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2. 1. 26. 선고 2021나55524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전기변환장치 제조업 등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는 사업자이고, 원고는 2009. 2. 1.부터 2019. 4. 30.까지 피고의 제조 부분 총괄 책임자로서 관리이사로 근무하였으나 2019. 5. 1.자로 퇴직하였다.

나.

피고의 대표인 C(이하 ‘C’이라 한다)은 2019. 4. 16. ‘피고의 경영악화로 인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를 이유로 원고를 2019. 5. 15.자로 해고한다’는 내용의 ‘해고 예고 통지서’를 원고에게 발송하였다.

다.

원고와 C은 2019. 4. 30. ‘피고가 원고에게 위로금 12,879,924원(3개월분의 임금), 퇴직금 44,497,811원 합계 57,377,735원을 2019. 5. 24.부터 2019. 7. 25.까지 3회에 걸쳐서 분할하여 지급한다’는 내용의 ‘위로금 및 퇴직금 분할 지급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라.

원고는 2019. 9. 19.경 중부지방고용청 경기지청에 위 C을 임금 등 미지급을 이유로 진정하였고, C은 2020. 3. 3. ‘원고에게 임금 1,855,816원 및 연차수당 4,674,664원의 합계 6,530,480원을 당사자 간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를 범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약식명령이 청구되어 2020. 4. 17. 1,000,000원의 벌금형에 처하는 약식명령이 발령되었다(이 법원 2020고약3529).

마.

위 약식명령에 대하여는 2020. 5. 11.자로 정식재판이 청구되었고, 제1심에서는 2020. 10. 15. ‘C에게 입금 등 지급 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이 선고되었고(이 법원 2020고정715), 항소심에서도 2021. 6. 17. ‘C은 원고에게 3개월분의 임금에 해당하는 위로금을 지급하였는데, 그보다 적은 액수인 미지급 임금과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여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이 법원 2020노5678).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2, 3, 7,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원고가 이 사건 합의서를 통하여 피고로부터 퇴직위로금 및 퇴직금(이하 ‘이 사건 위로금 등’이라 한다)을 지급받는 대신에 미지급 임금 및 연차수당(이하 ‘이 사건 미지급 임금 등’이라 한다)을 포기할 의사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미지급 입금 등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합의서를 통하여 피고에 대한 이 사건 미지급 임금 등을 포기하였다고 보아야 하며, 원고는 이 사건 합의서에서 이 사건 미지급 임금 등에 대한 포기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피고에게 중복하여 청구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미지급 임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자가 임금을 포기함에 있어서는 명백한 의사표시를 요하며, 근로자의 임금채권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강력한 보호를 받는 것이므로 임금채권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의사표시에 관하여는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6. 11. 선고 98다22185 판결,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다105505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인정사실에서 든 증거, 갑 제5 내지 7, 9호증, 을 제1, 6호증의 각 기재, 갑 제4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4호증의 각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합의서를 통하여 이 사건 미지급 임금 등을 포기할 의사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미지급 임금 등 6,530,48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2019. 5. 1.자 퇴직 이후 14일이 지난 2019. 5.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①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의 2020. 1. 8.자 ‘체불임금등·사업주 확인서’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임금 1,855,816원 및 미사용 연차수당 4,674,664원 합계 6,530,480원을 지급하지 않았으며, 피고 역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미지급 임금 등의 지급 의무의 존재를 전제로 원고가 이 사건 합의서를 통하여 이 사건 미지급 임금 등을 포기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한편, 피고는 을 제5호증(근태전산기록)을 제출하며 원고에게 애초에 연차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하였으나, 위와 같은 자료만으로는 피고의 주장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②

원고와 C 사이의 2019. 4. 16.자 대화에서 원고는 ‘그만둬야 한다는 얘기는 미리 좀 사전에 얘기해줘야 되지 않습니까’, ‘사장님(C)은 그럼 저 혼자 죽으라는 얘기지 않습니까’라고 C에게 항의하였고, 이에 대하여 C은 ‘A 이사님(원고)은 실업급여도 있고, 퇴직금도 있고 하잖아요’, ‘3개월 치는 못 드려요. 제가 돈이 없어서’라고만 대답하여 원고와 C 사이에 이 사건 미지급 임금 등에 관하여 별도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③ 원고는 2019. 4. 24. C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퇴직금 및 위로금 내역에 관한 엑셀 파일을 송부하였으나, C은 ‘3개월 위로금 지급하는데 연차까지 요청하시는 것은 좀 무리인 것 같습니다’라고 하여 이 사건 미지급 임금 등 중 연차수당을 지급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대답하였고, 원고는 이에 대하여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미지급 임금 등에 관하여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④

이 사건 합의서에서는 이 사건 위로금 등에 관한 내용만 표시되어 있을 뿐이고, 이 사건 미지급 임금 등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위로금 등 이외의 나머지 일체의 임금 관련 채권을 포기한다는 취지의 의사가 표시된 바도 없다.

⑤

원고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의 C에 대한 조사 당시에 C과의 대질신문에서 ‘3개월분 임금을 위로금으로 지급받기로 합의할 당시 미지급된 2주일치 임금과 연차수당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라고 하여 이 사건 합의서에 이 사건 미지급 임금 등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그와 같은 내용을 포함하지 않은 이유에 대하여는 ‘당시 별도로 지급 요구를 하지 않아도 노동청에 진정 등을 제기하여 지급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여 요구를 하지 않았습니다’라고 하여 C에게 이 사건 합의서 작성과는 별개로 이 사건 미지급 임금 등의 청구를 할 의사였다고 진술하였다. ⑥ C의 근로기준법위반죄에 관한 형사사건에서 무죄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으나 그 이유는 ‘C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 ‘C에게 이 사건 미지급 입금 등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어서 C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주관적 요소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에 불과하므로 그와 같은 점만으로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미지급 임금 등의 지급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

⑦

근로자가 임금을 포기함에 있어서는 명백한 의사표시를 요하며, 임금채권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의사표시에 관하여는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법리에 비추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달리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미지급 임금 등을 포기하는 명백한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염기창(재판장) 이지형 최호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