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0. 11. 26. 선고 2020구합4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92. 9. 1. 교육공무원으로 임용되어, 2018. 3. 1.부터 현재까지 B고등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 한다) 교장으로 근무 중이다.

나.

경기도교육공무원 일반징계위원회는 2019. 8. 22. 원고가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이 사건 학교에 근무하는 교무기획부장 교사 C(이하 ’피해자‘라 한다)을 성희롱하여 국가공무원법 제63조(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견책의 징계를 의결하였고, 피고는 2019. 8. 30. 원고에 대하여 위 의결에 따라 견책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다.

원고는 2019. 8. 30.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소청 심사를 청구하였으나,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19. 12. 11. 이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1)

처분사유 부존재

가)

피고의 감사공무원들은 이 사건 모임 당시 참석한 일부 진술인들의 진술을 조작․왜곡하여 원고가 이 사건 제2발언을 하였다고 잘못 판단하였다. 또한 원고는 ‘몸을 파는 여자(창녀)’라는 단어를 사용한 사실이 없다.

나)

원고는 D가 피해자의 매니큐어에 대해 언급한 것을 들은 적이 없고, 이 사건 모임 당시 참석자 전원을 대상으로 교무실 내 전자레인지 등 비품설치 의견에 대해 답변하던 중, 전자레인지의 발명 계기 등을 설명하면서 ‘매니큐어도 발명품으로 남녀 모두 사용하고 색깔로 계층도 나타냈으며 심지어 성병 걸린 사람들이 그것을 감추기 위해서 발랐던 것’이라는 매니큐어 유래를 말했을 뿐이다. 이러한 대화가 이루어진 전체적인 맥락과 경위를 고려하면, 원고의 위 발언은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정도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

피해자는 원고 때문에 명예퇴직을 하였다고 진술하는 등 원고에게 개인적으로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피고는 이 사건 모임에 참석한 다른 참석자의 진술이나 전문가 의견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오직 피해자 진술만 가지고 예단하여 편향적으로 이 사건 각 발언이 존재한다고 판단하였다.

2)

재량권 일탈․남용

설령 이 사건 각 발언이 인정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처분으로 2019년도 교육공무원성과상여금 제외 대상이 되었고, 2020. 3. 1. 생활근거지 이외의 지역으로 강제전보를 당했을 뿐 아니라 남은 10년의 교직 생활을 성희롱 비위자로 낙인이 찍히는 등 경제적 손실과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처분사유의 존부

1)

행정소송에서 제재처분의 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행정청에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형사소송에서 공소사실에 관하여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여 확신할 정도의 증명을 요하는 것과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한편,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1>.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2)

앞서 본 법리에 갑4, 5, 7호증, 을1 내지 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각 발언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공무원의 품위유지의무에 반하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1)

피해자의 성희롱 신고로 경기도교육청 성폭력전담신고센터는 이 사건 학교 복무감사를 하였는데, 이 사건 각 발언 당시 모임에 함께 있었던 교사 1은 ‘원고의 이 사건 제1발언 이후 피해자의 이 사건 요청을 들은 기억이 난다’고 진술하였고(을1호증의 11), 교사 2는 ‘창녀라는 단어가 언급이 되어 기억이 나며, 이 사건 각 발언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각 진술하였다(을1호증의 12). 특히 교사 2는 ’창녀라는 단어가 언급이 돼서 약간 불편했던 기억이 있다‘고 진술하였는데, 교사 2가 ’위 사안이 성희롱으로까지 느낄 사안은 아니었고, 원고 입장에서도 당황스러웠을 것‘이라고 함께 진술한 점을 고려하면, 교사 2가 허위로 원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

(2)

원고는 2019. 7. 17. 이 사건 각 발언이 존재한다는 이 사건 학교 복무감사 결과에 대하여 경기도교육감(감사관)에게 재심의를 신청하였는데, 위 재심의 과정에서 이루어진 조사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사건 당시 ’창녀‘, ’몸을 파는 여자‘, ’몸이 썩어가는 것을 감추기 위해‘, ’몸이 아픈 것을 감추는 게 매니큐어야‘라는 말이나 이와 비슷한 내용의 말을 한 사실이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통하여 확인된다.

(3)

이 사건 각 발언은 피해자의 신체에 관한 언어적 행위로서 피해자를 성적 대상으로 비하하는 의미를 내포하여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 내지 굴욕감을 줄 수 있다. 피해자는 실제로 원고의 이 사건 제1발언 이후 바로 정정해 달라는 취지의 이 사건 요청을 하였고, 성희롱 신고 당시 ‘이 사건 각 발언으로 수치스럽고 당황스러웠으며 불쾌하였다’고 진술하였으며, 이어진 전문가와의 각 면담에서도 성적 수치심이나 모욕감이 들었다고 진술하였다. 교사 1 역시 이 사건 각 발언과 관련하여 ‘자신이었으면 당혹스러울 수도 있었다’고 진술하였고, 교사 2 또한 ‘자신이 매니큐어를 바르고 있었다면 불쾌했을 것’이라 진술하였다.

(4)

원고는 전자레인지의 발명 계기를 설명하다가 매니큐어의 유래를 설명한 것에 불과하므로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그러나 전자레인지의 발명과 매니큐어의 유래 사이에 특별한 관련성을 찾기 어려우므로 위 주장은 믿기 어렵고,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매니큐어의 유래 등을 설명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5)

또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가 오로지 피해자의 진술만을 기초로 교사 1, 2의 진술을 조작․왜곡하여 이 사건 처분을 예단하였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다. 피고는 피해자, 원고 및 다른 교사들과의 면담 및 성폭력 또는 성희롱 비위 사건에 대한 전문가 2명의 의견서를 바탕으로 관계 법령에 따라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가)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두10895 판결, 대법원 2014. 1. 29. 선고 2013두1988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① 교원에게는 일반 직업인보다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고 교원의 품위손상행위는 본인은 물론 교원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점(대법원 2000. 6. 9. 선고 98두16613 판결 등 참조), ② 구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2019. 9. 17. 교육부령 제1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별표] 징계기준에 의하면 [품위유지의무위반-성희롱] 중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를 ‘감봉~견책’으로 정하고 있는데, 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은 없고 이 사건 처분은 징계의 종류 중 가장 낮은 ‘견책’으로 위 징계양정기준의 하한에 해당하는 점, ③ 교장의 지위에 있는 원고는 다른 교원보다 엄격한 품위유지의무를 부담함에도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평교사를 상대로 우월적인 지위에서 성희롱 발언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비례의 원칙에 반하거나 사회통념상 지나치게 가혹하여 그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하였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연(재판장) 전기철 송승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