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2. 9. 29. 선고 2021나72055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화성시 C에 있는 D회사을 실질적으로 경영하고 있던 피고에게 고용되어 2003. 4. 1.부터 2017. 12. 31.까지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으로부터 피고가 원고에 대한 퇴직금 24,553,811원을 체불하였다는 내용의 체불 임금등 사업주 확인서를 받았다.

다.

피고는 원고의 2003. 4. 1.부터 2017. 12. 31.까지의 퇴직금 24,553,811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할 때까지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범죄사실로 약식기소되어 2021. 4. 15. 벌금 1,0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수원지방법원 2021고약1942호). 이에 피고는 수원지방법원 2021고정824호로 정식재판청구를 하였으나 2021. 5. 26. 정식재판청구를 취하하였고, 위 약식명령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 근거] 갑1, 12, 13호증, 을 제5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의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E과 사이에, 피고가 운영하던 D회사의 장부상 자산, 부채 및 영업망, 종업원승계 등을 포괄적으로 양도 및 양수하는 내용의 사업포괄양도 및 양수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행의 소에서 당사자적격은 소송물인 이행청구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고 실제로 이행청구권이 존재하는지 여부는 본안심리를 거쳐서 판명되어야 할 사항이므로(대법원 2005. 10. 7. 선고 2003다44387, 44394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3.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24,553,811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8. 1.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 주장의 요지

1)

피고는 E에게 피고가 운영하던 D회사의 장부상 자산, 부채 및 영업망, 종업원 승계 등을 포괄적으로 양도하는 내용의 사업포괄양도 및 양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원고는 2020. 8. 22. 영업양수인인 E과, F(D회사 전 대표자)과 근로계약을 맺은 기간부터 E이 양수하여 원고와 근로기간을 형성한 기간까지 포함하여 발생한 채권에 대해 합의하였으므로(을 제20호증),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 청구를 할 수 없다(이하 ’① 주장‘이라 한다).

2)

피고는 2006. 7. 14. 근로자 대표와 체결한 노사협의서(이하 ’이 사건 노사협약서‘라 한다)에 따라 원고에게 퇴직금을 매월 임금에 포함하여 전액 지급하였으므로, 더 이상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원고가 2003. 4. 1.부터 2017. 12. 31.까지 피고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26,482,720원 상당은 부당이득으로 피고에게 반환되어야 하므로, 피고는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원고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한다(이하 ’② 주장‘이라 한다).

나.

①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설령 원고와 E 사이에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합의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갑 제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가 주장하는 합의서(을 제20호증)는 원고와 E 사이에서 작성된 것으로 피고는 위 합의서의 당사자가 아닌 점, ②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위와 같은 합의서(을 제20호증)가 작성되기 전인 2017. 12. 31. D회사에서 퇴직한 점, ③ 위 합의서(을 제20호증)에는 ’E은 D회사 대표이고 원고는 E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이다. E은 원고의 재직기간[원고가 F(D회사 전 대표자)과 근로계약을 맺은 기간부터 E이 D회사을 양수하여 원고와 근로관계를 형성한 기간을 포함함]에 발생한 일체의 채권(퇴직금 등)에 대하여 합의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을 뿐 합의금이 얼마인지 등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점, ④ 오히려 위 합의서(을 제20호증)가 작성되기 3일 전인 2020. 8. 19. E과 원고의 대리인 노무사 G 사이에 작성된 합의서에는 ’E이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230만 원을 지급하고, 위 퇴직금은 E이 영업양도양수 전 원고가 전 대표 피고와 근로계약관계를 맺은 2003. 4. 1.부터 2017. 12. 31.까지 퇴직금과는 별도로 지급하는 금액이며 상기 지급금액이 전 대표 피고와 원고간의 근로계약관계상 법률관계(급여, 법정수당 및 퇴직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 대한 퇴직금 청구를 포기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② 주장에 관한 판단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설령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2006. 7. 14. 매월 급여 지급 시 1개월분씩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취지의 이 사건 노사협약서가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퇴직금 분할 약정은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무효이다. 또한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①

피고가 제출한 이 사건 노사협약서에 의하면 1년을 12개월로 보고 사측은 매월 급여 지급 시 1개월분씩 퇴직금을 지급한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퇴직금의 액수가 특정되어 있지 않고, 2017년 연봉계약서에도 ‘총 급여지급액: 20,400,000원(매월 170만 원 지급한다), 지급방법: 총 급여지급액 중 12/12는 균등 분할하여 매월 지급하고 고용주가 정하는 방법에 따라 지급한다.’라고 정하고 있을 뿐이다.

②

을 제1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12. 2.경부터 2018. 1. 9.까지 원고에게 매월 대체로 15만 원 ~ 17만 원을 지급하였다. 그러나 피고가 원고에게 월 급여에 추가로 위 돈을 지급하였다거나 위 돈의 명목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거나 원고가 위 돈의 명목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

또한 만약 2017년 원고의 월 급여액인 170만 원에 퇴직금 명목의 금원인 17만 원이 포함되어 있다면 이 사건 노사협약서가 체결되기 전인 2003년부터 2006년까지의 월 급여액인 160만 원보다도 적은 급여를 받은 것이 되어 근로자에게 불리해진 결과가 된다.

5.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규(재판장) 신미진 박미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