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2고합807
판결선고
2023. 5. 12.
범죄사실
피고인은 2021. 9. 10.경 불상의 장소에서, 인터넷 사이트 B 뉴스에 게시된 『C』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닉네임 ‘D’(아이디 : E)으로 접속하여 위 기사의 남성 피해자인 피해자 F(37세)를 암시하며 “속알머리 없는 세으기이넹. 농담을 이용해서 엿먹인거네, 찌질이. 모으지이리. 속좁은 대갈머리들은 군대도 가지마라.”라는 내용의 댓글을 작성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연히 피해자를 모욕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F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사본
F의 고소장 사본, 불송치결정 이의신청서
수사보고서(증거목록 순번 13)
G 회신자료 사본, 통신자료 제공 요청서 사본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11조,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작성․게시한 댓글(이하 ‘이 사건 댓글’이라 한다)은,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고, 모욕적 표현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며, 설령 구성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관련 법리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이란 사실의 적시 없이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으로, 그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회통념과 건전한 상식에 따라 그 표현의 의미와 의도, 글의 전체적인 내용과 맥락, 행위자와 상대방과의 관계 등 구체적·개별적인 사정들을 종합하여 객관적 ·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어떠한 글이 모욕적 표현을 담고 있는 경우에도 그 글을 게재하게 된 동기나 경위, 구체적인 표현방법, 모욕적 표현이 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전체적인 내용과의 연관성 등을 고려하여 볼 때, 관련 문제에 대한 자신의 판단과 피해자의 태도 등에 대한 의견을 밝히면서 자신의 판단과 의견이 타당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모욕적인 표현이 사용된 것에 불과하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3도3972 판결,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6도15261 판결 등 참조).
모욕죄는 특정한 사람 또는 인격을 보유하는 단체에 대하여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성립하므로 그 피해자는 특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1도15631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피해자의 성명을 명시하지 않더라도 그 표현의 내용을 주위 사정과 종합하여 볼 때 표시가 누구를 지목하는가를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면 피해자가 특정되었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1982. 11. 9. 선고 82도1256 판결, 대법원 2001. 11. 9. 선고 2001도76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인정되는 사실 및 사정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H 중사는 공군 I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2021. 3.경 선임 중사인 J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고 이를 수차례 신고하였으나, 오히려 위 J가 피해사실이나 피해자의 성정 및 행동을 축소․왜곡하여 동료 군인들에게 전파하는 등으로 이른바 ‘2차 피해’를 당하게 되었고, 결국 2021. 5. 21.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이하 ‘고 H 중사 사건’이라 한다).
2021. 5.말경 고 H 중사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었고, 이후 군조직의 경직성과 폐쇄성 등으로 인한 성폭력 피해와 이에 대한 안일하고 부실한 대응을 질타하는 여론이 형성되었다.
2021. 9. 10. 무렵 『K』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도되었는데, 그 요지는, “남성 상관에 의한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던 여군들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한 데 이어, 이번에는 이와 반대 사례가 발생하였다. L 소속 여군 중령이 전년도 여름경 남성 하급자인 9급 군무원(30대)이 취미로 헬스를 하여 대흉근이 발달한 모습을 보고 그에게 ‘요즘 모유 수유하냐. 가슴이 왜 그렇게 크냐’라고 말한 혐의(이하 ‘이 사건 성희롱 행위’라 한다)로 군사경찰 수사를 받았으며, 피해자가 부서장 면담에서 이 사건 성희롱 행위를 당하였다고 이야기하여 수사가 시작되었으며, 피해자는 이 사건 성희롱 행위 외 직장 내 괴롭힘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 중령은 이 사건 성희롱 행위에 대하여 완전히 날조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라는 것이다(이하 ‘이 사건 기사’라 한다).
피고인은 판시와 같이 포털 사이트에 이 사건 기사가 게재되자 그 댓글란에 이 사건 댓글을 게재하였다.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성희롱 행위는 여성 상관이 운동으로 발달된 부하 직원의 가슴을 칭찬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인데, 1년도 더 지난 시점에 이 사건 성희롱 행위를 사건화한 것은 공군에서 남성도 당했다는 식의 젠더 논리로서 고 H 중사 사건을 무마하려는 시도로 판단하게 되어 이를 비판하고자 이 사건 댓글을 작성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피해자 특정 여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본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비록 이 사건 기사와 이 사건 댓글에 피해자의 실명이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피해자는 특정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댓글은 이 사건 성희롱 행위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음이 명백하다.
이 사건 기사에는 이 사건 성희롱 행위 피해자의 근무처, 직급 및 연령대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다. 또한 피해자는 수사기관에 ‘당시 L 내 30대의 9급 군무원은 피해자 본인이 유일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적어도 피해자와 같이 근무하였거나 근무하고 있는 L 및 같은 본부 소속 사람들과 피해자 주변 사람들이 피해자를 이 사건 성희롱 행위 피해자로 쉽게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모욕죄의 성립 여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본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댓글은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모멸적인 표현으로 평가할 수 있고, 이를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댓글은, 이 사건 성희롱 행위 피해자의 신고 행위를, 이 사건 성희롱 행위를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속이 좁고 현실 감각이 없는 행태로 단정하고 이를 욕설 등<1>을 사용하여 비하한 것으로서,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모욕적 표현에 해당함은 분명하다.
이 사건 성희롱 행위는 상급자가 그 지위를 이용하여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 또는 피해자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언어적 행위를 함으로써 피해자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한 것으로, 단순히 불쾌감을 느끼게 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적 언동’으로서 성희롱 행위를 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2>.
그러나 이 사건 댓글뿐만 아니라 이 사건 댓글이 게재된 포털 사이트 ‘네티즌 댓글란’의 다른 댓글 내용을 살펴보아도, 이 사건 성희롱 행위 피해자가 이 사건 성희롱 행위를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것을 비난하는 내용은 확인되나, 이 사건 성희롱 행위가 성희롱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객관적이고 타당성 있는 근거에 기초한 논의는 엿보이지 않는다.
나아가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공군이 이 사건 성희롱 행위를 부각시켜 고 H 중사 사건으로 인한 비판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를 비판할 목적이 있었다는 것인데, 이 사건 댓글에는 그러한 내용이 드러나 있지 않고 이를 추단할 사정도 없으며, 피고인 주장의 “의도”를 뒷받침할 뚜렷한 근거도 찾아볼 수 없다.
더욱이 이 사건 성희롱 행위 피해자가 부적절한 의도로 이 사건 성희롱 행위를 신고하였다고 볼 사정도 드러나지 않은 이상, 적어도 이 사건 성희롱 행위를 신고한 피해자의 행위에 대한 이 사건 댓글이 정당한 비판의 범위에 있다고 볼 여지는 없다.
양형의 이유
범행의 수법과 결과,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였고 피해 회복되지 않은 점,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고 있는 점 및 그 밖에 피고인의 경력, 연령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신진우(재판장) 이나경 유인한
각주1) ‘세으기이’는 ‘새끼’, ‘모으지이리’는 ‘모질이’라는 말을 달리 표현한 것이다.
각주2)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 · 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 ·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