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0. 7. 2. 선고 2020노1218 판결

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 A는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재력을 과시하는 등으로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편취한 사실이 없다. 또한 피고인들은 E가 식당에서 일을 도와줄 때마다 현금으로 일당을 지급하였으므로 E에 대한 미지급 임금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각 형(피고인 A: 징역 1년 6월, 피고인 B: 벌금 4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 A의 각 사기의 점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 A(이하 2.항에서는 '피고인'이라고만 한다)는 원심에서 '피해자들이 피고인과 동업을 하면서 투자하였다가 사업이 여의치 않아 손실을 보게 된 것일 뿐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사업자금을 차용한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주장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재력을 과시하여 피해자들의 신뢰를 얻은 다음 김치사업을 시작하면서 김치를 담그는 기술을 갖고 있을 뿐 신용등급이 낮아 스스로는 자금을 조달할 수 없는 등 김치사업을 영위하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은 거의 자금을 투입하지 않은 채 김치사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것처럼 피해자들을 기망하고, 중소기업진흥원이나 기술보증기금 등을 통하여 곧 자금이 조달될 것처럼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피해자들로부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투자금 또는 대여금 명목의 자금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본인의 자산 상태에 관하여 사실과 다르게 말하고 이 사건 사업의 수익금이나 중소기업진흥원 등의 대출금으로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그러지 아니한 것처럼 변제 약속을 함으로써 피해자들을 기망하고, 이를 믿은 피해자들로부터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각 금원을 지급받아 편취하였다고 인정되고,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음도 충분히 인정된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므로, 피고인의 위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이 부분 공소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본인이 상당한 자산을 가지고 있다', '김치공장 사업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돈을 투자하면 위 사업 수익금 등으로 이를 변제하겠다'(피해자 E에 대하여), '중소기업진흥원이나 기술보증기금에 대출신청을 한 상태이니 돈을 빌려주면 대출금으로 이를 변제하겠다'(피해자 D에 대하여)라는 취지로 말하였고, 피해자들은 이와 같은 피고인의 자산 상태와 변제의사 및 변제능력을 믿고 피고인에게 투자금 내지 대여금으로 합계 2억 3,790만(피해자 E: 1억 1,790만 원, 피해자 D: 1억 2,000만 원)을 지급하였다는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위 각 금원을 지급받을 당시 자산 상태에 관하여 사실과 다르게 말하였거나, 이 사건 사업의 수익금과 중소기업진흥원 등의 대출금으로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위와 같은 변제 약속을 하였다면 그것이 피해자들에 대한 기망행위가 된다.

②

피해자들은 경찰, 검찰 조사 및 원심 법정에서 '2014. 1.경 C단체를 통하여 알게 되어 친분이 생긴 이후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수시로 "충남 당진군에 19억 원 상당의 땅을 가지고 있다. 20억 원 상당의 기장군 F 소재 G 식당도 피고인 소유이다. 기장군 H호텔 인근에 계약금 5억 7,000만 원을 주고 테마파크 캠핑장을 개설하려고 하였는데 토지주의 사정으로 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아 계약금을 돌려받을 예정이다"라고 하는 등 자신이 마치 큰 자산가인 것처럼 말하였고, 김치공장 사업의 운영자금 명목으로 돈을 투자하면 수익금을 지급하겠다거나(피해자 E에 대하여) 돈을 빌려주면 반드시 갚겠다(피해자 D에 대하여)라고 말하여 이를 믿고 피고인에게 투자금 또는 대여금을 지급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해자들이 피고인에게 금원을 지급하게 된 경위와 금원 지급 전후의 사정 등에 관한 피해자들의 진술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그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③

피고인이 2015. 10. 28.경 설립한 유한회사 K(이하 'K'라고 한다)에서 본부장으로 근무한 Q는 경찰 조사에서 '피고인이 피해자 E와 회사 직원들에게 AB 단지에 몇 억의 땅이 있고, 고창에 명의를 신탁한 땅이 있고, 아파트도 두세 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힘들어도 참으라고 하였는데, 피해자 E가 의심을 품고 조금 알아보더니 회사가 잘 되고 있다는 피고인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그 때부터 피해자 E와 피고인의 사이가 많이 나빠졌다'라고 진술하였는바, 이는 피고인이 평소에 재력을 과시하였다는 피해자들의 위 진술에 부합한다. 피고인 또한 검찰 조사에서 '충남 당진군의 땅, G, H호텔 인근의 캠핑장 개발 등은 모두 전혀 근거가 없는 내용은 아니고 피고인 부부가 소유한 적이 있었거나 관련이 있었던 사항으로 이에 관하여 피해자들에게 이야기한 사실은 있다'는 점을 인정하였고, '(피고인의 재정상태에 관하여) 뻥을 친다고 그대로 믿은 피해자들도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2권 1155, 1156쪽). 피고인은 Q가 피해자 E의 요구로 허위 진술을 하였다고 주장하나, Q가 허위 진술을 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한편, 피고인과 피고인의 남편 B는 2016. 5. 23.경 피해자 D에게 채무자를 피고인, 연대보증인을 B로 하여 2억 9,000만 원을 이자 연 4%(매월 30일 지급), 변제기 2016. 12. 31.로 정하여 차용하였다는 취지의 차용증을 작성하여 주었는바, 이러한 사건 후의 정황도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변제 약속을 하였다는 피해자들의 위 진술을 뒷받침한다.

④

그런데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위와 같이 말할 당시 충남 당진군 소재 토지와 기장군 F 소재 G 식당을 소유하고 있지 아니하였고, 테마파크 캠핑장 개설을 위해 기장군 H호텔 인근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 등을 체결한 사실이 없었다. 그리고 피고인은 2012. 6.경 기장군 F 소재 토지와 그 지상 시설을 임차하여 그곳에서 'G' 식당을 운영하다가 2014년경 위 식당을 일부 캠핑장으로 개조하여 식당과 함께 운영하였으나 2017. 1.경 폐업하였는데(이하 위 식당을 'G'이라고 한다), B는 경찰 조사에서 'G 운영으로 얻은 수익금은 임대료, 인건비, 2012년경 대출받은 5,000만 원의 대출 원리금 변제, 식자재, 전기료 및 생활비 등으로 사용하여 피고인의 김치공장 사업을 위한 운영자금을 도와줄 여력이 없었다'고 진술하였다.

⑤

피고인은 김치공장 사업을 위하여 초기 시설투자 비용 외에 공장 임대료, 김치 재료비, 직원 약 8명의 인건비 등 지속적으로 운영자금이 필요하였고 안정적인 수익을 얻기까지는 피고인이 스스로 자금을 투입하거나 외부에서 조달함으로써 위 운영자금을 마련하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피고인에게는 김치를 담그는 기술이 있었을 뿐, 피고인이나 K가 특허 등의 별다른 기술력을 갖고 있지는 못하였고 피고인의 신용등급도 7 등급에 불과하였으므로, 피고인이 금융기관을 통하여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가능성이나 K가 기술보증기금 등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하였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별다른 재산이 없었고 G의 수입금으로도 자금을 조달할 여력이 없었다. 실제로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금원이나 K의 자회사의 수익금, 피해자들 명의 신용카드로 허위 매출을 발생시켜 받은 현금을 '대표이사 출자금' 명목으로 K의 법인 통장에 입금하였을 뿐이고(증거기록 2권 1331-1341쪽), 대부분의 운영자금은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금과 차용금으로 마련하였다. 또한 K가 2016. 2.경 기술보증기금에 한 10억 원의 대출신청은 피고인이 과거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지 않은 사실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2016. 4. 말 내지 5. 초경 반려되었다(증거기록 2권 132-135쪽). 따라서 피고인의 김치공장 사업은 운영자금의 부족으로 인하여 지속되기 어려우리라는 점이 충분히 예측되는 상황이었고, 피고인도 이를 미필적이나마 인식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⑥

피해자 E는 소상공인대출, 카드론 등으로 대출을 받고 피해자 D은 보험 약관대출, 신용대출을 받거나 피해자 부부가 거주하는 아파트를 타인에게 전세를 주고 그 전세금을 받아 수차례에 걸쳐 피고인에게 금원을 지급하였다. 피고인 부부를 만나기 전에 피해자 E는 요양사로 일을 하고 있었고 피해자 D은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이었으며 회사를 운영해 본 경험은 없었다. 피해자 E는 K의 법인등기부에 이사로 등재되었고 '전무' 직위에 있었으나, 피고인이 대표이사로서 K를 운영하였고 운영자금의 구체적인 사용 내역에 관하여는 알지 못하였다. 만약 피해자들이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의 신용이 좋지 않고 재산이 없어 김치공장 사업을 위한 운영자금 조달이 어렵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위와 같은 방법으로 무리하게 금원을 마련하여 피고인에게 투자금 또는 대여금을 지급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⑦

결국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별다른 재산 없이 자신의 자금은 거의 투입하지 않은 채 피해자들이 조달한 자금에만 의존하여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회사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자신의 자력, 자금 투입내역, K의 운영 실태 등을 고지하지 아니하거나 사실과 다르게 고지하고, 기술보증기금 등으로부터 대출금을 곧 받을 것처럼 말하였고, 그러한 사정을 알지 못한 피해자들은 피고인에게 자금조달 능력을 포함한 충분한 사업 능력이 있고 기술보증기금 등을 통한 대출이 이루어져 변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수차례에 걸쳐 피고인에게 투자금 및 대여금을 지급한 것으로 인정된다.

비록 이 사건 김치공장 사업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고 위 사업에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소요되어 초기에 수익이 크게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던 점, 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돈을 사업 운영자금으로 사용한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는 사기죄에서 말하는 기망행위에 해당하고, 피해자들은 그로 인한 착오에 의하여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3.

피고인들의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들은 원심에서 위 항소이유 주장과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 증거를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공동으로 공소사실 기재의 식당을 운영하면서 E를 근로자로 고용하여 근로를 시키고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그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 즉 ① E는 경찰 및 검찰 조사, 원심 법정에서 '본인이 피고인 A에게 아픈 자녀가 있어서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였는데, 당시 피고인 A가 본인에게 피고인들이 운영하는 G에서 필요할 때마다 일을 해주면 월 200만 원씩 주겠다고 말하여 2014. 9. 1.경부터 2015. 9. 30.경까지 일을 하였으나 임금을 전혀 받지 못하였다'라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 ② 피고인들도 경찰, 검찰 조사에서 E가 G에서 일을 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였고, 다만 그 일당을 모두 지급하여 미지급 임금이 없다고 진술한 점, ③ G에 야채를 공급하고 매월 위 식당에서 열린 C단체 모임에 참석하였던 R와, G에서 텐트 등의 캠핑장비 관리를 하였던 S 및 G에 고기를 공급한 T의 각 경찰 진술, E의 문자메시지 기재 등이 공소사실 기재 기간 동안 G에서 상시 근로하였다는 E의 진술에 부합하고, 2014. 11.경까지 G에서 근로한 U의 진술, G의 일용근로소득 지급명세서의 기재 등이 피고인 A와 월 200만 원을 받기로 말하고 일을 하였다는 E의 진술에 부합하는 점, ④ 위 2.나.항에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E는 김치공장 사업의 수익금이나 대출금 등으로 추후 급여를 지급하겠다는 피고인 A의 말을 믿고 피고인 A와의 친분과 신뢰에 기하여 급여를 지급받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므로, 급여를 지급받지 않았음에도 장기간 근로하였다는 사정만으로 E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E가 피고인들이 운영한 사업장에서 근로하였음에도 그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A가 피해자들로부터 편취한 금원의 상당 부분을 김치공장 사업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한 점, 피고인들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초과하는 전과가 없고, 피고인 B에게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 A가 허위 사실로 재력을 과시하는 등으로 피해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피해자들에게 변제 의사와 능력이 있는 것처럼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합계 약 2억 3,000만 원 상당의 금원을 편취하고, 피고인들이 1년 이상 근로한 E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 방법 및 내용, 피해 규모 등에 비추어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고 죄책도 무거운 점, 피고인들이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 아니하고, 피고인 A는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상당히 큼에도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들의 피해를 회복하기 위하여 노력하지 아니하면서 오히려 피해자들을 탓하고 있는 점, 피고인 A에게는 근로기준법위반죄의 동종 전과가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범행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각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형식(재판장) 박지은 이은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