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2015. 12. 21. C 및 원고와 사이에 의왕시 D 지상의 C 소유 학원건물 2동(이하 통칭하여 ‘이 사건 각 건물’이라 한다) 및 이 사건 각 건물 내의 원고 소유 부대시설 및 집기를 임차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임대차기간을 ‘2016. 1. 1.부터 이 사건 각 건물이 경매절차로 인하여 명도될 때까지로 하되, 2016. 11. 17. 최종적으로 종료되는 것’으로 정하고, 임대료는 ‘첫 3개월분은 4,500만 원, 이후에는 2개월마다 3,000만 원씩으로 하여 이를 피고가 C에게 지급’하기로 정하면서, 기타사항으로 ‘C은 이 사건 각 건물 중 E동 1층에서 사용 중인 사무실을 2016. 1. 1.까지 위 E동 1층의 그보다 좁은 사무실 공간으로 이전하여 사용하기로 하며, 이에 대하여 피고는 C에게 별도로 임대료, 관리비 등을 청구하지 않기로 한다’는 내용을 정하고 있다.
피고는 2016. 1.경부터 2016. 11.경까지 이 사건 각 건물에서 ‘F학원’이라는 상호의 학원(이하 ‘이 사건 학원’이라 한다)을 운영하였다.
피고는 2016. 8. 2.경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금지불각서(이하 ‘이 사건 각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주었다.
원고는 2016. 9. 12.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학원에서 2016. 1.경부터 2016. 10. 4.까지 월 200만 원을 지급받는 조건으로 근무하면서 직원 채용 및 학원 시설 관리 등의 업무를 하였는데, 피고가 2016. 4.분부터 2016. 9.분까지의 6개월분 임금 합계 1,200만 원을 원고에게 미지급하여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중부지방고용노동청안양지청에 진정을 제기하였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안양지청은 2016. 11. 30. 위 진정사건에 대하여 ‘원고가 2016. 4. 1.부터 현재까지 피고와 사용종속관계를 유지하면서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며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 보기 어려워, 피고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는 혐의를 발견할 수 없다’는 이유로 행정종결(법적용제외) 처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2호증의 1, 2, 3, 5, 6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피고는 2016. 1. 1.자로 이 사건 학원의 소방, 냉난방, 가스, 상하수도 등 건물관리 업무에 관하여 원고를 직원으로 고용하고 월 200만 원의 임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음에도, 2016. 4.분부터 2016. 11. 17.까지의 임금 합계액 15,122,000원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이러한 사용종속성의 판단에 있어서는 노동관계법에 의한 보호필요성도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6. 26. 선고 99다5484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하여 준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고, 갑 제3 내지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이 사건 학원의 2016. 7. 21.자 직원 연락처에 원고가 ‘관리이사’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② 이 사건 학원에 관하여 피고와 소방안전관리 업무대행계약을 체결한 업체인 주식회사 G이 2016. 1.경부터 2016. 11.경까지 총 10회에 걸쳐 소방시설 월간 점검을 하였는데, 원고가 위 점검 중 2016. 1. 및 2016. 4.에 각 실시된 점검을 제외한 나머지 점검 과정에서 점검표에 입회자로서 확인 서명을 한 사실, ③ 원고는 이 사건 각 건물의 소방엔진 수리공사, 방재공사, 전기공사 과정에서 해당 공사업체와 공사대금 등과 관련한 연락을 주고받았고, 이 사건 학원의 조리담당자 및 청소담당자와도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 ④ 피고는 이 사건 각서 외에도 2016. 6. 7.경 원고에게 ‘2016. 3.부터 2016. 6.까지의 임금 800만 원을 2016. 6. 30.까지 지불하겠다’는 내용의 임금지불각서를 작성하여 준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 스스로도 이 사건과 앞서 본 근로기준법위반 진정사건에서 공통하여 ‘2016. 1.경 원고를 이 사건 학원의 직원으로 고용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한편 피고는, 이 사건 각서는 원고의 지속적이고도 극심한 압박을 견디지 못하여 작성한 것이므로 그 의사표시는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2016. 8. 16. 피고에게 발신한 음성통화 및 문자메시지 내역인 을 제2호증의 14의 기재만으로는 그 이전인 2016. 8. 2.이 작성일자인 이 사건 각서가 피고의 의사결정 자유가 박탈되거나 제한된 상태에서 작성되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그와 같은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7, 8, 10 내지 14, 을 제3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그와 같은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원고가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피고에 대하여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청구는, 그와 별개의 청구인 이 사건 각서상의 약정에 근거한 청구의 당부와 무관하게,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가 이 사건 학원의 직원으로 고용되어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는 업무인 소방, 냉난방, 가스, 상하수도 등 업무는 주로 이 사건 각 건물에 대한 관리행위로서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가 원고에게 업무 내용, 근무시간이나 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발견되지 않는 점, 원고는 이 사건 학원의 교구에 대한 소유자이자 이 사건 각 건물의 소유자 C의 동생이고, 피고는 C의 요구에 따라 2016. 1.경부터 원고를 고용하는 형식을 취하면서 원고에게 이 사건 학원의 관리이사 직함을 부여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에서 C이 별도의 임대료 지불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정한 사무실을 실제로는 원고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아 이 사건 학원의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C으로부터 위임을 받아 이 사건 각 건물의 관리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원고 스스로도 이 법원에 제출한 2021. 6. 1.자 준비서면을 통하여, ‘원고와 피고의 임금 관계는 이 사건 학원 소유자이자 건물주인 C과 임차인인 피고가 기숙학원의 특수한 건물 관리와 운영의 편의를 위하여 체결한 계약에 따라 원고가 근무하고 피고가 보수를 지급하는 관계이므로 단순한 근로관계로만 판단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C은 2016. 5. 17.경 피고에게 ‘학원 내 교구 등은 원고의 소유이며 (피고가) 원고의 고용을 한 것은 원활한 교구사용도 있는 것입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이 사건 각서가 작성된 이후인 2016. 9.경 원고와 피고 사이의 전화통화에서 원고가 “교구가 내 이름으로 되어 있어서, 그거로 해서 직원으로 해서 임금을 주기로 한 거 아닙니까?”라고 묻자 피고가 “그렇죠. 교구사용료를 임금으로 해서 주기로 한 거죠.”라고 대답하는 내용의 대화가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각서의 기재내용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한 임금 명목의 돈이 원고의 근로 제공에 대한 대가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오히려 위 돈은 원고의 소유인 이 사건 학원의 교구에 대한 사용대가로서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학원의 직원들(부원장 H, 학생과장 I, 상담실장 J, 교무실장 K)은 피고에 대한 위 근로기준법위반 진정사건에서, ‘원고가 이 사건 각 건물의 관리업무와 별도로 이 사건 학원의 직원으로서 업무를 수행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공통하여 진술하였는데, 위 각 진술이 허위라고 볼 만한 정황이나 그 신빙성을 부정할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이 사건 학원의 조리장 L이 작성한 진술서인 갑 제10호증의 1, 2의 기재만으로는 위 각 진술내용과 달리 원고가 피고의 지시를 받아 이 사건 학원의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학원을 사업장으로 하는 고용보험 및 건강보험 가입자 자격을 2016. 1. 1.자로 취득하였다가 2016. 4. 1.자로 상실하였다[이와 같은 사실이 근로복지공단 성남지사장 및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발급한 명부(을 제3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여 명백히 확인되는 이상,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이 2016. 4.부터 2016. 8.까지 기간에도 이 사건 학원을 대상으로 원고를 가입자로 하는 건강보험료가 부과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2016. 4. 1. 이후에도 원고가 이 사건 학원을 사업장으로 하는 고용보험 및 건강보험 가입자 자격을 유지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학원의 2016. 7. 21.자 직원 연락처에 원고가 관리이사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그 외의 일자에 작성된 이 사건 학원의 각 직원 연락처(2016. 5. 15.자, 2016. 8. 21.자, 2016. 9. 8.자, 2016. 10. 5.자 각 직원 연락처)나 이 사건 학원의 자위 소방대 조직편성표에는 원고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앞서 본 것과 같은 원고가 수행한 업무의 성격과 이와 같은 업무를 하게 된 경위, 원고와 피고 사이의 관계 및 이와 관련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한 돈의 성격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업무 내용 및 근무시간이나 장소가 피고에 의하여 정하여지는 등 원고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구체적이고도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거나,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피고 스스로 2016. 1.경 원고를 고용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거나, 피고가 2016. 6.경 및 2016. 8.경 총 2회에 걸쳐 작성한 임금지불각서에 ‘임금’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지시를 받아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세윤(재판장) 정세진 김지영
각주1) 을 제2호증의 13(녹취록)에 기재된 “2019년 9월 13일”은 위 서증이 앞서 본 근로기준법위반 진정사건에서 제출된 것인 점에 비추어 “2016년 9월 13일”의 오기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