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3. 2. 17. 선고 2021가단540243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3,234,610원과 이에 대하여 2020. 7. 28.부터 2023. 2. 1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7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금·은박지 및 기타 가공지 제조업[종이원지에 필름을 합지·접착한 후 코팅하여 금은박지(포장지)를 제조하는 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원고는 2019. 5. 27.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2020. 7. 31.까지 근무한 중국 국적의 근로자이다.

나.

원고는 2020. 7. 28. 14:00경 피고 회사의 공장에서 합지 생산 작업을 하던 중 코팅부에 있는 롤러기계를 청소하며 찌꺼기를 제거하는 업무를 하게 되었는데(당시 코팅부에 있는 롤러기계를 담당하던 다른 작업자가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그 과정에서 원고의 왼손이 회전하는 롤러기계에 빨려 들어가는 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좌측 4수지 원위지골 골절, 좌측 2수지 근위지골 골절, 좌측 4수지 열린상처 등의 상해를 입고, 2020. 7. 28.부터 2020. 8. 5.까지 입원치료를 받고 이후 통원치료를 받았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2020. 7. 29.부터 2021. 1. 30.까지의 휴업급여로 14,744,394원을 수령하였고, 2020. 7. 28.부터 2020. 8. 25.까지 발생한 기왕치료비 중 본인부담금으로 1,589,830원(≒ 본인부담 총액 1,788,691원 – 할인액 198,860원) 및 203,860원을 지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 을 제1 내지 3, 5 내지 7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갑 제11호증, 을 제4호증의 각 일부 기재, 이 법원의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문서제출명령 회신결과,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책임의 인정

1)

사업주는 기계, 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 제1호). 사업주는 기계의 원동기, 회전축, 벨트 등 근로자가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는 부위에 덮개 등을 설치하여야 하고, 기계 등의 청소 또는 조정 작업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작업을 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면 해당 기계의 운전을 정지하여야 하며, 합판·종이·천 및 금속박 등을 통과시키는 롤러기로서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부위에는 울 또는 가이드롤러 등을 설치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87조, 92조, 123조 등 참조). 또한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노동자가 노동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노동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이러한 사용자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행위가 불법행위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등 참조). 위험한 기계를 사용하여 수입을 얻는 사용자가 그 기계의 위험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하는 것은 근로자에 대한 안전배려의무에 포함된다.

2)

앞서 본 사실과 증거들을 통해 알 수 있는 이 사건 사고 발생의 경위와 과정, 이후 정황, 원고가 수행한 작업의 성격, 사고가 발생한 롤러기계의 작동과정에서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안전․보건상 위험의 내용,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련 규정의 취지, 피고가 사고 발생 후 작성하여 경기지방고용노동청 측에 제출한 산업재해조사표 등 각종 문서의 내용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 내에 설치된 롤러기계는 항상 안전사고 발생의 위험이 존재하는 기계로서, 피고가 근로자인 원고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해당 기계에 필요한 안전장치를 설치하고 그 작동 여부를 수시로 점검하며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적절한 작업방식과 지침 등을 마련하여 그 준수와 비상시 조치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는 등, 롤러기계의 작동과정에서 합리적으로 예상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로 실질적인 방호조치나 안전조치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 없고, 이와 같은 피고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는 위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피고 스스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코팅 공정에 있는 롤러기계 담당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해당 기계 담당자가 아닌 원고가 홀로 위험한 롤러기계에서 청소 등 작업을 하도록 방치하였고, 그 과정에서 롤러기계 작동을 중단시키거나 다른 작업자나 감독자를 배치한 바도 없으며, 피고가 원고에게 실질적인 안전교육을 충분히 시행하였다거나 위 롤러기계에 필요한 안전장치를 제대로 설치하였다고 인정할 수도 없다. 나아가 이 사건 사고와 같은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데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는 것이 현재의 기술 수준에 비추어 피고에게 과도한 경제적 부담을 초래하거나 그 이행을 기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

책임의 제한

다만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로서도 롤러기계와 관련된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해당 기계의 작동법이나 주의사항을 익혀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및 손해의 확대에 기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의 이와 같은 부주의를 피고가 배상할 손해액을 산정하는 데 참작하되 기본적으로 피고가 위험한 기계를 사용하는 사업자로서 필요한 안전조치, 방호조치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더 크므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70%(원고의 과실비율 30%)로 제한한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1>

계산의 편의상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르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가.

기왕치료비: 1,793,690원

1)

원고가 2020. 7. 28.부터 2020. 8. 25.까지 발생한 기왕치료비 중 본인부담금으로 1,589,830원 및 203,860원 합계 1,793,690원을 지출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2)

피고는,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수령한 요양급여 3,893,550원을 공제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에서 기왕치료비 중 기지급된 요양급여액을 제외한 나머지 본인 부담금 부분만을 청구하고 있고, 요양급여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가 전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근로자에게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비율에 상당한 금액의 지급을 면할 수 없는바, 원고가 수령한 요양급여 중 원고의 과실비율에 상당한 금액을 공제할 수도 없다(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8다40847 판결,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다9731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일실수입

1)

인적사항: 남자, C생, 사고 당시 만 40세 7개월 남짓.

2)

소득 및 가동기간: 도시일용노임, 가동일수 월 22일, 65세가 되는 2044. 12. 11.까지

피고는, 원고가 중국 국적의 조선족 동포로서 F-4 비자를 발급받아 일용노동에 종사하여 왔으므로, 월 가동일수는 20일, 가동연한은 60세까지로 정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법원에 현저한 각종 통계자료,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한 통상근로계수, 전체 근로자의 최근 월 평균 근로일수와 직종별 근로조건, 경험칙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가동연한을 만 65세까지, 월 가동일수를 22일로 인정함이 타당하고,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월 가동일수와 가동연한을 이보다 단축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2>

3)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상실률

가)

입원치료기간인 2020. 7. 28.부터 2020. 8. 5.까지는 100%, 2020. 8. 6.부터 가동종료일인 2044. 12. 11.까지는 2.29%[좌측 4수지 원위지관절 부분강직 영구장애, 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상 도시일용노동자(일반 육체노동자) 직업계수 4 적용]<3>

나)

원고는, 위 입원기간 이후 2021. 5. 31.까지 소득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으므로 100%의 노동능력상실률을 전제로 일실수입을 구하나,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원고의 상해 부위, 피해의 정도 등에 비추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앞서 본 입원치료기간을 초과하여 원고가 주장하는 기간 동안의 노동능력상실률을 100%로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계산: 다음 계산표의 기재와 같이 14,675,087원이다.

5)

근로복지공단의 보험금 공제

가)

앞서 본 것과 같이 원고는 2020. 7. 29.부터 2021. 1. 30.까지의 휴업급여로 14,744,394원을 수령하였는바, 같은 기간 동안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 합계액이 위 휴업급여액에 미치지 못하므로, 위 기간의 일실수입 손해는 존재하지 않는다.<4>

나)

결국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액은 14,255,753원(= 206,378원 + 277,844원 + 557,920원 + 13,213,611원)이 남게 된다.

다)

피고는,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수령할 장해급여 상당액을 공제하여야 실수입을 계산하므로 원고에게 적용될 직업계수도 일반 육체노동자의 직업계수를 적용한다.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스스로의 진술 및 이 법원의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결과에 의하더라도 현재까지 원고에게 장해급여가 지급된 바 없고 그 액수 역시 확정되지 아니하였는바, 설령 원고가 향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장해급여를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현실적으로 받지 않은 이상, 이러한 장래의 보험급여액을 손해액에서 미리 공제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4. 7. 9. 선고 2004다12752 판결, 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8다6093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공제 후 재산상 손해액: 16,049,443원(= 기왕치료비 1,793,690원 + 일실수입 14,255,753원)

라.

책임의 제한: 피고의 책임비율 70%

11,234,610원(= 16,049,443원 × 0.7)

마.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상해 및 입원기간, 치료의 경과, 원고의 나이, 후유장해의 부위 및 정도, 원고와 피고의 과실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위자료 액수를 200만 원으로 정한다.

바.

소결론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합계 13,234,610원(= 기왕치료비 및 일실수입 합계 11,234,610원 + 위자료 200만 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20. 7. 28.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2. 1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이희승

각주1) 원고는 일실수입으로 45,574,403원[= 2020. 7. 28.부터 2021. 5. 31.까지 도시일용노임(보통인부)과 노동능력상실율 100%, 가동일수 22일을 적용, 2021. 6. 1.부터 2044. 12. 12.까지 도시일용노임(보통인부)과 노동능력상실율 2.86%, 가동일수 22일을 적용], 기왕치료비로 1,992,558원(= 1,788,691원 + 203,867원), 위자료로 2,000만 원 합계액에서 휴업급여 14,744,394원을 공제한 나머지 52,822,567원과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각주2) 근로조건이 산업환경에 따라 해마다 변동하는 도시일용근로자의 일실수입을 그 1일 노임에 관한 통계사실에 기초하여 평가하는 경우에는, 그 가동일수에 관하여도 법원에 현저한 사실을 포함한 각종 통계자료 등에 나타난 월평균 근로일수와 직종별 근로조건 등 여러 사정들을 감안하고 그 밖의 적절한 자료들을 보태어 합리적인 사실인정을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1다70368 판결 등 참조). 한편 일반육체노동을 하는 사람 또는 육체노동을 주로 생계활동으로 하는 사람의 가동연한을 경험칙상 만 60세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는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 60세를 넘어 만 65세까지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하다(대법원 2019. 2. 21. 선고 2018다24890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1. 3. 11. 선고 2018다285106 판결 등 참조).

각주3) 원고가 도시일용노동에 종사하는 보통인부의 1일 일용노임을 기준으로 일실수입을 주장하고 있고, 이를 기준으로 원고의 일

각주4)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 또는 수급권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때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 재해근로자가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재해근로자의 전체 손해액에서 먼저 근로복지공단의 보험급여 전액을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피해자로 하여금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휴업급여나 장해급여 등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에 그 급여액을 일실수입의 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피해자가 수령한 휴업급여금이나 장해급여금이 법원에서 인정된 소극적 손해액을 초과하더라도 그 초과부분을 기간과 성질을 달리하는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며, 휴업급여는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에 대응하는 것이므로 그것이 지급된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액에서만 공제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5. 4. 25. 선고 93다61703 판결 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