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피해자와의 가압류 해제 약정 당시 피고인의 자금계획에 따라 피해자에 대한 채무변제가 가능하였으나 위 약정 당시 예상하지 못했던 M의 갑작스런 자금이체로 피해자에게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위 약정 당시에 피고인에게는 피해자에 대한 기망의 고의가 없었음에도 원심이 이를 인정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판단한 것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원심의 형(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22. 4. 28.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등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2022. 5. 7.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범죄와 판결이 확정된 위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등의 죄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 전문에 따라 이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선고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심판결 중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항목에서 자세한 사실 및 사정을 들어, 피고인이 최소한 미필적 고의를 가지고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로 하여금 가압류를 말소하게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살펴보고, 여기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피고인은 이 사건 가압류 해제 약정 당시 피해자에게 가압류를 먼저 해제해주면 가압류된 계좌에서 피해자에게 채무를 변제하겠다고 약정한 사실, ② 위 가압류 해제 약정 무렵 피고인은 개인 채무 15억, 법인 채무 34억 원 상당이 있었고 최우선 변제대상 임금채권도 10억 이상 부담하고 있었던 사실, ③ 2020. 12. 30. 이 사건 가압류가 해제되자마자 가압류된 계좌에 있던 돈 전부가 다른 은행 계좌로 이체되고 같은 날 투자자 M과 피고인 회사 근로자들의 급여 명목 등으로 대부분 지급된 사실, ④ 이와 같이 계좌이체를 한 피고인 회사 직원은 원심법정에서 "그 당시 가압류를 진행했던 업체들이 좀 많아서 또 가압류가 걸리면 직원들 급여를 줄 수 없기 때문에 O은행으로 이체하였다.", "그 당시 사업체가 어려워 공급기관에서 직원들 급여를 주지 않으면 나중에 잔금이나 대금 지급을 보류하겠다고 해서 인건비 지급을 했다"고 진술하였는바, 이 사건 가압류 해제 약정 당시에 피고인이 회사 대표이사로서 이와 같은 사정을 몰랐거나 예상하지 못하였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피고인은 피해자와 이 사건 가압류 해제를 약정하면서 위 가압류를 해제하더라도 그 즉시 피해자의 채무를 변제하지 못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로 하여금 가압류를 말소하게 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에게 미필적으로라도 기망의 고의가 있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가 없으나 원심판결에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