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4. 7. 25. 선고 2021가단504438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26,357,224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11. 20.부터 2024. 7. 25.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40%는 원고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화성시 C(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서 자동차부품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2)

원고는 2018. 5. 1. 피고와 사이에, 원고가 (차량번호 1 생략) 차량(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을 지입하여 피고로부터 운송업무를 위탁받아 피고가 운송지시하는 구간의 운송업무를 수행하고 그 대가로 매월 고정 지입운송료 및 유류비 등을 지급받기로는 내용의 제품운송 지입(용역)차량계약(이하 ‘이 사건 지입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데, 그 내용은 별지1 기재와 같다.

3)

원고는 이 사건 지입계약을 체결한 후 이 사건 차량을 운전하면서 피고로부터 배정받은 제품의 상하차 및 운송업무를 수행해 왔다.

나.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등

1)

원고는 2018. 11. 20. 12:00경 이 사건 사업장 내에서 운전면허 없이 피고 소유의 4.5t 지게차(이하 ‘이 사건 지게차’라 한다)를 이용하여 혼자서 이 사건 차량에 적재된 파렛트 하역작업을 진행하던 중 이 사건 지게차 포크에 파렛트가 불완전하게 기울어져 걸친 상태에서 그 위치를 조정하기 위하여 파렛트를 손으로 흔드는 과정에서 2단으로 쌓혀 있던 파렛트가 원고 오른쪽 다리로 떨어지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2)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우측 경비골 간부 개방성골절, 급성 요추부 염좌 등의 상해를 입었다.

3)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상병에 관하여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는데, 근로복지공단은 2019. 1. 29. 원고가 근로자라기보다 지입차주로서 운송계약에 따라 개별적으로 운송업무를 수행한 개인사업자라고 판단하여 요양불승인 처분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요양불승인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수원지방법원 2019구합63745호)를 제기하였고, 위 소송의 진행 과정에서 근로복지공단은 위 법원의 조정권고에 따라 2019. 10.경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상병에 관한 요양을 승인하였고, 20.20. 6. 2.경까지 원고에 대하여 휴업급여로 36,095,500원, 요양급여로 11,449,520원, 장해급여로 7,158,390원을 지급하였다.

다.

피고에 대한 형사사건(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의 경과

1)

피고 및 피고의 대표자인 D은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한 별지2 범죄사실에 기한 업무상과실치상 및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로 기소되었는데(수원지방법원 2021고단4890호), 위 법원은 2022. 4. 22. 위 범죄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피고에 대하여 벌금 400만 원, D에 대하여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였다.

2)

위 1심 판결에 검사 및 피고 등 쌍방이 불복하여 항소를 제기하였으나(수원지방법원 2022노4999호), 위 법원은 2023. 8. 23. 쌍방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그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사용종속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바, 피고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조치의무 또는 신의칙상 인정되는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2)

피고

원고는 독립적인 개인사업자로서 피고와 체결한 이 사건 지입계약에 따라 피고가 위탁하는 운송업무를 수행해 왔을 뿐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근로관계를 전제로 한 채무불이행책임을 부담하지 않으며, 이 사건 사고는 원고가 자신이 수행하여야 할 하는 하역작업 과정에서 잘못된 작업방법으로 하역작업을 한 전적으로 원고의 과실에 기하여 발생하였으므로 불법행위책임도 부담하지 않는다.

나.

판단

1)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7두9471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5두51460 판결 등 참조).

나)

위와 같은 법리 및 앞서 본 사실관계 및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①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지입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제품운송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원고가 피고로부터 매월 고정된 금액의 지입운송료 등을 지급받고, 제품운송에 관한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받으며, 출퇴근 관리를 받은 점, ② 원고가 이 사건 지입계약에 따라 담당하게 된 제품운송 업무에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화물차에 상차하는 업무까지 포함되어 있고, 이에 원고는 반드시 지게차를 운전하여야 했었고, 피고 등이 원고와 같은 화물차 지입차주들을 위해 별도로 지게차 전담 직원을 배치하지도 않았던 점, ③ 원고가 이 사건 지입계약을 체결한 후 이 사건 사고에 이르기까지 피고 이외에 다른 사업체를 위하여 일한 사실도 없는 점, ④ 원고가 운전하는 이 사건 차량이 원고 소유이기는 하나 피고를 위해서만 운행해야 하고, 배차된 시간 이외에는 피고의 사업장 내에 고정 주차해야 하며, 사적인 사용은 금지되어 있었던 점, ⑤ 근로복지공단이 원고의 요양급여 신청에 대하여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하여 2019. 1. 29. 요양불승인 처분을 하였고, 이에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요양불승인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수원지방법원 2019구합63745호)를 제기하였는데, 그 소송 진행 중 근로복지공단은 법원의 조정권고에 따라 2019. 10.경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상병에 관한 요양을 승인하고, 원고에 대하여 각종 급여를 지급한 점, ⑥ 관련 형사사건에서도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인하면서 별지2 범죄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주장하였으나, 제1심 및 항소심 법원은 피고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사업주에 해당하고 원고는 피고의 실질적인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유죄로 판단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는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사업주에 해당하고,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손해배상책임의 인정

가)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노동자가 노동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노동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그리고 이러한 사용자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행위가 불법행위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등 참조).

나)

살피건대, 피고는 원고의 사용자로서 근로자인 원고의 생명·신체·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 의무(근로자에 대한 안전배려의무)가 있다.

그런데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는 위험한 작업으로서 이 사건 지게차를 이용한 작업을 할 경우 그 작업에 필요한 면허를 가진 근로자가 아닌 사람에게 그 작업을 하게 해서는 아니 되고, 지게차를 사용하는 작업의 중량물을 취급하는 작업을 하는 경우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작업에 따른 전도 등의 예방대책과 작업방법 등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고 안전교육을 실시하거나 감독자나 공동작업자 등을 배치하는 등으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함에도, 이 사건 지게차 전담직원도 배치하지 아니하고, 안전교육을 하거나 안전화 등 안전장비도 지급하지 아니한 채 운전면허가 없는 피고로 하여금 혼자서 이 사건 지게차를 이용하여 중량물을 하역하는 작업을 하게 하는 등으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되므로, 피고는 근로자인 원고에 대한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인해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입은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책임의 제한

다만 앞서 본 사실관계 및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로서도 이 사건 지게차를 이용한 작업을 할 경우 스스로의 안전을 지키기 위하여 지게차 전담직원이나 공동작업자 등의 배치, 안전장비의 지급 등을 요구하거나 주의를 기울여 작업을 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운전면허 없이 이 사건 지게차를 이용하던 중 만연히 지게차 포크에 파렛트가 불완전하게 기울어져 걸친 상태에서 파렛트의 위치를 조정하기 위하여 파렛트를 손으로 흔드는 바람에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위와 같은 잘못 역시 이 사건 사고 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판단되므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피고의 책임을 60%로 제한한다.

3.

손해배상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리고,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의 주장 중 이하에서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모두 배척한다.

[인정근거] 앞서 든 증거들,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이 법원의 F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가.

소극적 손해(일실수입)

1)

인적사항 : G생 남자

2)

기준소득 및 월 가동일수 : 화물차운전사의 일용노임(가동일수 20일, 근로시간의 감소, 공휴일 증가 등 사회적․경제적 구조의 변화, 근로여건 및 생활여건의 변화 등을 고려하여 볼 때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0일로 본다. 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0다271650 판결 등 참조)

3)

가동연한 : 만 65세가 되는 2022. 9. 14.

4)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상실률

가)

후유장해

①

우측 경비골간부 개방성 골절 : 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 족관절 Ⅱ-1-B 14%

②

우측 족관절 운동장애 : 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 족관절 Ⅲ-1-b 10%

③

중복합산 : 24%

나)

노동능력상실률

2020. 6. 13부터 2022. 9. 14.까지 : 24%(원고는 요양이 종결된 2020. 6. 3.부터의 일실수입만을 구하고 있다)

5)

계산 : 20,859,344원

6)

근로복지공단이 지급한 보험금의 공제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장해급여 일시금 7,158,390원을 위 일실수입 20,859,344원에서 공제하면 13,700,954원(= 20,859,344원 – 7,158,390원)이 남는다.

나.

적극적 손해(치료비)

1)

기왕치료비 : 1,428,810원

2)

향후치료비 : 3,798,943원

향후 내고정용 금속제거술 치료비로 4,860,470원이 필요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데, 이를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지출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변론종결일 다음 날을 기준으로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하면 3,798,943원(= 4,860,470원 × 0.7816, 원미만 버림, 이하 같음)이 된다.

다.

책임의 제한

1)

피고의 책임비율 : 50%

2)

책임제한 후 재산상 손해 : 11,357,224원[= 18,928,707원 (공제 후 일실수입 13,700,954원 + 기왕치료비 1,428,810원 + 3,798,943원) × 피고 책임비율 60%]

라.

위자료

1)

참작사유 :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와 결과, 원고의 나이와 경력 및 과실 정도, 상해와 후유장해의 부위 및 정도, 노동능력의 상실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

2)

인정 금액 : 1,500만 원

마.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26,357,224원(= 재산상 손해 11,357,224원 + 위자료 1,5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18. 11. 20.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7. 2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연운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