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C이라는 상호로 플랜트 설비 제작 및 납품업을 영위하는 사람이고, 원고는 2019. 10. 1. 피고에게 고용되어 C에 근무하였던 근로자이다.
원고는 2020. 3. 17. 오전 피고의 아들이자 C 경영총괄팀장으로서 원고의 상사였던 D과 말다툼(이하 ‘2020. 3. 17.자 말다툼’이라 한다)을 하던 중, 근무지를 이탈하였고, 이후 C에 출근하지 않았다.
피고는 2020. 8. 31.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원고를 징계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하기로 한 다음, 2020. 9. 1. 원고에게 아래 내용의 징계통보서(이하 ‘이 사건 징계통보서’라 한다)를 발송하였고, 위 징계통보서는 그 무렵 원고에게 도달하였다.
청구취지
피고가 원고에게 한 2020. 10. 5.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020.
3. 18.부터 원고를 복직시키는 날까지 월 5,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가합28927
판결선고
2022. 11. 24.
수원지방법원
제15민사부
판결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5, 8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를 포함, 이하 같다), 증인 D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는 2019. 10. 1.부터 2020. 3. 31.까지를 수습기간으로 정하여 원고를 C 직원으로 고용한 것인데, 이후 원고를 정식 사원으로 전환한 바 없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2020. 3. 31. 종료되었다. 그렇지 않더라도 피고는 C 직원과 1년 단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2021. 3. 31. 종료되었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해고의 무효확인 판결을 받는다 하더라도 C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할 수 없고, 결국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이 사건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다.
판 단
피고가 원고를 수습 근로자로 채용한 것인지 여부
관련 법리
취업규칙에 신규채용하는 근로자에 대한 시용기간의 적용을 선택적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근로자에 대하여 시용기간을 적용할 것인가의 여부를 근로계약에 명시하여야 하고, 만약 근로계약에 시용기간이 적용된다고 명시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시용 근로자가 아닌 정식 사원으로 채용되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1. 11. 26. 선고 90다4914 판결, 1999. 11. 12. 선고 99다3047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C 취업규칙 제7조 제1항은 “직원을 신규 채용할 때 전형으로서는 적격 여부를 판별하기 어려울 경우, 3월 범위 안에서 수습 또는 조건부. 임시임용을 할 수 있다. 다만, 경력직 채용의 경우, 회사의 판단에 의하여 수습기간을 생략할 수 있다”라고, 제2항은 “제1항의 기간 중 또는 기간 만료 시에 기능, 근무태도, 고과, 건강상태 등을 종합하여 직원으로서 계속 근로가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하여 회사는 본 채용을 거부할 수 있다. 단, 특별한 경우에 1차에 한하여 3개월 연장할 수 있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다(을 제2호증). C 취업규칙상 수습기간은 근로자가 앞으로 담당하게 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가에 관하여 그 인품 및 능력 등을 평가하여 정식 사원으로서의 본채용 여부를 결정하는 기간인 이른바 시용기간에 해당한다.
그러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시용 근로자(수습 근로자)가 아닌 정식 사원으로 채용된 근로자라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C에 경력직 사원으로 입사하였다.
C 취업규칙은 경력직 사원에 대하여 수습기간을 적용할 것인지 여부를 선택적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고, 그 수습기간도 3개월 이내로 함을 원칙으로 하되, 1차에 한하여 3개월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와 피고는 그 근로관계에 관하여 수습기간이 적용된다는 내용을 명시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원고 입사 당시 수습기간을 3개월 이내의 어느 기간으로 할지 합의하지도 않았으며, 원고 입사로부터 3개월이 지난 시점에 수습기간 연장에 관하여 합의하지도 않았다.
피고가 원고의 근로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채용한 것인지 여부
C 취업규칙의 내용
C 취업규칙 제8조 제2항은 “한정근로계약 또는 근로 계약기간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을 제외하고는 1년 이내로 함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필요에 따라 갱신 체결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을 제2호증).
구체적 판단
그러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2호증의 기재, 증인 D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C 취업규칙 제8조 제2항의 내용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기간이 1년이라고 보기 어렵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봄이 옳다.
원고와 피고는 그 근로계약기간에 대하여 아무런 약정을 하지 않았다.
C 취업규칙 제8조 제2항은 한정근로계약 또는 기한의 정함이 없는 것을 제외한 근로계약의 근로계약기간을 1년 이내로 한다는 내용으로 보일 뿐, 피고가 근로자를 고용하면서 근로계약기간을 정하지 않은 경우 1년 이내의 근로계약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본다거나 그와 같이 추정한다는 내용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D은 이 법원의 증인신문과정에서 ‘다른 직원들의 근속연수가 높은 편이고 안정적이다’라고 진술하였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가 원고를 수습 근로자로 채용하였다거나 그 근로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본안전 항변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본안에 대한 판단
2020. 3. 18.부터 이 사건 해고일까지의 임금 청구에 관하여
원고 주장의 요지
D은 2020. 3. 17.자 말다툼 이후 원고에게 시말서 제출을 지시하면서, 그 시말서 제출 없이는 원고가 C에 출입할 수 없도록 그 출입을 제한하였다. D은 원고에게 사죄문 또는 반성문을 의미하는 시말서 제출을 지시한 것인데, 이와 같은 지시는 원고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여 위법하고, 설령 시말서 제출 지시가 적법하더라도 위 지시 거부만으로 피고는 원고의 근로제공을 거부할 수 없다.
그러므로 원고는 사용자인 피고의 책임 있는 사유로 피고에게 근로제공을 하지 못한 것이고, 민법 제538조 제1항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2020. 3. 18.부터 이 사건 해고일까지의 임금으로 월 5,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 단
관련 법리
근로자는 근로계약관계가 유효하게 존속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근로제공을 하지 못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그 기간 중에 근로를 제공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반대급부인 임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다만 사용자의 근로제공 수령거부로 보이는 행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없었던 경우에는 근로자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근로제공을 못한 것이 아니므로 그 기간 중에는 임금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15615, 2010다15622(병합) 판결의 취지 참조]. 한편, 민법 제538조 제1항 소정의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란 채권자의 어떤 작위나 부작위가 채무자의 이행의 실현을 방해하고 그 작위나 부작위는 채권자가 이를 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신의칙상 비난받을 수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3다9470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D이 2020. 3. 17.자 말다툼 도중, 원고에게 ‘이런 식으로 나갈 거면 출퇴근 카드(출입카드)를 반납하고 가라’라고 말하였는데, 원고가 이를 거부한 사실, 이에 D이 원고에게 ‘경찰을 부르겠다’고 하였고, 그 직후 원고가 근무지를 이탈한 사실, D이 원고에게 2020. 3. 19. ‘시말서를 제출하면 C 출입 가능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2020. 3. 20. ‘시말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C 내부로의 출입은 허락되지 않는다’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 피고가 2020. 8. 18.경 원고에게 ‘시말서를 작성하여 내용증명 수신일로부터 2일 내에 출근한 후 본인의 입장을 소명하라’는 내용증명(이하 ‘2020. 8. 18.자 내용증명’이라 한다)을 보낸 사실 등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위 기초사실에 갑 제6, 7, 10호증,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 증인 D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호증, 을 제1, 3, 6, 15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2020. 3. 17.자 말다툼 이전부터 이 사건 해고일까지 피고에게 근로제공을 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와 관련한 피고 측의 행위가 신의칙상 비난받을 수 있는 경우라고 보이지도 않으므로,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원고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2020. 3. 17.자 말다툼 이전 D에게 원고 거주지 앞 컨테이너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하였으나, D으로부터 거절당한 바 있다. 그럼에도 원고는 2020. 3. 17.자 말다툼이 있던 다음 날 새벽인 2020. 3. 18. 04:24 피고에게 ‘사장님, 어제 D 팀장이 경찰에 전화하여 제 근태카드를 정지시킨다고 하여 지시하신 개발은 제 컨테이너에서 진행하겠습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근무지의 일방적인 변경을 통보하였다.
D이 2020. 3. 17. 오전 원고에게 출입카드를 반납하라는 말 등을 하기는 하였다. 그런데 1971년생인 원고는 사회생활 경험이 적지는 아니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2020. 3. 16. D 팀장의 업무지시와 방침을 따라야 한다는 피고의 메일에 대하여 ‘사리에 맞지 않는 업무지시에 따를 수 없음을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회신하는 등 사용자인 피고에게 자신의 의견을 적극 피력하였었던 것으로 보임에도, 2020. 3. 17.자 말다툼 과정에서 있었던 D 발언을 빌미로 근무지의 일방적인 변경을 통보한 것이다.
위와 같은 사정과 원고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에게 자신의 컨테이너에서 개발을 진행하겠다며 일방적인 근무지 변경을 통보하였음에도, 피고로부터 이 사건 징계통보서를 받을 때까지 피고에게 아무런 업무성과물을 제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어떠한 업무보고도 하지 않은 것을 보면, D이 근태카드(출입카드)를 정지시킨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원고는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D의 위와 같은 발언이 원고의 근로제공을 방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2020. 3. 16. 피고에게 ‘사장님, 하실 말씀 있으시면 메일로 하시고 저도 행정기관에 저의 진솔한 사정을 알리겠습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2020. 3. 19. 피고에게 ‘오늘까지는 예의상 문자를 올리지만 내일부터는 이 억울함을 청와대, 정부기관, 국회에 호소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D이 2020. 3. 19. 및 2020. 3. 20. 원고에게 위 (1)항에서 인정한 바와 같은 시말서 제출을 요구하였고, 이에 원고는 D에게 ‘D아 제발 화나게 하지 마라’, ‘고소해’, ‘해고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대응하기도 하였다.
위와 같은 원고의 태도도 원고가 피고에게 더 이상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없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사용자가 사고나 비위행위 등을 저지른 근로자에게 시말서를 제출하도록 명령한 경우, 그 시말서가 근로관계에서 발생한 사고 등에 관하여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죄문 또는 반성문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내심의 윤리적 판단에 대한 강제로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시말서 제출명령은 업무상 정당한 명령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두6605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사죄문 또는 반성문을 의미하는 시말서의 제출을 명령한 것이 아니라면, 사용자의 시말서 제출명령이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런데 원고가 피고에게 D이 문제 삼던 겸업 등의 내용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소명한 적이 없는 점, 원고가 피고에게 단순 경위서를 의미하는 시말서를 제출하였다가 이를 반려 당하였다는 사정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D이 제출을 요구한 시말서가 사죄문 또는 반성문을 의미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민법 제538조 제1항에 기하여 실제로 C에 근무하지 않은 기간 동안의 임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는 것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해고의 무효확인 청구 및 이 사건 해고일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의 임금 청구에 관하여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 고
피고는 이 사건 징계통보서에 해고사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아니함으로써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다. 또한 이 사건 해고에는 정당한 해고사유가 없고, 일부 해고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는 경한 징계를 선택하지 아니한 징계권 남용으로 위법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절차적·실체적 하자로 인하여 무효이다.
그러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는 점에 대한 확인을 구하고,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해고일로부터 피고가 원고를 복직시키는 날까지 임금으로 월 5,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의 지급을 구한다.
피 고
이 사건 징계통보서에 해고사유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원고는 해고사유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이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배되지 않는다. 또한 이 사건 해고에는 아래와 같은 정당한 해고사유가 존재하고, 이 사건 해고는 징계권 남용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는 C 진행 프로젝트의 HMI 개발과 관련한 D의 지시에 반하여 그 업무를 다른 직원에게 전가하였고, 석탄발화감지 프로젝트의 사업 파악에 관한 D의 지시에 따르지 아니하는 등 피고 지시를 불이행하고, 그 직무를 태만히 하였다.
원고는 2019. 10. 1.부터 2020. 3. 17.까지 C에 총 76회 지각하고, 6회 무단결근하였다.
원고는 2020. 3. 17.자 말다툼 과정에서 D에게 폭언을 하고, 허위사실을 적시하며 C과 D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 협박하였다. 그리고 원고는 2020. 5.경 허위사실을 기자에게 제보하여 C을 문 닫게 하겠다며 D을 협박하였고, 2020. 8.경 C 직원들에게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위증 등을 요청하였고, 회사에서 싸움에서 이기면 원고에게 넘어오라는 등 내부분란을 조장하였다.
원고는 허위임을 알면서 피고 및 피고 직원 E을 부정청탁 등의 혐의로 신고하여 피고 업무를 고의적으로 방해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시말서 작성 요구에 수차례 따르지 아니하였다.
이 사건 해고의 무효 여부
이 사건 해고의 절차적 정당성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 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쉽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지만,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하면 해고통지서에 징계사유를 축약해 기재하는 등 징계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위 조항을 위반한 해고통지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81609 판결 등 참조). 징계해고의 경우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서면으로 통지된 해고사유가 축약되거나 다소 불분명하더라도 징계절차의 소명 과정이나 해고의 정당성을 다투는 국면을 통해 구체화하여 확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것이므로 해고사유의 서면 통지 과정에서까지 그와 같은 수준의 특정을 요구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2. 1. 14. 선고 2021두50642 판결 등 참조).
판 단
이 사건 징계통보서상 해고사유 중 ‘장기간(2020년 3월 18일 ~ 현재) 무단결근’ 부분의 해고사유가 특정되어 있다는 점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이 사건 징계통보서상 나머지 해고사유가 축약되어 있거나 다소 불분명하게 기재되어 있음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기초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을 제9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해고 당시 이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고 그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징계통보서에 의한 이 사건 해고의 통지가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
업무 지시 불이행, 태만한 행위 부분에 관하여: 원고는 2020. 3. 16. D의 업무지시와 방침을 따라야 한다는 피고의 메일(PLC, HMI, SCADA 업무에 관하여 D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됨)에 대하여 ‘사리에 맞지 않는 업무지시에 따를 수 없음을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회신한 바 있다. 그리고 원고는 2020. 8. 20.경 피고에게 ‘피고가 원고에게 불법행위 의혹이 있는 업무지시를 하였거나 일관성 없는 업무지시를 하였다’는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하였다.
근무장소 이탈, 다수의 지각 조퇴 부분에 관하여: 원고의 입사 시부터 이 사건 해고 시까지 원고가 C에서 근무한 기간이 길지 않고, 원고는 이 사건 징계통보서 기재에 의하여 피고가 원고의 C 출입카드 사용기록을 문제 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사건 변론과정에서 원고는 피고가 제시한 출입카드 사용기록(을 제1호증)의 관리 목적, 그 기록의 전반적인 신뢰성에 대해 다투고 있을 뿐이므로, 이 사건 징계통보서의 축약된 기재나 다소 불분명한 기재로 인하여 원고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장애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위계질서 문란 및 임직원에 대한 폭언, 협박행위, 직장의 질서 풍기문란 조장 부분에 관하여: 원고가 C에 출근하지 않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D과의 사이에 있었던 2020. 3. 17.자 말다툼이고, 그 이후 D은 원고에게 C 직원이나 피고에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협박하는 행위, 경영총괄자에 대해 비상식적인 언행을 하는 행위 등은 위법하다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허위사실을 노동부에 고발하여 경영자의 업무를 방해한 행위 부분에 관하여: 원고는 피고에게 행정기관 등에 민원을 제기하겠다는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당사자이고, 피고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발하였던 당사자이다. 그리고 원고는 이 사건 소장에서 ‘장기간(2020년 3월 18일 ~ 현재) 무단결근’, ‘허위사실을 노동부에 고발하여 경영자의 업무를 방해한 행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해고사유에 대하여만 근로기준법 제27조 위반 주장을 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해고의 실체적 정당성에 대한 판단
C 취업규칙상 관련 규정
이 사건 해고의 당부 판단에서 제외되는 해고사유
해고처분의 당부는 당해 해고처분에서 해고사유로 삼은 사유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이와는 전혀 별개의 사유까지를 포함하여 위 해고처분의 당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8. 3. 27. 선고 96누8994 판결, 대법원 2000. 6. 23. 선고 98다54960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피고 주장의 해고사유 중 ① 원고가 2020. 8.경 C 직원들에게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위증 등을 요청하였고, 회사에서 싸움에서 이기면 원고에게 넘어오라는 등 내부분란을 조장하였다는 부분과, ② 원고가 피고의 시말서 작성 요구에 수차례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부분은 이 사건 해고의 해고사유로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위 ① 부분은 원고가 2021. 8. 30.자 준비서면에서 새로이 해고사유로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서 이 사건 해고 당시 해고사유에 포함되었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 위 ② 부분은 원고가 그 해고의 근거규정으로 C 취업규칙 제74조 제1호를 들고 있는데 다른 해고사유와 달리 이 사건 징계통보서에 그와 같은 근거규정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이 사건 해고의 해고사유 존재 여부
업무 지시 불이행, 태만한 행위 부분: 해고사유 불해당
피고는 이 사건 징계통보서상 해고사유 중 업무 지시 불이행과 태만한 행위에 대한 해고사유를, 원고가 C 진행 프로젝트의 HMI 개발과 관련한 D의 지시에 반하여 그 업무를 다른 직원에게 전가하였고, 석탄발화감지 프로젝트의 사업 파악에 관한 D의 지시에 따르지 아니하는 등 피고 지시를 불이행하고, 그 직무를 태만히 하였다는 것으로 특정하였다.
그러나 피고가 지칭하는 D의 지시 내용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을뿐더러, 피고 주장과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그 위반의 내용·횟수 및 위반의 정도 등을 알기도 어려우므로, 위와 같은 비위행위가 존재한다거나, 그 비위행위가 C 취업규칙 등에 따른 해고사유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결국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근무장소 이탈, 다수의 지각 조퇴 부분: 해고사유 불해당
피고는, 원고의 C 출입카드 사용기록을 근거로 원고가 2019. 10. 1.부터 2020. 3. 17.까지 총 76회의 지각과 총 6회의 무단결근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C 취업규칙 제31조가 ‘직원은 출근 및 퇴근 시에 출퇴근 확인을 지문인식/출퇴근 카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원고가 2020. 3. 18. 피고에게 C 출입카드를 근태카드라고 지칭하는 내용이 포함된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 등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2,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1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C 출입카드는 C 출입용도로만 사용되었을 뿐 출퇴근 확인용으로 사용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고(직원 한 명이 출입카드로 출입문을 여는 경우 다른 직원들이 함께 출입하는 경우가 있고, 화장실, 흡연 등의 목적으로 출입카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임), 피고가 실제 출입카드로 C 임직원들의 근태관리를 해오지 않은 이상 C 직원들이 원고 주장과 같은 용도로 출입카드를 사용해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점, ② C 출입카드 사용기록(을 제13호증)상 원고 외 다른 임직원들의 정상 근무일수보다 지각, 결근일수가 많은 것을 보면, 위 취업규칙과 달리 실제로는 출입카드에 의하여 근태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C 출입카드 사용기록에 의하여 원고가 C에 지각, 결근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장기간(2020년 3월 18일 ~ 현재) 무단결근 부분: 해고사유 해당
원고가 2020. 3. 17. 오전 C 근무지에서 이탈한 후, 이 사건 해고 시까지 C에 출근하지 않은 사실, 피고가 2020. 8. 18.경 원고에게 ‘시말서를 작성하여 내용증명수신일로부터 2일 내에 출근하여 본인의 입장을 소명하라’는 내용의 2020. 8. 18.자 내용증명을 보낸 사실, 피고가 2020. 8. 31.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를 한 사실 등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위 기초사실에 갑 제1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C에 3일 이상 무단결근하였다고 볼 것이고, 이는 C 취업규칙 제74조 제5호에 따른 해고사유에 해당하므로, 이 부분 해고사유는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D이 2020. 3. 17.자 말다툼 이후 원고에게 시말서 제출을 지시하면서, 그 시말서 제출 없이는 원고가 C에 출입할 수 없도록 그 출입을 제한하였는데, 위와 같은 시말서 제출 지시는 원고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고, 이에 원고는 위 시말서 제출을 하지 않고 피고의 출입제한 조치에 따라 C에 출근하지 못하였을 뿐이므로, 원고가 C에 무단결근을 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D이 원고에게 제출을 지시한 시말서가 사죄문 또는 반성문을 의미하는 시말서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D의 시말서 제출 지시가 원고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3. 가.
나) (2)항에서 본 바에 따르면, 원고는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없던 상태에서 D과의 말다툼 과정에서의 D의 발언을 빌미로 근무지의 일방적인 변경을 통보하고 C으로의 출근을 거부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는 2020. 3. 18.경부터 C에 무단 결근을 한 것이라고 봄이 옳다. 설령 피고가 2020. 3. 17.경부터 원고의 C으로의 출입을 위법하게 제한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2020. 8. 18.자 내용증명을 통해 원고에게 복귀명령을 내린 것인데(위 내용증명에는 시말서에 의하여 본인의 입장을 소명하라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을 뿐, 사죄문 또는 반성문을 제출하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갑 제10호증의 2의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위 복귀명령에 따라 피고에게 근로제공을 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는 적어도 2020. 8. 18.자 내용증명 수신일로부터 2일이 지난 날부터는 C에 무단결근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위계질서 문란 및 임직원에 대한 폭언, 협박행위, 직장의 질서 풍기문란 조장 부분: 해고사유 해당
원고가 2020. 3. 17.자 말다툼 도중, 상사인 D에게 반말로 화를 낸 사실, 이후 원고가 D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D에게 ‘D아 제발 화나게 하지 마라’, ‘고소해’, ‘해고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 원고가 2020. 5.경 D에게 “쇼하지 말구 구속되 잘못하면”, “국회기자가 F는 나하구도 상관없어”, “아까 전화왔어 대책수립해 이러지 말구 발전소 다 날라갈 수 있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 등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C 취업규칙 제29조 제5호, 제6호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였고, 이는 C 취업규칙 제74조 제17호가 정하고 있는 해고사유인 ‘기타 취업규칙이나 다른 규정을 상당히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부분 해고사유는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허위사실을 노동부에 고발하여 경영자의 업무를 방해한 행위: 해고사유 불해당 피고는, 원고가 허위임을 알면서 피고 및 피고 직원 E을 부정청탁 등의 혐의로 신고하여 피고 업무를 고의적으로 방해하였다고 주장한다.
원고가 2020. 3. 18. G 주식회사의 처장으로 근무하였다가 C 고문으로 재직 중이던 E에게 ‘처장님의 행동을 제가 본 바에 의하면 알선수재, 청탁 등 여러 불법행위가 인식되어 진다. 국회 상임위와 기자들에게 이를 알리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 D이 2020. 3. 19. 원고에게 ‘어제 E 고문에게 보낸 문자는 협박죄가 성립된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 원고가 국민권익위원회에 E이 부정청탁에 의해 직무를 수행한다는 신고를 하여 국민권익위원회가 2020. 6. 19. 경찰청으로 위 신고 사건을 송부한 사실, 원고가 피고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발하여 수원지방검찰청 검사가 2020. 6. 23. ‘피고가 2019. 10. 1.경까지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원고의 임금 합계 5,698,328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피의사실에 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 결정을 한 사실 등은 갑 제9, 12호증, 을 제3, 6,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 및 E을 부정청탁 등의 혐의로 노동부에 신고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피고는 2022. 8. 17.자 준비서면에서 임금 미지급에 따른 근로기준법 위반 관련 고발을 해고사유로 주장하고 있지 않다). 설령 원고가 피고 및 E을 부정청탁 등의 혐의로 노동부에 신고한 사실이 있다거나, 피고가 임금 미지급을 이유로 원고가 피고를 고발하였던 건을 해고사유로 주장하더라도, 원고가 신고하거나 고발한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는 점, 피고가 원고에게 2020. 3. 18.부터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 임금 미지급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법적 평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피고 및 E을 부정청탁 등의 혐의로 노동부에 신고한 것 또는 원고가 피고를 임금 미지급에 따른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발하였던 것을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해고사유 존재 여부에 대한 결론
그러므로 원고가 2020. 3. 18.부터 이 사건 해고시인 2020. 8. 31.까지 C에 무단 결근한 행위와 위계질서 문란 및 임직원에 대한 폭언, 협박행위, 직장의 질서 풍기문란 조장 부분과 관련된 앞서 본 비위행위만이 이 사건 해고의 해고사유가 된다.
징계권 남용 여부
위 기초사실에 앞서 인정한 사실들에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이 사건 해고의 경위와 원고의 근무태도, 원고가 피고에 무단결근한 기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것은 징계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해고의 무효 여부에 대한 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유효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소결론
이 사건 해고가 유효한 이상, 이 사건 해고의 무효확인 청구는 이유 없고,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해고일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의 임금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춘근(재판장) 서경민 조용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