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0. 12. 17. 선고 2020고단3315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근로기준법 등의 범행전력이 수회 있는 자로서 분양 사업에 종사하던 자인바, 2017. 5. 일자 불상경 자신이 소유하고 있으면서 거주 중이던 용인시 기흥구 B건물 C동 주택에 관하여 D를 통하여 알게 된 피해자 E과 전세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당시 위 주택은 근저당권자인 F 주식회사에서 경매를 신청하여 경락허가결정(2016. 11. 14.)까지 이루어진 후 위 경락허가결정에 대한 피고인의 항고까지 기각(2016. 11. 23.)된 다음 재항고를 하여 둔 상태여서 자칫하면 위 주택에 대한 소유권을 잃게 될 상황이었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위 피해자 등 다른 사람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서는 아니되고 설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임차인은 위 주택을 온전하게 사용하거나 임차보증금을 제대로 반환받을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많다는 점을 알고 있었음에도 위 일시를 전후하여 위 피해자에게 이 사건 부동산이 경매신청되어 경락허가결정까지 이루어진 상황 등에 관하여 전혀 고지하지 아니한 채 위와 같은 사정을 모르는 위 피해자와 전세보증금을 1억 원으로 정하여 전세계약을 체결한 뒤 피해자로 하여금 2017. 5. 31.경 ㈜G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로 2,000만 원을 송금하도록 하고, 피고인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로 같은 해 6. 26.경 3,000만 원을, 같은 해 6. 27. 1,000만 원을, 같은 해 6. 28. 3,000만 원을, 같은 해 6. 29. 1,000만 원을 각 송금하도록 하여 도합 1억 원을 전세보증금 명목으로 편취한 것이다.

2.

판단

가.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6도735 판결 등 참조).

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여 보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1억 원의 전세보증금을 편취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피고인이 그 소유의 용인시 기흥구 B건물 H동(이하 ‘이 사건 주택’이라 한다)을 피해자에게 임대보증금 1억 원, 임대기간 2017. 6. 28.부터 2019. 6. 27.까지로 정하여 임대하기로 하는 내용의 부동산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이 체결되었다.

○

피해자는 육가공사업에 관하여 알아보기 위하여 I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하여 D를 알게 되었고, 그후 D와 함께 육가공사업을 진행하였다.

○

피해자는 D로부터 이 사건 주택으로의 이사를 제안받고, D와 협의하여 2017. 6. 30. 이사하기로 정하였는데, 이사할 날이 다가와도 아무런 진척이 없자, D를 통하여 피고인의 연락처를 받아 임대차계약서 작성일로부터 약 1주일 전 피고인에게 연락하였다.

○

그후 피고인과 피해자는 2017. 6. 26. J부동산 사무실에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임대차계약서에는 피해자가 ㈜G 명의의 은행계좌로 2,000만 원을 송금한 날인 2017. 5. 31.을 작성일자로 기재하였다.

○

피해자는 2017. 5. 31. ㈜G 명의의 은행계좌로 2,000만 원을, 2017. 6. 26. 피고인 명의의 은행계좌로 3,000만 원을, 2017. 6. 27. 피고인 명의의 은행계좌로 1,000만 원을, 2017. 6. 28. 피고인 명의의 은행계좌로 3,000만 원을, 2017. 6. 29. 피고인 명의 은행계좌로 1,000만 원을 각 송금하였다.

○

피해자는 2017. 6. 30. 이 사건 주택에 입주하였으나, 피고인은 공사중이던 용인시 기흥구 K 지상의 주택이 준공된 2017. 8.경까지 피고인의 짐을 다른 장소에 쌓아두기도 하였다.

○

한편,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당시 이 사건 주택은 근저당권자를 F 주식회사로 하여 마쳐진 2015. 7. 3.자 근저당권설정등기에 기하여 2016. 1. 18. 임의경매개시결정등기가 마쳐진 이후 경매절차가 진행되고 있었다.

○

ⅰ) 피해자는 고소장 및 경찰 조사에서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먼저 이 사건 주택을 저렴하게 임대해주겠다고 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가 검찰 조사에서는 D로부터 임대차계약을 제안받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다른 내용의 진술을 한 점, ⅱ) 피해자는 검찰 조사에서 교회 모임에서 알게 된 L로부터 집을 지어 그 집을 담보로 육가공사업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소개를 받고 I에 있는 M을 방문하여 D를 알게 되었다거나 이 법정에서 L의 소개로 D를 만났다고 진술하였으나, L는 이 법정에서 경찰 또는 검찰 조사 당시 피해자를 교회 모임에서 알게 되었고, 자신이 이 사건 주택과 관련하여 피해자와 피고인, D를 서로 연결시켜주었다는 진술은 모두 허위 진술이고, 피해자가 육가공사업에 대하여 알아보기 위하여 I 사무실로 찾아와 처음 피해자를 알게 되었다고 증언하고 있는 점, ⅲ)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과정에 대하여, 피해자는 검찰 조사에서는 피고인이 2017. 6. 26.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기 약 1주일 전 피고인에게 전화 통화를 하기 전까지는 임대차계약에 관하여 D와 협의하였다고 진술하면서도 이 법정에서는 피고인이 피해자가 참석한 N 고기파티에서 피해자에게 ‘내가 얼마나 이 집을 싸게 주는 줄 아느냐, 주변 시세는 아느냐’고 이야기했다고 하면서 고소장 및 경찰 진술과 같이 마치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먼저 제안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 ⅳ) 피해자는 검찰 조사에서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한 날은 2017. 6. 26.인데, 작성일자가 2017. 5. 31.로 기재된 것은 자신이 계약금 2,000만 원을 보낸 날짜로 작성일자를 기재하기 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는데, 이 법정에서는 임대차계약서에 기재된 2017. 5. 31. 실제로 계약서가 작성되었다고 진술을 번복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과정에 대한 피해자의 수사단계 및 이 법정에서의 진술을 신빙할 수 없다.

○

D 또한 피해자의 고소장 및 경찰에서의 진술, L의 경찰 진술과 같이 이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소개하였을 뿐 구체적인 임대차계약은 피고인과 피해자가 체결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으나, L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여 D의 위 진술은 허위로 밝혀졌다.

○

L는 위와 같은 경찰 및 검찰에서 허위 진술은 사전에 D 등과 상의한 이후 이루어졌다는 취지의 증언을 하고 있어서, D 등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에 관하여 조직적으로 허위 진술을 한 것으로 보인다.

○

피해자는 경찰 및 검찰, 이 법정에서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주택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특히 경찰에서는 이 사건 주택 및 주변 토지가 피고인의 소유임을 확인하였고, 그 확인방법에 대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주택에 거주하고 있어서 소유자로 믿었다는 납득할 수 없는 답변을 하고 있다. 또한 통상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대상 주택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하지 않고, 시세를 확인하지 않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 할 것인데, 단지 피고인을 믿었기 때문에 등기부등본 등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피해자의 주장은 쉽사리 수긍할 수 없다.

○

오히려, 피해자는 D와 함께 육가공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점, 피해자는 D와 임대보증금이나 입주일 등 이 사건 주택에 관한 구체적인 임대차계약의 내용을 협의하였고, 피고인과는 그러한 협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D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당시 이 사건 주택에 관하여 경매절차가 진행되고 있었고, 1억 원의 공탁으로 경매절차가 중지된 것을 모두 알고 있었던 점, 이 사건 주택의 임대보증금은 2억 원 내지 2억 5,000만 원 정도로 형성되어 있었던 점, D는 공탁금 용도로 차용한 1억 원의 변제를 위해서도 1억 원이 필요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가 임대차계약서 작성전 2017. 5. 31.경 계약금 2,000만 원을 ㈜G 명의 은행에 송금한 점, 피해자는 피고인이 아닌 D와 협의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음에도 D에 대한 형사 고소를 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D는 함께 육가공사업을 진행하고 있던 피해자가 이사를 하여야 하는 형편을 알게 되어 피해자에게 이 사건 주택이 경매절차가 진행 중이나 1억 원을 공탁하여 경매절차가 중단되었고, 소송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니 시세보다 저렴한 1억 원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주택으로의 이사를 제안하였고, 피해자는 그와 같은 상황을 모두 알고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보증금으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명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