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의 반소를 각하한다.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 A에게 6,380,000원, 원고 B에게 6,320,000원, 원고 C에게 4,3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21. 2. 2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모두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살펴본다.
인정 사실
피고는, 2015. 4. 1.부터 2023. 5. 1.경까지 김포시에서 "E"라는 상호로 건축자재 도소매, 인테리어 등을 영위하였고, 주식회사 F(이하 'F'이라 한다)의 공사현장에서 현장책임자로 근무하기도 하였으며, 위 E를 폐업한 이후 F에서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피고는 2019. 9.경 당시 원고 A(베트남에서 귀화)가 운영하던 G 다방에 손님으로 방문하면서 피고 A를 알게 되었고, 이후 2020년경부터 2022. 6.경까지 불륜관계를맺었었다.
원고 B, C은 원고 A의 부모로서 여러 차례 한국에 출·입국하였다가, 각각 2018. 7. 2., 2018. 8. 17. 입국한 후 각 2025. 5. 6. 베트남으로 출국할 때까지 한국에 체류하였다.
원고 A는 2022. 6. 10. 피고의 배우자인 H으로부터 30,010,000원에 관한 부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수원지방법원 2022가단533969)을 당하였다. 위 법원은 2023. 6. 1. "원고 A는 H에게 2,5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7. 3.부터 2023. 6. 1.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23. 6. 22. 확정되었다(이하 위와 같은 경위로 진행된 소송을 '이 사건 관련소송'이라 한다).
원고 A는 2022. 7. 7. 피고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이 사건 관련소송에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하면서 임금 체불로 신고하겠다고 말하자, 피고는 "F은 E(피고)에게 준 거기 때문에 F을 상대로 신고해봤자 소용없고, E(피고)를 상대로 신고하라"고 말하였고, 이에 피고에 대한 신고서가 제출되면 이를 통해 이 사건 관련소송과 함께 취하해서 사건을 종결시키자는 취지의 대화를 나누었다.
원고들은 2022. 7. 11.경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에 피고가 원고들에 대한 임금 합계 1,700만 원을 체불하였다는 취지로 진정하였다. 위 진정에 따라 피고는 2022. 7. 28.부터 2022. 9. 30.까지 4차례에 걸쳐 출석하여 조사를 받으면서 일관되게 원고들(A 팀)에 대한 임금체불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다만 체불액에 대해 여러 차례 진술을 번복하였다.
위 부천지청 소속 근로감독관은 2023. 11. 29. '원고들의 임금이 체불된 사실에는 다툼이 없고, 피고는 진정 전 원고들의 체불 임금액을 1,700만 원으로 확인해 준 점, 피고는 위 확인이 원고 A의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피고 진술에 의한 시각, 장소 및 당사자의 체격조건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침해되는 정도의 강요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의 4회에 걸친 진술 및 제출한 자료가 서로 다르고 일관되지 않은 점, 피고가 최초 제출한 근로내역에 따라 산정된 체불임금이 17,058,650원에 이르는 점' 등을 근거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한 임금 합계 1,700만 원을 제때 지급하지 않은 근로기준법위반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아 검찰에 송치하였다.
검사는, '피고가 원고들의 임금 합계 1,700만 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실로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2023고약9455)에 피고를 약식 기소하였다. 위 법원은 2024. 4. 1. 위 범죄사실로 인정하여 피고에게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하였다. 이에 피고가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현재 위 법원에 그 공판이 계속 중(2024고정295)이다.
한편 피고는 2023. 8. 11. 경기오산경찰서에 원고들을 상대로 '사실 임금이 체불된 적이 없음에도 피고를 상대로 허위로 진정을 하였다'는 사유로 무고죄로 고소하였다. 경기오산경찰서는 2023. 12. 8. '원고 A가 E에서 근로한 것으로 기록하였다는 장부, 근로 당시 사진, 피고와의 입출금 거래내역에서 E에서의 임금 지급으로 추정되는 거래내역이 확인되는 등 원고들이 E에서 근로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가 제출한 녹취록 등 자료에서는 원고 A가 허위의 증거를 피고에게 제공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발견할 수 없는 점, 피고는 위 진정 사건의 마지막 조사 기일에서 임금체불은 원고 A와의 개인채무로 상계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어 원고들이 E에서 근로한 사실을 인정하였던 점' 등을 근거로 원고들이 피고에 대한 근로기준법 위반 진정 사실이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증거불충분하여 혐의 없다는 사유로 불송치결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11, 12, 15 내지 17호증, 을 제1 내지 3,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A와 피고의 각 본안 전 항변에 관하여
피고의 본안 전 항변에 관하여
피고는 원고 B, C의 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 김가은 등에 대한 소송위임의 진위가 의심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은 원고들이 법률구조사건처리규칙 제5조 제1항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함에 따라 무료 법률구조결정을 받아 소송위임을 한 것으로서, 이러한 소송위임의 경위와 과정, 원고들의 관계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의 소송위임이 원고 B, C의 진정한 의사에 따른 것임이 소명되고, 그 밖에 피고가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 그 진정성이 의심스럽다고 보이지 않는다[위임계약서에 소위 막도장이 날인되어 있고, 위 원고들이 수사 과정이나 법정에 단 1차례도 출석하지 않았다는 등 피고가 들고 있는 사정들은 원고 B, C이 이 사건의 소송위임 당시 불법체류자 신분에 있었고, 한국어 구사능력이 원활하지 않음에 기인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피고의 위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원고 A의 본안 전 항변에 관하여
원고 A는 이 사건 반소가 이 사건 본소의 청구 또는 방어방법과 서로 관련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본안 전 항변을 한다.
반소가 적법하려면 본소의 청구 또는 방어방법과 서로 관련이 있어야 하는바(민사소송법 제269조 제1항 단서), 이 사건 반소는 원고 A가 2020. 4.경부터 2022.6.경 사이에 피고로부터 대여 받거나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한 돈 중 일부를 구하는 것인 반면에,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본소 청구는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반소는 이 사건 본소 청구와 동일한 법률관계의 형성을 목적으로 하거나 그 청구원인 또는 대상이나 발생원인에 있어서 주된 부분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공통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설령 이 사건 반소 취지를 이 사건 본소 청구에 관한 상계 항변과 관련된 것으로 선해하더라도, 피고는 원고 A의 이 사건 본소 청구에 대해 명시적으로 상계항변을 하지 않았다. 나아가 피고가 이 사건 본소 청구에 대하여 상계항변을 하면서 이 사건 반소 청구를 하더라도 본소의 방어방법과 상호 관련된 반소는 그 방어방법이 적법한 것이어야 비로소 허용될 수 있는데, 이러한 피고의 상계항변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임금 전액지급 원칙에 따라 허용되지 않는다.
결국, 이 사건 반소는 민사소송법 제269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고, 이에 대해 원고 A가 이의를 제기하였으므로, 이 사건 반소는 부적법하다[설령 이 사건 반소가 적법한 것으로 보더라도, 피고가 청구하는 돈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법적 성격이 무엇인지조차 분명하지 않다].
이 사건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에 대하여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2020. 4. 1.부터 2021. 2. 10.까지 E, F에서 일당제로 타일 메지작업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그중 2020. 12. 1.부터 2021. 2. 10.까지의 미지급 임금 중 일부를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본소로써 원고 A는 638만 원, 원고 B 632만 원, 원고 C은 430만 원 및 각 이에 대한 근로기준법령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이에 대해 피고는 E는 건축자재 도매상으로서 타일 시공을 하지 않고, 원고들이 E의 공사현장에서 메지 작업을 한 사실이 없으며, 그에 따라 미지급 임금도 전혀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7 내지 9,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은 피고와 사용관계를 맺고 그 지휘감독 아래 일용노동자로서 근로를 제공한 사실, 그에 따른 2020. 12. 1.부터 2021. 2. 10.까지의 미지급 입금이 원고 A 638만 원, 원고 B 632만 원, 원고 C은 430만 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한 반증만으로 이러한 인정을 뒤집기에 충분하지 않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원고 A는 2020 5.경부터 2021. 2.경까지 매달 10. 전후에 F 내지 E라는 입금자로 하여 정기적으로 돈을 입금 받아 왔다. 그리고 피고는 2020년 원고 A에 대해총 수입금액 13,714,000원으로 신고하여 소득세·지방소득세 합계 411,420원을 원천징수하였다. 원고들의 메지 작업을 촬영한 사진이 남아 있고(갑 제9호증의 7), 피고 스스로 휴대전화에 원고 A를 "메지 A I"로 저장하기도 하였다(을 제10호증). 피고는 원고들의 진정에 따른 조사를 받으면서 일관되게 원고들에 대한 임금 체불 사실을 인정하기도 하였다.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임금체불 진정이 이 사건 관련 소송에 대응하여 이루어진 것이고, 원고 A는 그 과정에서 이 사건 관련 소송이 취하되면 위 진정도 취하할 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피고에게 임금 체불에 관한 확인서 등 작성을 요구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만으로 피고 주장과 같이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사용관계 자체를 부정하는 근거로 삼기 부족하다. 2022. 7.경 원고 A와 피고 사이에 이루어졌던 대화 내용을 보더라도, 원고 A가 이 사건 관련 소송을 원고들의 임금 체불과 연결 지어 해결하기를 원한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볼 수는 있어도 원고들이 피고와 허위로 근무한 것처럼 꾸미기로 합의하였다거나 원고 A가 이를 요구한 것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오히려 피고는 이후 원고들의 진정에 따라 조사를 받으면서 임금 체불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다만 체불액에 대해 다투거나 원고 A에 대한 채권으로 상계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스스로 임금 산정에 관한 자료를 작성하여 제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피고의 태도는 그 주장과 같이 피고와 허위로 근무한 것처럼꾸미기로 합의하였거나 원고 A의 부당한 요구에 순응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만일 피고가 그 주장과 같이 원고 A의 요구에 응하여 허위의 임금 명목으로 1,700만 원을 지급하려 하였다면 위와 같이 미지급 임금액을 적극적으로 다툴 아무런 이유가 없었고, 반대로 2022. 7. 8. 발생한 폭행 등으로 원고 A와의 관계가 완전히 파탄 났다면 그럼에도 피고가 원고들에 대한 임금 체불 사실 자체를 인정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피고는 그 경위에 대해 원고 A의 폭행, 협박, 강요 등에 따른 소위 '가스라이팅'을 당하였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을 제5, 6, 10 내지 1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만으로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비록 설령 피고 주장과 같이 2021. 2. 10.경부터 2022. 7.경까지 원고들이 피고 내지 F에 대해 임금 지급을 독촉하지 않았다고 가정하더라도, 2022. 6.경까지도 원고 A는 피고와 불륜관계를 맺어오면서 여러 차례 돈을 주고받은 바 있고, 원고 A는 피고의 도움을 받고 2022. 3.경 파스타 가게 등을 개업하기도 하였으며, 원고 B, C은 원고 A의 부모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원고들의 태도가 경험칙에 현저히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비록 피고 내지 F이 원고 A 외에 원고 B, C에게 정기적으로 어떠한 돈을 지급한 내역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 경위에 대해 원고 A는 당시 원고 B, C은 불법체류자였고 국내에 통장 등도 소지하고 있지 않아서 원고 A가 일괄적으로 돈을 입금 받은 다음 현금으로 출급하여 나누어주었다는 것이다. 실제 당시 원고 B, C은 불법 체류자 신분이었고, 일용노동자들이 팀을 이루어 작업하는 경우 그 팀장에게 일괄적으로 임금을 정산하는 방식이 건설업계에서 통용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경위에 충분히 납득되는 부분이 있다.
소결론
결국, 피고는, 원고 A에게 임금 6,380,000원, 원고 B에게 임금 6,320,000원, 원고 C에게 임금 4,3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그 각 지급기한 다음 날인 2021. 2. 25.부터 근로기준법 제36조 등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반소는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이 사건 본소 청구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상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