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1. 7. 22. 선고 2020가단572090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12. 11.부터 2021. 7. 2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90%는 원고가 부담하고, 나머지 10%는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구인광고를 통하여 피고가 운영하는 주식회사 C에 채용되어 2019. 1. 7.부터 사무직 사원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해 온 자이다.

나.

C는 2019. 5. 15.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 기간을 2019. 1. 1.부터 2019. 12. 31.까지로 하되, 계약기간 종료일 이전까지 계약연장에 관한 합의가 없는 경우에는 위 기간까지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다.

피고는 2020. 1. 3.경 원고에게 ‘2019. 12. 31. 계약기간이 종료되어 출근하지 않으셔도 됨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원고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양지청에 임금체불 등으로 진정을 제기하였고, 이에 따라 수사가 진행된 결과 피고는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연말성과급 534만 원을 지급하지 않고, 통상임금 30일분에 해당하는 해고예고수당 267만 원을 해고일(2020. 1. 3.)에 즉지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내용의 근로기준법위반의 범죄사실로 구약식기소되었고, 그 후 약식명령을 고지받자 이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였다(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0고정539호).

위 사건에서 제1심 법원은 연말성과급을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에 대하여는 유죄로 판단하여 벌금 50만 원에 처하였으나, 원고의 근로기간은 2019. 12. 31. 종료하였고,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해고예고수당 267만 원을 해고일에 즉시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였다.

라.

한편 피고는 원고가 회사를 그만둘 무렵 원고에게 업무용으로 사용하던 노트북(이하 ‘이 사건 노트북’이라 한다)의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요청하였는데, 원고가 이에 응하지 아니하자 D이 운영하는 ‘E’이라는 상호의 컴퓨터 수리업체에 수리를 의뢰하고 그 수리비로 45만 원을 지출하였다.

마.

그 후 피고는 2020. 4.경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광명시법원에 피고를 상대로 ‘원고가 이 사건 노트북의 비밀번호 등을 알려주지 않아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C에 이 사건 노트북 수리비 84만 원 등을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하라’는 내용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2020가소32979호, 이하 ‘이 사건 관련소송’이라 한다), 위 소송 과정에서 노트북 수리비를 84만 원 지불한 것처럼 가장하기 위하여 E(D) 명의의 견적서와 입금증을 위조하여 이를 증거자료로 제출하였다.

그러자 원고는 피고를 사기미수죄 등으로 형사고소하였고, 피고는 2020. 10. 14.경 이 사건 관련소송에서 소취하서를 제출하였다.

바.

한편 원고의 형사고소에 따라 수사가 진행된 결과 피고는 ‘사문서인 E 명의의 견적서와 입금증을 위조하여 이를 행사하고, 이 사건 관련소송에 법원을 기망하여 손해배상금 84만 원에 관한 승소판결을 받아 원고로부터 금원을 교부받으려 하다가 소취하서를 제출하여 미수에 그쳤다’는 내용의 사기미수, 사문서위조 및 행사죄의 범죄사실로 구약식 기소되어(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0고약12764호)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았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6, 8, 9, 18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노트북의 비밀번호 등을 알려주지 않아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제기한 이 사건 관련소송에서 E 명의의 견적서를 위조하는 등으로 부당한 제소를 하였고, 그로 말마암아 원고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위와 같은 피고의 부당한 제소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이 사건 관련소송의 소장 부본이 송달된 2020. 4. 23.부터 소를 취하할 때까지 약 7개월 간의 일실수익금 21,972,090원(= 월 소득 3,138,870원× 7개월)과 위자료 1,000만 원 등 합계 31,972,090원(= 21,972,090원 + 1,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법적 분쟁의 당사자가 법원에 대하여 당해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을 구하는 것은 법치국가의 근간에 관계되는 중요한 일이므로 재판을 받을 권리는 최대한 존중되어야 하고, 제소행위나 응소행위가 불법행위가 되는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적어도 재판제도의 이용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결과가 되지 아니하도록 신중하게 배려하여야 할 것인바, 따라서 법적 분쟁의 해결을 구하기 위하여 소를 제기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정당한 행위이고, 단지 제소자가 패소의 판결을 받아 확정되었다는 것만으로 바로 그 소의 제기가 불법행위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반면 소를 제기당한 사람 쪽에서 보면, 응소를 강요당하고 어쩔 수 없이 그를 위하여 변호사 비용을 지출하는 등의 경제적․정신적 부담을 지게 되는 까닭에 응소자에게 부당한 부담을 강요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소의 제기는 위법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사람이 패소판결을 받아 확정된 경우에 그와 같은 소의 제기가 상대방에 대하여 위법한 행위가 되는 것은 당해 소송에 있어서 제소자가 주장한 권리 또는 법률관계가 사실적․법률적 근거가 없고, 제소자가 그와 같은 점을 알면서, 혹은 통상인이라면 그 점을 용이하게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를 제기하는 등 소의 제기가 재판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현저하게 상당성을 잃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한다(대법원 1999. 4. 13. 선고 98다52513 판결 참조).

2)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비록 퇴사 과정에서 이 사건 노트북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바람에 피고가 노트북의 수리비를 지출하였으나, 그와 같은 행위가 C의 업무를 발행하는 위법행위로 평가할 수 있을지 불분명한 점, 그런데 피고는 실제 비용을 훨씬 초과하여 비용을 지출한 것처럼 E(D) 명의의 견적서와 입금증을 위조하여 이를 이 사건 관련소송에 증거로 제출하기까지 한 점, 피고는 그로 인하여 사문서위조 및 행사, 사기미수죄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점 등이 인정되는바, 이러한 피고의 소제기행위는 재판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현저하게 상당성을 잃었다고 인정되므로, 피고는 위와 같은 부당제소 등으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가)

일실수입 손해

원고는, 피고의 이 사건 관련소송으로 공황장애가 발생하여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였으므로 그 소제기시부터 해당 소를 취하할 때까지 약 7개월 동안에 상응하는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한다고 주장하나, 갑 제16, 19호증의 각 기재 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이 사건 관련소송의 제기로 말미암아 공황장애가 발생하였다거나 그로 인하여 위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위자료

통상 부당제소행위로 인하여 상대방이 입은 정신상의 고통은 소송에서 승소하는 것에 의하여 회복된다고 할 것이나,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가 견적서 및 입금증을 위조하면서까지 원고에게 이 사건 관련소송을 제기한 점, 그로 인하여 원고가 부당한 이 사건 관련소송에 대응하는 한편 견적서 및 입금증이 위조되었다는 사실을 밝히기 위하여 형사고소 등을 진행하는 등 상당한 노력과 비용을 들여 응소하여 온 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위와 같은 이 사건 부당제소로 인하여 민사소송의 결과에 의하여서도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할 것이고, 피고로서도 그러한 사정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이므로, 원고는 이를 금전적으로 위자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고, 앞서 든 사정들을 두루 참작하면, 위자료 액수는 100만 원으로 봄이 상당하다.

4)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1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0. 12. 11.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7. 2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연운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