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2. 9. 22. 선고 2021가단54435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 회사는 고철, 비철 도 · 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2)

피고는 2020. 4.경 원고 회사와 사이에 임금 연봉 3,600만 원, 기간 2020. 4. 6.부터 1년, 근무시간 평일 08:00부터 17:00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이다.

나.

원고 회사의 피고에 대한 2020. 5. 7.자 해고 및 관련 사건 경과

1)

피고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20. 4.경부터 같은 해 5.경 사이 안산시 및 평택시 소재의 철거 현장에서 근무하였다.

2)

원고 회사는 피고의 '근태불량, 상사의 업무지시 불이행, 현장 근무 부적응 등'을 이유로 2020. 5. 7. 피고에게 해고통지를 하였다(이하 '1차 해고'라 한다).

3)

이에 대하여 피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다(C 사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8. 5. 원고 회사가 주장하는 해고의 사유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해고 절차에 있어 중대한 하자 있다는 이유로, '원고 회사가 2020. 5. 7. 피고에게 행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원고 회사는 피고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판정을 하였다. 위 판정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4)

원고 회사는 위 판정에 따라 2020. 8. 14. 피고를 본사로 복직명령 하였다.

나.

피고의 복직 후 원고 회사와의 갈등

1)

피고는 2020. 8. 14. 14:30경 원고 회사 본사 사무실에서 피고의 복직을 위한 서류를 작성하며 피고의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는 문제로 원고 회사 이사 D과 다툼이 발생하였다. 피고는 D이 피고의 목을 졸랐다는 내용으로 112에 신고를 하였다.

2)

2020. 8. 14. 16:40경 원고 회사의 거래처 직원인 E이 원고 회사와의 고철 매매계약 체결을 위해 원고 회사를 방문하였는데, 피고는 D에게 '직장 상사가 목을 조르고 하면 됩니까. 저한테 욕하지 마세요. 반말하지 마세요. 언제 봤다고 반말하세요. 언제저 봤어요? 멱살 잡고 욕하고, 왜 말 섞기 싫으세요? 그대로 얘기하니까 쪽팔리세요?부끄러운 줄 아세요.' 등 큰소리로 말하는 등 약 25분 동안 소란을 피웠다. 원고 회사는 같은 날 예정된 고철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못하였다.

3)

한편, 원고는 2020. 8. 24. ㈜F와 사이에 'G(광주), H고가도로, 평택 철거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고철 중AK, 중BL 예상물량 2,000톤을 공급하고, I 특별구매요청하여 10원/kg 지원 받기로 하는 고철공급계약서를 작성하였다.

4)

피고가 D을 폭행으로 고소한 사건에 관하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는 2020. 11. 16.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다.

5)

피고는 2020. 8. 18. 평택현장의 책임자인 원고회사 이사 J에게, '원고 회사는 무면허 사업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합의금으로 4,000만 원을 제시하였다.

6)

원고 회사는 2020. 9. 경 공갈미수 및 업무방해로 피고를 형사고소하였다.

나.

원고 회사의 피고에 대한 2020. 9. 11.자 해고 및 관련 사건 경과

1)

원고 회사는 2020. 9. 11. '허가 관련 공갈미수, 상관 명령 불복종 및 업무방해, 근무태만'을 이유로 피고를 징계해고 하였다(이하 '2차 해고'라 한다).

2)

피고는 2차 해고에 대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 K 사건으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2. 8. 4회 지각 및 시말서 제출거부의 징계사유가 인정되나 2차 해고는 징계사유에 비하여 양정이 과도하다는 이유로, '원고 회사가 2020. 9. 11. 피고에게 행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원고 회사는 피고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판정을 하였다.

3)

원고 회사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위 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L).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3. 23. 피고의 회사 내부 허가 관련 공갈미수, 지각 4회, 업무방해 시말서 제출거부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이에 대하여 해고의 징계를 한 것은 징계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징계절차상의 하자도 없다는 이유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2020. 12. 8. K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에 관하여 행한 판정을 취소하고, 원고 회사가 2020. 9. 11. 피고에게 행한 해고는 정당하다'는 판정을 하였다.

4)

위 판정에 대하여 피고가 불복하여, 서울행정법원 2021구합64238 사건이 계속 중이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4, 6, 14호증, 을 제1,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원고는 철거현장에서 고철을 수집하여 F를 통하여 I에 납품을 하는데, 납품가격과 I로부터 받는 지원금은 고철의 수급상태에 따라 매일 단가가 등락한다. 원고는 2020. 8. 14. 16:00경 2,000톤의 물량에 대하여 F의 직원 E이 원고 회사 사무실에 방문하여 납품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피고가 사무실에서 원고 회사의 관리이사 D에게 대들면서 난동을 부려 계약의 체결이 무산되었고, 2020. 8. 24.경에야 다시 납품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사이 고철의 단가가 kg당 20원이 하락하였고, 그에 따라 원고는 4,000만 원(2,000톤 × 20원/kg)의 손해를 입게 되었다.

나.

원고는 피고를 2020. 9. 11. 공갈미수죄, 업무방해죄로 각 고소하였다. 피고는 원고회사 관리이사 D을 폭행으로 고소하였다. 원고는 위와 같이 형사고소를 하고, 피고가 한 고소에 대하여 변호사의 자문을 받기 위하여 2020. 8. 25. 법무법인 M에게 사건을 위임하고 수임료로 800만 원을 지출하여 손해를 입었다.

다.

피고는 원고의 2차 해고가 위법하다고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다. 원고는 위 사건의 대리인을 선임하여 K 사건의 선임비로 2020. 10. 19. 330만원을, L사건의 선임비로 2021. 1. 20. 275만 원, 2021. 8. 29. 275만 원을 각 지급하여 합계 880만 원의 손해를 입었다.

3.

판단

가.

원고의 위 '2의 가' 주장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형사사건에서 업무방해죄의 성립에는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하였을 것을 요하지 않고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족한 반면, 민사사건에서 가해자의 업무방해 행위가 불법행위로서 손해배상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업무방해의 결과로서 피해자에게 실제로 손해가 발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5. 13. 선고 2011다2517 판결)

2)

앞서 채택한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2018. 8. 14. 고철 매매계약 체결을 위하여 거래처 직원 E이 원고 회사를 방문하였으나, 피고가 그 자리에서 큰 소리로 소란을 피웠고, 그로 인하여 원고 회사는 E과 예정하였던 고철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사실, 2020. 8. 24.경에서야 ㈜F와 고철공급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피고는 피고의 소란과 고철 매매계약 불체결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다툰다. 그러나 E이 원고 회사를 방문한 시각은 늦은 오후인 16:40경이었고, 피고는 E이 방문하자 원고 회사에서 계약체결 업무를 담당하는 D에게 큰 소리를 치는 등 약 25분간 소란을 피웠으며, 위 소란행위가 종료될 무렵은 업무 종료시간에 가까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의 소란행위와 원고 회사가 당일 예정되었던 고철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것 사이에는 상당 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원고 회사가 위 고철 매매계약을 예정대로 체결하지 못함으로서 단가 하락에 따른 4,000만 원의 손해를 입었는지에 관하여 보면, 원고 회사가 2020. 8. 24. ㈜F와 사이에 예상물량 2,000톤을 I 특별구매요청하여 10원/kg당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하는 납품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그러나 갑 제7호증, 을 제7호증의 2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회사가 2020. 8. 14. 예정된 계약을 체결하지 못함으로써 4,000만 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원고 회사가 고철의 단가가 하락하였다고 주장하며 제출한 갑 제15호증은 F 명의의 I 납품 관련 품목별 단가표에 불과하여, 위 문서만으로 2020. 8. 14.부터 2020. 8. 24. 사이에 고철의 kg당 단가가 20원 가량 하락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나)

또한, 원고 회사는 2020. 8. 24. ㈜F와 고철 공급계약서를 작성하였으나, E은 관련 형사사건인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노2667 사건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원고 회사와 고철계약을 체결하였나는 질문에 대하여, '선급금이 나가야 되는데 저희 회사(F를칭하는 것으로 보임)는 못나가고 자신이 주선을 해서 다른 회사가 계약을 체결하였다.

다른 회사의 상호는 N, O다'는 취지로 증언하였고, 원고 회사는 2020. 8. 21.경부터 2020. 12. 29.경까지 사이에 ㈜N 등으로부터 다액의 금원을 입금받았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F 사이에 2020. 8. 24. 작성된 고철공급계약서에 의하여 원고 회사가 실제로 ㈜F에게 고철을 공급하였는지도 의문이다.

나.

원고 회사의 위 '2의 나' 주장에 대한 판단

1)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불법행위와 손해와의 사이에 자연적 또는 사실적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념적 또는 법률적인과관계 즉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변호사강제주의를 택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 법제 하에서는 손해배상청구의 원인된 불법행위 자체와 변호사 비용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변호사 비용을 그 불법행위 자체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대법원 1996. 11. 8. 선고 96다27889 판결). 살피건대, 앞서 채택한 증거와 갑 제9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에 의하면, 원고 회사가 2020. 9.경 피고를 업무방해와 공갈미수로 각 고소한 사실, 원고 회사가 그 무렵 변호사 보수 명목으로 법무법인 M에게 800만 원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설사 피고에게 업무방해와 공갈미수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행위 자체와 원고 회사가 지출한 변호사 비용이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고소, 고발 등을 함에 있어 피고소인 등에게 범죄혐의가 없음을 알았거나 과실로 이를 알지 못한 경우 그 고소인 등은 그 고소, 고발로 인하여 피고소인 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인바, 이 때 고소, 고발 등에 의하여 기소된 사람에 대하여 무죄의 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하여 그 무죄라는 형사판결 결과만으로 그 고소인 등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다고 바로 단정할 수는 없고, 고소인 등의 고의 또는 과실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표준으로 하여 기록에 나타난 모든 증거와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 25. 선고 93다29556 판결, 1963. 7. 11. 선고 63다239 판결, 1962. 12. 6. 선고 62다682 판결 등 참조). 부당고소로 인하여 피고소인 등이 그에 대응하기 위하여 변호사선임비용을 지출하게 되었다면 고소인 등은 위 비용을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배상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1977. 4. 12. 선고 76다2491 판결, 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7다3650, 3667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피고가 원고 회사의 관리이사 D을 폭행으로 고소한 사실, 그 형사사건에서 D에 대하여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진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그러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D에게 범죄혐의가 없음을 알았거나 과실로 이를 알지 못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또한 피고가 고소한 상대는 원고 회사가 아니라 원고 회사의 직원인 D인바, 원고 회사가 지급한 수임료 명목의 돈이 위 고소사건에 관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다.

원고 회사의 위 '2의 다' 주장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부당제소 또는 부당응소로서 불법행위가 성립하려면 ① 실체상 권리보호의 청구권 또는 응소권이 없고, ② 권리보호청구권 또는 응소권이 없음에 관하여 고의가 있거나 과실로 인하여 그 권리 없음을 알지 못하였으며, ③ 당해 제소 또는 응소에 의하여 상대방 또는 제3자의 법익을 침해하고, ④ 그 법익침해에 관하여 고의 또는 과실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1982. 10. 26. 선고 81다375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부당해고 등의 구제신청 절차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2)

원고 회사의 피고에 대한 2차 해고에 대하여 피고가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K), 중앙노동위원회(L)를 거쳐 현재 서울행정법원에 사건이 계속 중인 사실, L 사건에서 2차 해고가 정당하다는 판정을 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그러나 그와 같은 사정 및 원고가 제출한 다른 증거들만으로는 2차 해고가 부당해고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정적으로 인정할 수 있다거나, 피고가 2차 해고가 부당해고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거나 과실로 인하여 이를 알지 못하였다는 등의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지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