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3. 1. 18. 선고 2022노369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C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고, 근로자 B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런데 검사만이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대상에서 제외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과 피해 근로자 사이에 유효한 포괄임금제 약정이 성립한 사실이 없고, 근로계약서, 취업규칙, 운전기사 임금 산정표 내지 임금조견표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피해 근로자에게 주휴수당, 연차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결국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에게 연차수당,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충분히 인정된다.

3.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설령 피고인에게 B에 대한 주휴수당 및 연차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B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1)

피고인은 마을버스 노선을 운영하는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이고, B는 2014. 8. 18.부터 2019. 5. 3.까지 이 사건 회사에서 마을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던 근로자이다. 피고인은 2018. 12.경까지 B를 포함하여 마을버스 운전기사인 근로자들과 사이에 각 근로계약 체결 당시 노선별로 미리 정해진 일당에 해당 근로자의 월별 실제 근로일을 곱하여 산정한 금액을 매월 임금으로 지급하기로 약정하였고, 그에 따라 산정한 임금을 매월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였다. B가 재직 당시 주로 운행하였던 F 노선의 일당 금액은 2015년경 107,000원이었다가 순차적으로 인상되어 2018년경에는 14만 원, 2019년경에는 16만 원이었다.

2)

버스운전 업무는 운행코스, 교통상황, 운전기사들의 운전습관 등에 따라 그 운행시간이 일정하지 아니하고, 동일한 버스기사라 하더라도 교통상황에 따라 운행시간에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으므로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고, 버스의 일반적인 운행시간 등에 비추어 볼 때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당연히 예상되는바, 근로자들도 입사 당시부터 이를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 한편 이 사건 회사가 위치한 오산시 내지 인근 지역에 위치한 다른 마을버스 회사들의 운전기사들도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기간(2016. 8.경부터 2018. 12.경 사이) 무렵 격일제 내지 복격일제(2일 근무 1일 휴무를 의미한다)로 근무하고, 노선별 일당에 월별 근로일수를 곱하여 산정한 금액을 임금으로 지급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3)

B는 재직 기간 동안 격일제 내지 복격일제 근무를 원칙으로 하되, 야간 및 주말, 휴일에도 동일하게 배차표에 따른 배차순으로 교대 근무를 하였다.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기간(2016. 8.경부터 2018. 12.경 사이) 동안 B의 실제 월 근로일은 10일~20일, 근무시간은 07:00~22:35(휴게시간 포함)이었다.

4)

피고인이 B와 최초 근로계약 체결 당시 작성한 근로계약서(증거기록 43~44쪽, 189~190쪽)에는 근로조건에 관하여 ‘시업 및 종업시간은 05:50~23:50, 복격일 근무, 근무일수는 월 20일 근무, 연장근로 및 야간근로에 관하여는 본 근로계약에서 정하는 근무형태에 따라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조건은 이 사건 회사와 근로자가 상호 합의한 것으로 본다. 임금에 관하여는 이 사건 회사가 근로자에게 별표 월 임금산정표에 따라 임금을 지급한다. 특약사항으로, 위 근로시간은 통상 사업장 밖에서 운전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의 업무특성을 고려하여 가정한 최장 근로시간임을 확인한다. 본 근로계약 별표에서 정하는 바와 같이 근로자의 임금은 근로자의 제반 근로형태를 감안하여 산정한 결과이고, 본 근로계약에 정함이 없는 사항은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 경영관행, 노동관계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르며, 위 내용 중 근무일수 만근 불이행 시 각종 수당 제외함.’이라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으나, 당시 임금산정표나 임금산출근거가 별도로 작성되거나 첨부되지 않았고, 당사자들 또한 위와 같은 문건을 별도로 확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5)

이 사건 회사의 2016년도 취업규칙(증거기록 209~231쪽)에는 연차유급휴가에 관한 규정(제28조 등)이 있으나, 운전기사인 근로자들이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였을 때 지급할 연차수당이 얼마인지에 관한 구체적인 산정기준은 명시되어 있지 않고, 별도의 수당 지급에 관한 규정도 없었는바, 운전기사들의 격일제 내지 복격일제 근무와 관련하여, ‘소정근로일 산정 방법’이나 ‘개근 달성 요건’ 등에 관하여 노사 간 명시적인 합의나 확립된 관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들은 근무기간 동안 앞서 본 바와 같이 산정된 임금을 특별한 이의 없이 수령해 왔던 것으로 보이고, B 또한 2014. 8.경 입사한 이후 2019. 1.경까지 별다른 이의 없이 임금을 수령해왔다.

6)

B가 2019. 1.경 피고인에게 주휴수당 및 연차수당 미지급에 관한 이의를 제기하자, 피고인은 2019. 3.경 B를 비롯한 당시 재직 중인 근로자들과 사이에서 각종 수당을 포함한 금액을 노선별 일당으로 정하여 실제 근로일을 곱하여 산정한 금액을 매월 임금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하였는데, 새로운 근로계약서 작성 전후로 B가 주로 운행하였던 F 노선의 일당 금액은 거의 동일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하여 B는 2019. 3. 16. 새로운 근로계약서 작성 당시 ‘그간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은 기본 근로시간, 시간외 근로시간, 연차수당을 포괄 산정되어 있음을 확인합니다. 따라서 금번 임금 관련 합의 이전까지(입사일부터 2019. 2.말까지)의 시간외수당, 연차수당 등 임금 관련 일체의 사항에 대해 민사상, 형사상, 행정상 일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합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부제소 합의서’를 작성하여 피고인 측에 교부하였다.

7)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회사와 B를 비롯한 근로자들 사이에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생각하고 근로자들에게 앞서 본 바와 같이 산정한 임금 외에 추가로 주휴수당 및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앞서 본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그와 같은 포괄임금약정이 B에게 불이익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도 찾을 수 없는바, 그렇다면 피고인이 B에 대하여 위 각 수당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고 봄이 상당하다.

나.

당심의 판단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설시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평수(재판장) 정승혜 조호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