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3. 8. 11. 선고 2022가단54519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C'라는 상호로 D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로부터 위탁받은 배송업무를 수행하면서, 2022. 2. 25.경 친구인 피고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2022. 2. 25.부터 2023. 2. 24.까지로 정하여 원고가 위 배송업무를 피고에게 위탁하고 배송 1건당 일정한 액수의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다음과 같은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이라고 한다.).

제1조 [목적]

①

본 계약은 원고의 배송업무를 피고에게 위탁하고, 피고가 수탁업무를 자신의 권한과 책임으로 수행함에 있어 필요한 사항을 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 [위임업무의 범위]

원고가 피고에게 위임하는 업무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

원고가 지정하는 장소에 대한 배송의 업무

제3조 [수수료]

①

피고가 수행한 배송업무에 관한 수수료는 지정된 장소(업체)에 배송한 횟수를 기준으 로, 배송 1건단 6만 원으로 정한다.

②

원고는 피고의 위 수수료에 대하여 매월 기준으로 정산하여 익월 15일 피고에게 소 득을 정산 지급한다.

제5조 [계약기간]

①

본 계약기간은 2022. 2. 25.부터 2023. 2. 24.까지로 한다.

제6조 [근로자 지위 불인정]

①

피고는 독립적인 자유직업인으로서 원고와의 관계에 있어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 상 근로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한다.

나.

한편 원고와 피고는 위 2022. 2. 25.경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 체결과 함께 피고의 배송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합의서를 별도로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고 한다.].

원고와 피고는 업무위탁계약에 따라 피고가 위임받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사항에 대한 부분을 다음과 같이 합의하여 정하고, 양자 간 이를 준수하기로 한다.

1.항 및 2.항 생략

3.

피고는 배송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한 사정으로 배송업무를 할 수 없을시 당일 기준으로 2개월(60일) 동안 다음 배송업무자 선정까지 협조를 해야 한다. 피고가 협조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인력투입 및 용차비용에 대하여 원고에게 금전적 손해를 입힐 경우 피고는 손해액에 대한 배상책임을 진다.

다.

이후 피고는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에 따라 화물차량(냉동탑차)을 운행하여 원고로부터 위탁받은 배송업무를 수행하여 오던 중 허리통증을 겪게 되었고, 그 무렵 원고에게 허리통증으로 인해 위탁받은 배송업무를 할 수 없게 되었으니 피고를 대체할 후임자를 찾으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

라.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를 대체할 후임자로 E를 섭외하였고, E는 원고와 협의 하에 2022. 7. 초부터 피고가 하던 배송업무를 위탁받기로 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피고는 업무인수인계 등을 위해 E를 만나 피고가 운행하는 화물차량에 태우고 피고가 하는 배송업무를 보여주었다.

마.

피고는 2022. 7. 1. 오전 5:37경 원고에게 "내가 정말 속이 상해서 이야기하는데, 내가 너한테 부탁했잖아. 말일 날에 월급 챙겨 달라고. 그런데 이제 와서 17일에 준다고 그러면 나더러 죽으란 이야기다. 내가 여기서 일을 안 하였냐, 농땡이를 부렸냐. 허리 아픈데도 내 나름대로 열심히 일했다. 맨날 말로는 친구라면서 이럴 때 좀 도움 받을 수 있는 거 아니냐. 어차피 오늘 다 끝났다. 낼 거 못 내고 일이고 뭐고 손에 잡히지 않는다. 우리 엄마 수술한지 얼마 안 됐는데 저렇게 마음 아파하니 내가 죽일 놈이다. 그냥 내가 죽어버리는 게 나을 듯싶다. 잘 먹고 잘 살아라. 전화하지 마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대해 원고는 "너 일 그만둔다고 나랑 이야기되었고, 어제도 내가 정말 그만둘건지 물어봤다. 그리고 돈 이야기는 그 전에 정리한다고 했다. 네가 말한 거에 책임이나 져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고, 피고는 "나 빨리 그만두고 싶으니까 다음 주 안으로 정리해라."고 답변하였다.

바.

피고는 위 마.항 기재 문자메시지를 보낸 이후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에 따른 배송업무를 중단하였다.

사.

원고는 피고 외에 F, G와도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 및 이 사건 합의와 동일한 약정을 체결한 바 있고, F, G가 2022. 5. 31. 갑자기 배송업무를 중단하였다는 이유로 이들을 상대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2가단75009호로 이 사건 합의에 따른 용차비용 상당의 손해배상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법원은 2023. 6. 16.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 용차비용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부분에 관하여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선고하였고 해당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이하 '별건 소송'이라고 한다.).

1)

원고가 제출한 증거 등에 의하여 인정된 사실에 의하면, F, G가 업무위탁계약에 따른 배송업무를 갑자기 중단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입혔다고 인정되므로(F, G는 별건 소송에서 준비서면을 통해 자신들이 2022. 5. 31. 사전 예고 없이 일방적으로 배송업무를 중단한 사실을 자백하였다), F, G는 이 사건 합의서 제3항에 따라 원고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2)

한편 원고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F, G의 배송업무 중단으로 원고가 2022. 5. 31.부터 2022. 7. 30.까지, F 담당의 배송업무를 위해 소외 회사에 1,484만 원의 비용을 지급하고 차량 2대(H, I)를 용차하고, G 담당의 배송업무를 위해 소외 회사에 967만 원의 비용을 지급하고 차량 1대(J)를 용차한 사실이 인정된다.

3)

다만, 원고가 F, G 담당의 배송업무를 대신하기 위해 용차비용을 부담하였다 하더라도, F, G가 배송을 하였다면 지급하여야 할 배송비를 지급하지 않게 된 점, 원고가 F, G의 후임자를 선정하는데 노력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는 점, F, G가 업무위탁계약에 따라 실제 받은 이익 등을 고려하면, F, G의 손해배상책임을 3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

4)

따라서, 용차로 인한 손해배상금으로 F은 4,452,000원, G는 2,901,000원을 원고에게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 을 제2 내지 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을 제1호증의 일부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피고가 2022. 7. 1. 별다른 사유 없이 갑자기 배송업무를 중단하는 바람에 원고가 피고의 배송업무를 대신하기 위하여 부득이 차량을 용차(대차)함에 따라 재산상 손해를 입게 되었으므로(피고가 일전에 그만두기로 이야기는 하였으나 2022. 7. 1. 갑자기 그만두는 바람에 원고는 즉시 대체인력을 구할 수 없어 고가의 용차비용을 지출하게 된 것이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합의서 제3항에 따른 용차비용 상당의 손해배상금 중 일부로서 3,600만 원(= 1일 용차비용 약 120만 원 × 위 합의서 제3항에서 정한 60일 중 대체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소요되는 최소한의 기간 30일)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는 오래 전부터 친구인 피고에게 원고가 하는 배송업무를 도와달라고 하여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피고는 당시 원고에게 피고가 이전에 일했던 곳에서 월말에 고정적으로 급여가 입금이 되고 같은 날 피고의 계좌에서 지출하여야 할 돈들이 출금되기에 매월 말일에 급여를 지급해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아니하였다. 그럼에도 피고는 2022. 2. 25.부터 쉬는 날 없이 계속 배송업무를 수행하였고, 이로 인해 종전에 앓고 있던 추간판 탈출증이 재발되어 2022. 6. 무렵부터 허리통증으로 인해 더 이상의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에 피고는 그때부터 수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허리통증을 이유로 배송업무를 할 수 없으니 후임자를 구하라고 고지하였고, 원고 역시 이에 수긍하였으며, 피고가 직접 후임자를 만나 인수인계를 한 뒤 허리통증으로 인해 부득이 배송업무를 중단하였던 것이므로(피고는 인수인계자가 언제 업무를 시작하기로 하였는지 알지 못한다), 피고가 별다른 사유 없이 갑자기 배송업무를 중단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소외 회사에 확인한 결과, 원고가 주장하는 1일 120만 원 상당의 용차비용은 아무런 근거 없이 현저하게 부풀린 액수일 뿐만 아니라, 원고는 피고가 그만둔 이후 직접 배송업무를 수행하였을 뿐 제3자가 운행하는 용차를 섭외하여 피고가 담당하던 배송업무를 수행한 것이 아니므로, 원고가 피고의 배송업무 중단으로 인해 어떠한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도 없다.

3.

판단

앞서 본 사실과 증거들을 통해 알 수 있는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의 체결 경위와 시점 및 이후 정황을 비롯하여 다음 가. 내지 라.항 기재와 같은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이나 원고가 지적하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합의서에서 정하고 있는 배송업무자 선정 협조의무를 불이행하였다거나 별다른 사유 없이 갑자기 배송업무를 중단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그 주장과 같은 기간 동안 그 주장과 같은 액수의 용차비용을 지출함으로써 재산상 손해를 입게 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원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이 법원이 여러 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손해액에 관한 증명을 촉구하였으나, 원고는 별건 소송에서 당사자들이 제출한 소장과 각종 준비서면, 법원의 내린 화해권고결정과 그에 대한 이의신청서만을 증거로 제출하였을 뿐, 원고가 피고의 배송업무를 대신하기 위해 지출한 용차비용의 존재와 액수에 관한 증거신청을 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가.

피고는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 체결 이후 배송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허리통증이 발생함에 따라 이를 이유로 그 무렵 원고에게 미리 배송업무를 할 수 없음을 알리며 후임자를 찾으라고 고지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가 후임자를 섭외하여 후임자와 원고 사이에 업무개시시점 등에 관한 구체적인 합의가 이루어졌다.

나.

그 과정에서 피고는 후임자에게 배송업무에 관한 인수인계를 해 주었고, 2022. 7. 1. 새벽 원고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그 무렵부터 배송업무를 중단하였다.

다.

원고 스스로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후임자가 업무를 개시하기로 한 날은 2022. 7. 5.이고, 피고의 배송업무 중단일은 2022. 7. 1.이므로, 원고가 2022. 7. 1.부터 30일 동안 용차비용을 지출하는 손해를 입게 되었다는 것은 그 주장 자체로 모순이다.

라.

나아가 원고는 2022. 7. 1.부터 후임자의 업무개시 전날까지 피고가 담당하던 배송업무를 대신하기 위해 원고가 실제 소외 회사나 제3자에게 용차비용을 지급하고용차를 이용하였음을 알 수 있는 자료 역시 제출하지 아니하였다(별건 소송에서 확정된 판결 등에 의할 때, 원고가 2022. 5. 31.부터 2022. 7. 30.까지 F, G가 담당하던 배송업무를 위해 소외 회사에 1,484만 원과 967만 원의 비용을 지급하고 차량 3대를 용차한 사실은 인정되는 반면, 이 사건에서 원고가 2022. 7. 1.부터 피고가 담당하던 배송업무를 위해 소외 회사 등에 비용을 지급하고 차량을 용차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정황은 존재하지 아니한다. 오히려 갑 제9호증 차량운행일지의 기재 내용에 의할 때, 피고가 배송업무를 중단한 당일인 2022. 7. 1.부터 후임자인 E가 피고가 담당하던 배송업무를 수행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이희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