는 2014. 3. 23. 8:30경 간호사 H에게 “통증은 없지만 왼손 손가락을 움직일 수 없다”는 취지로 증상을 설명하였고, H과 또 다른 간호사 I은 같은 날 12:00경과 20:30경 두 번에 걸쳐 신장분사 치료를 다시 시행하였다.
이후 원고는 수술 부위에 대한 통증을 호소하지 않았고, 간호사들은 수술 부위에 대한 신장분사 치료를 지속적으로 시행하였으며, 2014. 4. 4. 원고는 이 사건 병원에서 퇴원하였다. 퇴원 당시 원고는 왼팔의 팔꿈치, 팔목과 왼손의 손가락들을 끝까지 펴지 못하는 상태였다. 피고는 원고와 그 보호자에게 신경손상에 관한 경과관찰이 필요하다고 고지하였다.
퇴원 이후 약 3개월까지의 경과 원고는 퇴원 이후 지속적으로 피고의 병원에 외래로 내원하여 신경회복을 위한 물리치료를 받았다. 피고는 2014. 6. 17. 계속된 물리치료에도 불구하고 신경 손상 회복속도가 느려 신경전도와 근전도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이를 원고와 보호자에게 고지하였다.
원고에 대한 신경전도 및 근전도 검사 결과
원고는 2014. 6. 25.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신경전도 및 근전도 검사를 받았다.
검사의는 2014. 7. 10. ‘원고의 왼팔 정중신경, 요골신경, 척골신경에 심각한 축삭절단(신경섬유의 손상)을 시사하는 전기적 소견이 관찰되고, 척골신경의 지배를 받은 부위에서만 신경재생의 흔적이 관찰되며, 정중신경과 요골신경의 지배를 받는 부위에서는 신경재생의 흔적이 없는데, 다만 이는 원고의 비협조로 인해 발견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구획증후군(신체 내부의 구획된 한정된 공간 내에서 한계범위를 초과하는 압력의 증가로 인한 혈류 감소), 볼크만허혈성구축(구획증후군으로 인한 근육 등 조직의 괴사 내지 변형), 좌측 척골신경 마미가 의심된다’는 검사결과지를 작성하였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2014. 10. 2.경 원고에 대한 근전도 검사를 다시 시행하였다. 검사의는 ‘왼손 정중신경과 요골신경의 지배를 받는 부위에서 이전과는 달리 신경재생 소견이 관찰되나 완전하지는 않은 상태임, 수술의 필요성이 있으나 신경이 돌아오고 있으니 경과관찰을 더 할 필요 있음’이라는 검사결과지를 작성하였다.
원고의 동맥손상 치료를 위한 수술
J정형외과 소속 정형외과 전문의 K는 원고를 진단한 후 원고의 왼쪽 상완부 내 동맥 손상과 정중신경의 유착을 발견하였고, K는 2014. 12.부터 2016. 7.경까지 원고에게, 유착된 정중신경을 분리하는 신경박리술 및 손상된 동맥에 대한 정맥이식술, 감소한 골격근을 대체하여 운동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굴근건 연장술 및 기능성 유리근 피판 이동술 등의 수술을 시행하였다.. 2) 그러나 위 수술 후에도 원고의 왼쪽 손가락과 팔목 및 팔꿈치는 끝까지 펴지지 않는 상태가 계속되었고, 이 사건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왼팔의 팔꿈치(좌수부 주관절), 손목(수관절), 5개 손가락 전부(수지관절)는 정상적인 범위의 굴곡과 신전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원고의 위와 같은 좌측 수부의 운동장애의 의학적 원인은, 좌측 정중신경 및 척골신경의 손상과 근위약(골격근의 감소나 약화), 좌측 주관절, 수관절 및 수지관절의 관절구축과 심한 변형(위와 같은 원고의 병리증상을 ‘이 사건 증상’이라 한다)이 잔존하기 때문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거나 명백히 다투지 아니한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4 내지 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갑 제13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진료기록감정촉탁에 대한 L병원장의 2021. 9. 28.자 회신, 이 법원의 신체감정촉탁에 대한 M병원장의 2023. 12. 21.자 회신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채무불이행의 유무 1) 관련 법리 의사가 환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진료채무는 환자의 치유라는 결과를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결과채무가 아니라, 치유를 위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다하여 현재의 의학수준에 비추어 필요하고도 적절한 진료를 할 채무 즉 수단채무이므로, 진료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하여 바로 진료채무의 불이행으로 추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5다21295 판결 참조). 다만 의사가 진찰·치료 등의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서는 사람의 생명·신체·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행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의사의 이와 같은 주의의무는 의료행위를 할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수준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7다76290 판결 참조). 이 때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의사의 의료행위의 과정에 주의의무 위반이 있는지, 그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의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밝혀내는 것이 매우 어려운 특수성이 있으므로, 수술 도중이나 수술 후 환자에게 중한 결과의 원인이 된 증상이 발생한 경우 그 증상의 발생에 관하여 의료상의 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이 증명되면 그러한 증상이 의료상의 과실에 기한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5다21295 판결 참조).
적절한 진료채무의 이행이 있었는지 여부
구획증후군과 볼크만허혈성구축의 구분 위 기초사실과 갑 제7, 1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한 N협회의 2021. 9. 6.자 회신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구획증후군은 주위 조직에 둘러 쌓여 있는 폐쇄된 골-근막 근육 구획 내의 압력이 임계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여 모세혈관을 통한 정맥 관류가 차단되어 미세혈액 순환의 장애가 발생한 상태를 이르는 말이고, 볼크만허혈성구축은 구획증후군을 치료하지 못하여 근육 괴사 및 허혈성 구축까지 발생한 마지막 단계 상태를 의미하는 점에서 구분되고, 원고가 갖고 있는 이 사건 증상은 볼크만허혈성구축 상태의 증상과 매우 유사하다.
구획증후군의 발생
이 사건 증상의 원인과 관련하여, 원고는 이 사건 수술 전후 발생한 급성 구획증후군을 들고 있고, 피고는 애초에 원고가 입은 골절에 부수하여 발생한 신경손상 때문이라는 취지로 다투고 있다.
골절로 인한 골절 부위의 신경 손상과 구획증후군은 그 원인과 치료방법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구분되는 병리현상이다(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한 N협회의 2021. 9. 6.자 회신). 우선 이 사건 수술 과정 또는 그 직후 원고에게 급성구획증후군이 발생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7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한 N협회의 2021. 9. 6.자 회신, 이 법원의 진료기록감정촉탁에 대한 L병원장의 2021. 9. 28.자 회신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구획증후군의 원인 중 약 58% ~ 69%가 골절로 인한 것이어서, 골절이 가장 흔한 원인이고, 호발 부위는 경골 간부, 원위 요골에 이어 원고의 경우와 같은 전완부의 순으로 빈번한 사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수술 당일인 2014. 3. 20. 19:30부터 그 다음날에 걸쳐 수술 부위의 동통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렸고, 이 사건 수술 당시 원고의 골절 부위에서는 심한 부종이 발견된 상태였는데, 구획증후군 발생 시 가장 처음 나타나는 증상은 통증이고, 구획증후군으로 인해 조직 내 압력 증가로 인해 팽팽히 부어오른 부종은 매우 주관적인 징후이기는 하나 구획증후군의 진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소견인 사실, N협회는 “원고의 경우와 같이 석고붕대(Long Arm Splint) 후 17시간 경과 무렵부터 수술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고 수술 부위 손의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경우 이는 구획증후군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밝혔고, L병원장 역시 “원고의 경우 상완골 과상골절에 이어 전완부의 급성 구획증후군이 발생하였는데, 골절 발생 당시 골절에 의한 상완 동맥의 손상으로 내출혈이 발생한 흔적이 있으므로 위 내출혈로 인해 급성 구획증후군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개진한 사실 등이 인정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속 신경전도 및 근전도 검사 시행 검사의 역시 2014. 7. 10. “원고에게 급성구획증후군 발생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밝혔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좌측 상완부에서는 늦어도 원고가 처음 동통을 호소한 다음날인 2014. 3. 21.에는 급성 구획증후군이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적절한 조치의무의 불이행
갑 제7, 13, 3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급성구획증후군으로 인해 구획 내 압력이 증가되면 저절로 압력이 정상화되기 어렵고, 그 상태로 6시간이 넘으면 근육에, 12시간이 넘으면 신경에 비가역적인 변화가 나타나 영구적인 기능 장애와 구축 변형(볼크만허혈성 구축)을 초래하는 사실, 이처럼 급성구획증 후군은 정형외과적으로 매우 급박한 응급상황으로 평가되며, 따라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조기 진단과 감압처치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사실, 급성구획증후군의 일차적 징후는 통증 호소인데, 환자가 어릴 경우 통증의 정도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동통은 위음성(false negative)이 많아 협조가 되는 환자에게서만 의미가 있는 사실, 급성구획 증후군에서 구획압은 임상 증상 또는 징후 전후에 증가하므로, 구획압의 확인은 구획증후군 진단에 필수적이고, 신경이 이미 손상된 환자의 경우에는 통증을 느끼지 못할 우려가 있으나, 쉽고 간단하게 조작이 가능한 구획압 측정기를 이용하여 급성구획증후군의 진단이 가능한 사실, 급성구획증후군이 발생한 후 수 시간이 지나면 허혈성 손상을 받은 신경이 기능을 잃고 통증도 느낄 수 없는 감각저하가 나타나는데, 골절로 인한 신경 손상의 경우에도 위와 유사한 감각저하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사실 등이 인정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수술 당시 원고의 골절 부위에서는 심한 부종이 발견되었고, 원고는 이 사건 수술 후 약 17시간 후부터 지속적으로 급성구획증후군의 일차적 징후인 동통을 호소하였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이 법원의 진료기록감정 촉탁에 대한 L병원장의 회신에 의하면, 피고는 위와 같은 통증 호소와 부종을 골절 시 발생한 신경손상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하여 신장 분사 치료, 체외 충격파 치료, 아이스백(Ice Bag) 치료, 소염제 투여, 통증 경감을 위한 경막 외 신경차단술 등 통증과 부종을 완화하기 위한 처치만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급성구획증후군의 원인 중 골절이 차지하는 비율, 급성구획증후군이 자주 발생하는 호발 부위, 급성구획증후군의 응급성 및 급성구획증후군이 초래하는 심각한 후유장애, 이 사건 수술 당시 원고가 만 5세에 불과했던 점, 골절로 인해 이미 신경이 손상된 환자의 경우에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므로, 오히려 적극적으로 구획압 측정을 통한 급성구획증후군의 발병 여부를 확인하였어야 했던 점(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지속적인 통증을 호소하던 중 2014. 3. 23. 이후로는 통증을 호소하지 아니하였다)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수술을 진행한 피고로서는 급성구획증후군의 전형적 증상인 통증호소와 부종이 발견되었다면, 이를 단순히 골절로 인한 신경손상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급성구획증후군 발생의 여지를 의심하여 최소한 구획압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그 발생 여부를 확인하여 근막절개 등 적절한 감압조치를 하였어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수술 후 3일이 지난 2014. 3. 23.에 이르러 원고가 ‘통증은 없다’는 취지로 말하기는 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부의 감각저하는 골절로 인한 신경 손상의 경우 외에 급성구획증후군으로 인한 허혈성 신경손상의 경우에도 나타나므로, 원고의 위 발언만으로 급성구획증후군에 대한 배제진단 불이행이 정당화된다고 보기도 어렵다[원고는 “원고의 급성구획증후군은 이 사건 수술 과정에서 있었던 피고의 수술 자체에서 발생한 과실 또는 이 사건 수술 후 수술 부위에 과도한 압박을 가할 우려가 있는 석고붕대 고정술로 인해 발생하였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고 있다. 그러나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수술상의 과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을 제2호증의 사진에 의하면, 이 사건 수술 후 시행된 고정술에 사용된 고정물은 소위 통기브스라 불리는 Long Arm Cast가 아니라 이른바 반기브스, 부목 형태로 불리는 Long Arm Splint였던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그 외 각종 설명의무나 요양방법지도의무 등의 위반 주장도 하고 있으나, 피고의 적절한 조치의무 불이행을 인정하는 이상 위 다른 주장에 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채무불이행과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
이 사건 증상이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임은 분명하다. 전완부 골절 후에 생긴 수지의 굴곡, 구축을 모두 볼크만허혈성구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골절 주위에 생긴 근, 건의 유착 등 다른 원인으로 인해 위와 같은 굴곡, 구축이 생기기도 한다(갑 제11호증).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증상은 급성구획증후군으로 인한 볼크만 허혈성구축 증상과 상당히 유사하고, 급성구획증후군을 적시에 처치하지 않으면, 통상적으로 볼크만허혈성구축이 합병증의 형태로 발생함은 의료계의 일반적 인식이며, 급성구획증후군의 징후가 보임에도 적절한 조치의무를 불이행하였다는 피고의 잘못 이외에 이 사건 증상의 원인이 될 만한 다른 사정이 보이지 않는 이상 이 사건 증상은, 급성구획증후군의 징후를 의심할 만한 충분한 사정이 있었음에도 이를 간과하여 골절 시 신경손상으로 오인한 피고의 적절한 조치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피고의 주장 등에 대한 판단
피고는 “소아 주관절 골절에서 신경손상이 있을 경우 즉각적인 수술적 시험절개보다는 우선 진행 경과를 관찰하면서 자발적 회복을 기다리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방법이고, 피고는 이러한 통상적이고 일반적인 치료방법을 따랐으므로, 채무불이행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갑 제10호증의 기재 및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한 N협회의 2021. 9. 6.자 회신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소아 신경손상은 개방성 창상이 없는 경우, 보통은 자연치유되는 경우가 많아서 골절 정복 후 신경 회복 경과 관찰 후 최종 추가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이 사건 수술 당시의 일반적인 의학수준에 비추어 요구되던 의료행위였던 점은 인정되나, 이러한 의료행위는 신경손상이 골절로 인해 발생한 경우 요구되던 의료행위일 뿐이고 원고의 경우처럼 급성구획증후군이 발생한 경우에는 적용될 수 없는 치료방법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피고는 “원고는 이 사건 수술 후 약 2개월이 지난 2014. 5.경 집에서 물리치료를 하던 중 화상을 입은 사실이 있는데, 위 화상으로 인하여 이 사건 증상이 발생하였다”며 인과관계를 다투는 취지로 주장한다. 갑 제4호증의 1, 갑 제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원고가 2014. 5. 12. 집에서 자발적 물리치료를 하던 중 왼손 부위에 2도 화상을 입은 사실, 일반적으로 화상도 구획증후군의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급성구획증후군은 늦어도 2014. 3. 21. 이 사건 수술 다음날 발생하였고, 급성구획증후군의 발생 후 12시간이 지나면 이미 신경에 비가역적인 변화가 나타나 영구적인 기능 장애와 볼크만 허혈성구축이 발생하는 점, 피고의 진료기록지에는 화상을 입은 원고가 급성구획증후군의 일차적 징후인 통증 호소를 하였다는 취지의 기재가 보이지는 않는 점, 일반적으로 2도 화상은 심한 경우에도 표피와 진피 하부까지만 손상을 일으킬 뿐이고 3도 화상 정도가 되어야 신경 말단의 파괴를 초래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인과관계를 다투는 취지의 피고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아가 피고는 “원고는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 도과한 후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소멸시효 기간이 도과된 상태이다”라는 취지로 항변한다. 그러나 원고는 불법행위가 아니라 소멸시효 기간이 10년인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하고 있으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 책임의 제한 여부
피고는, 이 사건 수술을 받기 전 원고는 이미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 신경과 혈관 손상이 발생한 상태였으므로, 피고의 책임은 적절한 범위에서 제한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갑 제4호증의 1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원고가 처음 피고의 병원에 내원하였을 당시 피고는 ‘원고의 골절 정도는 신경 손상이 있을 정도로 골절편의 전위가 심하다’는 판단을 한 사실이 인정되나, 피고의 위와 같은 판단 내용만으로 실제 신경과 혈관의 손상이 이미 발생한 상태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설사 그러한 사정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위 신경 및 혈관 손상 자체와 원고의 급성구획증후군 사이에 어떠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앞서 본 바와 같이 골절에 따른 신경손상과 구획증후군은 여러 가지 면에서 구분되는 병리현상이고, 골절에 따른 신경손상이 있다고 하여 반드시 구획증후군으로 연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이 사건 증상은 이 사건 수술 후 발생한 급성구획증후군에 의해 발현된 병리현상으로서 피고의 책임을 인정하는 근거는, 골절은 급성구획증후군의 가장 일반적인 원인이고, 원고가 급성구획증후군의 일차적 증상인 통증을 호소하는 등 급성구획증후군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음에도 배제진단이나 그 후속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므로, 별도로 피고의 책임을 제한할 만한 사정을 찾기는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수술과 관련하여 원고와 진료계약을 체결한 피고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이 사건 수술 당시의 의학수준에 비추어 필요하고도 적절한 진료를 할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증상이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증상과 관련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아래에서 별도로 설시하는 것 이외에는 손해배상액의 각 해당 항목과 같고,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 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은 것은 배척한다.
일실수입
인적사항: E생 남자(갑 제1호증)
가동연한, 가동일수 및 소득 O 2028. 3. 1.부터 만 65세가 되기 전날인 2073. 8. 29.까지 - 일응 성년(만 19세)이 되는 날의 다음날인 2027. 8. 31.부터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나, 그 날로부터 1년 6개월이 도과한 2028. 2. 29. 군복무를 마치는 것으로 보아 그 다음날인 2028. 3. 1.을 가동기간의 시작일로 인정한다(원고도 군복무 이후의 일실수입을 구하고 있다). O 가동일수: 월 20일, 소득: 도시일용노임 - 원고는 가동일수가 월 22일임을 전제로 일실수입을 주장한다. 그러나 대체휴일(2013. 11. 5. 일부 개정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과 임시공휴일 제도, 주당 근로시간의 상한 제한(2003. 9. 15. 개정된 근로기준법) 등 여러 사정을 감안할 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사고 당시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0일을 초과하여 인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0다271650 판결 참조). 이에 가동일수는 월 20일로 인정하되, 소득은 도시일용노임으로 인정한다.
후유장해와 노동능력상실률 O 신체감정결과의 체감 적용 노동능력상실률은 자백의 대상이 되는(대법원 1982. 5. 25. 선고 80다2884 판결 참조), 이른바 주요사실이므로 그 입증책임은 손해를 구하는 원고에게 있다. 이 사건 증상은 원고의 왼쪽 손가락, 왼쪽 팔목, 왼쪽 팔꿈치에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수술 전 왼손 또는 양손이 원고의 주상지(主上支, 주로 사용하는 손과 팔)였음을 전제로 하여 산출된 노동능력상실률의 적용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수술 전 원고의 주상지가 왼쪽 또는 양쪽 모두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수술 전 원고의 주상지는 오른쪽이었음을 전제로 산출한 노동능력상실률을 인정하기로 한다. 이 법원의 신체감정촉탁에 대한 M병원장의 2023. 12. 21.자 회신에 적힌 노동능력상실률은 원고의 주상지가 왼쪽임을 전제로 산출된 것이므로, 각 부위의 노동능력상실률을 10% 체감하여 적용한다. O 재활의학과(옥외 일반 육체노동자의 상지 직업계수 5 적용) - 좌측 정중신경병증: 19.8%(= 22% x 0.9), 영구장해[맥브라이드장해평가표상 말초신경-I.상지-B.상지의 신경들-2.정중신경-a.활차상주근의 상부-(1)운동 및 지각의 부전마비] - 좌측 척골신경병증: 17.1%(= 19% x 0.9), 영구장해[맥브라이드장해평가표상 말초신경-I.상지-B.상지의 신경들-2.척골신경-a.상지 또는 전박의 상완부-(1)운동 및 지각의 부전마비] - 좌측 수관절의 배굴제한: 14.4%(= 16% x 0.9), 영구장해(맥브라이드장해평가 표상 관절강직-수관절-III.부전강직-C.180도 선에서 –1.15도 장측굴곡까지) - 좌측 제1수장수지관절의 굴곡제한: 7.2%(= 8% x 0.9), 영구장해(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상 관절강직-제1수지-V.수장수지관절의 운동범위의 제한이 –2.완전 신전위에서 –a.25도 굴곡까지) - 좌측 제2수장수지관절의 굴곡제한: 1.8%(= 2% x 0.9), 영구장해(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상 관절강직-수지-IV.수장수지관절의 운동범위의 제한이 –B.완전 신전에서 – 3.75도 굴곡까지) - 좌측 제3수장수지관절의 굴곡제한: 1.8%(= 2% x 0.9), 영구장해(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상 관절강직-수지-IV.수장수지관절의 운동범위의 제한이 –B.완전 신전에서 – 3.75도 굴곡까지) - 좌측 제4수장수지관절의 굴곡제한: 4.5%(= 5% x 0.9), 영구장해(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상 관절강직-수지-IV.수장수지관절의 운동범위의 제한이 –B.완전 신전에서 – 3.5도 굴곡까지) - 좌측 제5수장수지관절의 굴곡제한: 9%(= 10% x 0.9), 영구장해(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상 관절강직-수지-IV.수장수지관절의 운동범위의 제한이 –B.완전 신전에서 – 3.25도 굴곡까지) O 중복장해율 - 피고는 “위와 같이 산출된 중복장해율은, 원고의 왼팔 중 주관절(팔꿈치 관절) 이하가 절단될 경우의 장해율을 초과하므로, 적어도 위 절단에 따른 장해율로 한정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노동능력상실률은 전신 기능에 대한 것이므로 신체의 한 부위에 복합장해가 있는 경우 그로 인한 노동능력상실률이 반드시 그 부위가 절단되어 그 부위의 기능이 전부 상실되는 경우의 노동능력상실률보다 중할 수 없다고 볼 근거는 없으므로(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다41578 판결 참조),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계산: 379,950,054원
기왕치료비: 17,719,240원(갑 제14 내지 28호증)
장래치료비: 5,639,200원 이 법원의 신체감정촉탁에 대한 M병원장의 2023. 12. 21.자 회신에 의하면, 원고는 향후 여명종료일까지 매년 1회의 재활의학과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1회당 비용은 25,000원인 사실, 또한 원고는 여명종료일까지 매년 2회 근전도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1회당 비용은 128,480원(1년 기준 256,960원)인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가 이 사건 변론종결일 다음날인 2024. 12. 12. 최초로 이를 지출하는 것으로 보고 이 사건 채무불이행 당시의 현가로 환산하면 향후치료비는 5,639,200원이 된다.
위자료: 4,500만 원 이 사건 증상이 발생하게 된 경위, 피고의 계약상 의무위반의 내용과 그 정도, 원고는 이 사건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인 점, 원고의 건강상태, 이 사건 증상의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이 사건에서의 위자료액을 4,500만 원으로 정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진료계약채무의 불완전이행에 따라 원고에게 합계 448,308,494원(= 일실수입 379,950,054원 + 기왕치료비 17,719,240원 + 장래치료비 5,639,200원 + 위자료 45,000,000원) 및 1 그 중 소장을 통해 구했던 일실수입금액 4,000만 원 및 위자료 3,000만 원의 합계액인 70,000,000원에 대해서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0. 11. 10.부터, 2 2024. 4. 18.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해 증액된 일실수입금 중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위인 339,950,054원(= 379,950,054원 – 위 4,000만 원), 위 변경신청서를 통해 증액된 위자료 중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위인 1,500만 원(= 4,500만 원 – 위 3,000만 원), 위 변경신청서를 통해 처음 구한 기왕치료비 3,274,755원의 총 합계 358,224,809원(= 339,950,054원 + 1,500만 원 + 3,274,755원)에 대해서는 위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인 다음날인 2024. 4. 23.부터, 3 2024. 7. 3.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해 증액된 기왕치료비 중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위인 14,444,485원(= 17,719,240원 – 위 3,274,755원)에 대해서는 위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4. 7. 5.부터, 4 향후치료비 5,639,200원에 대해서는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인 2024. 12. 11.부터 각 피고가 이 사건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1. 1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각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500만 원 + 3,274,755원)에 대해서는 위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인 다음날인 2024. 4. 23.부터, 3 2024. 7. 3.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해 증액된 기왕치료비 중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위인 14,444,485원(= 17,719,240원 – 위 3,274,755원)에 대해서는 위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4. 7. 5.부터, 4 향후치료비 5,639,200원에 대해서는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인 2024. 12. 11.부터 각 피고가 이 사건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1. 1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각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일실수입과 위자료에 관한 지연손해금을 이 사건 수술 무렵인 2014. 3. 21.부터 구하고 있으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로서 채무자는 채권자로부터 이행청구를 받은 다음날로부터 지체책임을 부담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대법원 1979. 6. 26. 선고 76다1205 판결 참조), 위 인정범위를 넘는 지연손해금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위 인정범위 내의 원고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재천 각주1) 재활의학과 진료비: 50만 원(= 25,000원 x 호프만수치 20), 근전도검사비용: 5,139,200원(= 256,960원 x 호프만수치 20) 각주2) 원고는 이행지체에 따른 채무불이행도 아울러 주장하고 있으나, 이 사건 수술 과정에서 급성구획증의 발생을 인지하지 못한 피고의 행위는 채무의 불완전이행으로 봄이 상당하다. 각주3) 일실수입, 위자료와 별개의 소송물을 이루는 향후치료비와 기왕치료비는 적극손해로서 원고의 청구가 전부 인용되기는 하나, 소송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로서는 다른 소송물과 더불어 적극손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에 대해서도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였다고 봄이 합당하다(원고 스스로도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의 적용일을 ‘판결 선고일 다음날’로 구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