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A 주식회사(변경 전 상호: D 주식회사)는 2021. 2. 16. 수원지방법원 2021하합107호로 파산선고를 받고 원고가 그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었다(이하 위 회사와 원고를 구별하지 않고 '원고'라고 한다.).
피고는 2016. 6. 1.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인사, 재무, 회계 업무를 총괄하는 경영기획본부장(등기이사는 아님)으로 근무하던 자이다.
1) 원고는 2017. 10. 13. 피고에게 7,000만 원을 변제기한 '차입일로부터 6개월', 이자 연 3%로 정하여 대여하였다.
원고는 2018. 8. 17. 피고에게 2,600만 원을 변제기 2019. 8. 17., 이자 연 3%로 정하여 대여하였다.
한편 피고의 관여 하에, 2018. 10. 16. 원고와 피고의 배우자인 E를 계약당사자로 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경영자문 용역계약서가 작성된 바 있다[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서)'이라고 한다.].
제2조[경영자문 용역업무 등의 업무 범위]
E가 원고에게 제공할 경영자문 용역업무의 범위는 다음 각 호와 같다.
사업과 관련된 개발 자문 관계자 간의 의견 조율 및 업무 실행 지원
제6조[비용 및 수수료]
용역 수수료는 일금 4,000만 원으로 한다.
제8조[계약기간]
이 계약은 계약의 체결일에 효력이 발생하며, 효력 발생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한 날 에 종료되는 것으로 한다.
피고는 원고의 대표이사였던 F가 2019. 1.부터 2019. 5.까지 그 직무집행이 정지됨에 따라 위 기간 동안 대표이사의 직무를 대행하였고, F는 2019. 6. 피고를 해고하고 그 무렵 "피고가 2017. 10. 13. 차용한 7,000만 원 중 일부만 변제하고 나머지는 상여금으로 회계 처리하여 변제하지 않았다."는 등 여러 범죄 혐의를 주장하며 피고를 업무상 횡령 및 배임죄로 고소하였다.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0. 10. 피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하였으며, 이에 대해 피고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2020. 1. 15. 재심신청 역시 기각되었다(이하 '관련 사건'이라고 한다.).
F는 관련 사건에서 "피고가 보고하지 않고 E와 허위의 이 사건 용역계약서를 작성하고 그 대가로 4,000만 원의 용역비를 E에게 현금으로 지급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였고, 이에 대해 피고는 "당시 원고의 중국 공장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중국인 컨설팅업자에게 지불할 컨설팅 비용으로 현금이 필요하여 원고의 용인 하에 이 사건 용역계약서를 작성하고, 4,000만 원을 컨설팅 비용으로 집행한 것으로서, F 대표의 지휘하에 서면으로 보고하고 처리하였다. 실제 위 4,000만 원은 현지 브로커에게 지급되었고 브로커로부터 영수증을 받기 어려워 E 명의로 비용 처리를 한 것일 뿐이다."는 취지로 반박하였다.
1) 위 마.항 기재 고소 사건과 관련하여 수원지방검찰청은 2020. 6. 4. 피고에 대해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내렸는데, 그 불기소이유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G, H 명의의 입금확인증, 참고인 I 전화수사보고서, 참고인 J 회계사 상대 전화수사보고서 등에 비추어 볼 때, 당시 원고의 대표이사이자 본 건 고소대리인 F가 피고의 대여금을 상여금으로 처리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가 원고에게 손해를 가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F는 위 마.항 기재 고소와 관련하여 피고를 무고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2020. 8. 31.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되었다(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0고약4006호).
한편 원고는 서울북부지방법원 2020가단126306호로 피고 외에 원고 회사의 다른 임원(이사)이었던 K을 상대로도 이 사건과 유사한 대여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법원은 2022. 11. 23.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패소판결을 선고하였고, 그 무렵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선행 소송' 내지 '선행 판결'이라고 한다.).
원고가 2016. 10. 7.과 2017. 10. 13. K에게 4,000만 원을 대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원고의 회계 관련 서류에는 원고가 2018. 4. 20.자로 K에 대한 위 대여금 등 채권과 K의 원고에 대한 상여금 채권을 대등액에서 상계처리 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실제로도 원고는 임직원들에게 일정 금원을 먼저 대여한 후 임직원들이 업무성과를 내서 상여금을 지급하여야 할 경우가 발생하면, 대여금 채권과 상여금 채권을 상계하는 방법으로 회계처리를 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의 K에 대한 대여금 채권 역시 위와 같은 상계처리 관행에 따라 2018. 4. 20. 모두 소멸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 내지 7, 9 내지 1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F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에게 2017. 10. 13. 7,000만 원, 2018. 8. 17. 2,600만 원 합계 9,600만 원을 대여하였고, 피고는 2018. 10. 16. 허위의 이 사건 용역계약서를 작성하고 원고로부터 현금 4,000만 원을 지급받았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위 대여금 9,600만 원 및 부당이득금 내지 불법행위(배임)에 따른 손해배상금 4,000만 원 합계 1억 3,600만 원과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의 주장
원고가 피고에게 9,600만 원을 대여한 것은 사실이나, 위 대여금 채권은 이후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가지는 상여금 채권과 상계되거나 피고의 변제로 전액 소멸하였다. 나아가 이 사건 용역계약서에 따라 집행된 4,000만 원의 돈은 원고 소유의 중국 상숙공장을 매각할 당시 원고의 승인 하에 원고의 로비자금(컨설팅 비용)으로 사용된 것으로서, 피고나 피고의 배우자가 위 돈을 수령하거나 사용한 바 없고, 다만 원고 회사의 지출근거(비용처리근거)를 마련해 두기 위해 피고의 배우자 명의로 이 사건 용역계약서를 작성해 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판단
대여금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가 피고에게 2017. 10. 13. 7,000만 원, 2018. 8. 17. 2,600만 원 합계 9,600만 원을 대여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그러나 한편, 확정된 선행 판결에서 드러나듯 원고는 관행적으로 임직원들에게 일정 금원을 먼저 대여한 후 임직원들이 업무성과를 내서 상여금을 지급하여야 할 경우가 발생하면, 위 대여금 채권과 상여금 채권을 상계하는 방법으로 회계처리를 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는바, 앞서 본 사실과 증거들을 통해 알 수 있는 다음 1) 내지 6)항 기재와 같은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위 9,600만 원의 대여금 채권 역시 다른 임직원에 대한 대여금 채권과 마찬가지로 2019. 12. 31. 이전에 이루어진 상계처리 및 피고의 변제를 통해 전액 소멸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의 2018년도 결산보고서 중 종업원 장/단기 대여금 명세서(을 제1호증 제16쪽)와 분개전표(을 제10호증) 등에 의하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대여금 채권은 2017. 12. 31. 기준 7,500만 원(= 2017. 10. 13.자 대여금 7,000만 원 + 그 이전에 발생한 대여금 500만 원)이었다가, 대여금 중 일부가 2018. 4. 20.자로 상여금과 상계 처리되어, 2018. 12. 31. 기준으로는 42,197,210원이 감소한 32,802,790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원고의 2018년도 상여금 지급 관련 내부문건(을 제2호증)과 피고에 대한 불기소이유서(을 제5호증) 등에 의하면, 원고는 2018. 4. 16. 피고에게 7,500만 원의 상여금을 2018. 4. 20.까지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하였으나(같은 날 이사인 K에게는 9,650만 원의 상여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하였음), 실제 상여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다만 위 상여금과 관련하여 피고가 부담할 소득세 32,802,790원만을 위 1)항 기재와 같이 2018년도에 원고의 피고에 대한 대여금 채권으로 새로이 계상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2019. 2. 27. 원고의 계좌로 2018년도에 대여금 채권으로 계상된 위 32,802,790원을 전액 상환하였다.
원고의 2019년도 상여금 지급 관련 내부문건(을 제6호증) 등에 의하면, 원고는 2019. 1. 18. 피고에게 당일 1,300만 원의 상여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하였으나, 그 중 300만 원의 상여금만 지급하고 나머지 1,000만 원의 상여금은 실제 지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는 이후 2019. 2. 13.에 이르러 2018. 8. 17.자 2,600만 원의 대여금 채권 중 위 1,0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1,600만 원을 원고의 계좌로 상환하였다.
원고의 2019년도 감사보고서(을 제4호증) 제27쪽 등에 의하면, 2019. 12. 31. 기준으로 원고의 임직원에 대한 단기대여금 채권은 41,987,600원만이 남아 있는데, 이는 원고의 다른 임원인 K과 관련된 대여금 채권으로서(선행 판결에서도 위 41,987,600원의 대여금 채권은 K과 관련된 대여금 채권으로 설시되어 있음), 결국 2019. 12. 31. 당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대여금 채권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앞서 본 상여금 지급 관련 내부문건들이 무효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피고가 상여금 채권을 취득한 바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2018년도와 2019년도 각 상여금 지급 관련 내부문건들의 구체적인 문언 내용,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상여금 지급결정에 관한 승인권자와 그 승인내역 및 승인시점, 불기소이유서 중 위 상여금 지급과 관련된 주요 내용 및 원고의 회계 관련 서류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가 2018. 4. 16.과 2019. 1. 18. 7,500만 원과 1,300만 원의 상여금 채권을 적법·유효하게 취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원고는 선행 소송에서도 K이 상여금 채권을 취득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외관상으로만 상계처리를 한 것으로 가장한 것이라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부당이득반환 내지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사실과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와 E 사이에 실제 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없는 상태에서 이 사건 용역계약서가 형식적으로 작성된 사실, 그 무렵 원고의 자금 중 현금 4,000만 원이 불상의 용도로 지출된 사실은 인정되나, 나아가 증인 F의 일부 증언을 비롯하여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4,000만 원이 피고나 E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됨으로써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같은 금액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하였다거나(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다213838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위 4,000만 원과 관련하여 배임 등의 불법행위를 함으로써 원고에게 손해를 가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원고의 이 부분 주장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이희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