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9,124,917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5. 19.부터 2023. 4. 13.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5. 1. 9.부터 피고 소속 환경, 청소 및 경비 관련 관리자로 근로하다가, 2015. 4. 3. 피고가 관리하는 보령시 C 소재 D 현장에서 슬러지 제거작업을 위해 기계실로 내려가던 중 미끄러져 약 3m 아래로 추락하였다(이하 위 사고를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좌측 종골 분쇄골절, 좌측 족관절 거골하 관절의 외상 후 관절염, 기타 발가락의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원고는 위 상해로 인하여 2015. 4. 8.경 관혈적 정복술 및 내고정술을 시행받고, 2016. 4. 15.경 금속물 제거술을 시행받았다. 또한 원고는 위 상해로 인하여 발생한 좌측 거골하 관절염으로 2020. 7.경 좌측 거골하 관절 유합술을 시행받았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62,382,409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4. 3.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7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정형외과), 변론 전체의 취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근로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ㆍ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하는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가 손해를 입었다면 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4다4450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기초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의 지위에서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원고가 수행하는 작업에 관하여 충분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할 보호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잘못으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이와 같이 원고의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인정하는 이상 원고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손해배상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는 취지로 항변하므로 살피건대, 상법 제64조에서 5년의 상사시효를 정하는 것은 대량, 정형, 신속이라는 상거래 관계 특성상 법률관계를 신속하게 해결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인데, 사용자가 상인으로서 영업을 위하여 근로자와 체결하는 근로계약이 보조적 상행위에 해당하더라도 사용자가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인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에게 손해를 입힘으로써 발생한 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와 관련된 법률관계는 근로자의 생명, 신체, 건강 침해 등으로 인한 손해의 전보에 관한 것으로서 그 성질상 정형적이고 신속하게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근로계약상 보호의무 위반에 따른 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0년의 민사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다22742 판결 등 참조). 원고는 이 사건 사고일인 2015. 4. 3.부터 10년이 경과하기 전인 2021. 5. 10.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손해배상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현가 계산(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은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1. 5. 19.인바, 위 지연손해금 기산일 당시의 현가로 계산한다)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7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성형외과, 정형외과) 및 사실조회 결과(정형외과), 변론 전체의 취지
일실수입
인적사항 :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소득 및 가동기간 : 보통인부 도시일용노임(가동일수 22일,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기계설비공으로 근무하였고 이후 기계설비공사업, 일반설비공사업, 소방설비공사업에 종사하였으므로 기계설비공의 노임단가를 적용하여 일실수입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갑 제6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기계설비공의 업무에 종사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2. 2. 16.<1>부터 만 65세가 될 때까지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상실률 : 관절 고정술로 인한 관절 움직임 제한 15%(옥외근로자의 직업계수 적용), 영구장해
계산 :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합계 47,530,955원이다.
향후치료비
원고가 거골하 관절 유합술을 시행받았음에도 거골하 관절의 유합이 완전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거골하 관절염이 남아 있는 사실, 완전한 거골하 관절의 유합을 얻기 위하여 거골하 관절 유합술의 재수술이 필요하고, 이에 소요되는 비용은 합계 5,393,532원인 사실, 이 사건 사고 및 수술로 인하여 생긴 반흔을 제거하기 위하여 성형수술이 필요하고, 이에 소요되는 비용은 합계 2,340,000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 사건 변론종결일 현재까지 위 각 치료를 받았다는 점에 관하여 원고의 주장․입증이 없으므로, 계산 편의상 이 사건 변론종결일 다음날인 2023. 2. 10. 지출하는 것으로 보고, 이를 지연손해금 기산일(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하면 아래 각 표 기재와 같이 합계 7,138,050원(= 거골하 관절 유합술 재수술 4,978,230원 + 반흔 성형수술 2,159,820원)이다.
공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상 보험급여는 산업재해를 입은 근로자에게 산재보험법이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당연히 지급되는 것으로서 민법상 손해배상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 이에 따라 산재보험법은 보험급여 수급권자인 재해 근로자의 과실 유무와 상관없이 보험급여를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공단의 부담으로 재해근로자에게 발생한 손해를 전보한다. 또한 손해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에도, ‘보험급여 중 적어도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만큼은 보험자인 공단이 재해근로자를 위해 본래 부담해야 할 비용으로서 재해근로자가 보험급여 수령의 이익을 온전히 누리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산재보험의 보험료 부담은 사회보험의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정책적․입법적 결단의 문제이다. 사업주가 보험료를 전액 납부한다고 하여 재해근로자에 대한 사업주의 손해배상책임이 공단이 지급한 보험급여 전액만큼 당연히 면제된다고 볼 근거로 삼을 수 없고, 가해자의 재해근로자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당연히 ‘과실상계 후 공제’ 방식이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재해근로자의 사업주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사업주와 공단을 동일시하여서는 아니 되고 산재보험제도의 복합적인 성격 및 기능을 고려한다면, 보험급여 중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 상당액을 공단이 재해근로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제외하여(‘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 재해근로자가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 사업주가 산재보험 보험료를 전액 납부한다는 점을 적극 고려하더라도, 사업주는 근로자를 위험에 노출시켜 이윤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과 산업재해 현장의 위험에 노출된 근로자에게 일부 과실이 있다고 하여 이를 전적으로 근로자만의 책임이라고 할 수 없다는 점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보험급여 전액에 대하여 사업주가 손해배상책임을 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한편,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피해자로 하여금 근로기준법이나 산재보험법에 따라 휴업급여나 장해급여 등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에 그 급여액을 일실수입의 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가능하다(대법원 1991. 7. 23. 선고 90다11776 판결 등 참조).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장해급여로 10,419,170원을 지급받았으므로, 이를 위 일실수입에서 공제하면 나머지 일실수입은 37,111,785원(= 47,530,955원 – 10,419,170원)이 된다.
피고는,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요양급여 25,948,860원, 휴업급여 37,197,560원 중 원고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도 원고의 손해배상채권에서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산재보험법에 의하여 지급된 요양급여는 재해 발생에 대한 근로자의 과실을 이유로 제한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손해액에서 공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대법원 1981. 12. 8. 선고 81다카495 판결 참조), 보험급여 중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 상당액도 재해근로자가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위 1)항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가 지급받은 요양급여와 휴업급여 중 원고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원고의 손해배상채권에서 공제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책임의 제한
원고로서도 피고에게 적절한 안전대책을 요구하지 않았고 스스로 안전을 도모할 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보이므로, 원고의 이러한 과실과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등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을 50%로 제한한다.
따라서 책임제한 후 일실수입은 18,555,892원(= 공제 후 일실수입 37,111,785원 × 50%), 책임제한 후 향후치료비는 3,569,025원(= 향후치료비 7,138,050원 × 50%)이 된다.
위자료
참작사유 :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와 내용, 원고의 나이 및 장해 정도, 치료내역 및 기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인정금액 : 7,000,000원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29,124,917원(= 책임제한 후 일실수입 18,555,892원 + 책임제한 후 향후치료비 3,569,025원 + 위자료 7,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1. 5. 19.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4. 1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2015. 4. 3.부터 다 갚는 날까지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는 이행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무이므로 채무자는 채권자로부터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을 진다고 할 것인데(민법 제387조 제2항), 원고가 이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피고에게 이행청구를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위 인정 범위를 초과하는 원고의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은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성현
각주1)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제3쪽의 각 ‘2020. 2. 16.’ 부분은 ‘2022. 2. 16.’의 오기이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1가단528564
판결선고
2023. 4. 13.
수원지방법원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