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공공기관이 보유하는 건물, 국유재산 위탁개발 건물, 공유재산 위탁개발 건물 등의 건물관리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자회사로서 수원시 영통구 O건물(이하 ‘이 사건 청사’라 한다)의 시설관리 등 업무를 위탁받은 자이고, 원고들은 피고와 고용계약을 맺고 기계·전기·소방·영선 파트에서 시설관리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들이다.
원고들과 피고의 근로계약 체결
원고 A, C, F, H, K(이하 함께 언급할 경우 ‘원고 A 등’이라 한다)의 근로계약
원고 A 등은 2019. 4.경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 B, D, E, G, I, J, L, M(이하 함께 언급할 경우 ‘원고 B 등’이라 한다)의 근로계약
원고 B 등은 2019. 7.경부터 2020. 1.경 사이에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단속적 근로종사자 적용제외 승인 처분
피고는 이 사건 청사에 종사하는 근로자 중 원고들을 포함하여 시설관리직 17명에 대해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10조에 따라 단속적 근로자에 대한 적용제외 신청을 하였고, 중앙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은 2019. 7. 31. 이를 승인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이 사건 처분 등에 관한 진정
원고들과 P, Q는 2020. 8. 3.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에 피고의 전 대표이사 R을 상대로 이 사건 청사에 별도의 휴게공간이 마련되어 있지 않고, 근로자들이 야간에 휴게시간을 부여받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고, 야간근로수당 및 연장근로수당의 지급을 요청하는 내용의 진정을 제기하였으나, 중앙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은 2021. 1. 21. 수원지방검찰청 담당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아 조사한 결과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여 진정사건을 종결하였다.
[인정근거] 갑 1, 2, 16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 주장의 요지 및 관계 법령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 및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10조에 따른 단속적 근로에 종사하는 자의 적용제외 승인을 위해서는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68조 제2항 각호의 기준(이하 ‘단속적 근로자 적용제외 승인기준’이라 한다)을 모두 충족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청사는 준공한 지 얼마 안 된 신축건물로 하자 확인 및 보수 요청이 빈번하여 원고들은 단속적으로 근로를 한 것이 아니라 상시적인 근로를 하였고, 원고들은 야간 휴게시간에 피고의 전 관리소장 S의 지시에 따라 방재실에서 소방담당 인원을 대신하여 비상대기 근무를 하였으며, 이 사건 청사는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별도의 수면시설 또는 휴게시설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처럼 원고들이 단속적 근로자 적용제외 승인기준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어 당연 무효이다. 이에 피고는 원고들에게 미지급한 연장 및 야간 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원고들은 일부 청구로서 피고가 2019. 7.부터 2020. 6.까지 미지급한 연장·야간 및 휴일근로수당을 청구한다.
판단
관련 법리
행정행위는 공정력과 불가쟁력의 효력이 있어 설혹 행정행위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도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 무효로 보아야 할 사유가 있는 경우 이외에는 그 행정행위가 행정소송이나 다른 행정행위에 의하여 적법히 취소될 때까지는 단순히 취소할 수 있는 사유가 있는 것만으로는 누구나 그 효력을 부인할 수는 없고(대법원 1991. 4. 23. 선고 90누8756 판결 참조), 하자 있는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기 위해서는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하며,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지 여부를 판별함에 있어서는 그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구체적 사안 자체의 특수성에 관하여도 합리적으로 고찰함을 요하는바, 행정청이 어느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 어느 법률의 규정을 적용하여 행정처분을 한 경우에 그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는 그 법률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가 명백히 밝혀져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청이 위 규정을 적용하여 처분을 한 때에는 그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다고 할 것이나, 그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 그 법률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가 명백히 밝혀지지 아니하여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때에는 행정관청이 이를 잘못 해석하여 행정처분을 하였더라도 이는 그 처분 요건사실을 오인한 것에 불과하여 그 하자가 명백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5다31828 판결).
판단
앞서 든 기초사실 및 증거들과 갑 3 내지 15, 18, 19호증, 을 2 내지 7, 10, 12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이 법원의 현장검증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원고들이 단속적 근로자 적용제외 승인기준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설령 승인기준을 갖추지 못하였더라도, 이 사건 처분 당시 그와 같은 하자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였던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유효하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1>
구 근로감독관집무규정(2019. 8. 30. 고용노동부훈령 제2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2> 제68조 제2항은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10조 제3항에 따른 ‘단속적 근로에 종사하는 자’의 적용제외 승인은 다음 각호의 기준을 모두 갖춘 때에 한한다.”고 정하고 있다.
원고들은 이 사건 청사의 기계·전기·소방·영선 파트에서 각 시설물의 유지 및 보수 업무를 담당하는데, 이러한 업무는 일반적으로 작업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기계고장 수리 등 돌발적 사고 발생 시 간헐적으로 발생하며, 업무를 위해 대기하는 시간이 많은 단속적 업무에 해당한다.
원고들은 이 사건 청사가 신축건물로서 하자가 많아 근무시간 동안 계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고, 대기시간이 매우 적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청사의 하자리스트와 업무일지를 보면, 원고들이 처리한 하자는 대부분 간단한 보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것이었고(특히 가장 많은 하자보수 처리를 한 영선 파트의 경우 대부분의 하자가 시설물의 찍힘, 긁힘, 오염 같은 단순 하자이다), 원고들은 직접 하자를 보수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경우 하자보수 업체에 하자발생 사실을 통보하고 하자보수를 감독·확인하는 역할을 하였으며, 원고들이 2019. 4.경부터 2022. 4.경까지 약 3년 동안 처리하였다는 하자보수 건수도 영선 약 1,300건, 기계 약 300건, 전기 약 70건에 정도인 점, 원고들은 야간 근무 시 하자보수 업무와 민원 업무 등을 거의 하지 않았고, 시설물 관리업무만 수행한 점 등을 보면, 원고들이 통상의 근로자들과 같이 근로시간 동안 계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간헐적·단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청사는 지하 2층에 세면시설이 갖춰진 탈의실(T호)과 남자 휴게실(U호)<3>을 별도로 구비하고 있고, 피고는 2019. 4.경 근로자의 휴식을 위해 간이용 침대 2개 또는 3개를 휴게실에 보급하였다(다만, 근로감독관 조사 시에는 간이용 침대는 지상 1층 방재실과 지하 3층 UPS실<4>에 옮겨져 있었다).
이에 대해 원고들은 U호는 미화 근로자들이 사용하는 사무공간 또는 휴게공간으로 원고들에게 지급된 별도의 휴게장소가 아니라 주장하고 있고, 갑 1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2019. 12. 13.경 촬영된 시설팀 조직도에 U호가 미화 근로자들의 사무실로 기재된 사실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U호는 이 사건 청사의 일반적인 사무실과 달리 바닥에 난방시설과 장판이 설치되어 있고, 신발을 벗고 입장하는 구조이며(여성 휴게실 V호도 같은 구조이다), 이 사건 청사 W호에 미화원 사무실이 별도로 존재하는 점 등을 보면, U호는 사무실이 아닌 근로자들의 휴게장소로 제공된 것으로 보이고, 설령 이 사건 처분 당시 U호가 미화원 사무실로 제공되었더라도 미화 근로자의 근로시간이 06:30부터 15:30까지로 원고들의 야간 근로시 휴게시간(00:00부터 02:00, 04:00부터 05:00 또는 06:00)과 겹치지 않는 점 등을 보면, 원고들이 U호를 휴게장소로 사용하는 것에 별다른 장애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의 전 관리소장 S은 2019. 7. 1.경부터 2020. 2. 29.경까지 원고들에게 야간당직근무 시 방재실에서 통합근무할 것을 지시하였고, 이로 인해 원고들은 야간 휴게시간에 휴게시설을 이용할 수 없어 휴게시간에 근로를 제공하거나, 근로 제공을 위해 대기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S은 소방팀의 야간취약지구 순찰로 인한 방재실 부재를 막기 위해 기계, 전기 파트 근무자들의 당직근무 시 근무 장소만 방재실로 지정한 점, 원고들은 야간 근무시 관리자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았고, 원고들이 작성한 종합당직일지(을 10호증)에 휴게시간이 포함된 00:00부터 06:00 사이에는 별다른 근무 내역이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2020. 9.경부터 이 사건 청사에 파견돼 방재실에서 야간 근무를 한 Y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 특별사법경찰관 Z과의 전화통화에서 ‘야간 근무 시 업무량은 거의 없고, 방재실에 간이침대 등이 있고 넓은 편이어서 방재실에서 휴게시간을 사용하였다. 22:00부터 다음 날 06:00까지 용이하게 휴게시간 사용이 가능하고, 휴게실은 방재실에서 거리가 있고 방재실이 더 편해서 별도로 마련된 휴게실을 이용하지 않았다. 이 사건 청사는 사무빌딩이라서 공장형 빌딩에 비해 화재 위험성이 낮아 야간 근무시 용이 하고, 휴게공간 및 업무환경이 여러 현장과 비교할 때 월등히 좋은 편이다’라고 진술한 점 등을 보면, S이 기계·전기 파트 근무자들의 당직근무 시 근무장소를 방재실로 지정한 것을 두고, 원고들의 휴게시간 사용을 제한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원고들이 야간 휴게시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거나 근로 제공을 위해 대기를 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한편, 원고들은 야간 당직근무를 2명이 한 경우(2019. 11. 6. / 2019. 11. 26. / 2019. 11. 30. / 2019. 12. 1. / 2019. 12. 20. / 2019. 12. 25.) 교대로 휴게시간을 사용하더라도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게시간을 모두 이용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실제로 야간 당직근무를 2명이 담당할 경우 교대로 휴게시간을 이용하더라도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게시간을 일부 보장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야간 당직근무는 각 팀에서 1명 이상이 필수적으로 근무하는 것을 원칙으로 운영되었고, 원고들이 지적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각 팀에서 1명 이상이 당직근무를 하였던 점, 이 사건 처분이 있은 2019. 7. 31.까지 야간 당직근무를 2명 이하가 담당한 적이 없었던 점 등을 보면, 당직근무 운영상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었더라도 이를 두고 피고가 원고들에게 야간 휴게시간을 보장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원범
각주1) 원고들은 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아니므로, 이 사건 처분의 효력과 상관없이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들이 담당한 업무는 성질이나 내용 등을 볼 때 단속적 근로에 해당하고, 행정행위의 공정력, 불가쟁력에 따라 이 사건 처분의 무효이거나 취소되기 전까지 그 효력을 부인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각주2) 원고들은 구 근로감독관집무규정(2021. 10. 25. 고용노동부훈령 제374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68조 제2항을 위반을 주장하나, 이 사건 처분이 있은 2019. 7. 31.에는 구 근로감독관집무규정(2019. 8. 30. 고용노동부훈령 제291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68조 제2항이 적용된다.
각주3) V호에 여자 휴게실이, X호에 여자 샤워실이 있고, 이 사건 청사는 3층 체력단련실에도 남, 여 샤워실을 각각 구비하고 있다.
각주4) 무정전전원장치실. 다만 현재는 공실로 원고들이 탈의실로 이용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