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1. 5. 13. 선고 2020가합10681 판결

해고무효확인

주문

1.

이 사건 소 중 피고 경기도에 대한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2.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청구 및 피고 경기도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C초등학교는 피고 경기도가 설치 · 운영하는 공립초등학교이고, 피고 B은 C초등학교의 교장으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26조,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 제4조 및 경기도교육감 행정권한 위임에 관한 규칙 제7조 제2호에 따라 피고 경기도 교육감으로부터 기간제 교원의 임용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은 자이다.

나.

원고는 2018. 2. 28. 피고 B과 사이에, 계약기간은 1년(2018. 3. 1.부터 2019. 2. 28.까지), 담당 과목은 영어로 하는 기간제교원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 및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서 준용하는 교원휴가 업무처리요령, 경기도교육청 공립 초 · 중등학교 계약제교원 운영지침(이하 '이 사건 운영지침'이라 한다)에서는 휴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라.

원고는 2018. 10. 26. D정신과에서 적응장애 판정을 받은 뒤, 2018. 11. 1. 근로복지공단에 위 질병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질병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고, 근로복지공단은 2019. 9. 20. 위 질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는 결정을 하였다.

마.

원고는 2018. 11. 15. 피고 B에게 2018. 11. 15.부터 2018. 1. 11.까지 58일간의 병가를 신청(이하 '이 사건 병가신청'이라 한다)하였으나, 피고 B은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병가기간 9일을 모두 사용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병가신청을 반려하였다(이하 '이 사건 반려조치'라 한다). 이에 원고는 2018. 11. 16. 피고 B에게 사직서(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 한다)를 제출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10호증, 을 제8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C초등학교의 교원으로 종사하던 중, 피고 B의 폭언, 부당한 대우, 동료 교사의 차별적 발언 및 험담, 성희롱, 학생 부모로부터의 부당한 오해 등으로 인하여 적응장애라는 정신적 질환이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교원휴가 업무처리요령에 따라 원고에게 보장된 병가기간 60일을 사용하기 위하여 이 사건 병가신청을 하였으나 피고 B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반려하였고, 질병으로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었던 원고는 부당하게 사직을 종용받아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게 되었다. 따라서 그 실질이 해고에 해당하는 이 사건 사직서 제출행위는 해고의 실체적, 절차적 요건을 결여한 부당한 해고일 뿐만 아니라, 원고가 위와 같은 강요로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이상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는 비진의의사표시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이에 따라 원고는 위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하고, 피고들에게 민법 제750조 및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기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이 적법하게 유지되었을 경우 원고가 근로기간 만료일까지 수령하였을 급여 및 퇴직금 상당의 손해 16,698,3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3.

이 사건 소 중 피고 경기도에 대한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직권으로 살피건대,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근로계약상의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이미 다른 사유로 근로관계가 종료되어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면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참조).

나.

원고가 2018. 2. 28. 피고 B과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을 2018. 3. 1.부터 2019. 2. 28.까지 1년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으므로, 결국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19. 2. 28.이 도과함으로써 그 기간이 만료되어 종료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변론종결일 현재 원고가 피고 경기도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이상, 이 사건 소 중 피고 경기도에 대한 해고무효확인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4.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경우,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케 하였다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고(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60528 판결 참조), 이때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사용자 측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등 참조). 한편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2다11458 판결 참조).

나.

인정사실 앞서 거시한 증거, 을 제2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2018. 10. 12. C초등학교 6학년 영어 수업 시간 중 15세 이상 관람가인 영화 E이 상영되어, 학생이 밤에 잠을 자지 못하고 있으니 재발을 방지해달라는 민원(이하 '이 사건 제1차 민원'이라 한다)이 제기되었다. 이에 C초등학교의 교감 F은 6학년 부장, 원고, 교무부장이 모인 자리에서 원고에게 영어시간에 영화상영 및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상영이 부적절하고, 향후 동일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를 촉구하였다.

2)

2018. 10. 19. C초등학교에 이 사건 제1차 민원을 제기한 학생이 누구인지 확인하려고 한다는 민원이 제기되었고(이하 '이 사건 제2차 민원'이라 한다), F은 교무부장, 원고가 모인 가운데 원고에게 수업시간의 정상적 운영과 영화 관련 민원이 더 이상 제기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요청하였다.

3)

G 외 4명의 학생들이 2018. 10. 25. 12시 10분 경 C초등학교 6학년 3반 4교시 영어 수업 시간에 이 사건 1, 2차 민원은 자신의 반에서 제기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던 중, 원고는 G의 귀에 입을 가까이 대고 "G아, 실망이다"라고 소리를 질렀다. G은 그로 인하여 같은 날 귀가 멍하고 아프다는 증상을 호소하며 H이비인후과에서 진료를 받았다.

4)

또한 원고는 2018. 10. 25. 12시 30분 경 C초등학교 복도에서 위 G 외 4명의 학생들과 상담하던 도중 G이 교실로 돌아가려고 함에도 G의 손목을 무리하게 붙잡고이야기를 계속하여, G에게 2주의 치료를 요하는 수근의 염좌 및 긴장의 상해를 가하였다(이하 '이 사건 폭행'이라 한다).

5)

이에 따라 G과 다른 피해 학생의 학부모는 2018. 10. 26. C초등학교에 방문하여 피고 B에게 이 사건 폭행과 관련하여 학생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원고의 영어수업 배제 및 재발방지, 생활기록부 평가, 치료비 지급 및 상담 진행 등의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하였다.

6)

원고는 이 사건 폭행이 발생한 다음 날인 2018. 10. 26.부터 2018. 11. 14.까지 1일 내지 2일 단위로 병가 및 연가를 사용하여 C초등학교에 출근하지 않다가, 2018. 11. 15. 이 사건 병가신청을 하였다. 이 사건 병가신청 당시 원고는 이미 9일 7시간 20분의 병가, 10일 2시간 50분의 연가를 사용한 상황이었다.

7)

C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이 사건 폭행 이후인 2018. 11. 7. 피고 B에게 원고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요구하였고, 학교폭력 전담기구가 2018. 11. 9. C초등학교에서 개최되었으며, 경찰관, 아동보호전문기관, 담당장학사가 2018. 11. 14. 학교운영위원실에서 학부모와 학생, 교감을 면담하였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2018. 11. 15. 개최되었다.

다.

판단 위 인정 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 경기도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이 사건 사직서 제출행위에 따라 합의에 의해 종료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피고 B이 이 사건 사직서 제출행위를 강요하였다거나 위 사직의 의사표시가 원고의 비진의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 B의 이 사건 반려조치 또한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에 해당하여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급여 및 퇴직금 상당의 손해배상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9조 제1항과 이 사건 운영지침에서는 휴가와 관련하여 병가 기간 9일 이내, 연가 기간 9일 이내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가 이 사건 병가신청 이전에 연가 9일, 병가 9일의 기간을 모두 사용한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 B의 이 사건 반려조치는 이 사건 운영지침 및 이 사건 근로계약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2)

또한 이 사건 운영지침에서는 공무상병가와 관련하여서는 "임용권자는 근로복지공단의 승인사항에 따라 공무상 질병여부를 확정하고, 계약 기간 범위 내, 연 180일범위 안에서 유급으로 허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가 이 사건 병가신청 당시 원고의 적응장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로 판정받았음을 인정할 증거는 없다.

3)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9조 제1항에서 준용하고 있는 교원휴가 업무처리요령 4. 나.(1)(가)1)항에서는 일반병가의 경우 연 60일의 범위 안에서 허가한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상급행정기관이 소속 공무원이나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세부적인 업무처리절차나 법령의 해석·적용 기준을 정해 주는 '행정규칙'은 상위법령의 구체적 위임이 있지 않는 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이 없는 점(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3두20011 판결), 교원휴가 업무처리요령 4.나.(1)(가)1)항에서 병가 요건으로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와 '감염병에 걸려 그 교원의 출근이 다른 교원이나 학생 건강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때'로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가 위와 같은 병가 요건을 충족할 정도로 위중한 상태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교원휴가 업무처리요령 3.나.(2)에서는 학교의 장이 휴가를 허가함에 있어 "휴가로 인한 수업 결손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함"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원고가 이 사건 병가신청으로 장기간 자리를 비울 경우 다른 교원들이 원고의 빈 자리를 대체하여 근무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설령 행정규칙인 교원휴가 업무처리요령에서 일반병가의 경우 60일범위 안에서 허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 B의 이 사건 반려조치가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4)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제1, 2차 민원 및 이 사건 폭행으로 학교 내에서 이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자 병가 내지 연가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다가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것을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사직서 제출행위가 비진의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들이 이와 같은 원고의 비진의의사표시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수도 없으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이 사건 사직서제출행위가 비진의의사표시로써 효력이 없다고 볼 수도 없다.

5)

원고는 교원으로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용자의 폭언, 부당한 대우, 동료교사의 차별적 발언 및 험담, 성희롱 등을 당하였다고 주장하나, 갑 제2 내지 5, 8, 11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을 제1, 12,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 B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업무상위력 등에 의한 추행), 강요, 협박, 명예훼손, 재물손괴, 점유이탈물횡령, 경범죄처벌법위반으로 고소하였으나, 수원지방검찰청 검사는 2019. 11. 5. 위 혐의들에 관하여 증거가 불충분하거나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두 불기소처분을 한 사실, 수원지방검찰청 검사는 2020. 8. 21. 동료 교사들을 무분별하게 고소한 원고를 무고로 약식기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다. 피고 B이 원고에게 교사로서의 역할, 학생생활지도, 공직자로서의 의무 등을 언급하며 원고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 B은 C초등학교의 교장으로서, 초 · 중등교육법 제20조 제1항에 따라 교무를 총괄하고, 소속 교직원을 지도 · 감독하며, 학생을 교육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 B의 위와 같은 조치가 원고의 주장과 같이 폭언, 부당한 대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라.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피고 경기도에 대한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청구 및 피고 경기도에 대한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이춘근

판사

김진성

판사

김민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