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고합268
판결선고
2020. 10. 16.
수원지방법원
제11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범죄전력]
피고인은 2018. 8. 8. 수원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18. 8. 17. 그 판결이 확정되었고, 2019. 8. 30. 수원지방법원에서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죄 등으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2019. 9. 7.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범죄사실]
누구든지 거짓 신청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교부 받아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2014년경부터 성남시 분당구 B건물 C호에서 반도체 전자제품(칩)을 개발하여 판매하는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사람으로, 피해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피해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에서 공고하는 국가연구개발과제에 D에서 이미 개발한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취지의 허위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여, 국가보조금을 지급 받아 국가연구개발과제와는 관련이 없는 D 운영경비, 다른 제품 생산 비용, 다른 제품 개발 비용 등에 정부 보조금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14년 4월경 정부 출연 기관인 피해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홈페이지에 산업기술혁신사업 계획서(개발 과제명 : E)를 제출하여 D가 주관기관으로서 2014. 5. 1.부터 2017. 4. 30.까지 36개월 동안 정부 출연금 1,140,000,000원을 지원 받고 민간부담 현금 344,228,000원을 더하여 국가연구개발과제를 수행하겠다는 취지로 국가보조금 지급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이 위 과제수행으로 개발하겠다고 한 것은 이미 D에서 개발이 완료된 F 칩에 관한 것이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을 속여 이에 속은 위 피해자로부터 2014. 7. 8.부터 2017. 6. 23.까지 국가보조금 합계 1,026,491,895원을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2014. 7. 8.경부터 2017. 11. 23.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4개의 국가연구개발과제에 이미 개발된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취지로 국가보조금 지급을 신청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합계 2,645,481,097원의 국가보조금을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음과 동시에 거짓 신청으로 보조금을 교부받았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 진술
증인 G, H의 각 법정 진술
피고인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G, I, J, K, H, L, M, N, O, P, Q, R, S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T의 진술서 사본
각 수사보고(증거목록 순번 18, 71, 78번)
분당경찰서 협조의뢰에 대한 답변서, 진도보고서(범죄사실 3항 관련), 공고문(범죄사실 2항 관련), 요청자료에 대한 답변, 종합의견서, 전문위원회 심의결과, 전문위원회 심의결과 종합의견서, (주)D 문제과제 검토위원회 개최 결과보고, 검토의견서 10부, 최종 현장실태 조사표, 확인서, 성능평가보고서 3부, 각 계약서(증거목록 순번 81, 83, 85, 86번), 각 세금계산서(증거목록 순번 82, 84, 87, 90, 99, 102번), 각 발주서(증거목록 순번 89, 99번), 견적서, 엑셀자료 출력물, 각 중소기업 기술개발사업 협약서(증거목록 순번 112, 120번), 각 중소기업기술개발 지원사업 사업비 집행기준(증거목록 순번 113, 121번), 각 최종보고서(증거목록 순번 115, 125, 138, 148번), 각 사업비 집행내역(증거목록 순번 116, 126번), 각 사업계획서(증거목록 순번 117, 124번), U(증거목록 순번 128번), V 평가 자료(증거목록 순번 129번), V 일정관리(증거목록 순번 130번), W(증거목록 순번 131번), 각 사업비 사용명세서(증거목록 순번 141, 143, 145번)
판시 전과: 판결문 및 사건요약정보 등, 범죄경력 등 조회결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반도체 칩은 설계, 시제품 제작, 시제품 검토 및 테스트, 양산 샘플 제작, 품평회 개최, 고객인증의 과정을 거쳐야 개발이 완료되는데,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개발하겠다고 한 반도체 칩들은 보조금 신청 당시 시제품 제작, 시제품 검토 및 테스트 단계까지 개발되기는 하였으나 개발이 완료되지는 않았다.
피고인은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반도체 칩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보조금 신청을 하였으므로 피해자들을 기망하였거나 거짓 신청으로 보조금을 교부받은 것이 아니다.
판단
관련 법리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제40조의 ‘거짓 신청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이라고 함은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서는 법에 의한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없음에도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로서 보조금 교부에 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적극적․소극적 행위를 뜻한다(대법원 2001. 1. 5. 선고 99도4101 판결, 2011. 6. 30. 선고 2010도14257 판결 등 참조).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관한 허위표시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므로, 거래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당해 거래에 임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거래로 인하여 재물을 수취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자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5774 판결, 2011. 11. 24. 선고 2010도15454 판결, 2014. 10. 15. 선고 2014도9099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이 인정되므로, 피고인이 이미 개발이 완료된 칩을 개발하겠다는 취지로 피해자들을 기망하고 이러한 거짓 신청으로 보조금을 교부받았음이 충분히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반도체 칩의 개발 과정
반도체 칩은 아날로그 및 디지털 회로 설계→설계도에 따른 칩 제작→칩을 기판(웨이퍼)에 조립하여 시제품 제작→시제품 성능평가 및 완료의 과정을 거쳐 개발되는데, 시제품 성능평가가 완료되면 칩을 양산(대량생산)하여 판매하게 되고, 시제품 성능평가가 완료되지 않으면 회로 설계를 다시 하게 된다. 다만 양산 및 판매가 이루어진 후에도 고객으로부터 민원 등을 받게 되면 칩의 성능개선 작업을 하기도 한다.
피고인이 신청한 사업의 취지 및 내용
산업기술혁신 촉진법, 산업기술혁신사업 공통 운영요령 등에 따라 피해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하 ‘산기평’이라 한다)은 산업기술혁신사업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는 새로운 기술개발을 하려는 기업에게 보조금을 지급함으로써 산업기술혁신을 촉진하여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이다. 산기평은 이러한 사업 취지에 따라 신청자들로부터 각 사업연도에 따른 기술개발목표 등이 명시된 사업계획서와 개발하고자 하는 기술이 이미 개발된 것이 아니라는 협약서 등을 받아 보조금 지원 여부를 심사하고, 보조금 지원 후에도 중간보고서, 최종보고서 등을 받아 기술이 사업계획서에 따라 개발되었는지 여부를 심사한다. 공고(증거기록 1권 134쪽)에 따르면, 신청하는 과제가 이미 개발되었거나 보조금 지원이 된 경우, 신청과제가 동일기업의 기 지원된 과제내용과 유사한 경우 또는 신청기업이 이미 생산·판매 중인 제품이거나 동 제품의 단순 성능개량인 경우에는 신청자격에서 제외된다.
중소기업 기술혁신 촉진법과 중소기업기술개발 지원사업 운영요령 등에 따라 피해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하 ‘기정원’이라 한다)은 중소기업기술개발 지원사업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는 새로운 기술개발을 하려는 중소기업에게 보조금을 지급함으로써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이다. 기정원은 이러한 사업 취지에 따라 신청자들로부터 각 사업연도에 따른 기술개발목표 등이 명시된 사업계획서와 개발하고자 하는 기술이 이미 개발되었거나 보조금 지원이 된 것이 아니라는 서약서 등을 받아 보조금 지원 여부를 심사하고, 보조금 지원 후에도 중간보고서, 최종보고서 등을 받아 기술이 사업계획서에 따라 개발되었는지 여부를 심사한다. 기정원 역시 신청과제가 이미 개발되었거나 보조금 지원이 된 경우 또는 신청기업이 이미 생산·판매 중인 제품이거나 동 제품의 단순 성능개량인 경우에는 신청자격에서 제외시키고 있고, 피고인이 신청한 중소기업기술개발 지원사업의 지원 범위가 기술개발 연구 및 이를 통한 시제품 제작이라고 밝히고 있다(증거기록 1권 89, 110쪽).
산기평과 기정원의 각 사업 보조금은 1년 단위로 지급되고, 반도체 칩 등의 기술 개발비용이 아닌 칩 등의 양산(대량생산)비용으로 사용되어서는 안되며, 신청기업이 지출건별로 피해자들에게 보조금 집행 승인요청을 하면 보조금의 수탁은행을 통해서 보조금이 지급되는 방식으로 집행된다. 피고인 역시 피해자들에 대한 F, X, Y, V, Z, AA 칩(이하 모두 합하여 ‘이 사건 칩’이라 하고, 각 칩을 개별로 가리킬 때에는 F 칩, X 칩 등이라 한다) 관련 각 사업 신청 당시 신청과제가 이미 개발되었거나 보조금 지원이 된 경우 보조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증거기록 1권 290쪽).
피해자들과 D 직원들의 진술에 의하면, 반도체 칩 시제품 제작을 통한 칩 개발완료가 피고인이 신청한 이 사건 각 사업과제 중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한다.
피고인의 사업 신청과 보고내용, 현장 점검 등
F 칩, X 칩(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3번)
피고인은 2014. 4. 10. 산기평에게 1차 연도(2014. 5. 1.~2015. 4. 30.)에 F 칩의 회로를 설계하고 설계도에 따라 1차 시제품을 제작하여 그 성능평가를 하고, 2차 연도(2015. 5. 1.~2016. 4. 30.)에 1차 시제품의 성능개선과 신뢰성평가를 통해 2차 시제품을 제작하며, 3차 연도(2016. 5. 1.~2017. 4. 30.)에 2차 시제품의 성능개선과 신뢰성평가를 통해 F 칩의 양산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였다.
피고인은 2017. 7. 11. 산기평에게 1차 연도에 F 칩의 시제품을 제작하여 그 성능평가를 하였고, 2차 연도에 F 칩을 개선하여 2차 시제품으로 X 칩을 제작하고 그 성능평가를 하였으며, 3차 연도에 X 칩을 개선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산기평은 D의 직원으로부터 위 개발사업이 허위라는 취지의 메일을 받고 현장점검을 한 다음, 위 보고와 달리 2차 연도에 칩의 성능개선 작업을 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약 8,500만 원의 보조금을 환수하라는 처분을 하였다.
Y 칩(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번)
피고인은 기정원에게, 2014. 10. 31. 사업기간(2014. 10. 21.~2015. 10. 20.) 동안 Y 칩의 회로를 설계하고 설계도에 따라 1차 시제품을 제작하여 그 성능평가를 하겠다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였고, 2015. 10. 28. 위 사업계획에 따라 Y 칩의 1차 시제품 성능평가를 완료하였다고 보고하였다.
V 칩, X 칩(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3번)
피고인은 2014. 8. 8. 기정원에게 1차 연도(2014. 8. 1.~2015. 7. 31.)에 V 칩의 회로를 설계하고 설계도에 따라 시제품을 제작하여 그 성능평가를 하고, 2차 연도(2015. 8. 1.~2016. 7. 31.)에 위 칩의 성능을 개선하고 신뢰성평가 등을 거쳐 양산샘플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였다.
피고인은 2016. 9. 29. 기정원에게 1차 연도에 V 칩의 시제품을 개발 완료하였고, 2차 연도에 V 칩을 개선하여 2차 시제품으로 X 칩을 제작하고 그 성능평가를 하였다고 보고하였다. 그런데 위 보고서상 칩의 사진에는 V 칩 시제품의 조립날짜가 1327로 기재되어 있고(증거기록 별권 4권 95쪽), X 칩 시제품의 조립날짜가 1422로 기재되어 있다(증거기록 별권 4권 101쪽).
기정원은 권익위원회로부터 D의 보조금 허위 취득 등에 관한 비위통보를 받고 2018. 4. 30. 현장 점검을 한 다음 피고인에게 소명자료 제출을 요구하였으나 피고인은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Z 칩, AA 칩(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4번)
피고인은 2015. 2. 23. 산기평에게 1차 연도(2015. 6. 1.~2016. 5. 31.)에 Z 칩의 회로를 설계하고 설계도에 따라 1차 시제품을 제작하여 그 성능평가를 하고, 2차 연도(2016. 6. 1.~2017. 5. 31.)에 1차 시제품의 성능개선과 신뢰성평가를 통해 2차 시제품을 제작하며, 3차 연도(2016. 5. 1.~2017. 4. 30.)에 2차 시제품의 성능개선과 신뢰성평가를 하겠다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였다.
피고인은 산기평에게, 2016. 4. 29. 1차 연도의 사업계획을 모두 달성하였다고 보고하였고, 2017. 4. 28. 2차 연도에 Z 칩의 시제품을 개선하여 2차 시제품으로 AA 칩을 제작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산기평은 D의 직원으로부터 위 개발사업이 허위라는 취지의 메일을 받고 현장점검을 한 다음 2차 연도 과제를 수행하지 않았고 보조금을 칩 양산 비용, 칩 개발과 무관한 인건비로 사용하였다는 이유 등으로 4억 원의 보조금을 환수하라는 처분을 하였다.
이 사건 칩의 시제품 제작 및 양산
F 칩, X 칩(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3번)
D는 2013. 8. 8.경 U이라는 제목으로 F 칩, Y 칩 및 AB 칩을 만들 것을 계획하였는데, 위 각 칩은 같은 설계 기판을 사용하여 개발되었고 최종 제품으로 생산할 때 채널 수에 따라 제품의 구성이 위와 같이 F, Y, AB 등으로 나뉘게 된다. D는 같은 달 16.경 주식회사 AC(이하 ‘AC’라 한다)에 F 칩의 시제품 제작을 의뢰하였고, 위 칩의 시제품이 2014년 4월경 제작되어 그 무렵 성능평가보고서(증거기록 2권 478쪽)가 작성되었다. 위 평가보고서에 의하면 칩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D는 2014년 4월경 주식회사 AD에게 F 칩의 양산을 의뢰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D의 의뢰를 받은 AC가 2014년 7월 내지 11월경에 F 칩의 수정작업을 하였으므로, 산기평에 대한 사업 신청 당시 위 칩의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P의 진술(증거기록 2권 426쪽)만으로는 위 수정작업이 시제품 성능평가 완료에 필요한 수정작업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시제품 성능평가가 완료된 이후에 비로소 칩 양산을 할 수 있고 양산 후에도 회로의 재설계를 포함하지 않는 단순한 성능개선 작업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AC가 한 수정작업은 양산 이후의 시점에 이루어진 점, ② D의 직원으로서 F 칩의 생산관리와 마케팅 등을 담당한 H은 AC가 한 수정작업은 판매가 완료된 칩에 관하여 고객으로부터 민원을 받아 기능성 일부를 개선한 작업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증거기록 2권 121, 129쪽) 등을 종합하여 보면, AC가 한 수정작업은 칩의 성능개선 작업에 불과하다고 보이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피고인은, F 칩에 대하여 2015년 1월 및 같은 해 9월경에도 성능평가를 실시하였으므로, 사업 신청 당시 위 칩의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① D의 직원으로서 F 칩의 회로 설계 등 시제품 제작을 담당한 G은 이 법정에서 2015년 1월 및 같은 해 9월경 이루어진 성능평가는 기술개발이 아니라 기술개발이 완료된 후의 단순한 성능개선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② 2015년 9월경 작성된 성능평가보고서는 F 칩이 아닌 AB 칩에 관하여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별권 6권 129쪽)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D는 2013년 9월경 X 칩 시제품을 만들어 그 성능평가보고서를 작성하였는데(증거기록 2권 470쪽), 위 평가보고서에 의하면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동작되었고 불량(Bug)리스트가 없는 것이 확인되었다. D는 2014년 4월경 대만에 있는 주식회사 AE에게 X 칩의 양산을 의뢰하였다. D는 2014. 7. 1. X 칩이 얼마나 정전기를 잘 견디는지 시험한 보고서를 작성하였는데, 이는 통상적으로 개발이 완료된 제품에 대해서 시행하는 시험이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X 칩의 1차 시제품에 대한 성능평가가 늦어도 2014. 7. 1. 무렵에는 완료되었음을 인정하였다(증거기록 1권 338쪽).
Y 칩(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번)
D는 2013. 8. 8.경 위 가)항 기재 U에 따라 Y 칩을 만들 것을 계획하고, 같은 달 16.경 AC에게 위 칩의 시제품 제작을 의뢰하였으며, 위 칩의 시제품이 2014년 4월경 제작되어 그 무렵 성능평가보고서(증거기록 2권 478쪽)가 작성되었다. 위 평가보고서에 의하면 칩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D는 2014년 4월경 주식회사 AD에게 Y 칩의 양산을 의뢰하였다.
V 칩(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3번)
D가 2012년경 작성한 V 칩의 일정관리표(증거기록 3권 240쪽)에 의하면, D는 2012. 4. 6.부터 2013. 1. 31.까지 V 칩의 회로를 설계하여 시제품을 제작하기로 계획하였고, 위 계획에 따라 2012. 12. 10. V 칩의 시제품을 만든 후 그 성능평가보고서를 작성하였는데(증거기록 2권 460쪽 이하), 위 평가보고서에 의하면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동작되었고 다만 일부 성능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다. D는 위 개선작업을 한 후 2013. 3. 5. 성능평가보고서를 다시 작성하였다. 그 후 D는 2013년경 대만에 있는 주식회사 AE에게 V 칩의 양산을 의뢰하였다.
Z 칩, AA 칩(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4번)
D는 2014. 10. 24.경 AC에 400, AA 칩의 시제품 제작을 의뢰하였고, 2015년 3월경 그 제작이 완료되어 성능평가보고서가 작성되었다. D는 2015년 3월경 주식회사 AD에게 위 각 칩의 양산을 의뢰하였다.
보조금의 사용 내역
이 사건 보조금 중 합계 약 19억 원 이상은, AC에 대한 400, AA 칩 시제품과 다른 칩 시제품 제작 및 다른 칩 성능개선, 주식회사 AF에 대한 반도체 칩 양산, 주식회사 AG으로부터 반도체 부품 구입, 주식회사 AH에 대한 다른 칩 테스트, 주식회사 AI에 대한 X 칩 양산, 이 사건 칩의 개발과 무관한 D 내부 인건비 등 각 보조금의 집행 항목과 다르게 사용되었다. 피고인은 그 과정에서 일부 업체들에게 세금계산서 항목을 ‘시제품 제작용 웨이퍼’라고 허위로 기재하고, 실제 거래보다 큰 금액으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거나 실제 거래가 없음에도 거래가 있는 것처럼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것을 요구하여 위 요구에 따라 각 허위 세금계산서가 발행되었다. 그리고 위 보조금의 집행 과정에서 보조금의 실제 집행내역을 정리한 표 옆에 산기평, 기정원에 보고할 허위 항목이 기재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2권 714쪽).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이 사건 보조금은 H이 전적으로 집행하였기 때문에 피고인이 보조금의 집행 내역을 모르고 있다가 이 사건 조사 과정에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고 주장하나, G은 수사기관에서 ‘보조금 집행에 관하여 별도의 관리책임자는 없었고 피고인이 직접 여성 경리직원에게 어떻게 집행하라고 지시하면 위 직원이 처리하였다.’는 취지로, H은 이 법정에서 ‘재무부서의 최고책임자는 대표이사인 피고인이고 생산관리 등의 부서에서 올리는 지출결의서를 최종 결재하는 것도 피고인이며 생산관리 등을 담당하는 자신은 자금집행에 접근할 수 없다’는 취지로 각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소결
앞서 본 바와 같이 반도체 칩은 시제품 성능평가가 완료되면 양산과정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 사건 칩은 모두 피고인의 사업 신청 전에 양산 의뢰가 있었던 점, ② 이 사건 각 사업 관련 법령의 취지와 내용 및 사업 공고문 등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기술개발이 일응 완료된 것으로 볼 수 있는 시제품 제작 완료 사실을 피해자들이 알았다면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이는 산기평 직원 K, L, M과 기정원 직원 I, J, N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과도 부합하는 점, ③ 이 사건 칩의 사업계획서에는 연도별 일정을 정하여 회로 설계부터 시작하여 시제품을 제작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나, 실제 시제품 제작 기간은 각 사업계획서상 시제품 제작 기간과 일치하지 않는데, 이러한 점에 있어서는 피고인 역시 수사기관에서 사업계획서가 허위로 작성되었음을 인정한 점(증거기록 1권 329, 351쪽), ④ 피고인이 제출한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3번 기재 각 보고서에 의하더라도 동일한 X 칩 시제품의 제작기간이 지원 사업별로 서로 다르게 기재되어 있을 뿐 아니라, X 칩에 대해서는 산기평과 기정원에 중복하여 보조금 지원 신청을 하였는데, 이러한 중복 신청이 금지되어 있다는 것은 피고인 역시 알고 있었던 점(증거기록 1권 337쪽), ⑤ 이 사건 보조금은 대부분 각 집행 항목과 다르게 사용되었음에도, 그 과정에서 피고인은 보조금이 시제품 제작과 관련하여 집행될 예정이라고 허위로 승인신청한 점, ⑥ D의 직원들인 G, H, O, S은 일치하여 수사기관 내지 이 법정에서 이 사건 각 사업 신청 전에 이미 이 사건 칩의 기술개발이 완료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사업 신청 당시 이 사건 칩은 위 각 사업신청서에서 예정하고 있는 정도로 이미 개발이 완료된 상태였음에도 피고인은 개발 전 기술이라고 기망하였음이 인정된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F, X 칩에 대하여 사업 신청 당시 시제품이 완성되었다는 것을 사진으로 첨부하여 피해자들의 보조금 심사위원들에게 구두 발표하였으므로 피해자들을 기망하였거나 거짓 신청으로 보조금을 교부받은 것이 아니라고도 주장하나, ① 2014. 5. 14.자 산기평에 대한 발표자료에는 1차 연도에 F 칩[AJ]의 시제품을 개발하겠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음에 반하여(증거기록 별권 6권 37, 38쪽) 위 발표자료에 이미 그 시제품이 제작되었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는 않은 점, ② 2014. 5. 14.자 산기평에 대한 발표자료에 F 칩에 관하여 ‘C/S 2014 3Q’라고 기재되어 있고(증거기록 별권 6권 56쪽) 이는 위 칩의 양산샘플(C/S: Customer Sample)이 2014년 3분기에 준비된다는 취지라고 보이나, 이러한 발표내용은 F 칩의 양산샘플을 3차 연도(2016. 5. 1.~2017. 4. 30.)에 확보하겠다는 사업계획서의 내용(증거기록 별권 2권 153, 167쪽)과 불일치하고, 산기평은 구두 발표의 보조 자료보다는 구체적인 사업계획서에 근거하여 보조금 지급여부를 결정하고 있는 점(증거기록 2권 169쪽), ③ 2014. 5. 14.자 산기평에 대한 발표자료와 2014. 5. 28.자 기정원에 대한 발표자료에 X 칩에 관하여 ‘C/S2013 2014 NOW’라고 기재되어 있으나(증거기록 별권 6권 56, 294쪽), 앞서 본 바와 같이 F 칩 및 V 칩의 각 사업계획서에는 X 칩에 관한 내용이 없고,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처럼 처음에는 F 내지 V 칩만을 개발하는 것이 위 각 사업의 과제였고 X 칩은 사업과제가 아니었으므로(증거기록 1권 293, 336쪽), F 내지 V 칩의 사업 신청 당시 X 칩의 양산샘플이 이미 준비되어 있다는 취지로 발표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④ 2014. 5. 28.자 기정원에 대한 발표자료에 X 칩에 관하여 그 조립날짜가 1402로 기재되어 있고(증거기록 별권 6권 278쪽), 이는 2014년 두 번째 주인 1월경에 X 칩의 시제품이 조립되었다는 취지라고 보이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당초 V 칩의 개발만이 사업과제였을 뿐더러, 위 과제 중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칩 시제품 제작이었다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2015. 6. 1.부터 회로설계 및 시제품 제작을 위한 사업연도가 시작되는 위 과제에 관하여 2014년 1월경 이미 시제품 제작이 완료되었다는 사정을 설명하였다는 것은 경험칙에 반하는 점, ⑤ 앞서 본 바와 같이 산기평과 기정원 직원들은 모두 이 사건 칩의 시제품이 사업 신청 전에 제작되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발표자료만을 근거로 피고인이 F, X 칩의 시제품 완성 사실을 피해자들에게 알렸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47조 제1항(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3, 4번 각 사기의 점), 형법 제347조 제1항(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번 사기의 점), 각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제40조 제1호(보조금 부정 교부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와 각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죄 상호간에서는 각 형이 더 무거운 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사기죄와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죄 상호간에서는 형이 더 무거운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1. 형의 선택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죄에 대하여 징역형 선택
경합범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과 범정이 가장 무거운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번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3년~45년
양형기준 미적용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이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선고형의 결정
보조금 사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사업비가 지원되는 보조금 사업의 부실화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국가재정의 손실로 이어져 국민들에게 그 피해가 돌아간다는 점에서 사회적 폐해가 적지 않다. D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26억 원이 넘는 큰 금액을 편취함과 동시에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교부받아 이를 대부분 보조금의 용도에 맞게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그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비난가능성이 높고, D의 직원들에게 이 사건 범행의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어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는지 의문이 든다.
다만 이 사건 범행은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에 해당하여 판결이 확정된 판시 각 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하는 점,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전력이 없는 점, 이 사건 보조금은 상당 부분 D의 인건비, 다른 반도체 칩 개발 및 양산비용 등으로 사용되었고,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2, 3번 각 기재 보조금 중 일부는 범죄일람표 순번 4번 기재 반도체 칩 시제품 개발에 사용된 점 등도 아울러 참작한다. 그 밖에 피고인의 가족관계,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김미경(재판장) 정세진 한웅희
별지
각주1) 제1조(목적) 이 법은 산업기술혁신을 촉진하고 산업기술혁신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여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고 국가 혁신역량을 높임으로써 국민경제의 지속적인 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정의) 2. "산업기술혁신" 이란 산업기술과 관련하여 기술혁신주체가 기술혁신 자원을 활용하여 기술혁신[제품 및 서비스를 기획·디자인·개발·개량하는 제품·서비스혁신과 제품·서비스생산의 과정·관리 및 관련 장비 등을 효율화하는 공정혁신을 포함한다]활동을 수행하고, 그 성과물을 사업화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나가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8. "기술혁신성과물" 이란 산업기술혁신의 과정에서 얻어지거나 결과로 도출되는 제품[시제품과 시작품을 포함한다], 연구장비 및 시설, 연구노트 등 유형적 성과와 기술데이터, 지식재산권, 연구보고서의 판권 등 무형적 성과를 말한다. 제39조(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설립 등) ① 산업기술혁신사업의 과제기획·관리 및 평가 등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하여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을 설립한다. ② 평가관리원은 다음 각 호의 사업을 수행한다. 1. 산업통상자원부령으로 정하는 산업기술혁신사업의 과제기획·관리 및 평가 2. 그 밖에 산업기술혁신을 위하여 산업통상자원부령으로 정하는 사업
각주2) 제1조(목적) 이 법은 중소기업의 기술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기반을 확충하고 관련 시책을 수립ㆍ추진함으로써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을 강화하여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3. "기술혁신"이란 기업경영 개선 및 생산성을 높이기 위하여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거나 활용 중인 기술의 중요한 부분을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제13조(중소기업 기술혁신 지원계획의 수립 등) ② 시행기관의 장은 기술혁신 지원계획에 따라 기술혁신사업을 수행하는 중소기업을 선정하여 해당 기술혁신사업에 드는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출연, 보조 또는 계약 등의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다. 제20조(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① 중소기업의 기술혁신 및 정보화경영을 효율적으로 촉진하기 위하여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하 "기술정보진흥원"이라 한다)을 둔다. ⑤ 정부는 기술정보진흥원의 설립ㆍ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예산의 범위에서 출연할 수 있으며, 중앙행정기관의 장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제4항 각 호의 사업을 기술정보진흥원으로 하여금 수행하게 할 수 있고 그에 드는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출연 또는 보조할 수 있다.
각주3) 반도체 칩은 그 칩을 이루는 회로의 패키지가 조립된 시간이 표면에 기재되는데, 그 시간은 조립연도를 나타내는 두 자리, 조립된 주의 수를 나타내는 두 자리 총 합계 네 자리의 수로 기재된다. 즉 1327은 2013년 27주차에 조립되었음을 의미한다.
각주4) 2014년 22주차에 조립되었음을 의미한다.
각주5) 이 제작 비용은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4번 기재 돈으로 지출되어야 하는데,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2, 3번 기재 각 돈 중 일부가 Z, AA 칩 시제품 제작 비용으로 사용되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