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위 취소 부분에 대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1, 2항 기재와 같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건설업 면허가 없는 개인건설업자이고, 피고는 건설업과 건축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건설업 면허를 보유한 법인이다.
피고는 원청인 주식회사 H(이하 'H'이라고만 한다)로부터 하남시 D건물 신축공사 중 석공사 부분(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을 도급받아 이를 원고에게 하도급 주기로 하는 공사계약(이하 '이 사건 공사계약'이라 한다)을 2019. 1. 3. 원고와 사이에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2019. 1. 3. 인부들을 고용하여 이 사건 공사에 착수하였고, 2019. 3. 23.경 이 사건 공사를 완료하였다.
I을 비롯한 인부들은 원고 또는 피고로부터 3,472만 원 상당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2019. 6.경 원고와 피고의 대표이사 F를 상대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에 임금체불 진정을 제기하였고, 이로 인해 원고는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수원지방법원 2020고정971호로 기소되어 2020. 8. 20. 2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아 확정되었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계약에 따른 공사대금(이하 '이 사건 공사대금'이라 한다)으로 2021. 2. 1. 1,379만 원, 2021. 2. 21. 2,394만 원, 2021. 3. 15. 4,500만 원 및 인부들의 소득세 1,375,000원 등 합계 84,105,00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3, 7, 9, 10호증, 을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원고는 이 사건 공사계약 당시 피고와 사이에 시공 물량을 단가대로 정산하여 공사대금을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면서 발생한 비계 설치 불량, 새시 미시공, 재단 문제 등에 따라 당초의 계획과 달리 추가인력 투입 및 공사기간 연장이 불가피하게 되자, 원고는 2019. 1.부터 2019. 2. 사이에 피고를 대리한 피고 소속 직원인 E과 사이에 인부를 추가로 투입하여 공사를 진행하고, 물량 단가 기준이 아닌 인부들의 노임 기준으로 공사대금을 지급받기로 합의하였다. 피고는 위 합의에 따라 2019. 1.분 노임과 2019. 2.분 노임 중 일부를 원고가 제출하는 출력현황일보에 따라 개별 인부들에게 직접 지급하였다. 피고가 2019. 3. 15. 2019. 2.분 나머지 노임을 지급하지 않아 원고가 위 합의의 이행을 요구하자, 피고를 대리한 E은 다시 한번 노임기준으로 공사대금을 정산하여 지급할 것을 약정하였다. 이에 원고는 이 사건 공사를 계속 진행하여 2019. 3. 23.경 완공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와 인부들의 2019. 2.분 및 2019. 3.분의 노임 합계 3,714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공사대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와 같이 노임 기준으로 공사대금을 정산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원고는 피고의 요구에 따라 이 사건 공사계약에서 정한 외에 비계 시공, 석재 및 창대 재단 등을 직접 수행하는 등 추가 공사를 진행하였고, 실제 벽체 2,520㎡, 창대 1,290m 합계 1억 342만 원[= 벽체 공사대금 9,072만 원(= 36,000원 × 2,520㎡) + 창대 공사대금 1,290만 원(= 1만 원 × 1,290m)] 상당의 공사를 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적어도 추가된 공사에 투입된 인력에 대한 노임 2,046만 원(= 93품 × 22만 원) 상당액 또는 추가 물량에 대한 공사대금을 정산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
피고는 원고와 이 사건 공사계약을 체결하면서 물량 단가 기준으로 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했다. 원고는 E과 사이에 노임 기준으로 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하지만, E은 그러한 합의를 한 사실이 없을 뿐 아니라 설령 그러한 합의를 했더라도 피고가 E에게 공사대금 산정방식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 또는 대리권을 수여한 바 없으므로 합의가 유효하지 않다.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물량 단가 기준으로 산정한 공사대금 78,724,000원[= 벽체 공사대금 66,024,000원(= 36,000원 × 1,834㎡) +창대 공사대금 1,270만 원(= 1만 원 × 1,270m)]을 지급할 의무가 있을 뿐인데, 이미 이를 초과한 84,105,000원을 지급하였으므로 그 이상으로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또한 피고는 원고와 이 사건 공사계약 외에 추가 공사계약을 체결한 바도 없다.
원고의 청구에 대한 판단
노임 기준 공사대금 정산 합의 인정 여부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 당시 시공 물량을 단가에 따라 정산하여 공사대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약정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또한 이 사건 공사계약서가 진정하게 성립하였다는 점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으면 처분문서인 이 사건 공사계약서에 기재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1다202309 판결 참조).
원고는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 후 2019. 1.에서 2019. 2. 사이와 2019. 3. 15. 이 사건 공사계약서의 기재 및 당초의 위 약정과 달리 피고를 대리한 E과 사이에 이 사건 공사에 투입된 인부들의 노임을 기준으로 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피고는 그와 같은 약정을 한 바 없다고 다투고 있으므로, 그와 같은 약정이 있었다는 점에 대하여 본다.
이 점에 직접 부합하는 증거로는, I의 이 법원에서의 일부 증언이 있을 뿐이다. I은 이 법원에서 "자신이 같이 있는 자리에서 E이 원고에게 '피고가 노임으로 지급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바 있다"고 증언하였으나, 한편 I은 "자신이 직접 E과 일당을 주기로 얘기한 바는 없고, 자신은 당사자가 아니며, E과 원고 사이의 대화를 들었을 뿐이고, 2019. 3. 15. 당시의 사정은 잘 알지 못한다"고도 증언하고 있는 점, 위 증언보다 앞서 원고의 2021. 9. 30.자 준비서면에 첨부되어 I의 사실확인서(갑18호증)가 제출된 바 있는데, 당시 I은 "원고는 E과 상의 후 추가 잔업 부분과 도면에 없는 것을 공사하는 부분에 대하여 모두 인정하여 준다는 대답을 확인하고 공사에 임하였다"고 진술하였을 뿐, 원고와 E 사이에 일당으로 공사대금을 정산하여 주기로 합의하였다는 내용에 대하여 아무런 언급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I의 이 법정에서의 위 일부 증언은 그대로 믿기 어렵거나, 원고와 E 사이에 2019. 1.에서 2019. 2. 사이와 2019. 3. 15.경에 공사대금을 노임으로 정산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다만, 앞서 든 증거들에 을4, 9, 15호증의 각 기재 및 이 법원에서의 증인 E의 일부 증언, 위 I의 나머지 증언을 더하면 보면, ① 원고는 H 또는 E에게 출력현황일보를 보고하였고 피고에게 그 출력현황일보에 기재된 내용에 따라 공사대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는데, 피고는 원고의 청구에 따라 2019. 1.분과 2019. 2.분 공사대금을 지급하였고, 더욱이 2019. 2.분 공사대금은 2019. 2. 21.과 2019. 3. 15.에 걸쳐 원고가 아닌 각 개별 인부들에게 직접 지급한 사실, ② 이 사건 공사 시작 직후부터 일부 건물 외벽과 설치된 비계 간격이 지나치게 멀고, 일부 입고된 자재가 도면과 사이즈가 달라 원고와 인부들의 작업량이 늘어났고, 그에 따라 E이 원고에게 '품을 더 쳐 주겠다'는 말을 하였던 사실, ③ 원고는 이 사건 공사계약에서 정한 공사기간보다 1개월가량이 연장된 2019. 3. 23. 이 사건 공사를 완공한 사실, ④ 원고는 2019. 3. 15.까지 지급되어야 할 2019. 2.분 노임이 지급되지 않자, 직접 피고의 대표이사인 F에게 연락하여 그 지급을 요청하면서 2019. 2.분 노임을 전부 지급하지 않을 경우 더 이상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였으나, 이후 원고는 F에게 'E과 이야기가 되었다', '마감하겠다'면서 이 사건 공사를 계속 진행하여 2019. 3. 23. 이 사건 공사를 완공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갑10호증, 을2, 9호증의 각 기재, 위 E의 나머지 증언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위 ① 내지 ④항의 인정사실만으로 원고와 피고가 2019. 1.에서 2019. 2. 사이와 2019. 3. 15.경 이 사건 공사계약서의 기재 및 당초의 약정과 달리 인부들의 노임을 기준으로 공사대금을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나온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 이 사건 공사대금의 기준을 확정한 처분문서로는 이 사건 공사계약서만이 존재한다. 만약 원고의 주장대로 E과 사이에 원래의 계약내용과 달리 노임을 기준으로 공사대금을 지급해주기로 하는 새로운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그 합의의 내용은 공사대금의 기준을 변경하는 중대한 부분이므로 계약서나 합의서 등의 처분문서, 또는 적어도 문자메시지나 서면 등의 방식으로 기록되었으리라고 봄이 합리적이다. 그런데 원고가 주장하는 새로운 합의의 존재를 증명하는 아무런 처분문서나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더욱이 원고는 위 공사계약서가 2019. 2. 15.경 2019. 1. 3.자로 소급하여 작성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원고의 주장에 의할 때 위 공사계약서 작성 당시는 이미 노임을 기준으로 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이후임에도 위 공사계약서에 위 새로운 합의에 대한 아무런 언급이 없고, 오히려 당초의 약정내용대로 물량을 기준으로 공사대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을 뿐이다.
㉡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실질적으로 이 사건 공사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원고가 인부들을 고용하여 공사를 진행하였고, 인부들의 임금 역시 원고와 정하였으며, 피고가 위 인부들과 사이에 형식적으로 최저시급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을 뿐이다.
㉢ 원고는 인부들의 노임을 22만 원, 18만 원, 16만 원 단위로 책정하여 공사대금을 구하고 있는데, 이러한 세부적인 기준에 관해서도 피고와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볼 아무런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
㉣ 이 사건 공사에 투입된 인부들의 용역을 계산할 수 있는 자료로는 출력현황일보(갑4호증)가 유일한데, 이는 원고가 작성한 문서이며 피고 측에서 관여한 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원고의 주장대로 노임 기준으로 공사대금을 지급하는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대금의 지급 주체인 피고로서는 매일 현장을 감시하며 인부들의 명수와 일의 진척 정도를 확인하였으리라고 봄이 사회통념과 부합한다. E은 이 사건 현장에 상주하면서 매일 출력인원 등을 체크한 사실이 없고, 원고가 현장에서 도움을 요청하거나 호출할 때마다 방문하였을 뿐이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보면, 피고로서는 기존의 계약내용에 따라 물량 기준으로 공사대금을 산정한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므로 인부들이 실제로 얼마나 투입되었는지를 매일 확인하지 않았으며, 그렇기에 인부들의 관리 또한 원고에게 전적으로 맡겼던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 원고는 2019. 3. 15. 피고의 대표이사인 F에게 직접 노임 지급을 요청하였는데, F는 이 사건 공사계약에서 정한 바대로 물량을 정산하여 공사대금을 지급할 것이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을 뿐이다. 더욱이 원고는 2019. 4. 19. F에게 '도저히 물량 정산 안되니 작업자들 노임 정산해야 한다고 말씀드렸고 내 노임 포기한다고 말씀드렸고 안차장한테도 누차 이야기하였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바 있으나, 원고의 위 메시지 내용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F나 E에게 그와 같이 요청한 바 있다는 것일 뿐, F나 E과 그와 같이 합의되었음을 주장하거나 합의되었음을 전제로 그 합의의 이행을 구하는 취지로 보기 어렵다.
추가 공사대금 인정 여부
원고는 우선, 실제 벽체 2,520㎡, 창대 1,290m 합계 1억 342만 원 상당의 공사를 하였음을 전제로, 추가 공사대금이 지급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피고는 원고가 벽체 1,834㎡, 창대 1,270m를 시공하였음을 다투지 않고 있고, 위 물량에 따른 대금은 78,724,000원[= 벽체 공사대금 66,024,000원(= 36,000원 × 1,834㎡) + 창대 공사대금 1,270만 원(= 1만 원 × 1,270m)]인데,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대금으로 위 물량에 따른 대금을 초과하여 합계 84,105,000원을 지급하였음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은바, 갑5, 6, 11, 12, 19호증의 각 기재만으로 원고가 위 물량을 초과하여 벽체 2,520㎡, 창대 1,290m를 시공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나온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원고는 다음으로, 피고의 요청으로 추가 공사를 하였으므로, 그에 따라 추가된 노임 상당액을 추가 공사대금으로 지급하여야 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이 사건 공사 시작 직후부터 비계 간격, 자재 재단 등의 사유로 추가 작업이 필요하였던 사실, 원고가 당초 계약된 공사기간보다 1개월가량을 더 공사하였던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E의 위 증언에 의하면, E이 원고에게 인력 추가를 요청하기도 한 사실, E은 원고에게 비계 설치와 자재 재단 시 각 3~4품을 더 쳐주겠다고 이야기하였고, 3~4품은 통상 100만 원 상당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비계 설치와 자재 재단 등 추가 공사대금으로 E이 약정한 위 200만 원 상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원고는 피고가 추가 작업에 투입된 인력의 노임을 정산하여 주어야 하고, 그 상당액이 적어도 2,046만 원에 이른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갑18호증의 기재만으로 원고가 E 또는 피고와 사이에 위 인정범위를 넘어 서 모든 추가 작업에 대하여 노임으로 정산하여 준다거나 추가로 정산하여 주기로 약정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그 밖에 피고가 원고에게 추가 작업에 투입된 인력의 노임을 정산하여 줄 법적인 근거에 대한 원고의 주장, 입증이 없다. 더욱이 위 추가 공사대금이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2,046만 원에 이른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다. 따라서 위 인정범위를 넘어 선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작업한 물량을 초과하는 공사대금을 지급하여 공사대금을 전부 변제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가 인정하는 작업 물량보다 초과된 면적(물량)을 시공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상, 피고는 E이 약정한 위 200만 원 상당을 초과하는 5,381,000원(= 84,105,000원 - 78,724,000원)을 추가 지급한 셈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의 위 변제 취지 주장은 이유 있고, 원고의 이 부분 청구 역시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되어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지혜(재판장) 이영범 이형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